강태산 역의 차인표
<대물> 13회는 예상외의 빠른 전개로 눈길을 끌었는데요. 하도야(권상우 분)의 부친 하봉도(임현식 분)가 의문사한 후 이를 복수하려는 아들은 다시 검사로 복직하기 위해 백성민(이순재 분) 대통령에게 청을 넣었고, 대통령은 하도야에게 부친의 곰탕 맛을 재현하면 청탁을 들어주겠다고 약속합니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집권 민우당은 총선에서 과반수를 획득하여 희희낙락하고 있는 가운데 서혜림(고현정 분)은 민우당을 탈당하여 야인으로 돌아갑니다. 물론 남송해송지역에서는 강태산(차인표 분)이 전국 최고득표율로 당선되지요. 그런데 순식간에 서혜림은 무소속으로 남해도지사로 당선되요. 물론 이는 뒤에서 모든 것을 조종한 강태산의 공작정치 덕분입니다.
등장인물 가운데 가장 무서운 사람은 바로 강태산입니다. 그는 신념이나 명분 따위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이 대권을 잡는데 도움이 될 만한 일이면 무슨 짓이든 다 합니다. 겉으로는 클린을 내세우지만 뒤로는 호박씨를 까는 인물이거든요.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재벌인 산호그룹 김명환(최일화 분) 회장의 딸인 김지수(서지영 분)와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결혼을 했고, 타도해야 할 정적인 조배호(박근형 분)의 딸 장세진(이수경 분)과 잠자리까지 하며 그녀를 자기편으로 끌어 들였으며, 서혜림이라는 무명의 정치인을 자기의 출세를 위한 꽃놀이 패로 활용하려고 합니다.
서혜림이 민우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남해도지사 선거에 도전하자 강태산의 공작정치는 힘을 발휘합니다. 그는 먼저 심복인 왕준기(장영남 분) 보좌관을 탈당시켜 서혜림의 선거운동을 돕게 합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어림없는 일입니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아도 민우당 공천을 받은 현직도지사의 재선은 불을 보듯 뻔한 일입니다. 서혜림의 정치경력이란 오로지 남송해송지역에서 보궐선거에 당선되어 1년 남짓 국회의원으로 활동한 것이 전부이기에 그녀도 자신이 도지사에 당선될 꿈은 전혀 없는 상태입니다.
강태산은 정부(情婦)인 장세진에게 지시하여 마련한 비자금을 들고 야당인 복지당 민동호(윤주상 분) 대표를 찾아가서 야당후보를 사퇴시키라고 요청합니다. 기가 막힌 민 대표가 눈을 크게 뜬 순간 그의 손에는 거액의 정치자금이 든 봉투가 전해집니다. 강태산은 민 대표에게 아무리 열심히 선거운동을 해도 승산이 없는 남해도지사 후보를 사퇴시키는 대신 두둑한 자금을 접전지역인 수도권 후보를 위해 사용하라는 달콤한 사탕을 제시하는데, 민 대표로서는 이를 거절할 명분이 없습니다.
서혜림의 선거운동을 돕고 있는 남해도 의리의 깡패 이동백은 하도야에게 현 박태수 도지사를 꺾는 방법을 제시하는데요. 도시자에게 2억 원의 기부금을 내는 것으로 위장해 돈을 주면서 사진을 찍어 뇌물수수혐의를 씌우면 된다고 건의해요. 그러나 하도야로서는 이처럼 비열한 방법은 쓸 수가 없습니다. 자신이 오재봉(김일우 분) 의원의 이런 수법에 걸려 검사 옷을 벗었는데, 이를 그대로 모방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복지당 후보를 사퇴시킨 강태산은 현 도지사의 비위관련 서류봉투를 하도야에게 넘겨주며 이를 검찰에 주어 당선 후 구속시키든지, 직접 박 도지사에게 보여주고 후보를 사퇴시키든지 마음대로 하라고 합니다. 하도야는 남송지청 공성조(이재용 분) 지청장을 찾아가지만 차마 비위서류를 건네지 못하고 뒤돌아 섭니다. 그런데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서혜림의 요청에 두 후보간의 TV토론을 하게 된 것입니다.
하도야는 TV토론장의 화장실에서 박 도지사에게 서류봉투를 건넵니다. 그 서류 속에는 자신이 뇌물로 받은 금융거래의 통장사본이 들어있습니다. 드디어 TV토론장, 서혜림 후보의 발언이 끝나고 도지사의 차례가 됩니다. 사회자가 두 번 이상 도지사에게 발언을 하라고 주의를 환기시키지만 그는 다른 생각에 잠겨 있다가 더듬거리더니 그만 바닥에 쓰러지고 맙니다. TV토론은 무산되었고 그는 건강상의 이유로 후보를 사퇴합니다. 이로서 서혜림 후보는 단일후보가 되어 자동으로 남해도지사에 당선된 것입니다.
이번 서혜림의 당선에 하도야 검사가 행동대장으로 나서 현직 도지사를 물 먹였고, 이동백을 동원해 선거운동을 도운 점은 인정하지만, 실제로 서혜림을 당선시킨 일등공신은 바로 강태산입니다. 14회 예고편을 보면 강태산은 서혜림에게 민우당 복직을 요청하는데요. 서혜림의 대응이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왜 강태산은 서혜림을 도지사로 만들었을 까요. 아마도 두 가지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서혜림을 계속 자신의 정치적 동지로 만들어 클린 정치의 이미지를 국민들에게 부각시키고, 다른 하나는 서혜림의 힘을 빌어 장인의 남해도간척지 개발사업을 잘 추진하는 것일테지요.
그렇지만 서혜림이 남해도지사 선거에 나온 것은 간척지개발사업의 비리와 특혜여부를 엄중히 파헤쳐 공정하게 하기 위한 것이었으므로 서혜림은 강태산의 희망처럼 장인이 그룹의 명운을 걸고 추진하는 간척지 개발사업에 협조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면 결국 강태산은 서혜림을 도지사로 당선시키고도 장인의 사업에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이 사업이 제대로 안되면 강태산의 대선자금마련도 곤란해집니다. 강태산의 공작은 죽을 쑤어 개주는 꼴이 되고 말아 둘은 정치적 동지에서 원수로 돌아설 것입니다. 결국 강태산의 정치공작은 자충수가 되어 그의 대권가도에도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참고로 서혜림의 남해도지시사 당선에 가장 놀란 사람은 누구일까요? 당연히 후보인 서혜림과 선거꾼인 왕준기도 상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며 경악했지요. 조배호 대표도 혹시 이게 강태산의 농간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고, 백성민 대통령도 그녀의 정치파워를 높이 평가해요. 그렇지만 제일 놀란 사람은 아마도 남해도 건설국장(이희도 분)일 것입니다. 그는 서 후보가 출마의사를 밝힐 때도 "군대도 안간 사람이 무슨?"하면서 빈정거렸거든요. 취임식 날 도열하고 있다가 90도로 절을 하며 신임 도지사의 승용차 문을 열어주던데 이제 그의 운명은 풍전등화입니다. 물론 서혜림이 과거의 악연으로 그를 내치지는 않겠지만, 그는 비리혐의로 신상에 변동이 있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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