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로 상대방의 남편이 바람났다고 우기는 두 자매
<역전의 여왕> 제8회는 마치 코미디를 보는 듯 했습니다. 황태희(김남주 분)가 헬쓰클럽이 있는 호텔의 엘리베이터를 탓다가 여동생 황연희(한여운 분)의 남편인 제부(김세민 분)가 어떤 여성과 팔짱을 끼고 히히덕 거리는 장면을 목격하고는 즉석에서 여동생에게 전화를 걸어 만약 남편이 바람을 피우면 어떻게 할 것인지 물어 봅니다. 옆에서 처형이 아내에게 전화하는 것을 알아차린 제부는 살살 빌며 이번 일을 절대로 아내에게 발설하지 말도록 부탁합니다.
한편, 이 전화를 받은 황연희는 형부가 바람이 난 것으로 오해하고는 이를 어머니 나영자(박정수 분)에게 고해 바칩니다. 그러다가 형부인 봉준수(정준호 분)가 백여진(채정안 분)과 함께 택시를 타는 장면을 목격하고는 기절초풍합니다. 나영자-황연희 모녀는 자초지종을 알고 싶다며 황태희의 집으로 와서 죽치고 있습니다. 태희가 귀가하자 연회는 언니에게 바람 피는 남자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태희는 제부가 바람 피는 현장을 목격했고, 연희도 형부가 어떤 여자와 함께 있는 장면을 목격해 둘은 서로 상대방의 남편이 바람난 것으로 생각하고 주고받는 대화가 얼마나 우스운지 배꼽이 빠지는 줄 알았습니다. 결국 연희는 자신의 남편이 호텔에서 다른 여자와 함께 보내고, 태희는 남편이 다른 여자와 택시를 탔단 사실을 알게 됩니다.
▲ 오대수를 도와주는 의리의 여자 황태희
황태희를 비하하며 쓰레기라고 비난했다가 뺨을 맞은 구용식은 비서로부터 뺨 맞을 짓을 했다는 말을 듣고는 오히려 미안한 생각이 듭니다. 다음날 구용식은 팀에 나타나 자신의 말만 듣고 정말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당장 내일부터 6개월 안에 차례대로 모조리 목이 잘릴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어마 뜨거라 싶은 직원들은 그제야 남은 900세트의 재고화장품을 팔기 위해 갑론을박합니다. 그리고는 황태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회사 앞에서 세일을 실시하자고 다수결로 결정합니다.
드디어 회사 정문 앞, 오대수(김용희 분) 전 기획팀 과장의 부인이 지나가다가 물건을 파는 남편을 보고는 과장도 이렇게 거리에 나와 상품을 파느냐고 묻습니다. 오대수가 당황해하는 사이 황태희는 오대수 옆으로 가서 과장님은 우리를 격려하기 위해 일부러 왔다면서 추겨 세웁니다. 오대수의 아내가 긴가민가하더니 남편에게 보온병을 건네주고는 떠납니다. 황태희가 이렇게 나선 것은 일전에 버스를 타고 가면서 이들 부부의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오대수가 구조조정대상자로 선정되어 특별기획팀으로 발령이 난 후 그는 아내에게 이 팀은 매우 중요한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어 실제로는 과장이지만 다른 부서의 부장급만큼 대우가 좋다고 거짓말하며 아내를 안심시켰기 때문입니다.
▲ 고독하면서도 멋진 남자 구용식
본사 앞에서 재고물품을 팔고 있는 현장을 목격한 한송이는 이런 행위는 하지 못하게 되어 있는데 이게 뭐하는 짓이냐고 황태희를 몰아세웁니다. 황태희가 말이 없자, 오대수가 나서 그녀를 변호합니다. 황태희는 이를 말렸지만 자신들이 고집을 피워 그렇게 됐다고요. 조금 전 자신의 궁박한 상황을 모면하게 해준 배려에 대한 보답니다. 이건 참 훈훈한 이야기이지요.
이 때 구용식이 나타나 한송이와 까칠한 입씨름을 벌입니다. 구용식은 특별기획팀은 자신이 맡고 있으므로 자신이 책임질 테니 관여하지 말라고 한송이에게 잘라 말합니다. 그리고는 신용카드를 꺼내며 남아 있는 900세트의 물품을 모두 자신이 구입하겠다고 선언합니다. 또 앞으로 기획에 참여하게 해 달라고 요구합니다. 한송이가 곤란하다고 대답하자 회사에서 버린 사람과 회사에서 밀어주는 사람들이 한번 붙어 겨루어 보는 것을 좋아한다고 힘주어 말합니다. 직원들은 깜짝 놀랍니다. 정말 멋진 남자입니다. 이제야 직원들은 구용식의 진심을 알았을 것입니다. 구용식이 절대로 지신들을 버리지 않을 것임을! 사무실로 돌아온 용식은 직원들에게 아이디어를 잘 짜내 보라고 당부합니다.
▲ 출생의 비밀을 간직한 구용식의 가슴앓이
구용식은 구호승(최정우 분)의 아들이지만 어머니는 생사조차 모릅니다. 호적상의 어머니 장숙정(최혜정 분)은 한송이 상무와 결탁하여 구용식을 물 먹여 회사에서 쫓아내려고 모의중입니다. 오늘은 생일날, 아버지와 만난 자리에서 그는 그동안 가슴에 응어리진 말을 토해냅니다. 어머니의 생사여부만이라도 알려달라고 부탁합니다. 자신은 이 가정의 아웃사이드로서 언제 버림받을지 몰라 항상 전전긍긍하며 살았답니다. 오늘 내쳐질지 내일 잘릴지 모르는 상황에서 짐이 될까봐 불안했다고요. 조용히 눈에 띠지 않으려고 숨을 곳만 찾았다고요. 현재 특별기획팀의 직원들도 언제 목이 잘릴지 모르는 가운데 불안하게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요. 자신은 이들의 처지와 똑 같다고 합니다. 앞으로는 숨어 지내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하네요. 아버지가 말이 없자 생일선물은 아들의 말과 결심을 들어 준 것으로 대신한다면서 밖으로 나옵니다.
특별기획팀 직원들은 구용식의 생일 파티를 준비해두고 기다리지만 그가 나타나자 앉자 모두들 귀가합니다. 구용식이 허탈한 마음으로 사무실로 들어오자 오직 황태희만 앉아 있다가 심드렁하게 말합니다. 구용식은 케이크에 불을 붙인 다음 불이 붙은 성냥을 휴지통에 버립니다. 둘은 생일축하노래를 부르고 불을 끕니다. 그런데 버린 성냥개비에서 불이 붙습니다. 서로 불을 끄기 위해 허둥대다가 황태희는 물을 한 동이 가지고 와서 불을 끈다고 확 뿌렸는데 그만 구용식의 얼굴에 물세례를 주는 꼴이 됐습니다. 이래저래 구용식과 황태희는 자꾸만 굴비처럼 서로 엮입니다. 황태희와 남편 봉준수에 대한 가해자라고 생각한 구용식이 앞으로 드라마 제목처럼 황태희가 <역전의 여왕>이 되는 데 든든한 지원군이 될지는 두고 봐야하겠습니다.
▲ 백여진 모친 빈소의 병풍 뒤에 숨은 봉준수
밉상녀 한송이(하우미 분)와 백여진은 봉준수를 다시 회사의 기획팀에 복귀시키기 위해 노력하지만 떡볶이사업에 매진하고 있는 봉준수는 이들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습니다. 한송이는 회장의 아들 구용식(박시후 분)이 특별기획팀에서 황태희와 가까워지는 것을 눈치채고는 이들의 대항마로 키우기 위해 봉준수를 끌어들이려고 합니다. 지난번 구조조정대상자명단을 제출할 때 백여진은 그래도 옛정을 생각해서 봉준수를 지목하지 않았지만 황태희를 극도로 싫어하는 한송이는 태희 남편인 봉준수의 목을 자르도록 명단을 제출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백여진은 한송이의 지시를 받아 봉준수에게 지난번 퇴출대상자로 지목한 것은 자신도, 한 상무도 아닌 구용식이었다고 거짓말을 합니다. 군대졸병이었던 구용식 이름만 들어도 몸에 두드러기가 날 지경인 봉준수는 이를 바드득 갑니다.
그런데 엉뚱한 일이 발생합니다. 백여진의 모친이 사망한 것입니다. 다른 가족이 전혀 없는 여진을 위해 봉준수는 장례식장에서 장례에 필요한 뒤처리를 도맡아 해줍니다. 그런데 봉준수가 귀가하려고 일어선 순간 기획팀과 특별기획팀의 직원들이 문상을 하러 한꺼번에 들이닥칩니다. 이들 문상객 중 아내인 황태희를 발견한 봉준수는 소스라치게 놀랍니다. 아내에게 친구 모친상에 문상 갔다고 거짓말을 했기 때문입니다. 봉준수는 급한 김에 영정 옆의 병풍 뒤로 숨습니다. 그런데 큰 거미 한 마리가 봉준수의 눈앞에서 자꾸만 어른거리며 겁을 줍니다. 평소 거미를 무서워하는 봉준수는 거미를 피하려다가 그만 병풍과 함께 조문객이 있는 바닥에 거꾸러집니다.
조문객들은 어떤 미친놈이 남의 장례식장에 숨어들었느냐고 힐난하며 넘어진 남자를 일으켜 세웁니다. 봉준수가 엎어진 자세로 아무리 힘을 주어도 역부족입니다. 드디어 침입자를 일으켜 세우고 보니 그는 바로 봉준수입니다. 조문객들 중에서도 가장 놀란 사람은 아내인 황태희입니다. 다음 9회에서는 이 황당한 사태가 어떻게 수습되는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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