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모인 양인숙(엄수정 분)이 운영하는 찻집에 들러 노트북으로 인터넷에 올라온 인기가수 백인기(서우 분)와의 스캔들을 들쳐보던 김민재(유승호 분)는 인기를 좋아하느냐고 묻는 인숙의 말에 그냥 좋아하는 배우일 뿐이라고 둘러대지만 표정은 그렇지 않습니다.
민재를 만난 인기는 자신이 계획적으로 민재를 이용한 것이라며 이를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순진하냐고 되묻습니다. 이에 민재는 정색을 하고는 우리가 어떻게 만났던 상관없다고 합니다. 기기 막힌 인기는 똑 바로 말합니다. "민재 씨, 잘 들어! 난 김민재 씨 같은 재벌 3세와 스캔들이 필요했고, 인터넷 들어가 봤으니까 잘 알겠네, 내 숨은 뜻. 그걸 한방에 날려버리고 싶어서 내가 조작한 거라고!" 민재는 "그럼 날려버려라"고 힘주어 말하네요.
인기는 이 순진한 녀석을 어찌하면 좋을지 고민입니다. 자기는 착한 여자가 아니라고 하면서 말썽피우지 말고 엄마 품으로 돌아가라고 타이릅니다. 민재는 백인기의 과거 따위는 상관하지 않는답니다. 인기는 미국 명문대출신의 재벌집 손자가 날 좋아한다니 기분은 좋다고 해요. 그렇지만 두 번 다시 민재 씨 엄마한테 그런 모욕은 당하기 싫답니다. 그렇지만 내가 민재 씨 엄마라도 내 아들이 나 같은 여자 만나는 거 반대했을 거라고요. 인기는 다른 인연으로 만났으면 좋을 뻔했다며 밖으로 나갑니다. 인기를 뒤좇아간 민재는 "내가 왜 인기를 만나고 싶어하는지 내 이야기를 들어보면 모두 이해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다시 찻집으로 들어간 둘이 자리에 앉자 이제부터 민재의 여성 순결론에 대한 강의가 시작됩니다.
"순결은 사전을 찾아보면 1) 잡된 것이 섞이지 아니하고 깨끗한 것, 2) 마음에 사욕과 같은 더러움이 없이 깨끗한 것, 3) 이성과의 육체관계 없음입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3번인데, 남자는 진짜총각-여자는 처녀, 그래야 순결하다고 하는 거잖아요. 우리 엄마 때는 그랬데요. 여자는 한번 순결을 잃어버리면 더러운 여자가 된다고. 하지만 이건 잘 못된 거잖아요. 여기서의 순결은 요, 사전적 의미1) 잡된 것이 섞이지 아니하고 깨끗함, 이건 사람의 마음을 뜻하는 거잖아요. 가령 내가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러다가 헤어졌어요. 그렇다면 그 두 사람 사이의 순결은 사라지는 거지요. 그런데 내가 또 누군가를 사랑하게 됐어요. 그럼 그건 불결한 건가요? 이건 틀린 거예요. 순결은 요, 어떤 두 사람이 다시 사랑하기 시작하는 그 순간에 만들어지는 거예요."
조용히 또 때로는 간간이 놀라면서 민재의 말을 듣고 있던 인기가 반문합니다.
"빨래처럼? 재미난 사람이네, 민재 씨!"
"내 말은 요, 세상 사람들이 인기 씨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든 나하고는 상관이 없다는 거예요."
"그래서, 날 좋아한다고?"
"그건 잘 모르겠어요. 인기 씨에 대한 감정 어떤 건지! 하지만 이것만은 확실해요. 앞으로도 계속 백인기 씨를 만나고 싶다는 거!"
"왜? 내가 재미있을 거 같아서?"
"지금 당장 대답하지 않아도 되요. 천천히 생각해 보고요."
"내 대답은 사전에 나오는 순결 세 번 째, 이성과의 육체관계가 없음, 난 민재 씨 엄마하고 싸우고 싶지 않아! 왜냐 구? 승산이 없으니까!"
찻값 계산을 하려고 먼저 일어선 인기가 핸드백을 열고 지갑과 카드가 없는 것을 알고는 손짓으로 민재를 부릅니다. 민재는 만면에 웃음을 지으며 기꺼이 계산을 하고는 밖으로 뛰어 나와 인기의 흔적을 찾습니다. 승용차 안에서 허둥대는 민재의 모습을 지켜본 인기는 무엇이 우스운지 함박웃음 짓네요.
이렇게 하여 순진한 청년 민재는 사랑해서는 안될 여자 백인기를 사랑하게 되나봐요. 물론 인기도 민재를 좋아하게 되고요. 영혼이 맑은 아이 민재는 "순결은 두 사람이 다시 사랑하기 시작하는 그 순간에 만들어지는 거"라는 정의를 내렸어요. 그는 인기의 모든 과거는 불문에 부치고 그녀를 사랑하게 되겠지요. 사실 인기가 바닷가 언덕에서 신발을 벗어놓고 사라진 후 어떻게 지내왔는지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인기의 비디오테이프를 가지고 그녀를 협박하는 녀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인기는 이미 여러 차례 짓밟혔을 것으로 예상되거든요. 지난 10회에서 들려준 민재의 순결론이 현실세계에서 어떻게 적용될지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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