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나영 역의 신은경
(1) 김민재, 백인기와의 전격적인 결혼발표
지지부진하던 스토리전개로 속 터지게 하던 <욕망의 불꽃>, 제34회에서 대형사건 3개가 한꺼번에 봇물처럼 터졌습니다. 먼저 윤나영(신은경 분)이 백인기(서우 분)의 운전기사인 현필을 매수해 입수한 인기의 추악한 과거가 들어있는 동영상을 인터넷에 공개하자 기자들은 난리가 났습니다. 장 사장은 이 동영상의 주인공은 백인기가 아니라 누군가 악의적으로 날조한 것이라고 변명해 보지만 정작 당사자인 인기는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인기는 자신이 누구 딸인지 폭로해버리겠다고 다짐할 정도로 나영을 증오하고 있습니다.
인기의 코디인 진숙(전세홍 분)이 화장실에 쓰러져 있는 인기를 발견했을 때 인기는 "나, 안 죽어! 꼭 복수할거야! 윤나영한테!"라고 말할 정도로 복수심에 불타오릅니다. 겁이 난 진숙은 김민재(유승호 분)를 부릅니다. 민재가 인기의 방으로 들어가서 인기를 위로하려고 하자 그녀는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내 몸에 손대지마. 다시는 안 만나기로 했잖아. 내가 왜 이러는 지는 네 엄마에게 물어봐!"라고 소리칩니다.
민재는 벌떼처럼 몰려드는 기자들에게 백인기와 올 봄 결혼할 예정이라고 밝힙니다. 인터넷 동영상 파문의 진위와는 상관이 없답니다. 설령 그 동영상이 사실이라고 해도 변함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과거가 난잡한 여배우와 재벌3세와의 결혼발표는 언론의 톱뉴스가 됩니다. 특히 과거 있는 여자를 포용하는 재벌가의 통큰 너그러움은 많은 여성들로부터 멋진 남자라는 찬사가 이어집니다. 민재의 고모 미진(손은서 분)으로부터 이 소식을 들은 나영은 억장이 무너집니다.
(2) 윤정숙, 드디어 나영에게 백인기가 딸임을 밝혀
시청자들을 속터지게 만든 주인공 윤정숙(김희정 분)은 나영의 집을 찾아오자마자 고아원에서 데려다 키운 아이가 바로 백인기라고 알려줍니다. 그리고 미리 말못해 미안하답니다. 무슨 소리냐고 반문하는 나영에게 정숙은 너 모르게 내가 키울 생각이었기에 죽었다고 거짓말했다고 변명합니다.
머리가 하얗게 된 나영은 정숙이 백인기에게 이 사실을 털어놓았다고 하자 왜 나한테 먼저 말하지 않았느냐고 악을 씁니다. 글쓴이가 지적한 것처럼 정숙이 가장 잘 못한 일이 바로 이것입니다. 실성한 나영이 정숙에게 소리칩니다. "언니가 키우기로 마음먹었으면 끝까지 책임을 졌어야지 인기에게 내 딸이라고 털어놔 버리면 나는 어떡하라고! 백인기에게 사실이 아니라고 다시 말해! 고아원에서 데려다 키운 게 맞다고, 엄마 아빠가 누군지 모른다고 말하란 말이야! 지금 날보고 어떡하라고!" 사실 나영은 아들 민재를 유혹하는 인기를 갈라놓기 위해 온갖 비열한 방법으로 인기를 괴롭혔으며 최근에는 인기의 과거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려 인기를 큰 곤경에 빠뜨렸습니다. 이제 무슨 낯으로 인기를 볼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나영은 정숙에게 뭐 하러 고아원에서 데려왔느냐고 짜증을 냅니다. 버스회사 사장아들과 연애해 임신했는데 그 집에서 반대했으며, 애 아버지가 동네 강패를 동원하여 겁탈까지 하여 했는데 누굴 믿고 그 애를 낳겠느냐며, 그 때 걔는 죽어야지 세상에 태어나면 안 되는 아이랍니다. 만약 결혼 전 낳은 아이가 있음을 시댁에서 알게되면 나영의 인생은 끝장이 난답니다. 그렇게 되면 아버지 원수를 갚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남편과 아들이 차례로 재벌의 후계자가 되어 아버지께 보여주고 싶었답니다. 엄마가 왜 죽었는지, 아버지가 왜 폐인이 되었는지 생생하게 기억한다면서요.
나영의 말에서 정숙은 두 가지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인기의 아버지가 동네 불량배가 아니라 버스회사사자의 아들이라는 점과 대서양의 김태진(이순재 분) 회장이 부모님의 죽음과 관련이 있음을 말입니다.
나영은 망설이다가 인기를 찾아갑니다. 나영을 본 인기는 차분한 어조로 말합니다. "언제 오시나 했죠. 속이 시원하세요? 날 시궁창 속에 처박아서. 날 버릴 때도 지금처럼 망설임 없이 그렇게 버렸겠죠?" 어디서부터 시작해야되느냐는 나영의 말에 인기는 하찮은 인연에 매달리고 싶지 않답니다. 인기는 날 버린 사람이 어떤 사람이지 생각해 보았는데 어쩌다 길거리에서 마주쳤더라면 꽤 괜찮은 분이라고 빈정댑니다. 나영은 민재와 얼마나 깊은 관계냐고 묻습니다. 인기는 기가 막힙니다. 딸이 보고 싶어서 온 게 아니라 이걸 확인하러 오다니. 이런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사과부터 한마다 하면 안 되느냐고 반문합니다.
사실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딸인 줄 모르고 그랬다고 사과하는 게 인간의 도리이니까요. 그런데 나영은 한술 더 떠서 무슨 사과를 하느냐고 되묻습니다. 인기는 대답합니다. "그냥, 미안하다고!" 독한 여자 나영도 물러서지 않습니다. "내가 왜 너한테 사과해야 돼? 사과를 받고싶으면 너를 키워준 엄마한테 가서 받아! 난 네가 이 세상에 태어난 줄도 몰랐어. 네가 살아있는 것을 알았으면 최소한 고아원에 맡기지는 않았을 거라고." 이게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인가요. 인기도 독이 오를 때로 올랐습니다. "그러셨겠죠. 날 신문지로 둘둘 말아 버렸겠지요. 안 그래요?" "아니, 너 아비한테 주었을 거다. 네 아비가 받아주었을 리가 없지만." 처음 알게된 모녀의 대화치고는 정말 까칠합니다.
민재와의 관계를 캐묻던 나영은 인기가 대답이 없자 이제는 사정하기 시작합니다. "인기야, 먼저 민재부터 살리자. 네가 내 딸인 줄 알면 민재는 못 견딘다." 인기가 울먹이며 말합니다. "당신이 낳은 딸이잖아. 오늘은 그냥 안아줄 수도 있었잖아!" 인기가 나영의 얼굴을 감싸려하자 흠칫 피합니다. 인기는 나영을 와락 끌어안습니다. 글쓴이가 비정한 어미보다는 딸이 먼저 마음을 연 것이라고 생각한 순간, 인기의 한 마디에 그만 깜짝 놀랍니다. "지옥까지 함께 갈 거야!"
(3) 김영준, 정숙에게 사랑고백 후 대형교통사고
대서양그룹 김태진 회장의 차남인 대서양건설 김영준(조성하 분) 사장은 그래도 그룹과 아버지를 생각하는 마음이 순수하고 남다릅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 밑에서 경영수업을 받았지만 사실 이게 그가 원하던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는 현직장관의 사위이지만 아내 남애리(성현아 분)와는 사랑도 없이 정략 결혼했습니다. 아내는 친정의 권세를 믿고 남편을 늘 무시합니다. 오늘날 대서양그룹이 이토록 성장한 것은 친정에서 지원한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그는 언젠가 대학에서 연구를 한 동생 영민이가 부럽다고 했습니다. 그는 형인 김영대(김병기 분)처럼 아버지를 무너뜨리기 위해 남애리의 숙부인 남 장군과 손잡고 회사의 비자금 관련 기밀을 빼돌린 적도 없고, 또 동생인 영민처럼 대서양그룹의 후계자가 되려는 야심도 없습니다. 그의 꿈은 오직 하나, 아버지가 피와 땀으로 이룩한 대서양그룹이 둘로 쪼개지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아버지의 숙원인 조선소건설부지확보를 위해 방어진으로 갔다가 운명적으로 나영의 언니인 정숙을 만납니다. 영준은 정숙에게서 남애리에게는 찾아볼 수 없었던 여인의 향기를 맞습니다. 순수하고 고운 그 마음에 끌려 어느 듯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사실을 안 아내 남애리가 정숙에게 행패를 부렸고, 또 정숙도 동생인 나영으로부터 모진 핍박을 당해 정숙은 영준을 만나지 말자고 요청했습니다.
정숙은 나영의 방해로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았던 횟집을 떠나 현재 치킨집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영준은 아내인 남애리가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며 박덕성(이세창 분)과 나가자 정숙의 가게 앞으로 와서 가게에 들어가지 못한 채 자동차 안에서 밤을 보냅니다. 새벽에 영준을 발견한 정숙은 그를 가게 안으로 데리고 들어갑니다. 영준은 밤새 작성했다는 편지를 남기고는 나갑니다. 영준이 떠나자 정숙은 편지를 읽습니다. 구구절절한 사랑의 마음에 배어 있는 러브레터입니다. 영준은 현재 아버지 회사 일만 정리하고 나면 남은 인생은 정숙과 함께 보내고 싶다며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반복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다른 말을 찾아낼 수 없다면서.
바로 같은 시각, 자동차를 운전하던 영준은 자신이 정숙에게 남긴 편지를 생각하며 빙그레 미소짓습니다. 그는 정숙의 얼굴을 떠올리며 상상의 나래를 펼칩니다. 네거리에 도착해 영준이 그냥 직진하는 순간 좌회전하던 대형트럭이 영준의 승용차를 들이받습니다. 승용차는 크게 부셔졌고 운전대의 영준은 머리에 피투성이가 된 채 발견됩니다. 장면이 바뀌었으므로 그의 생사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그가 죽지는 않겠지만 이번 교통사고가 대서양의 앞날에 어떤 변수가 될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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