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영 역의 송승헌 이설공주 역의 김태희
<마이 프린세스>는 허당공주로 출연한 김태희의 1인 원맨 쇼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기는 하자만 수목극 가운데 가장 가벼운 마음으로 볼 수 있는 드라마입니다. 그리고 항상 도도한 여자로 출연하여 연기력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온 김태희가 재미있게 망가지는 모습을 보면서 시청자들에게 유쾌한 웃음을 선사하는 것도 큰 즐거움입니다.
일부에서는 정숙한 연기보다는 코믹한 연기가 쉽다고 하면서 이를 평가절하 하지만, 귀여운 모습의 김태희가 코믹하게 변하는 모습은 그녀의 다른 진면목을 보는 듯 하여 채널을 고정하게 만듭니다. 이번 제9회에서도 김태희가 맡은 이설의 원맨 쇼는 계속되었지만, 박동재 회장의 손자 박해영(송승헌 분)-이설은 서로를 좋아하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장면 1] 오윤주와의 결혼을 승낙한 박해영의 속내
박동재 회장은 박해영과 이설, 오윤주(박예진 분)와 남정우(유수영 분) 교수가 모인 자리에서 박해영에게 오쥰주와 결혼하라고 지시합니다. 박해영은 기꺼이 이를 받아들였지만 오윤주는 반대합니다. 옆에 앉아 있는 이설은 박해영의 승낙에 놀라고, 오윤주의 거절에 더욱 놀랍니다. 깜짝 놀란 박 회장이 윤주에게 이유를 묻자 오윤주는 지금까지 한번도 박 회장의 지시를 거부한 적이 없지만 결혼만큼은 명령이 아닌 예쁘게 청혼 받아서 하고 싶다고 건의합니다. 이 대목에서 박 회장도 미안하다면서 어쩔 수 없이 한발 물러서네요.
밖으로 나온 해영은 오윤주에게 윤주의 연인(남정우)이 보고 있었으니까 내가 차여야 된다고 생각했답니다. 남정우 교수 앞에서 윤주가 거절당하는 것을 보여주기 싫었답니다. 그리고 앞으로 윤주는 다시는 해영에게 돌아올 수가 없답니다. 왜냐하면 이제부터는 해영이가 그 애(이설 공주)를 지켜줄 것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러고 보면 해영은 윤주와 전혀 결혼할 마음이 없으면서 윤주의 체면을 세워주기 위해 당사자가 있는 앞에서 거짓말한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 일로 상처를 받은 이설의 마음은 어떻게 달랠까요?
[장면 2] 박해영의 간접고백을 알아듣지 못한 이설
이설은 주방에 와서 커피를 준비하며 해영을 떠올립니다. 그가 계단에서 한 달달한 키스를 생각하면서 "나쁜 놈"이라고 소리칩니다. 이설은 해영에게 자기도 비공개적으로 차였다고 말합니다. 아까 해영이 윤주와 결혼하겠다고 한 말을 비꼰 것입니다. 이설은 우유 컵을 들고 차인 사람들끼리 한 잔 하자고 제의합니다. 해영은 "너 안 차였어!"라고 담담하게 말합니다. "너 안 차였으니까 괜히 술 마시지 말라"고 경고합니다. 이설로선 이게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자신을 납치하여 기자회견장에 나타나지 못하게 하고, 양아버지의 비리를 공개한 해영이 자신을 좋아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황실재건 투표에 대비하여 해영으로부터 이설의 재산을 공개하겠다는 말을 들은 이설은 은행창구로 가서 예금통장을 해약합니다. 돈을 세고 있는 이설 앞에 해영이 나타나자 이설은 전 재산 15만 7천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답니다. 그러고는 공주님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했다고 국정보고 하랍니다. 검은색 선글라스를 쓴 이설의 모습이 정말 깜찍합니다.
[장면 3] 박해영에 대한 이설의 간접고백
이설의 언니 이단(강예솔 분)이 궁을 찾아옵니다 이설은 반가운 마음에 한걸음에 달려가 이단을 껴안습니다. 지난번 박해영의 기자회견 사건이후 그동안 전화도 안 받고 연락이 두절되었기에 이렇게 찾아오니 기쁘기 한량없습니다. 그런데 언니의 반응은 너무나도 싸늘합니다. '내 몸에 손대지마! 소름 돋아!" 놀란 이설에게 이단은 소리칩니다. "꼭두각시 내세워서 연극은 다 해놓고, 넌 울고불고 불쌍한 척 비련의 여주인공 됐더라! 이런 궁에서 좋은 옷 입고, 좋은 것 먹고, 사람들이 공주님 하니까 무서운 게 없니?" 이설은 매일매일 겁나서 도망치고 싶다고 대답합니다. 이에 이단은 "가족 팔아서 된 공주"라면서 도망치지 못한다고 악을 씁니다. 분을 삭이지 못한 이단은 옷장의 옷을 집어 던지며 행패를 부립니다.
이 때 박해영이 나타나 그녀를 말려 겨우 이를 수습합니다. 해영은 자신으로 인해 오해받는 공주를 위하여 이설의 어머니 김다복(김예진 분)을 찾아가 지난번 양아버지에 대한 기자회견은 공주와는 무관하여 전적으로 자신이 저질렀다고 해명합니다. 그래서 공주를 회견장에 못 가게 하였다고요. 이제부터는 오해를 풀고 앞으로 공주 앞에 나타나지 말라고 당부하네요. 공주는 기댈 곳이 있으면 더 약해진다면서요.
이때 이설이 와서 현관문을 두드립니다. 두 사람 모두 선뜻 일어나서 문을 열 수가 없습니다. "엄마, 나야, 설이 왔어. 듣고 있지? 엄마! 나 엄마가 문 열어줄 때까지 계속 올 꺼야! 계속 와서 이렇게 무슨 이야기든 할 꺼야! 앞으로는 울지도 않을 거야. 나 이제 안 울기로 했어. 내가 울면 고소하다고 웃는 사람이 꽤 있거든. 그런데 엄마 있잖아. 웃긴 게 뭔지 알아? 내가 힘들면 힘들수록 즐거워하는 그 사람들 중 한 명이 좋아졌어! 웃기지? 나 완전 등신 같지? 그런데 그게 사람을 크게 헷갈리게 한다? 사사건건 뒤통수치면서 나 막 버리고 가고, 그러다가도 어느 순간 아빠처럼 다정해! 그래서 그 사람 앞에 있으면 막 가슴이 널뛰어! 달리기도 안 했는데 막 숨이 차! 그런데 엄마, 그 사람이 딴 여자랑 결혼하겠다고 해! 그래서 완전 미운데, 그래도 안 싫어! 안 싫어져! 나 어떡해? 엄마! 나 정말 안 볼 꺼야? 화 풀면 안 돼? 엄마 너무 보고 싶단 말이야! 오늘은 그냥 갈게요. 궁에서 나 없어진 것 알면 난리 나요. 또 올게요. 엄마!"
김다복은 "내 딸을 울리고 웃기는 놈이 바로 자넨가" 라고 반문합니다. 이설은 자동차를 타고 가다가 뒤따라오는 차량이 바로 박해영임을 알고는 내려달라고 합니다. 이설이 승용차를 보내고는 길옆에 섰지만 해영은 그냥 지나칩니다. 이 대목이 참 이해되지 않습니다. 박해영이 왜 공주를 보고도 그냥 모른 채 했는지 말입니다. 물론 공주가 한 말을 듣지 못하였다고 오리발을 내밀 속셈이었는지, 아니면 공주가 자신에게 기대면 더 약해지기에 이를 예방하기 위한 것인지는 몰라도 이설의 고백을 듣고도 이러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지나가는 트럭을 탄 공주가 해영의 승용차를 따라 잡는 설정도 약간 무리입니다.
[장면 4] 이설 공주를 스타로 만든 오윤주의 꼼수
황실재단 발족식을 위한 준비를 하는데 이설은 어머니가 보내준 선물 "꽃보다 이설, 꽃보다 우리 딸, 꽃보다 공주"를 보고는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런데 그녀가 식장으로 갔을 때 기자는 겨우 2-3명만 참석하여 분위기가 매우 썰렁합니다. 박동재 회장도 깜짝 놀랍니다. 바로 오윤주가 참석기자들을 엄선한다는 명목으로 기자를 제한했기 때문입니다. 오윤주 이사장이 꼼수를 부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해영은 측근으로 하여금 공주에게 메모를 전달합니다. 메모에는 "주차장에서 기자회견을 하라"는 권유입니다.
이에 이설은 나머지 연설은 주차장에서 하겠다며 주차장으로 달려갑니다. 의자 위에 올라선 공준 확성기를 들고 연설을 시작합니다. "엊그제까지 레포트 쓰고 경복궁에서 알바하던 제가 공주래요. 여러분의 기대에 맞지 않는 공주여서 미안해요. 연설문에는 대한민국의 전통을 계승하고 올바른 역사의 구심점이 되는 왕실 그리고 이설 공주가 되겠다고 써 있었어요. 저도 그렇게 하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이를 할 수 있는지 잘 모릅니다. 그러니까 가르쳐 주세요. 제가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어떤 일을 해 주었으면 하는지. 전 별로 똑똑하지 못하지만 궁에서 저를 도와 주시는 많은 분들은 매우 똑똑합니다. 그분들과 함께 열심히 생각해 보겠습니다."
이메일로 번호(마이프린세스@황실.hs.kr)를 알려주면서 무슨 말이든 열심히 듣겠다고 다짐하며, 날도 추운데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어서 정말 감사하다고 인사합니다. 이설의 연설을 들은 기자들은 공주의 진솔한 말에 감동되어 환호성을 지릅니다. 이 자리에 모인 모든 사람들은 흐뭇한 미소를 날립니다. 단 한사람 오윤주만 빼고요. 이설 공주를 골탕먹이려던 윤주의 꼼수는 해영과 공주의 기지로 오히려 공주를 일약 스타로 만드는 자충수가 되고 말았습니다.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 10위 권에 이설공주의 이야기로 도배를 했기 때문입니다. 또 한사람 궁중 보조요리사 건이(이기광 분)만이 "공주누나가 자꾸 멀어져 간다"며 슬피 우네요.
오윤주 역의 박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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