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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진 회장 역의 이순재 



▲ 김영대에서 다른 사람으로 변경(?)
 
대서양그룹 총수로 현재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김태진(이순재 분) 회장은 오래 전부터 유언장을 작성해 두었습니다. 그는 슬하에 4명의 아들과 1명의 딸을 두고 있습니다. 장남인 김영대(김병기 분)는 어미가 사망하고 없습니다. 차남인 김영준(조성하 분)과 3남인 김영민(조민기 분)은 현재 부인인 강금화(이효춘 분)가 낳았습니다. 그리고 4남인 김영식(김승현 분)은 생모가 누군지 모르며, 딸인 김미진(손은서 분)은 인기 여배우와의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김 회장은 일부러 치매에 걸렸다고 쇼를 할 당시 유언장을 고쳐 후계자를 바꾸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제34회에서 최근 비자금관련혐의로 구속되었다가 꾀병을 부려 병보석으로 풀려난 김영대가 아버지에게 영민이는 아버지 수족을 다 잘라 식물인간으로 만들고 있으니 유언장에 영준이 이름을 적으라고 간청합니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그러면 처갓집으로 그룹이 넘어간다며 정색을 합니다. 정말 유언장에 영민의 이름을 썼느냐는 김영대의 말에 김 회장은 모른다고 했지요. 아니 누구를 적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답니다. 그러자 김영대는 유언장 이름을 변경하기 전에는 누구였느냐고 물었는데, 김 회장은 김영대라고 대답했습니다. 후계자를 알고 있는 다른 한 사람은 고문변호사인 황 변호사(이두섭 분)뿐이니 누구도 진위여부는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글쓴이가 볼 때 김 회장의 말은 사실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김영대의 어미는 세상을 하직하면서 김 회장에게 아들을 잘 부탁한다는 유언을 남겼다고 했거든요. 따라서 장남을 후계자로 지목했을 수도 있지요. 다만, 김영대는 비자금에 관한 온갖 궂은 일을 다 시키면서 자신을 왕따시키려는 김 회장의 처사에 불만을 품고 아버지를 무너뜨리기 위해 김 회장을 파멸시키려는 남 장군(조경환 분)과 손잡고 비자금 장부를 제공하는 등 스파이노릇을 했었지요. 이를 알고 있는 김 회장이 김영대의 배반으로 후계자를 바꾸었음을 경고하기 위해 이런 사실을 그대로 폭로(?)했을 개연성이 있습니다. 

                                                 김태진 회장과 장남 김영대 역의 김병기




▲ 가장 총애하는 아들은 윤나영의 남편인 김영민
 
그렇지만 위 가설은 다음의 설명과는 맞지 아니합니다. 언젠가 김 회장은 김영민의 처 윤나영(신은경 분)에게 자신이 가장 신뢰하는 아들은 김영민이라고 했습니다. 대그룹을 경영하다 보면 불가피하게 로비도 해야하고 비자금도 조성해야 하는데 이런 비리에 무관하도록 일찍이 김영민을 미국에 유학 보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대서양그룹은 김영민이 맡아서 이끌어 갈 것이라고 알려주었지요. 김 회장으로서는 김영대는 자신을 배신할 인물로, 김영준은 남 장군의 조카사위이기 때문에 역시 그룹을 그에게 맡길 수는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처음 유언장에 기재된 인물은 아마도 김영민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실제로 영민은 김영대가 구속되자 그룹부회장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왜 김 회장이 후계자로 지목한 김영민을 다른 사람으로 변경했느냐 하는 것입니다. 바꾸었다는 뉘앙스만 주고는 실제로는 그대로 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김 회장의 심복인 황 변호사가 김영민의 수족처럼 행동하는 것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그 대신 김 회장으로서는 후계자를 바꾸었음을 알려 아들간의 충성경쟁을 유발하려 한 고도의 전략인지도 모릅니다. 

                               윤나영 역의 신은경                                          김영민 역의 조민기 



▲ 김영민의 아들 김민재로 변경(?)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후계자 명단을 변경했다면 과연 누구일까요? 34회에서 김영민은 아들인 김민재든 아내 윤나영이든 자신의 인생에 방해가 된다면 언제든지 버릴 수 있다고 독기를 내뿜었습니다. 그러자 나영은 남편에게 만약 당신 아버지 유언장에 민재의 이름이 적혀 있다면 당신과 민재는 한배를 탄 운명이기 때문에 민재라는 배가 침몰하면 당신도 함께 죽는다고 했습니다.

김 회장은 정말 신(神)처럼 전지전능한 인간인지 그룹과 가족의 모든 일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만큼 정보력이 강하다는 뜻이겠지요. 실제로 김 회장은 민재가 나영이 낳은 아들이 아님을 미리부터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친자식처럼 잘 길러 준데 대해 늘 며느리를 고맙게 생각하고 있지요. 그래서인지 다른 손자보다도 민재를 특히 총애합니다. 따라서 만약 후계자 이름을 변경했다면 김민재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물론 이는 글쓴이 추측이므로 앞으로 틀릴 수도 있겠지요.

한편, 김영민은 형인 김영준이, 김영준은 동생인 김영민이 후계자라고 생각합니다. 김영준은 동생인 영민에게 아버지에게 맞서지 말라고 충고하는데 비해, 김영대는 영민에게 아버지와 맞서 싸우라고 독려합니다. 김영준은 대서양그룹이 둘로 쪼개지는 것을 막으러 하지만, 김영대는 배다른 동생인 영준-영민 형제를 서로 싸우게 하여 나중에 어부지리를 얻으려 하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피땀으로 일으킨 재벌의 운명은 나 몰라라 하면서 자신의 사리사욕만  채우려는 김영대는 참으로 한심한 아들입니다.  

             김영민의 아들 김민재 역의 유승호                                김태진의 차남 김영준 역의 조성하  



▲ 고문인 황 변호사도 헷갈리는 대서양그룹 후계자
 
그런데 제35회에서 다소 이상한 장면이 연출되었습니다. 남편 김영준이 윤정숙을 만나고 오다가 대형교통사고를 당한 모습을 보고 분개하던 남애리(성현아 분)는 당돌하게도 김태진 회장에게 남편대신 회사운영을 하겠으니 그런 줄 알라고 말합니다. 기가 막힌 김 회장의 표정으로 보아 이는 어불성설입니다. 

큰동서로부터 남애리가 다녀갔다는 말을 들은 윤나영은 시아버지 방으로 들어갑니다. 나영을 본 김 회장은 "남애리는 글렀다. 그런 며느리 꼴 못 본다. 난 이제 살 날이 얼마 안 남았다. 내 죽기 전에 집안 일을 깨끗하게 정리하고 가야지. 성재 어미(남애리) 틀렸다. 내 이것만은 꼭 정리하고 갈 거다. 너도 똑똑히 해라. 민재를 반듯하게 잘 키워놔라 그 말이다! 알겠나?"라고 당부합니다. 나영은 자신의 결점을 찾아내 파멸시키려는 남애리를 시아버지인 김 회장이 내치는 말에 안도하며 회심의 미소를 짓습니다.

황 변호사(황변)와 마주한 김 회장은 미국에 간 영민이가 귀국하면 2차 숙청대상자 명단을 들이밀어서 관철시키라고 지시합니다. 창업공신들의 반발이 심하다며 속도조절을 하자는 황 변의 말에 뜸을 들이면 안 된다고 합니다. 필요하면 김태진의 목부터 먼저 치라고 합니다. 그러면 다른 사람의 반발을 무마할 수 있다면서요. 그러고 보면 김 회장은 아들 영민을 내세워 겉으로는 영민을 욕먹게 하면서 뒤로는 이 모든 사태를 조종하고 있는 것입니다. 영민으로서는 이를 모르고 내 방식대로 처리한다고 기세 등등하지만 결국 김 회장 손바닥에서 노는군요. 김 회장은 자신의 사후 후계구도에 장애가 될 인물들을 전부 정리하려는 의도입니다.

김 회장은 "영민은 너무 섬세하여 그룹을 이끌고 나가지 못한다. 또 영준은 야망이 없어 안 된다. 이렇게 따지면 영대는 둘을 합친 것보다 몇 배 더 낫다"고 합니다. 깜짝 놀란 황변이 "그럼 회장님이 마음에 두고 있는 아들이 영대냐"고 묻자, 네가 그걸 알아서 뭐 하느냐며 말을 막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영민이가 잘 하고 있으니 좀더 기다려 보자"고 합니다.

이 대목에서 글쓴이는 정말 헷갈립니다. 황변은 김 회장의 유언장 관리인이어서 유언장에 적힌 후계자를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김 회장의 말에 황변이 깜짝 놀라는 것으로 보아 김영대는 아닐 것으로 봅니다. 그런데 김 회장이 김영대를 지칭하는 듯한 발언을 했으니 황변으로서는 정신이 번쩍 듭니다. 황변도 나중에 살아남으려면 후계자에게 줄을 잘 서야 하기 때문이거든요. 놀란 황변은 거실에서 찬물을 벌컥벌컥 들이킵니다. 다만 병보석으로 병원과 집으로 주거가 제한된 영대는 아버지한테 속았다면서 매일 술을 퍼마시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는 상황이어서 김 회장의 발언은 황변의 충성심을 시험하기 위한 낚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지금 김 회장의 후계자로 누구의 이름이 유언장에 적혀 있느냐 하는 것은 그리 큰 문제가 안 됩니다. 김 회장의 생각에 따라 언제든지 바꾸면 그만이기 때문이거든요. 그래도 드라마 흐름상 현재 누가 후계자인지에 따라 역학구도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으니 이를 분석해 보았을 따름입니다. 모두 50부작인 <욕망의 불꽃>은 이제 36회가 끝나 아직도 많은 분량이 남아 있습니다. 따라서 제작진은 후계구도를 점점 복잡하고 헷갈리게 만들어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유발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태진 회장과 고문 황변호사 역의 이두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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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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