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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의 여왕> 제30회가 끝나고 마지막 31회가 남았을 때만 해도 이런 반전이 숨어 있으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그것도 한 두 가지가 아니라 여러 가지를 숨겨 놓았더군요. 물론 1년이라는 시일이 경과했지만 역시 제작진은 시청자를 속이는 탁월한 재주를 가지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시청자들의 예상을 완전히 깨버린 드라마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① 킨즈 사장 취임을 거부하고 신생회사를 차린 구용식

한송이(하유미 분) 상무와 구용철(유태웅 분) 사장의 비열한 방해공작에도 불구하고 백여진(채정안 분)과 황태희, 구호승(최정우 분) 회장과 특별기획팀 직원들의 노력으로 주주총회에서 극적으로 사장으로 선임된 구용식 본부장은 구 회장을 찾아가서 사장취임 거부의사를 밝힙니다. 자신을 반대하는 이사들이 많은 상황에서 회사경영을 하는 게 마음 내키지 않으므로 별도의 법인을 설립하여 밑바닥부터 새로운 출발을 하겠다는 것입니다.

구 회장은 얼마나 힘들게 사장이 되었느냐고 만류하면서 고집을 부리면 절대로 도와주지 않을 것이며 세상살이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구용식은 특기팀 직원들을 주축으로 새로운 회사인 네이처케어를 설립하여 운영한 결과 1년 만에 10호 점을 내는 놀라운 성장을 거듭합니다. 구 회장은 아들의 성공을 인정하면서 이제 그만 회사로 들어오라고 권유했지만 앞으로 100호 점을 낼 테니 그 때는 아버지가 자신에게 찾아와 상생협력을 위해  사정할 것이라고 큰 소리 뻥뻥 칩니다. 그는 주목받는 경제인에 선정되어 언론의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습니다.        
 




② 미국의 다른 도시로 떠난 봉준수와 황태희 

봉준수와 황태희가 미국으로 떠나기로 결정했을 때만해도 당연히 같은 도시로 떠나 다시 부부로 재결합하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이를 두고 구질구질한 재결합은 드라마를 망친다는 강한 비판도 제기되었지요. 황태희가 먼저 귀국한 후 나중에 귀국하는 봉준수를 공항에서 픽업하여 자동차에 태우고 귀가하면서 딸 소라와 함께 즐겁게 노는 모습을 보며 둘은 이미 재결합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봉준수는 뉴욕의 지사로 가서 좋은 업무실적을 올렸고, 황태희는 샌 프란 시스코로 가서 하고 싶은 공부를 했다는 것입니다. 두 사람은 미국의 다른 도시에서 각자 생활하며 냉각기를 가졌지만 마음의 벽을 허물지 못하고 각자의 길을 가게 됩니다. 태희는 준수에게 "당신은 행복해 질 재능이 있는 사람"이라며 그의 앞날을 축복합니다.     




③ 첫사랑인 백여진과 재결합한 봉준수

봉준수는 자기를 한결같이 사랑하는 첫사랑 백여진과 재결합합니다. 백여진은 봉준수가 해외에 체류중일 때도 봉준수의 어머니인 오미순 집을 제집 드나들 듯 하였습니다. 봉준수가 귀국하여 여진에게 프로포즈를 하자 그녀는 이 기쁜 사실을 밤중에 황태희에게 전화로 알립니다. 태희로서는 정말 짜증나는 일입니다. 앙숙이었던 백여진이 전남편으로부터 프로포즈를 받았다는 사실을 밤중에 전화로 듣는 것은 그리 유쾌한 일이 아니니까요. 



     
④ 납골당에서 환생한 목영철 부장의 영혼

이 드라마에서 가장 안타까운 인물은 목영철(김창완 분) 부장입니다. 그는 한국 샐러리맨을 대변하였고, 모든 기러기 아빠의 전형이었습니다. 그는 시한부인생을 살면서도 자신을 희생하여 가족을 지키려는 남편과 아버지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 이 시대의 남자였습니다.

귀국한 황태희는 꽃을 들고 그의 납골당을 찾았습니다. 태희는 그와 지나간 추억을 떠올리며 대화를 합니다. 바로 그때 구용식 본부장도 납골당을 찾습니다. 그와 태희는 간발의 차이로 만나지 못하고 어긋납니다. 구용식은 태희가 남겨둔 꽃다발을 보며 자기보다 먼저 온 사람이 있음을 알게됩니다. 그는 목 부장이 좋아하던 소주와 칫솔을 부장에게 바칩니다.

구용식도 황태희와 마찬가지로 목 부장과 대화를 합니다. 단순히 목 부장의 목소리만 들려준 게 아니라 말쑥하게 양복을 차려입은 목 부장을 환생시켜 시청자들에게 보여준 것은 정말 예상외였습니다. 이를 반전이라고 말하는 게 사리에 맞는 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시청자로서는 이미 저 세상으로 떠난 그의 모습을 다시금 볼 수 있었음은 큰 감동이었어요. 


 

  
⑤ 뇌종양수술 후 건강을 회복한 구용식의 생모

구용식의 생모(유혜리 분)는 30년 동안이나 오매불망 잊지 못하는 아들을 찾아 호주에서 귀국했지만 용식의 이복형인 구용철의 방해공작으로 아들을 만나지도 못한 채 출국하려 합니다. 구용철은 용식이가 어머니를 만나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고 거짓말을 했던 것입니다. 생모는 킨즈를 찾아와 건물현관에서 황태희에게 모자의 사진이 들어있는 오르골을 전하고는 공항으로 떠납니다.

공항에서 출국하려다 의식을 잃고 쓰러진 생모는 국내에서 수술을 받습니다. 수술 후 잠시 의식이 돌아왔을 때 황태희는 병실을 찾아 구용식 이야기를 독백처럼 했습니다. 물론 태희는 생모가 어느 정도 의식이 회복된 줄 몰랐지요. 이런 환자 앞에서 구용철은 지금 용식이 사장 후보에 올랐는데 생모의 존재는 그가 사장취임에 장애가 된다고 또 거짓말을 하며 다른 요양원으로 옮깁니다.

1년이 지나자 생모는 건강에서 완전히 회복하여 아들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이는 글쓴이가 원하던 일입니다. 그녀는 아들에게 빨리 결혼하라고 잔소리를 하며 바가지를 긁는 전형적인 자상한 엄마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습니다.  
 



    

⑥  역전의 대미를 장식한 태희-용식 커플 탄생

귀국한 황태희는 구용식에게 연락도 하지 않습니다. 신문기사를 통해 그의 근황을 알고만 있을 뿐입니다. 황태희가 아직도 홀로 지내고 있음을 알게 된 소유경(강래연 분)과 기쁨(최윤영 분)이 작전을 짭니다. 소유경은 자기가 잘 아는 회사의 인사팀장이 친구라며 내일 당장 면접을 보러 오라고 합니다. 취업이 급했던 태희는 이 말을 믿고는 회사를 찾아갑니다. 태희가 회사로 들어서다가 어떤 사람과 충돌해 휴대폰을 바닥에 떨어뜨립니다. 그런데 상대방이 바로 용식입니다. 맨 처음 황태희가 퀸즈에서 구용식을 만날 때의 상황이 재연된 것입니다.

황태희가 명패도 없는 회의실을 찾아가니 면접관으로 낯익은 인물이 보입니다. 킨즈의 오대수(김용희 분) 과장과 구용식 본부장이 앉아 있었던 것입니다. 속은 것을 안 태희가 황급히 도망갑니다. 비로소 태희가 미국에서도 봉준수와 떨어져 있었으며 지금도 혼자임을 알게된 구용식은 다짜고짜로 태희의 집을 찾아갑니다. 봉준수가 백여진과 결혼한다는 말도 충격입니다. 

밖으로 태희를 데리고 나온 용식은 지난 1년 간 단 하루도 태희를 생각하지 않은 적이 없다며 다시금 사랑을 고백하였고 둘은 달달한 키스로 그 동안의 시름을 달래며 커플로 탄생합니다. 다음날 용식은 태희를 회사로 데리고 가서 신입사원으로 채용하겠다고 선언합니다. 단 태희의 자리는 사장 옆이며, 항상 붙어 다니고, 집에서도 함께 보낸다는 조건입니다. 이른바 결혼발표로군요. 용식은 태희를 생모에게 데리고 가서 인사를 시킵니다. 황태희는 하루아침에 잘 나가는 회사의 사장사모님으로 화려하게 변신하여 단연 역전의 주인공이 됩니다.


 


▲ 나머지 뒷이야기
 
다만, 아직까지도 안쓰러운 인물이 있으니 바로 딱지경찰 선우 혁(양진우 분)입니다. 그는 지금까지도 백여진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언제라도 자신에게 유턴 하라고 속삭이네요. 자신이 사귀는 여자친구 사진을 여진에게 보여주며 누가 제일 좋은지 조언을 구하는 선우를 애교로 봐 주렵니다.

용식의 검딱지 비서 강우(임지규 분)는 소유경과 한시라고 보지 않으면 죽고 못사는 닭살커플로 변했습니다. 둘은 사무실에서도 다른 사람이 없을 때는 뽀뽀를 계속합니다. 한편 기쁨에게 애걸복걸하던 강동원(안상태 분)은 어느 새 바람둥이로 변해 기쁨의 속을 썩히고 있네요. 이를 보면 웃음이 저절로 나옵니다. 그동안 수고한 제작진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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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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