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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안미녀 이소영 역의 장나라                                       미스리플리 장미리 역의 이다해   



장나라 성공을, 이다해 파멸을 바라는 이유


종영된 KBS 월화드라마 <동안미녀>의 주인공은 장나라(이소영 분)이었고, 방영중인 MBC 월화드라마 <미스 리플리>의 주인공은 이다해(장미리 분)입니다. 그런데 드라마 시청자라면 거의 대부분 장나라의 경우 난관을 극복하고 성공하기를 바란 반면, 이다해의 경우 급속도로 행운을 얻은 그녀가 파멸되기만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장나라와 이다해 모두 거짓말로 직장생활을 시작했지만 그 방법이 천양지차로 달랐기 때문입니다. "장나라와 이다해를 보는 엇갈린 시각차"는 무엇인지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그러면 왜 시청자들은 <동안미녀> 이소영(장나라 분)의 성공과 해피엔딩을 기대했을까요? 고졸학력인 그녀는 지난 14년 간 섬유회사에서 근무하다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하루아침에 해고당합니다. 아버지는 재산을 탕진하고는 잠적하였고, 여동생은 허영심에 들떠 있으며, 어머니는 포장마차를 운명하지만 이소영이 일을 하지 않으면 월세도 내기 힘든 상황입니다. 장녀이자 가장으로서 이소영은 재취업을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였지만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번번이 거절당합니다. 생각다 못한 그녀는 결국 9살 나이가 어린 동생 이소진의 이름으로 의류회사 더스타일에 임시직으로 취직을 합니다.

그녀는 비록 동생의 이름을 빌려 나이를 속이고 취직을 했지만 누구에게도 피해를 준 일이 없습니다. 물론 자신의 신분에 대해 거짓말 한 것을 미화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그녀는 나이를 속인 죄 값으로 자신보다 어린 고참들로부터 멸시를 받아가며 막내로서 자신의 책임과 의무를 다한 것입니다. 그 결과 그녀는 머리 좋고 학벌 좋은 강윤서(김민서 분)의 모함 등 우여곡절을 겪은 후 최고의 디자이너로 우뚝 섰고 강윤서의 옛애인이었던 최진욱(최다니엘 분)과 결혼에 골인하여 해피엔딩을 이루었습니다.

 

<미스 리플리>의 장미리(이다해 분)는 고아원에 있다가 일본으로 입양되어 갔습니다. 양부모를 잘 못 만나 갖은 고생을 하다가 15세에는 담배팔이소녀로 나섰습니다. 이 때 히라야마(김정태 분)를 만나 술집에서 생활하게 됩니다. 술집생활이 지긋지긋했던 그녀는 술집에 불을 지르고 혼란한 틈을 타서 탈출한 후 한국으로 귀국(밀입국)합니다. 일단 고시원에 방을 잡은 그녀는 일자리를 찾지만 번번이 낙방하여 강제출국의 위기에 처하자 면접관인 호텔A의 장명국 총지배인(김승유 분)에게 "동경대 출신이라도 그렇게 하겠느냐?"는 말을 합니다. 졸지에 장미리는 동경대 출신으로 둔갑하게 되어 그녀의 인생은 탄탄대로를 걷게 됩니다. 문제는 졸업증명서를 확보하는 일입니다. 각종 증명서 위조단도 동경대증명서가 없어 난감해 하던 중 장미리는 친구인 문희주(강혜정 분)의 동경대 졸업증명서를 발견해 가짜졸업장을 만듭니다. 이 일로 문희주는 경찰서 유치장신세를 지기도 했습니다.

장명국은 불륜을 저지른 아내와 이혼하고 심신이 매우 쇠약한 상태였는데 천사같은 장미리의 등장은 그를 흔들어 놓습니다. 장미리는 사라졌던 일본총리의 딸을 찾아내 호텔A를 위기에서 구해주었을 뿐만 아니라 입원중인 장명국의 모친을 따뜻하게 간호하는 등 호감을 삽니다. 급기야 두 사람은 호텔에서 함께 밤을 보냅니다. 장명국은 선배 최본부장(김창완 분)을 동원해 장미리가 대학에서 건축학을 강의하도록 부탁합니다. 사실 장미리의 이력서는 국문학과 출신으로 되어 있는데, 건축학을 부전공 했다는 말 한마디에 강사로 채용하는 대학행정도 어수룩하지만 드라마이니 그냥 패스하렵니다.   

대학 측에서는 장미리의 건축에 대한 실적을 요청했는데, 이번에도 장미리는 친구 문희주의 파일에서 도면을 훔쳐 칼라복사를 한 후 제출하여 대학강사가 됩니다. 이 자료가 인터넷에 유포되는 바람에 몬도그룹에서 시행중인 공사에 차질이 발생할 지경입니다. 이게 모두 장미리의 소행임을 알게된 문희주에게 장미리는 오히려 큰소리칩니다. 고아원에서 당초 일본으로 입양 가기로 한 사람은 문희주인데 "네가 배가 아파 화장실에 간 사이에 내가 대신 가게 되어 내 인생이 꼬였다"는 것입니다. 기가 막힌 문희주는 벙어리냉가슴만 앓습니다. 문희주는 이 일로 결국 회사에 사표를 내고 외국으로 떠날 작정입니다.

그런데 장리미로서는 장명국이 자신의 든든한 뒷배가 되어줄 동아줄이라고 생각했는데 고시원에서 자신에게 치근대던 송유현(박유천 분)이 몬도그룹의 후계자라는 사실에 혼비백산해 의도적으로 접근하여 그의 환심을 삽니다. 영혼이 맑은 남자 송유현은 장미리의 유혹에 덥석 넘어가 그녀와 결혼까지 결심하게 됩니다. 이러는 과정에서 장미리는 장명국을 멀리하게 되고 그를 낙마시키기 위해 호텔A의 사주(社主)인 송유현에게 장명국이 여자관계가 복잡하다고 거짓 진술을 하게 됩니다. 이즈음 장명국은 호텔A의 대표가 되었습니다. 장미리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친구(문희주)도 은인(장명국)도 배신하는 철면피입니다.

장명국에게는 지병으로 고생하는 노모가 있습니다. 노모는 아들 명국이 여자친구와 헤어졌다는 말을 듣고는 그녀를 수소문해 집으로 찾아옵니다. 집 앞에서 미리를 만나서는 아들과 잘 해 보라며 애원하지만 미리는 매정하게 뿌리칩니다. 이 충격으로 노모는 쓰러졌고 이 장면을 목격한 송유현이 급히 병원으로 옮겼지만 노모는 결국 숨지고 맙니다.

장미리의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장명국은 이미 장미리를 원래의 자리로 되돌리기 시작했습니다. 장명국은 의문의 사나이 히라야마의 방문과 협박으로 그에게 무마조로 거금 1억원을 던져 주었습니다. 그 후 장미리의 출신에 의문을 갖게 된 그는 일본 후꾸오까로 날아가서 그가 준 명함의 Flower Blossom의 정체와 장미리의 선전사진을 확인합니다. 귀국한 그는 동경대 한국지부에서 명부를 확인하지만 장미리라는 이름은 없습니다.


속은 것을 알게 된 장명국은 장미리가 출연한 홍보영상과 홍보책자 그리고 광고들을 모두 회수합니다. 그리고는 그녀를 해고합니다. 항의하는 미리에게 장명국은 사주인 송유현과도 협의된 사항이라고 합니다. 한편, 송유현은 계모인 이화 부회장(최명길 분)이 아버지와 장명국-장미리와 4사람의 자리를 마련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이외의 사건(?)이 발생합니다. 환담도중 송유현의 아버지 송인수 회장(장용 분)이 갑자기 기침발작을 하는 바람에 자리를 피했는데, 잠시 후 식사테이블에 단둘이 남게 된 장명국-장미리가 하는 말을 엿듣고는 두 사람의 연인관계를 눈치 챈 것입니다. 이화 부회장이 이런 자리를 마련해 주지 않았더라면 송유현은 장미리의 속임수에 속절없이 넘어갔을 것입니다.

이 일로 송유현은 장미리를 지극히 사무적으로 대합니다. 약혼식 때 입으려던 양복의 가봉도 미루었습니다. 그는 측근인 김대리(백봉기 분)로부터 의문의 사나이(히라야마)가 장명국의 빈소에 와서 돈봉투 문제로 소란을 피웠으며 그가 남긴 조위금봉투에서 Flower Blossom를 확인하고는 그를 옥상으로 불러냅니다. 16부작 중 12회가 끝났으니 이제 남은 것은 장미리가 어떻게 파멸되는지 지켜보는 일입니다. 물론 장미리가 고아로 일본에서 고생한 점은 인정합니다. 그렇지만 한국으로 돌아와 성공하기 위해 벌이는 그녀의 무책임한 행동으로 주변에게 큰 피해를 주는 게 문제인 것입니다. 벌써 문희주와 장명국에게 큰 상처를 입혔고 또 송유현도 장미리의 전력을 알고는 까무라칠 것입니다. 이게 바로 <동안미녀> 이소영과 다른 점입니다.


끝으로 <미스 리플리>에서 재미있는(?) 다른 한 가지 시청포인트는 장미리의 출생문제로 그녀를 무척 싫어하는 송유현의 계모(이화 부회장)가 바로 장미리의 생모라는 사실입니다. 이화 부회장이 장미리가 자신의 친딸로 밝혀질 경우 그 충격을 어찌 감당할지 모르겠습니다. 드라마가 시작될 때만 해도 송유현의 계모와 장미리가 모녀관계라는 사실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출생의 비밀이 숨어 있었군요. 그러고 보면 송유현-장미리는 의붓형제입니다. 그래서인지 장미리는 장명국과 사귀자마자 바로 키스신과 베드신이 이어졌는데, 송유현과는 약혼문제를 논의할 때까지 한번도 베드신은커녕 키스신도 없었습니다. 제작진으로서는 의붓형제끼리 이런 장면을 만들어 시청자들로부터 욕을 먹기 싫었던 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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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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