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개토태왕, 담덕의 관용과 설도안의 변심

 

                                                       담덕 역의 이태곤                                                              설도안 역의  김규철  




KBS 대하역사드라마 <광개토태왕>, 주인공 담덕왕자(이태곤 분)는 드디어 몸서리치는 노예성을 빠져나와 천군을 이끌고 말갈족의 책성공격을 몰아내 고구려 왕자로서의 지위를 되찾게 됩니다. 천군(天軍)이란 탈출한 노예와 고구려군에서 낙오되어 비적단으로 활동하던 패거리를 모아 급조한 군대로 책성을 지키는데 혁혁한 전공을 세웁니다.

▲ 비적단 출신 황회의 말갈족 교란작전 성공   

노예성채에서 생사고락을 함께 했던 담덕(이태곤 분)과 말갈족 부족인 설도안(김규철 분)이 운명의 재회를 하여 서로 깔 싸움을 하는 와중에 말갈족의 퇴각나팔이 울립니다. 설도안은 분하지만 이에 따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설도안은 말갈의 책사인 방초장군이 후퇴지시를 하였음을 알고는 그를 의심합니다. 

드디어 책성의 성주 강대와 담덕의 천군이 자리를 함께 합니다. 강대는 황회(김명수 분)를 알아보고는 군율을 어긴 놈이라며 죽이겠다고 노발대발합니다. 담덕이 만류하자 황회는 "붓  한 자루로 말갈족을 흔들겠다"고 큰소리칩니다. 황회의 계략이란 다름 아닌 적진을 분열시키는 것입니다.

황회는 말갈족 방초의 군막 앞으로 위장밀서를 날려보내 밤중에 만나자고 합니다. 황회를 비롯한 돌비수(김정현 분)와 여석개(방형주 분) 등 일행은 일부러 시끌벅적한 소음을 내며 약속장소로 갑니다. 이에 방초에게 의심을 품은 설도안을 비롯한 말갈족의 수장들은 약속장소로 나옵니다. 가까운 곳에서 모습을 감추고 있던 황회는 "방초장군, 왜 이리 왔소? 후방에서 대족장을 사로잡으라니까! 난 황회요. 방초장군이 보내준 무기는 잘 쓰고 있소. 대족장을 사로잡으면 바로 불화살 신호를 보내시오. 그럼 우리가 바로 달려가 방초장군을 엄호하겠소 "라며 흡사 내통하고 있는 듯 목청을 높입니다. 그리고는 후연의 총 한 자루를 일부러 현장에 버리고는 떠납니다.

잠시 후 말갈족은 현장에 버려져 있던 칼을 발견하고는 비적단에게 도둑맞았단 무기를 방초가 고구려군에게 넘겨줬다고 착각하고는 방초를 붙잡습니다. 방초를 따르던 무리들은 억울하게 붙잡힌 방초를 석방하라고 대규모시위를 벌여 내부분열이 발생합니다. 황회의 붓 한 자루 계략은 보기 좋게 성공한 것입니다. 이 틈을 이용해 고구려구는 말갈족을 기습하여 이들을 모두 제압합니다. 설도안을 비롯한 말갈족 전사들은 결국 모두 포박당하고 맙니다. 오늘 처음 등장한 설도안의 여동생 설지(김정화 분)는 두 개의 칼을 하나로 붙였다 때었다 하는 신기의 검술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 후연 황제 모용수의 분노와 자중지란

담덕의 목에 황금 300냥을 걸었던 후연 태자 모용희(조인표 분)는 비적단 부두목 황회의 반란으로 실패하자 황급히 후연으로 되돌아가서 아버지 모용수(김동현 분)에게 고구려 태자 담덕이 살아있다고 고합니다. 가장 놀란 사람은 후연 황제 모용수이며, 그 다음으로 고구려에 전쟁배상금으로 황금 300냥을 주겠다고 약조한 태자 모용보(임호 분), 독화살로 담덕을 틀림없이 죽였다고 큰소리친 책사 풍발(정호근 분)입니다. 풍발로서는 자신이 쏜 화살이 담닥이 수중에 품고 있었던 손거울에 명중되었음을 알 리가 없는 일이거든요.

노발대발한 황제는 풍발의 관직을 박탈해 하옥시키고 자기의 눈앞에 보이지 않도록 하명합니다. 그는 고구려가 후연이 담덕왕자를 살해하려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또 다시 전면전이 벌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입니다.

 

▲ 위대한 성군의 자질을 보여준 담덕의 관용

한편, 국내성에서 책성 방위를 지원하기 위해 도착한 고무(김진태 분)대장군 일행은 담덕이  살아 책성을 지켰음을 알고는 감개무량해 합니다. 이제 전쟁포로들을 처리할 차례입니다. 고무대장군은 이 일을 담덕과 강대 성주에게 맡겼는데, 강대는 담덕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합니다.

후환을 없애기 위해 포로를 처단해야 한다는 주변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담덕은 이들의 전원방면 결정을 내립니다. "지금 말갈족을 죽이면 앞으로 복수의 칼날이 되돌아올 것이다. 이들을 살려 주어 고구려 은혜아래 살고자 하는 백성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는 직접 칼을 빼들고 설도안의 오랏줄을 풀어주면서 "이 밧줄과 같이 너도 네 원한을 끊어라"고 당부합니다. 그는 또 설도안의 칼을 돌려주며 "이 칼이 너와 네 부족을 지켜주기 바란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설도안은 "나를 죽이지 않은 것을 반드시 후회하게 될 것이다"라는 악담을 남기고는 떠납니다. 사실 노예성에서 설도안이 탈출하려다 발각되어 반죽임을 당한 후 옥사로 되돌아 왔을 때 정성스런 간호로 그를 살려낸 것은 담덕이었습니다. 그 후 설도안은 노예성채를 탈출하는 과정에서 그의 수하가 담덕을 죽여야 한다고 말했을 때 설도안은 "사람이 짐승과 다른 점은 은혜를 아는 것"이라며 부하를 만류했습니다. 그렇지만 설도안은 담덕과 헤어질 때 자신이 부족으로 되돌아가면 친구가 아니라 적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번 두 차례 전투에서는 담덕은 설도안을 죽이지 않으려 했지만 설도안은 사생결단으로 싸웠습니다. 그가 왜 이렇게 변했을까요? 그의 아버지가 고구려 군에게 무참하게 살해당했기 때문입니다.

담덕은 요동성 전투에서 후연의 태자 모용보를 포로로 사로잡은 적이 있습니다. 이 때 풍발이 연살타(홍경인 분) 등 고구려의 포로를 불에 태워 죽이려는 것을 참지 못하고 포로를 살리는 대신 모용보를 풀어 준 적이 있었습니다. 이 일로 담덕은 고무대장군을 비롯한 상사의 명령을 거역한 죄로 옥에 갇히기도 했습니다. 담덕은 눈앞에서 고통 당하는 소수의 고구려 백성을 살리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전열을 재정비한 모용보가 다시 요동성을 쳐들어오는 바람에 큰 피해를 입었던 것입니다. 어쨌든 담덕이 고구려 백성을 위하는 마음, 무고한 사람을 함부로 죽일 수 없다는 아량, 말갈족을 품에 안으려는 그의 관용은 폭군이 아닌 성군으로서의 자질을 충분히 갖추었다고 생각됩니다.

 

▲ 자신의 암살 배후에 접근하는 담덕

책성으로부터 담덕이 살아 책성을 지켜냈다는 기쁜 소식에 날벼락을 맞은 이들은 국상 개연수(최동준 분)와 그를 따르는 장수들입니다. 개연수는 담덕이 사라진 현장에서 풍발의 노리개가 발견되자 이를 덮어주는 대가로 모용보로부터 엄청난 전쟁배상금을 받기로 합의한 것이거든요. 개연수는 담덕의 살해 배후가 후연이었음에도 이를 감춘 것은 후연과의 전쟁을 피한 조치였기에 대역죄인이 될 각오는 되어 있다고 큰소리칩니다.

이들은 즉시 파발을 책성으로 보냈고 연락을 받은 여소이(임병기 분)는 강대 성주가 담덕에게 이를 말하지 않도록 당부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 때 작별인사를 하러온 담덕은 방안에서 들려오는 청천벽력 같은 음모를 듣게 됩니다. 후연이 자기를 암살하려는 사실을 개연수가 알고도 이를 숨기려 했음을 말입니다. 사실 국상 개연수는 표면적으로는 고구려와 후연의 전쟁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담덕이 점점 큰 인물이 되는 게 탐탁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앞으로 담덕이 국내성 왕궁으로 귀환한 후 개연수와 어떤 대립각을 보일지, 또다시 말갈족의 설도안은 복수의 칼날을 갈지 드라마는 점점 흥미로워 집니다. 예고편을 보니 설도안은 후연의 황제를 찾아 담덕의 목을 치겠다고 하네요. 설도안은 두고두고 화근일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