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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덕, 지나친 온정주의가 가져온 치명적 실수


KBS 주말극 <광개토대왕>은 고구려 제19대 왕인 광개토대왕의 업적을 재조명하는 대하역사드라마로 현재 10% 중반의 시청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선덕여왕>이후 선보인 <김수로>와 <근초고왕>은 겨우 두 자리 숫자를 살짝 넘을 정도로 부진한 시청률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나은 수준이지만 그래도 낮은 시청률이 매우 아쉽습니다. 주인공인 이태곤(대왕 즉위 전 담덕태자 역), 김동현(후연 황제 모용수 역), 임호(모용수의 황태자 모용보 역), 김진태(고무 대장군 역), 최동준(고구려 국상 개연수 역), 김규철(말갈족 부족장 설도안 역) 등 개성 넘치는 연기자들이 열연을 펼치고 있어 글쓴이는 흥미진진하게 시청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드라마가 역사적인 내용을 많이 왜곡했다고 하면서 주인공이 노예시장에 팔려간 설정은 판에 박은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합니다.

담덕은 후연의 사신으로 온 모용보가 자신에게 선물로 건네준 피리를 불지 않고 궁내의 연못에 던지자 다음날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한 것을 알고는 모용보에게 이를 항의하며 형 담망 태자(정태우 분)에게 준 피리를 가져와 피리 부는 방법을 알려 달라고 하였지요. 궁지에 몰린 모용보는 피리를 불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담망태자에게 준 피리에는 독을 바르지 않았던 것입니다. 분함을 참지 못한 담덕은 모용보를 폭행하였는데 국상 개연수와 고무대장군은 사신을 폭행한 것은 잘못이라며 담덕을 북방의 변방인 책성(말갈땅)으로 보내기로 합니다.

한편, 담덕 독살계획이 실패하자 모용보의 책사인 풍발(정호근 분)은 책성으로 떠나는 담덕을 공격하여 독이 묻은 화살을 쏩니다. 담덕은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 졌는데, 장면이 바뀌고 담덕은 노예매매시장으로 압송됩니다. 담덕이 의문의 실종을 당하자 고구려조정은 발칵 뒤집힙니다. 수소문 끝에 개연수 소속 장군 하나가 담덕의 실종장소에서 사신 중의 한 명인 풍발의 노리개를 발견하고는 개연수에게 보고하지만 여기서 놀라운 음모가 진행됩니다. 개연수는 이 문제를 고국양왕에게 보고하지 아니하고 그냥 덮어버리는 대신 이 노리개를 이용하여 후연으로부터 많은 전쟁배상금을 받아내기로 작정합니다. 후연으로부터 전쟁배상금을 받는 것은 국익을 위해 좋은 일이지만 담덕왕자를 해친 사건을 이토록 처리하는 것은 사실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물론 개연수는 후연의 태자인 모용보와 이를 미끼로 극적인 합의를 이끌어냅니다.


독화살을 맞은 담덕이 목숨을 건진 것은 고국양왕인 아버지 이련(송용태 분)이 건네준 선대로부터 내려온 거울을 가슴에 품고 있었는데 화살이 그곳에 맞은 것입니다. 담덕은 살아서 말갈족 부족인 설도안과 함께 노예매매소굴로 끌려갑니다. 우두머리(수장)는 담덕을 감방에 처넣으며 대장이라고 부른 사나이 여석개(방형주 분)에게 따끔한 맛을 보여주라고 합니다. 여석개는 감방졸개들에게 담덕을 혼내주라고 하면서 자신도 직접 담덕을 구타합니다. 담덕이 여석개의 목을 누른 분풀이로 밤중에 여석개는 담덕의 목을 졸랐는데 의문의 사나이 돌비수(김정현 분)가 돌을 던져 담덕을 구합니다.

이즈음 설도안도 밖으로 끌려가서는 죽도록 얻어맞고는 다시 입실합니다. 담덕은 설도안에게 약을 구해 먹이는 등 정성스럽게 간호해 그를 살려냅니다. 설도안은 아버지가 고구려인에게 살해당해 적개심이 강하지만 담덕의 정성에 감복해 일단은 그와 협력하기로 합니다. 그런데 철광산에서 노예 10명을 사고 싶다고 합니다. 여석개는 눈엣가시 같은 담덕을 포함한 10명을 골라내어 데리고 나갑니다. 철광산에 팔려 가면 광산사고로 쥐도 새로 모르게 죽는 죽음의 길이기에 무슨 수를 써서라도 살아남아야 합니다. 철광산 측에서 노예를 사러 오자 노예상 성주인 수장은 경매를 시작합니다.

담덕의 차례가 되자 담덕은 순식간에 쇠사슬로 수장의 목을 누르고는 노예들을 모두 풀어주라고 합니다. 드디어 전세가 역전되나 싶었는데 수장은 팔꿈치로 담덕의 복부를 공격해 제압합니다. 아무리 용맹이 뛰어난 담덕이지만 손발에 쇠사슬이 채워진 상태에서는 힘을 쓸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광산사람들은 사나운 노예를 사지 못한다며 떠나갑니다. 화가 머리  끝까지 오른 수장은 여석개를 찾아서 담덕을 죽이라고 합니다. 여석개는 개싸움을 자청합니다. 개싸움이란 한 쪽이 죽을 때까지 개처럼 싸우는 살인경기입니다. 여석개는 지금까지 개싸움에서 한번도 진 적이 없다고 합니다.


여석개가 불리해지자 옆의 졸개가 여석개에게 칼을 던져주어 전세를 역전시킵니다. 그러나 담덕도 호락호락하게 당하지 않습니다. 정말 담덕과 여석개는 사력을 다해 싸웁니다. 싸우는 장면이 처절할 지경입니다. 보도를 보니 이 장면은 단순히 연기가 아니라 감독도 실제로 두 배우가 싸우도록 내버려두었다고 합니다. 드디어 담덕은 여석개의 목에 칼을 겨누고는 내리쳤지만 그냥 땅을 쳤을 분, 그의 목숨을 살려줍니다. 이게 나중에 큰 화를 불러옵니다. 담덕의 지나친 온정주의로 인해 나중에 탈출계획이 실패하고 궁지에 몰리게 되는 것입니다.

수장은 담덕과 여석개를 묶어놓고는 몽둥이세례를 퍼붓습니다. 담덕이 다시 감방으로 들어오자 그동안 여석개를 따르던 졸개들은 담덕을 대장으로 모시겠다고 합니다. 이 모습을 본 여석개는 분함을 참지 못합니다. 담덕은 사람은 누구나 같다면서 대장은 없다고 선언합니다. 감방 사람들은 여석개를 구타합니다. 담덕과 설도안은 의기투합하여 동지들을 모아 탈출계획을 모의합니다. 돌비수는 처음에는 반대했지만 결국 합류합니다. 잠을 자는 척하던 여석개는 이를 알고는 의도적으로 접근하여 자신도 탈출해 살고 싶다고 애원합니다. 자신은 감옥의 열쇠를 가지고 오겠다고 말합니다. 드디어 디데이. 여석개는 가지고 온 열쇠로 문을 열고 는 감옥의 감시병을 제압합니다. 그러나 이건 함정입니다. 탈출모의계획을 엿들은 여석개는 수장에게 보고해서는 미리 대비토록 만든 것입니다.


담덕은 여기서 또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른 것입니다. 여석개란 인물은 노예들 위에 군림하면서 피를 빨아먹은 인간말종입니다. 이런 놈을 개싸움에서 이긴 후 죽이지 않은 것도 실수이지만 이놈을 탈출계획에 끌어들인 것도 뼈아픈 실책입니다. 담덕은 이미 국내성전투에서 후연의 황태자 모용보를 사로잡은 후 연살타(홍경인 분) 등 고구려 백성들을 불에 태워 죽이려는 후연의 협박에 놀라 모용보를 풀어준 전력이 있습니다. 당시 고무대장군은 모용보를 풀어주지 못하게 하였지만 눈앞에서 죽어 가는 고구려 군사들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모용보를 풀어주었던 것입니다.

그 후 모용수와 모용보는 전력을 재정비하여 대대적인 공격을 감행해와 고구려군에게 큰 피해를 입혔습니다. 그 당시 담덕은 군율을 위반한 죄로 옥사에 감금되었는데, 고무대장군은 작은 이(利)를 위해 큰 뜻을 그르치지 말라는 가르침을 주었던 것입니다. 이런 뼈아픈 경험이 있는 담덕이 생사의 갈림길에 놓인 포로수용소에서 잘 알지도 못하는 여석개를 "아무 이유 없이 재미로 사람을 죽일 수는 없다"는 박애주의를 내세워 살려준 것은 천추의 한이 될 것입니다.

한편, 후연의 황제 모용수는 고구려 사신으로 가서 전쟁배상금으로 황금 3백만냥을 주기로 합의한 황태자 모용보에게 불같은 화를 냅니다. 모용수는 모용보의 동생 모용희에게 말갈 땅에 무기를 제공하여 고구려를 괴롭히도록 지시합니다. 모용희는 노예상의 성채를 찾아왔는데 성주인 우두머리는 후연의 태자를 깍듯이 모십니다. 모용희는 성주에게 고구려인들끼리 개싸움하는 장면을 보고 싶다고 주문했고, 성주는 탈출계획의 주모자인 담덕과 돌비수를 지목합니다. 오늘 제10회에서 두 사람의 개싸움 결과가 어찌될지, 그리고 모용희의 무리들이 고구려 태자인 담덕을 알아볼지 정말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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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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