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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준영 역의 성유리


▲ 고준영과 최재하의 사랑 만들기 시동

고준영(성유리 분)이 이준 할아버지(신구 분)가 지시한 고기를 잡으러 최재하(주상옥 분)와 함께 배를 타고 나갔는데 할아버지로부터 네 아버지라는 사람이 나타났다는 전화를 받은 준영은 포구로 가서 양아비지 고재철(엄효섭 분)을 발견합니다. 자신의 생부를 만나게 해주겠다고 거짓말하고는 양딸을 버리고 도망간 이후 10년 만에 만났지만 고재철은 "오늘 못 본 것으로 하지. 내가 죽었다고 생각해라"고 하며 그냥 가려고 해 준영은 "안 죽었잖아! 살아 있잖아!"라고 외치며 오열하면서 눈물을 흘립니다. 밥이라도 한 그릇 같이 먹고 가라는 딸의 요청도 외면한 채 아버지가 배에 오르자 준영은 바닷가 갈대밭에서 서러움에 몸부림칩니다. 준영이 더욱 서러운 것은 잘 산다던 양부가 동네이장을 만나 양모가 묻힌 땅을 시세보다 싸게 팔라달라고 했다는 이장의 전화를 받은 후입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최재하는 이런 상황에 아무런 말도 못하고 먼발치에게 바라만 보다가 홀로 발길을 돌립니다.

최재하가 이준 노인댁으로 돌아왔지만 아직도 준영이 귀가하지 않았습니다. 재하가 다시 해변으로 달려가니 준영은 그때까지 장승처럼 서 있었던 것입니다. 재하는 외투를 벗어 준영에게 걸어준 후 그녀를 업고 귀가합니다. 해가 저문 바닷가에서 은빛으로 빛나는 갈대의 모습이 황홀합니다. 등에 업힌 준영은 이곳 제주의 공기와 소리 그리고 풍경이 맛있다고 하는군요. 이와 같은 감정을 맛으로 표현하는 방식이 아리랑 4대명장인 성도희(전인화 분)의 친딸로 피를 그대로 물려받은 모습입니다. 두 사람의 사랑은 이렇게 하여 더욱 크게 싹트게 되는군요.

그런데 최재하에게는 이미 애인 하인주(서현진 분)가 있습니다. 극이 진행되면서 차츰 둘이 사귀어 애인이 되는 게 아니라 첫 장면부터 두 사람을 이미 애인으로 만들어 버린 게 이색적입니다. 그렇다면 최재하는 이미 애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준 할아버지 집에서 식모로 일하는 준영에게 필(feel)이 꽂혔다는 말이군요. 물론 재하가 할아버지로부터 문전박대를 당할 때 준영이 많이 도와주었으니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정이 들었을 법도 합니다. 이를 보면 여자만 고무신을 거꾸로 신는 게 아니라 남자도 운동화를 거꾸로 신을 가능성도 보여주는군요.


 


▲ 푸드쇼 행사장 주방의 신데렐라가 된 고준영

성도희는 하인주가 자기 몰래 사나래 백설희(김보연 분)와 손잡고 천상식본 2권 반환행사를 공동으로 개최한다는 보도에 뿔이 났지만 이미 물은 엎질러졌고 또 천상식본을 찾기 위한 것이라는 딸의 말에 그저 불편한 심기만 드러냅니다. 드디어 푸드 쇼(food show) 행사당일, 행사장소로 아리랑과 사나래의 조리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행사참석 귀빈들(100여명)에게 제공할 음식준비에 여념이 없습니다. 그런데 양측의 주방장은 모두 빠지고 아리랑 측은 하인주를, 사나래 측은 부주방장을 책임자로 내보냈고, 전체 감독은 하인주에게 맡겼는데요. 인주는 규정대로 불고기를 숯불에 굽지 않은 부주방장을 단칼에 내쫓습니다. 주방의 분위기가 싸늘해지는군요.

그리고 가장 힘들다는 갈비살을 준비하는 일은 인주가 직접 맡았는데요. 인주는 조금 전 만난 김도윤(이상우 분)을 생각하다가 그만 칼에 손을 베이고 말았습니다. 김도윤이 호텔 복도에서 춤꾼이었던 인주를 기억했지만 인주는 이런 장소에서 그를 만난 게 부담스러워 모른다고 오리발를 내밀었던 것입니다. 그러자 김도윤은 "송연우, 그 여자를 만나거든 코트를 돌려주면 고맙겠다고 전해달라"는 말을 남기고는 사라졌는데요. 인주는 지난번 클럽에서 도윤을 만난 후 밖으로 나와 춥다며 코트를 반강제로 빼앗아 입은 다음 돌아서는 도윤에게 "내 이름은 송연우이니 꼭 기억하라!"고 소리친 때문입니다. 이토록 창피한 일이 있었는데 김도윤이 신입으로 행사장 주방에 들어 왔으니 인주는 자꾸만 그를 신경 쓰다가 그만 실수를 저지른 것입니다.

이 장면을 본 최재하는 상처치료를 위해 인주를 병원으로 보냈는데 갈비살을 뜰 사람이 없어 난감해 하는 주방요리사들을 보고는 밖으로 나가 고준영을 데리고 들어온 것입니다. 그러면 고준영은 이 시각 어떻게 여기에 와 있었을까요? 10년 만에 양부와 잠시 얼굴만 보고 헤어져 귀가한 뒤 늦잠을 자고 일어나니 최재하는 떠나고 없습니다. 서운한 마음에 안절부절하는 데 재하로부터 걸려온 전화는 지금 그가 서울이 아닌 제주시에 있다는 것입니다. 준영은 할아버지가 간직한 천상식본 2권을 몰래 가지고 제주로 와서 재하에게 넘겨주는데요. 재하는 이를 그대로 받을 수 없다며 돌려주고는 주방에서 발생한 인주의 사고소식을 들었던 것입니다. 만약 재하의 이 책을 그대로 넙쭉 받았더라면 급 실망했을 텐데 인주에게 되돌려 준 것은 참 잘한 일입니다.

고준영은 능숙한 솜씨로 갈비살을 다듬고는 모두 손도 못 대는 민어를 나누어 포를 뜹니다. 물고기라면 준영의 전공분야이거든요. 주방의 모든 요리사들은 자신이 맡은 책무도 잊어버린 채 준영의 곁으로 몰려와 준영이 펼치는 신공에 넋을 잃습니다. 그러다 보니 곰국은 과열되고 부침개는 타기 시작합니다. 준영은 마치 주방의 총감독이라도 된 듯 이리저리 설치고(?) 다니며 이 모든 상황을 깔끔하게 정리하여 주방의 신데렐라가 되었습니다. 

 

 

▲ 행사장의 최고 주인공이 된 고준영

드디어 본 행사가 시작됩니다. 백설희는 하인주의 부상을 알고는 음식시연을 할 수 있을지 걱정했지만 할 수 있다는 말에 반신반의하면서 난생 처음 본 고준영에게 서브(주인공을 도와주는 역할)를 맡으라고 지시합니다. 백설희의 인사말이 끝나고 이제 시연할 차례입니다. 인주가 나서 큰 고기로 회를 만들어야 하지만 두 군데의 손가락 상처로 인해 힘을 쓸 수가 없습니다. 두 번이나 기회를 주었지만 실패하자 참관자들은 탄식을 합니다. 결국 인주는 준영에게 자리를 양보합니다.

객석의 최재하로부터 격려를 받은 준영은 쉼호흡을 한번하고는 능숙한 솜씨로 물고기의 포를 뜨고 신선로 같은 음식을 만드는 등 주어진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여 다시 한번 음식신공을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객석에서 성도희가 이 모습을 지켜보았는데, 준영이 자신의 친딸인줄 나중에 알면 얼마나 까무라 칠지 모르겠습니다.


 


▲ 천상식본 2권의 주인이 된 고준영의 인생역전

"뜰참자기공방"을 운영하는 이준은 실제 도공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는 최재하에게 "어른(선노인을 지칭)이 직접오라"고 했습니다. 이 말은 들은 재하는 할머니가 오면 책을 주려는 것으로 오해하고는 미소를 짓습니다. 선노인은 득달같이 달려왔습니다. 선노인이 이준을 오빠라고 부르는 것으로 봐서 서로 잘 아는 사이인 듯 합니다. 이준은 선노인에게 "이 책은 초희가 훔친 것이다. 그녀는 이미 위암으로 사망했지만 자신이 아리랑 명장에 오르지 못한 것은 자네 때문이라고 했고, 죽기 전에 가장 보고 싶은 사람도 자네라고 했다. 그렇지만 이 책의 주인은 따로 있다"고 했습니다. 이준은 장맛을 보여주며 바로 이 책의 주인이 담은 것이랍니다. 병든 초희가 그 아이 때문에 초희가 3년을 더 살았다고 했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고준영입니다.

그리고 보면 이준은 10년 전 양부로부터 버림받고 오갈데 없는 고준영을 데려다가 천상식본의 비법을 전수한 듯 합니다. 따라서 고준영은 단순히 할아버지 집에서 구박을 받아가면서 식성이 까다로운 영감의 비위를 맞추며 밥만 짓는 식모가 아니라 그의 수제자였던 것입니다. 지금까지 성도희는 천상식본 2권이 없어 더 이상 장맛을 발전시킬 수 없었고, 백설희는 가짜를 가지고 성대한 푸드쇼까지 열었는데, 고준영이 진품 천상식본(2권)의 주인이 되었으니 이제 요리계는 그녀의 손바닥에서 놀게 되겠군요. 너무 비약인가요? 선노인은 이준의 말을 떠올리며 푸드 쇼에서 신기를 펼친 고준영을 그윽한 눈초리로 바라봅니다. 


  

▲ 나쁜 남자가 되려는 김도윤과 고준영의 첫만남

고준영이 천상식본 2권을 가지고 제주행사장을 찾아와서는 최재하를 만난다는 설레임에 주차장에서 새까맣게 썬팅된 자동차의 차창을 거울삼아 인사하는 것을 예행연습을 하는데, 운전석에 앉아있던 김도윤은 어떤 미친 여자가 와서 이상한 행동을 하니 정말 웃기는 일입니다. 준영은 "다시 만나서 완전 반가워요. 어제 내가 너무 무거웠죠? 원래 되게 가벼운데 어제는 화장실을 못 가서. 하하"라고 원맨쇼를 했거든요. 이 모습을 지켜보던 김도윤은 자동차 문을 열고 나와 버렸는데 이 바람에 준영이 넘어집니다. 

준영은 아무 말도 없이 그냥 가려는 김도윤에게 "사과해라. 나 밖에 있는 거 알고서도 일부러 문 열지 않았냐. 내가 운동신경이 조금만 나빴어도 다쳤다. 거울이 닳는 것도 아니지 않으냐"고 따져 묻자, 도윤은 "닳는다. 내 차 거울은 닳는다"고 싸늘하게 답한 후 자리를 뜹니다. 김도윤과 하인주의 만남에서도 김도윤은 인주를 당황하게 만들어 오늘 행사에서 수모를 당하게 했는데, 김도윤은 고준영과의 첫 만남에서도 까도남(까칠한 도시의 남자)같은 장면을 연출해 나쁜 남자 이미지를 한동안 벗어나가 어려울 듯 합니다. MBC 홈페이지의 등장인물을 보면 고준영은 김도윤과 최재하로부터 동시에 사랑을 받는 여자라고 하는군요. 어찌되었던 하인주와 고준영은 김도윤이 백설희의 아들임을 알게 될 때는 또 한번 놀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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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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