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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준영 역의 성유리                                    성도희 역의 전인화 



▲ 선노인 주선으로 아리랑명장 후계자 후보에 오른 고준영 
 
사람의 운명이란 참으로 한 순간에 바뀌는가 봅니다. 예로부터 인명은 재천(在天)이라고 했지만 최근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많다보니 인명은 재차(在車)라는 말도 생겨났지요. 내가 아무리 운전을 잘해도, 내가 아무리 횡단보도 파란 신호등을 보고 걸어도 상대방의 자동차가 나를 덮치면 나의 의지와는 전혀 관계없이 난 운명이 바뀌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에서 김도윤(이상우 분)이 고준영(성유리 분)을 캠핑카에 태우고 어머니 백설희(김보연 분)가 보낸 승용차를 따돌리려고 역주행까지 하면서 달아나는 장면은 교통안전을 저해하는 심각한 문제였습니다.

<신들의 만찬>에서 고준영이 노름과 술에 찌든 양부 고재철(엄효섭 분)을 만난 것도 운명이었습니다. 생부인 하영범(정동환 분)이 술집여자와 바람을 피우고 이혼을 요청하자 충격을 받은 아내 성도희(전인화 분)가 팔목을 그어 자결을 시도하였고 이 모습을 본 어린 딸 하인주(고준영의 본명)는 놀란 나머지 호화유람선의 갑판위로 올라갔던 게 불행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래도 죽지 않고 살아나 고재철의 양딸이 되어 고준영이라는 이름으로 살아온 것은 불행 중 다행이었을까요? 그런데 이 양부마저 준영을 버리고 도망을 갔습니다. 그로부터 8년의 세월이 지났습니다. 준영이 까탈스러운 이준(신구 분) 할아버지를 만나 식모같은 생활을 하면서도 "천상식본 제2권"의 요리비법에 따라 요리를 배운 것은 그녀로는 행운이었습니다.

아리랑의 후계자가 되지 못해 이와 대적할 만한 사나래를 설립한 백설희는 그간 자취를 감추었던 천상식본 제2권을 입수했다며 이의 반환쇼를 개최했습니다. 성도희의 양녀인 하인주(본명 송연우/서현진 분)는 어머니가 애타게 찾았던 천상식본을 돌려 받으려고 백설희와 거래를 제의했는데, 희귀한 책의 반환행사에 아리랑의 후계자가 될 자신이 직접 요리시연을 하여 아리랑과 사나래가 경쟁관계가 아니라 협력관계임을 보여주는 한편, 책을 아리랑에 넘겨주는 조건이었습니다. 백설희는 이를 흔쾌히 수락합니다. 그런데 행사당일 하인주는 주방에 들어온 백설희의 아들 김도윤에게 신경을 쓰다가 손가락을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합니다. 마침 이 장면을 목격한 하인주의 애인 최재하(주상옥 분)가 이준 노인댁에서 만난 고준영을 주방으로 데리고 와서 갈비살과 민어회 등 요리를 맡겼고 준영은 전문가처럼 일을 해치웁니다.

드디어 요리시연행사장, 하인주의 보조자로 나선 고준영은 부상당한 인주가 손가락에 힘을 쓰지 못해 두 번이나 실수를 거듭하자 자신은 물러나고 대신 준영이 앞으로 나와 음식시연을 전문가 뺨치도록 잘 처리해 행사를 원만하게 마무리하는 일등공신이 됩니다. 하인주는 겉으로는 준영에게 감사를 표했지만, 이번 행사를 망친 자신을 자책하면서 주방으로 가서 주방기구들을 집어던지며 화풀이를 합니다.

하인주는 어머니 성도희에게 미안하다고 사죄했지만 성도희는 "네가 오늘 가장 잘못한 일은 네 귀한 손을 다치게 한 거다. 요리할 기회는 다시 만들면 된다. 서울에 올라가면 널 아리랑의 공식적인 수제자로 이사회에 올릴 거다. 넌 이미 자격이 충분하다'는 말로 위로합니다. 이를 보면 성도희는 지금까지도 현재의 하인주(본명 송연우)를 진짜 하인주(현재 고준영)로 착각하고 있는 듯 합니다. 당시 아무리 딸을 잃은 충격에 울부짖다가 송연우를 보고는 인주로 착각했다고는 하지만 그 후 오랜 기간 동안 한 집에서 생활해 오면서도 이 딸이 친딸이 아님을 눈치채지 못했음은 성도희가 정신이상이 아니고서야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런데도 성도희는 아리랑 4대 명장으로서 소임을 다하고 있음을 볼 때 그녀가 정신이상자라고는 생각할 수 없습니다.

성도희는 이사들이 모인 자리에서 후계자로 하인주를 지명할 계획입니다. 그런데 3대 명장인 선노인(정혜선 분)이 "아리랑의 후계자가 꼭 한 사람이어야만 하느냐"며 이의를 제기한 뒤 고준영을 들어오게 했습니다. 선노인은 "천상식본 재현 행사에서 아주 훌륭한 솜씨를 보인 아이다. 준영이 저 아이가 인주와 같이 후계자 수업을 받았으면 한다"고 선언했습니다. 지난 음식 쇼에서 고준영의 실력을 본 이사들도 선노인의 처사에는 반발합니다. 고준영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아리랑의 후계자 수업을 받게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반발하자 선노인은 "만약 저 아이가 아리랑에 폐를 끼친다면 내가 먼저 떠나겠다"며 고준영을 기어코 후계자 후보로 만들었습니다.


 


▲ 친딸인줄 꿈에도 모르는 성도희의 고준영 구박

그러면 선노인은 왜 고준영의 실력을 이토록 높이 평가했을까요? 선노인은 이준을 찾아가 그로부터 천상식본에 관한 비화를 들었습니다. 과거 동료였던 초희가 천상식본(제2권)을 훔쳐 나왔지만 그동안 무척 괴로워했고 위암으로 죽기 전까지 초희가 가장 보고 싶어했던 사람도 선노인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초희가 3년을 더 생존한 것은 고준영이 책에 있는 장 담그기를 재현했기 때문이라며 이 책의 주인은 고준영이라는 말을 한 사실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선노인은 고준영이 아리랑의 후계자가 될 충분한 자질과 능역이 있음을 알아본 것이지요. 선노인은 준영에게 "어떻게든 성도희 명장의 점수를 따라"고 지시했습니다. 이미 이준은 이미 천상식본(제2권)을 준영에게 주면 이를 가지고 네 마음대로 살라며 준영을 해방시켜주었습니다.,

그렇지만 성도희로서는 고준영이 자심의 친딸임을 꿈에도 모른 채 매정하게 대합니다. 준영은 성도희를 찾아가 "뭐든 시켜만 주시면 열심히 할 수 있다"고 사정했으나 성도희는 "난 아가씨를 수제자로 받아들일 마음이 전혀 없다"며 "이런 뻔뻔하고 무모함을 선 명장이 근성으로 착각했나 보다"라고 박대한 것입니다. 또 아리랑 주방에서조차 따돌림을 당했던 준영이 피곤해 인주의 침대에서 꼬꾸라져 잠든 모습을 본 성도희는 "그렇게 버릇이 없나? 부모님이 정말 힘들었겠다"며 또다시 모진 말을 합니다. 후일 고준영이 진짜 딸임을 알게 되면 성도희가 자신의 업보를 어찌 감당하려고 이토록 모질게 구는지 모를 일입니다.



 

▲ 하인주의 새로운 결심

한편 우여곡절 끝에 아리랑 주방으로 들어온 고준영에게 이제부터 본격적인 시련이 다가옵니다. 주방장 임도식(박상면 분)은 고준영에게 "다른 사람의 일을 방해해서는 안되며, 본인이 다쳐도 남을 다치게 해서도 안되고, 일은 스스로 찾아서 하라는 것"입니다. 임도식은 이런 지시를 하면서도 그래도 봐주려는 눈짓을 했지만, 문제는 부주방장 노영심(서이숙 분)입니다. 그녀는 눈에 쌍심지를 켜고 준영을 괴롭히기 시작합니다. 하루는 노영심과 고준영이 지단(겨란으로 만든 부침개의 일종)  만들기 시합이 붙었습니다. 준영은 지단을 공중에 던져 돌리는 화끈한 쇼로 노영심의 기를 팍 꺾어 놓았습니다. 노영심도 준영을 따라 해 보려다가 임도식의 얼굴에 지단을 날린 것은 코미디로군요. 이런 상황에서 하인주마저도 주방 근무자들에게 고준영을 잘 부탁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인주가 이리 변한 것은 고준영의 소지품에서 천상식본 2권을 발견한 때문으로 보여집니다. 인주는 지난 15년 동안 요리와 음식을 위해 달려왔지만 고준영이 단 하룻만에 자신과 같은 반열에 선 것을 참을 수 없습니다. 그녀는 "내 노력과 시간은 어찌되었나! 선 명장이 날 한번도 인정해 주지 않았는데 그 아이는 인정해 주었다"며 괴로워했거든요. 그러다가 이런 상황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준영과 선의의 경쟁을 하기로 결심한 듯 보여지네요.  물론 또 다른 복선이 있는지는 두고 보아야하겠지요. 

 




▲ 김도윤은 백설희가 보낸 스파이인가?

백설희의 아들 김도윤은 아리랑 주방에 신입사원으로 들어왔습니다. 그가 주방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나이트클럽에서 춤꾼으로 만난 하인주는 김도윤을 경계하다가 그만 손가락을 다쳐 푸드 쇼에서 망신을 당했지요. 주방 근무자 누구도 김도윤의 출신을 모르는 듯 했습니다. 김도윤은 홀로 주방에서 전복을 다듬다가 카메라를 꺼내 주방의 음식과 된장, 콩 등 여러 곳의 사진을 찍기도 하고 또 메모하기도 합니다.

그의 이런 행동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빨리 요리와 음식을 배우겠다는 사명감이요, 다른 하나는 아리랑의 음식재로와 성공비결에 대한 정보를 빼내려는 수작입니다. 아무래도 김도윤의 행동이 후자(後者)로 보여지는 건 웬일일까요?   

                                           [다음 메인에 게재되었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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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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