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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정한 연인처럼 서울성곽위로 오른 이윤지(이재신 역)와 조정석(은시경 역)




우리 일상생활에서 드라마의 영향력은 대단합니다. 주연배우가 착용하는 의상과 헤어스타일, 핸드백과 구두, 악서사리 등은 금방 매출이 증가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상품 제작자는 많은 후원금과 광고비를 부담하면서까지 각종 제품을 협찬합니다. 이런 제품분만 아니라 드라마 촬영지는 인기 있는 여행장소가 되고, 이들이 찾은 음식점은 소위 대박을 터뜨립니다.

이외에도 드라마에서 나타나는 현상은 우리의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MBC 주말드라마 <신들의 만찬>에서 주인공 주상욱(최재하 역)이 승용차를 급가속하면서 중앙선을 침범하여 불법으로 유턴(U-turn)하거나, 중앙선으로 달리다가 갑자기 여러 차선을 변경해 도로변으로 급정거하는 것은 공영방송에서 시청자들에게 교통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해제시키는 나쁜 사례입니다. 그래도 최근에는 운전 중에 휴대폰으로 통화를 할 때는 꼭 리시버를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지요.

그런데 <더킹 투하츠> 제7회에서 눈살을 찌푸리는 장면이 연출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의 왕제(王弟)인 이재하(이승기 분)와 북한 통일선전부 차장 김남일의 딸인 김항아(하지원 분)의 결혼 발표로 남북화해무드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재하의 여동생인 이재신(이윤지 분)은 가수로 활동하면서 딱딱한 왕실보다는 매우 자유분방한 생활을 즐기는 영혼의 소유자입니다. 그녀는 경호를 맡는 은시경 대위(조정석 분)를 은근히 좋아합니다. 이재신은 은시경을 유혹하여(?) 서울성곽으로 갔습니다. 야간의 서울성곽은 서울의 휘황찬란한 야경을 보며 연인들이 데이트하기 매우 좋은 장소입니다.

이재신은 성곽위로 오르려고 했습니다. 이 때 은시원이 성곽위로 올라가면 안 된다고 말렸으면 참 좋았을 텐데 오히려 재신이 오르는 것을 도와주고 스스로도 성곽위로 올라가 상의를 벗어 바닥에 깔고는 재신의 옆에 나란히 앉은 것입니다. 재신은 떨어지는 별똥별을 바라보며 소원을 빌라고 말하자 시경은 "그건 미신"이라고 거절하며 군인다운 면모를 과시합니다. 재신이 일부러 비는 척이라도 해 달라고 부탁하자 시경은 두 손을 맞잡고 기도자세를 취합니다. 잠시 후 재신은 "뭘 빌었느냐? 세계평화? 나라의 안보?"를 빌었느냐며 깔깔댑니다.

 

시경도 재신에게 뭘 빌었느냐고 묻자 재신은 "이번에 새로 나오는 앨범이 잘 되기를 빌었다"고 화답하네요. 이에 시경은 "공주님은 가수이기에 그걸 비는 것은 당연하고 전 군인이기에 나라의 안보를 비는 것은 당연하다. 가수는 되는데 왜 군인은 안 되느냐"고 항의하는군요. 이에 재신은 "빨리 별 달고 싶다면 몰라도 안보를 비는 것은 가식적"이라고 지적했는데, 시경은 "공주님이 술 마시고 노래하는 것도 군인들이 나라를 지키기에 가능한 것인데, 우리 덕을 보면서 왜 우리를 그렇게 비웃느냐"고 개탄합니다. 무안해진 재신은 음반이 나오지도 않은 신곡을 재신에게 들려주며 사과했습니다.

두 사람의 대화는 매우 교훈적입니다. 특히 은시경은 장교다운 모습을 잘 보여주었고 철없는 공주의 생각에 경종을 울렸습니다. 평소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며 국군의 고마움을 모르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서울성곽의 위로 올랐다는 것입니다. 성곽은 보존해야 할 문화재입니다. 그러고 성곽을 찾은 관광객들은 어떠한 경우에도 성곽위로 올라서는 아니 됩니다. 첫째는 관광객의 안전을 보호함이고 둘째는 문화재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물론 두 주인공이 성곽에 한번 올라갔다고 하여 성곽이 훼손되는 것은 아니겠지요. 그렇지만 공중파방송에서 이런 모습이 방영되면 문제는 시청자들에게 미치는 막강한 영향력입니다. 이 장면을 보고 문화재청에서 방송사에 항의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 대중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이런 장면은 자제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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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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