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일 역의 이준혁 김선우 역의 엄태웅
▲ 치밀하고 계획적인 엄태웅(김선우 역)의 복수작전
요즈음 드라마에 권선징악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주인공들이 착한 편과 악한 편으로 나뉘어져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음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MBC 월화드라마 <빛과 그림자>에서 착한 사람들은 강기태(안재욱 분)와 이정혜(남상미 분)를 포함한 주변인물들이며 악인들은 차수혁(이필모 분)과 장철환(전광렬 분) 그리고 조명국(이종원 분)입니다. MBC 주말드라마 <신들의 만찬>이 경우 악인은 하인주(서현진 분)와 백설희(김보연 분)이며, 착한 이들은 고준영(성유리 분)과 최재하(주상욱 분)를 포함한 주변인물들입니다. KBS 수목드라마 <적도의 남자>는 악인으로 이장일(이준혁 분)과 이용배(이원종 분) 그리고 진노식(김영철 분)이 등장하며, 착한 캐릭터는 김선우(엉태웅 분)와 한지원(이보영 분)을 포함한 주변사람들입니다. 사정이 이러하니 시청자들은 착한 사람이 악한 사람을 응징하는 것을 은근히 기대하게 되고 또 이게 실현되면 쾌재를 부릅니다.
아버지를 자청한 문태주(정호빈 분)의 도움으로 시력을 회복한 김선우는 12년 만에 귀국하여 이장일 검사와 그의 아버지 이용배를 처음 만난 자리에서 맹인행세를 하였지만, 광산전문가로서 감정인 자격으로 이장일 검사실에 멀쩡한 정상인으로 나타나 장일을 혼비백산하게 만들었습니다. 다만 이름만은 김선우가 아니라 데이빗 김이라는 미국이름을 사용했습니다. 선우는 수사중인 업체의 경우 광물매장량이 과장되었지만 오차는 흔히 있다고 말했습니다.
나중에 선우는 장일에게 전화를 걸어 "네가 조사중인 업체 사람들은 사기꾼"이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는데, 장일이 왜 사무실에서는 그리 말하지 않았느냐고 따지자 "수사관도 있어 네 체면 봐주느라고 그랬다"고 태연하게 응수합니다. 선우가 눈을 떴다는 말을 들은 이용배는 안절부절 하면서 진노식에게 알리려고 했지만 장일은 이를 말립니다.
장일을 사무실로 초대한 선우는 장일의 눈치를 보며 그에게 뼈 있는 과거사를 담담하게 말합니다. "진노식이 너에게 장학금을 준 것은 일종의 투자였을 게다. 나중에 곤란한 부탁을 하려고 말이다. 우리 시골학교 한번 가보자! 장일아! 왜 그랬어? 나한테 왜 그랬어? 우리 아버지 돌아가신 것 말이야. 최광춘 아저씨와 금줄만이 제대로 이야기했는데, 친한 친구인 네가 이야기해 주었어야지. 네가 대학합격 잔칫날 검사가 되면 우리 아버지사건 제대로 수사해 주겠다고 약속했잖아! 그 약속 지켜라! 아버지는 자살한 게 아니야! 내가 아버지 발견했던 것 기억이 난다. 네가 경찰서에 함께 가주고 옆에 있어서 의지가 되었다." 사색이 된 장일이 "난 형사부 소속이 아니라 직접 도울 수는 없지만 형사부 후배에게 이야기 해 주겠다"고 겨우 말합니다. 귀가한 장일은 사시나무 떨듯 하며 식은 담을 흘리면서 옷을 입은 채로 침대로 들어가서는 아버지 이용배에게 춥다며 창문을 닫으라고 합니다. 변죽만을 울리는 듯 하면서도 정곡을 찌른 선우의 돌려치기에 장일은 완전히 정신줄을 놓은 모습입니다.
▲ 진노식과 이장일의 지저분한 진실게임
김선우는 진노식의 후처가 데리고 온 박윤주(김혜은 분)와도 잘 아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미국에 있을 때 알았다고 했습니다. 진노식과 박윤주 부녀가 기다리는 호텔 레스토랑에 김선우가 나타나서는 진노식에게 자신이 누구인지 알렸습니다. 진노식은 이장일을 불러 김선우가 데이빗 김이 되어 나타났는데 왜 이 사실을 자기에게 알리지 않았느냐고 힐난합니다. 장일은 내가 왜 이야기를 해야 하느냐고 반문하는데, 진노식은 "이 검사와 이용배 그리고 나는 이미 한 배를 탔다. 김선우가 사업 때문에 입국한 것이 아니다. 그의 행적과 출입국 등을 잘 조사해 보라"고 지시합니다. 그러나 이장일은 이제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 듯 합니다. "진 회장이 뭔데 나에게 명령하나? 실수도 진 회장이 했고, 아버지는 거절 못하고 심부름만 했다"고 대꾸한 것입니다. 기가 막힌 진노식은 네 아버지는 무죄라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했는데, 장일은 회장보다 죄가 가볍다고 응수합니다.
그러자 진노식은 결정타를 날립니다. "김경태(김선우 양부)를 산으로 데리고 갔을 때 살아 있었다면 어찌되느냐?"고 되물은 것입니다. 장일로서는 처음 듣는 말이지만 진노식으로서는 장일을 꼼짝 못하게 할 비장의 무기입니다. 진노식이 이를 안 것은 박수무당 최광춘(이재용 분)이 이용배를 협박하기 위해 보낸 편지에 이 사실을 폭로했고, 생각이 단순했던 이용배는 이를 진노식에게 보고했을 것입니다. 글쓴이는 법은 잘 모르지만 이용배가 김경필(이대연 분)을 자살로 위장하기 위해 목을 매다는 순간 살아 있었는지 여부에 따라 죄 값이 엄청 달라집니다. 만일 살아 있었다면 진노식은 폭행 및 살인미수죄, 이용배는 살인죄가 될 것이고, 반대로 죽어 있었다면 진노식은 살인죄, 이용배는 살인방조죄와 시신은익죄에 해당할 것이니까요.
김선우는 이미 당시 수사를 담당했던 형사를 찾아가 자문을 구한 뒤 경찰서에 사건의 재수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한 상태입니다. 다만 피진정인은 진노식 회장 한 사람으로 했는데, 이장일과 이용배에 대하여는 차근차근 처리하겠다고 했습니다. 경찰이 피진정인 진노식을 수사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이용배를 물고늘어질 것이고 아버지를 변호하려고 이장일도 여기에 끼어 들 것입니다.
▲ 드라마의 흐름을 좌우할 최수미의 분노
김선우의 치밀한 작전에 지금 이장일은 피를 말리고 있지만 선우가 아니어도 장일은 또 다른 큰 장애물을 넘어야 합니다. 바로 유명한 미술가가 되어 귀국한 최수미(임정은 분)입니다. 수미는 박수무당의 딸이라고 자신을 무시하는 이장일이 싫습니다. 오랜 시일이 지났음에도 싸늘한 눈빛을 보내는 장일에게 여전히 나를 무시한다고 쏘아 붙였습니다. 그런데 장일의 반응은 생각보다 더욱 싸늘합니다. "네 아버지가 나에게 널 만나지 말라고 했다. 왜 내가 검찰로비에서 네 아버지 따위를 만나야 하나!"고 막말을 한 것입니다. 최수미의 아버지 최광춘은 장일의 아버지가 선우의 양부를 죽이는 현장을 목격했기에 딸이 그의 아들과 교제하고 어울리는 것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최수미는 "나를 경멸하고 무시한 것을 반드시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작업실로 돌아온 최수미는 오래된 작품박스에서 이장일이 김선우를 살해하려 한 현장의 그림을 꺼내고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이장일, 난 그 날 그기에 있었다"고 중얼거렸습니다. 그러고 보면 최광춘-수미 부녀(父女)는 이용배-장일 부자(父子)의 범죄행위를 가장 가까이에서 목격한 증인이로군요. 그런데 왜 12년 전 최수미는 서울의 이장일 집을 방문해 그와 동침을 했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됩니다. 물론 이장일로서는 한지원의 마음을 잡지 못한 울분을 수미에게 발산한 느낌도 들지만, 수미로서는 자신을 무시하며 김선우를 죽이려했다가 장님으로 만든 그의 품에 안긴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불가사의한 일입니다. 비상삭적인 집착이라고 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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