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개토태왕 역의 이태곤
당초 80부작으로 계획되었던 대하역사드라마 <광개토태왕>이 12부를 연장하여 92부를 끝으로 드디어 종영되었습니다. 처음 방영이 시작된 후 일부 시청자들은 지나친 역사왜곡을 비판했습니다. 이에 대해 글쓴이는 <광개토태왕 역사왜곡 비판받아야 하나>라는 글을 올렸는데요. 이는 비록 독자(獨子)인 담덕왕자에게 형인 담망왕자가 있다는 설정을 하더라도 우리 역사상 중원제패의 꿈을 가지고 실제로 중원의 주인공이 되었던 위대한 대왕이 있었음을 알려주는 것이라면 실제의 역사를 조명하는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가공의 이야기를 가미하는 드라마에서 극의 재미를 위해 새로운 인물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담덕은 광개토태왕으로 취임 후 주변국과의 끊임없는 전쟁을 통해 종국적으로 남쪽의 백제와 신라 그리고 왜, 북쪽으로는 후연, 비려, 말갈, 북위까지 제후국으로 삼음으로써 명실상부하게 중원의 주인으로 우뚝 선 쾌거를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고려의 무신정권시절 무신들이 천하를 호령하면서도 국방을 게을리 하여 몽골의 침입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고려의 조정과 비교할 때 더욱 그러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는 그 결과이며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개연성이 없는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하고 시청자 속이기가 늘어나는 등의 문제가 많았음을 자각했습니다. 드라마를 시청하면서 아쉬웠던 장면을 지적해 보겠습니다.
① 영웅의 필수 코스인 담덕왕자의 노예생활
역사적인 영웅들은 하나 같이 성장기에 노예생활을 통과의례로 치르는 모습입니다. 가야국을 창시한 <김수로>도 노예시장으로 끌려갔고, 황산벌 전투의 영웅인 백제의 계백 장군도 신라군의 노예(생구)가 되었는데, 광개토태왕도 예외가 아니더군요. 이들은 모두 노예상태에서 죽을 고비를 넘기며 나중에 더욱 강한 모습으로 변하는 뻔한 스토리로 연결됩니다.
담덕(이태곤 분)은 후연의 풍발(정호근 분)일행에게 역습을 당해 화살을 맞고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 졌는데, 장면이 바뀌어 무갑(유종근 분)의 노예성채에 모습을 드러낸 것입니다. 여기서 감방장 격인 백정출신 여석개(방형주 분)를 만나 나중에 그는 천군의 수석부장까지 올랐고, 말갈족 설도안(김규철 분)의 도움으로 함께 노예성채를 탈출하였지만 나중에 원수지간으로 변했습니다. 또 정체를 알 수 없는 돌비수(김정현 분)는 중간에 핫바지 바람 새듯 사라져 버렸으며, 담덕일행을 잡으려는 화적떼의 부대장 황회(김명수 분)는 담덕이라는 인물을 알아보고 그를 탈출시키는 일등공신이 되어 천군대장과 고구려군의 2인자인 부(副) 대장군에 오르게 됩니다. 노예생활을 하며 설도안을 제외하고 여러 충복을 얻은 셈이지요. 이런 뻔한 스토리는 다소 식상했습니다.
② 담망왕자의 등장과 과도한 시청자 속이기
일부 시청자들은 역사왜곡에 대해 크게 비판했습니다. 그 중의 하나는 독자(獨子)였던 담덕에게 담망(정태우 분)이라는 형을 내세운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장자가 우선적으로 왕위를 이어 받는 전통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담망은 궁에 남아 왕자로서의 덕을 쌓으며 제왕의 길을 걸었고, 담덕은 종친인 고무대장군(김진태 분)을 따라 전장을 누비며 호연지기를 기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후연의 풍발일행이 고구려로 들어와 담망-담닥 왕자 사이를 이간질하였고, 담덕을 견제하려는 국상 개연수(최동준 분)와 동생 가렴의 참수에 대해 원한을 품은 대신 가라지(오욱철 분)가 담덕을 살해하려고 담망왕자에게 접근했을 때, 담망은 궁궐에서 믿을 사람은 오로지 가라지 공(公) 뿐이라고 하여 찌질한 왕자의 캐릭터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아우 담덕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기 위한 계략으로 드러나서 시청자들을 완벽하게 속았고, 담망은 담덕대신 적들의 화살을 맞고 의로운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이처럼 과도한 설정과 낚시는 시청자들의 공분(公憤)을 산 것으로 보입니다.
③ 국상 개연수의 대의명분 없는 역모
일반적으로 역모란 어느 정도의 정당성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왕이 무능하여 백성을 토탄에 빠지게 하거나 비효율적인 군대의 작전으로 외적의 침입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할 때, 또는 임금의 외척이 발호하여 국정을 농간할 때 이를 바로 잡기 위해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런데 국상 개연수는 담덕이 태자가 되고 나중에 대왕이 되면 자신들의 가문이 위협을 받을 것이라는 사사로운 감정뿐이었고, 차마 이를 밝힐 수 없으니 대외에 내세운 명분은 담덕이 호전적이어서 그가 왕이 되면 고구려가 외적과 자주 싸우게 되어 백성을 괴롭힌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저자거리에는 담덕의 인기가 하늘을 찌를 때이므로 국상의 거짓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처사이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신 중 상당수가 개연수의 수족처럼 행동하면서 담덕을 견제하여 한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는 위정자들이었습니다.
④ 딸마저 자신의 권력욕에 이용한 파렴치한 국상
국상 개연수는 후연과 내통하면서 또 담덕에게 원한을 가진 가라지를 이용하여 담덕을 제거하려 하였지만 결국 실패하자 그는 책사를 자처하는 모수의 건의를 받아 담덕을 사위로 맞아들이기로 합니다. 그가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는 임금의 사위가 되면 천군만마를 얻은 것으로 생각한 듯 했는데, 결국 그는 "새로운 개연수의 시대를 열겠다"며 역모를 선포합니다. 그는 후연에서 모함을 당한 후 겨우 살아 돌아오는 담덕태자를 생포하라고 측근인 안시성 성주 해모월(김영기 분)에게 명령을 내립니다.
담덕의 포부와 인감됨됨이에 감격한 해모월이 변심하여 담덕의 편에 서고 고무대장군의 군대가 왕궁으로 들어와 개연수는 담덕의 손에 죽었지만 사위인 담덕을 죽이려는 그의 그릇된 이기심은 딸 도영(오지은 분)을 나락의 구렁텅이로 빠지게 만듭니다. 아무리 권력이 좋지만 딸을 권력의 도구로 활용하는 못된 아비의 천인공노할 만행에 치를 떨었습니다.
⑤ 무능한 군주의 전형을 보여준 고국양왕
제18대 고국양왕 이련(송용태 분)은 재임 중 내치와 외치를 단단히 하여 광개토태왕이 중원정벌의 꿈을 이루도록 기초를 튼튼히 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이련은 우유부단하고 나약한 군주의 전형을 보여줍니다. 편전에서 중요한 국사를 논할 때도 꼭 마지막은 국상 개연수의 의견을 물은 후 "국상의 뜻대로 알아서 처리하라"고 지시합니다. 임금은 국상이 고무대장군과 담덕을 견제하려는 것도 모른 채 모든 국정이 국상의 손에 놀아나도록 방치한 형국입니다. 솔직히 이런 상황이라면 고무대장군이 국상 일파를 모두 내몰아도 좋으련만 국상은 정치에는 일체 관여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국상 개연수가 역모를 일으켜 천군 황회의 도움으로 왕궁 비밀장소에 은신해 있을 때 개연수는 임금을 찾아 옥새를 손에 넣기 위해 저자거리에서 담덕을 처단한다는 방(傍)을 내걸었습니다. 놀란 임금은 황후와 함께 옥새를 직접 들고 담덕일행과 대치중인 마당으로 나와서는 개연수에게 "옥새를 줄 테니 태자 담덕을 살려달라"고 애걸하는 모습을 보여 참으로 눈꼴사나웠습니다. 이는 아들을 살리려는 애틋한 부정(父情)이지만 국왕으로서의 행동은 아니었던 것입니다. 고국양왕에게 안긴 이런 치욕은 역사왜곡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⑥ 풍발의 간계에 속은 고운의 어이없는 변절
국상 개연수의 아들 고운(김승수 분)은 상단을 이끄는 장사꾼으로 위장하여 후연에 잠입해 고구려 조정에 후연관련정보를 제공하는 정보통이었습니다. 그는 아버지가 담덕태자와 맞서려는 것에 대해 항상 이를 바로잡고자 노력하는 등 고구려 조정의 충신입니다. 그런데 후연에서 아버지 역모소식을 듣고 귀국 중 풍발로부터 "자네는 고구려의 신하가 아니라 역적의 아들"이라는 말을 듣게 됩니다.
고운은 왕궁에서 임금의 옥좌에 앉아있던 아버지를 발견하고는 크게 놀랐지만 곧바로 들이닥친 담덕일행으로 인해 아버지는 아들을 기절시켜 뒤에 숨깁니다. 결국 담덕은 개연수를 살해했는데 의식을 회복한 고운은 이 장면을 몰래 보며 소스라치게 놀랍니다. 나중에 저자거리에 효수된 아버지의 목을 수습하려던 고운은 군사들에게 잡혀 담덕에게 끌려갔는데, 그를 방면하라는 담덕의 말에 고운은 "태자가 내 아비를 죽였으니 난 고구려 신하가 아니다"라는 말을 남기고는 떠납니다.
또다시 풍발을 만난 고운은 담덕이 자신을 죽일 것이라는 말을 듣고는 복수심을 불태웁니다. 고운이 이리도 쉽게 담덕을 배신한 것은 웃기는 일입니다. 아무리 후연에 오래 머물러 있었다고는 하지만 풍발이 그동안 담덕을 제거하려고 벌인 일에 대해 알고 있을 테인데 이토록 허술하게 그의 간교한 세 치 혀에 넘어가는지 정말 황당한 일입니다.
⑦ 매끄럽지 못한 고무대장군 백의종군 처리
담덕태자가 고구려의 제19대 광개토태왕으로 즉위한 후 처음 단행한 논공행상 및 인사조치에서 고무대장군을 허울뿐인 종친부의장 및 왕사 직을 수여했습니다. 인사가 발표되고 대왕과 고무가 자리를 뜨자 전후사정을 모르는 대신들은 목청을 높여 이에 대해 갑론을박했습니다. 특히 고무대장군을 따랐던 장수들은 불같이 화를 내며 반발하였고, 고무의 아들 고창(남성진 분)은 "'아버지를 견제하다니 그가 역심이라도 품었냐"며 분을 삭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인사는 고무가 대왕에게 인사권자로서 자신을 내치도록 일부러 도발한 것임이 밝혀졌습니다. 고무에게 대왕이 단신으로 찾아와 무릎을 꿇은 것입니다. 대왕은 고무에게 "정말 송구하다. 은공에 보답하지 못했다. 할아버지의 공에 불효로 갚았다. 용서해 달라"고 청합니다. 놀란 고무는 대왕의 손을 잡고 "그 마음 정말 고맙다. 난 무거운 짐을 내려놓게 되어 오히려 홀가분하다. 무엇보다도 곁에서 대왕을 보필할 기회가 주어진데 대하여 황공할 따름"이라고 화답한 것입니다. 고무가 중앙군 훈련장에서 더욱 훈련에 집중한 것도, 또 연회장에서 먼저 술잔을 입에 갖다 대는 등 불손한 행동을 한 것은 일부러 그런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대신들 앞에서 대왕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여 대왕이 자신을 버리도록 유도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지만 이런 숨겨진 의도에도 불구하고 고무대장군이 뜬금없이 대왕에게 맞선 모습을 보여주어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한 것은 제작진에게 좋은 점수를 주고 싶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고무대장군이 대왕에게 지금까지처럼 충성스런 신하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사전에 미리 "대장군 직을 내놓고 백의종군 할 것임"을 대왕에게 건의했으면 좋았을 것입니다. 이 경우 편전에서 대왕이 고무를 국상에 임명할 것이라고 의중을 밝힘과 동시에 고무가 고사하는 모양새를 취했더라면 고무지지세력도 또 그 아들 고창도 이에 반발하지 않고 수긍했을 테니까요.
⑧ 백제로 간 태자비 도영의 무리수
아버지 국상 개연수가 반란을 일으켜 피살된 후 그의 목이 저자거리에 효수되자 그의 딸 도영은 비록 태자비이지만 궁으로 들어가지 못합니다. 그녀는 담덕태자가 자기를 애타고 찾고 있음을 알고도 일부러 피했는데 이는 정말 잘 한 처신입니다. 만약 그녀가 궁으로 들어갔더라면 반역자의 딸에 대한 처분을 두고 대신들은 두 패로 나뉘어 갑론을박하였을 것입니다. 그녀가 홀로 떠돌다 위기에 처했을 때 백제의 아신 관미성 성주(후일 백제 아신왕)의 도움으로 백제로 갔으며 광개토태왕이 설지(김정화 분)를 보내 도영을 찾았지만 그녀는 고구려 귀환을 거부했습니다.
나중에 백제와 고구려가 국운을 걸고 전쟁을 벌일 때 도영은 광개토태왕을 흥안성 지휘소로 찾아가 백제가 고구려를 치기 위해 동진 및 후연을 끌어들이려 하니 오랑캐가 들어와 고구려와 백제의 백성을 해치지 못하도록 막아달라고 간청하였고, 고구려군의 위례성 함락전투에서 태왕이 백제 아신왕(박정철 분)에게 쏜 화살을 대신 맞아 극적으로 사망해 양국간의 전쟁을 종식시키고 백제가 고구려에 항복하는 계기를 마련한 것은 높이 평가할 만 합니다.
그러나 도영은 백제의 아신의 도움을 받는 것보다는 아버지 개연수가 반역죄로 처형된 후 속세를 떠나 불가(佛家)에 귀의하여 남은 삶을 조국 고구려의 품에서 보내는 게 훨씬 모양새가 좋았을 것으로 판단합니다.
⑨ 핫바지 방귀처럼 슬그머니 사라진 돌비수
돌비수는 담덕왕자가 무갑의 노예성채에 감금되었을 때 설도안과 함께 처음 등장한 노예였습니다. 그 당시 여석개는 감방장으로 무갑의 충복인 개가되어 수감자들 위에 군림하는 폭군 같은 존재였지요. 돌비수는 담덕이 여석개 또는 설도안과 맞서 싸울 때 특유의 돌맹이를 날려 담덕 편에 선 든든한 지원자였습니다. 나중에 무갑에게 이용만 당한 여석개가 변심하여 성채에 불을 지르고 담덕일행이 탈출할 때도 돌비수는 함께 행동했습니다.
담덕일행을 잡으러 왔던 화적단의 황회가 담덕이 고구려 왕자임을 알고는 충성을 맹세하고 무사히 안전지대로 도피한 상태에서 설도안이 말갈의 부족으로 돌아갈 때도 돌비수는 항상 담덕편에 섰습니다. 그 후 돌비수는 황회 및 여석개와 함께 후연과 말갈족을 물리쳐 국내성으로 돌아와 천군에 편성되어 군직까지 부여받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돌연 돌비수가 드라마에서 사라졌습니다. 시청자들은 사라진 돌비수를 다시 출연시키라고 아우성을 쳤지만 제작진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제51회에서 거란의 대족장이 사신으로 온 돌비수를 죽였다는 말을 했습니다. 고구려 제19대 광개토태왕에 오른 임금은 약연과의 국혼을 앞두고 주변국가들을 국혼에 참석하도록 초청하는 사신단을 파견한 것입니다.
국혼을 맞이하여 후연, 말갈, 백제, 신라 등 주변국가에서는 모두 선물(고구려 포로석방 또는 백성들의 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가지고 참석하였지만 거란만이 유일하게 불참했습니다. 대왕은 돌비수를 거란에 사신단으로 보냈다고 하면서 신하들에게 아무런 소식이 없느냐고 물었고, 신하들은 소식이 없었다고 대답했습니다. 이런 일이 있었다면 돌비수가 거란에 사신으로 갔다가 봉변을 당하는 장면을 보여주었을 텐데 아무런 장면도 보여주지 못하고 립서비스만 했습니다. 아마도 돌비수 역의 배우 김정현에게 불가피한 사정이 발생한 듯 하지만 이는 정말 시청자를 배려하지 못한 처사입니다.
⑩ 고운에게 지나친 관용을 베푼 광개토태왕
고구려를 배신하고 후연으로 들어간 고운은 나중에 후연 황태자 모용보(임호 분)의 양자가 되어 모용운이라는 이름을 얻고는 황자가 되었는데요. 요동성에서 고무대장군이 포로로 사로잡힌 아들 고창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단신으로 후연 모용수(김동현 분) 황제와 마지막 일전을 벌였습니다. 고무는 폐결핵으로 힘이 빠져 결국 패하여 목숨을 잃게 되었는데, 모용운은 후연의 조문단을 이끌고 고구려로 왔습니다.
그는 고구려에서 비리를 저질러 목숨이 위태로운 대신 계송을 회유하고 협박하여 고구려의 군사기밀을 빼냈고, 기밀은 1/2은 이미 후연에게 넘어갔습니다. 모용운은 이를 간파한 고구려 군에게 생포되었지만 그는 오히려 죄 없는 후연 사신단을 공격한 여석개를 처벌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계송일파는 처형을 당하기 전 모용운이 지시한 일이라고 자백했습니다.
일이 꼬인 것을 안 후연의 모용보는 고구려 광개토태왕에게 이번 일은 자신들과 무관하며 모용운을 파양하고 파직했다는 칙서를 보냈고 태왕은 이를 모용운에게 보여주었지만 모용운은 고구려 벗에게 이미 배신당했으니 후연의 배신은 개의치 않는다고 말합니다. 모용운은 "담덕 네놈을 꼭 무너뜨릴 것이며, 절대로 고개를 숙이지 않겠다"고 큰소리칩니다. 이 정도면 이미 사신의 지위도 상실했고 또 직접 복수의 화신임을 확인했을 텐데, 태왕은 "끝까지 자네를 설득해 벗으로 곁에 두겠다"고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결국 살아남기 위한 한 방편으로 모용운은 "고구려에 충성할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고, 태왕은 그를 살려 후연으로 다시 돌려보냅니다. 그는 막판 풍발의 도움으로 후연의 황제가 되었고 광개토태왕에게 사로 잡혔으나 그를 살려 후연의 새로운 황제로 책봉해 형제국으로 만들어 양국간의 적대관계를 청산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고운으로 인해 고구려가 당한 피해를 생각한다면 태왕의 지나친 관용주의를 높이 평가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 오랜 기간동안 수고하신 광개토태왕 출연진과 제작진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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