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미 역의 임정은
▲ 김선우-한지원 커플의 달달한 키스
김선우(엄태웅 분)에 대한 한지원(이보영 분)의 섭섭한 마음은 그만큼 그를 사랑했기에 더욱 컸습니다. 선우의 마음을 알 수 없는 지원으로서는 자신의 사진을 간직하고 있었으면서 도 모른 척한 선우를 쉽게 이해할 수 없었고 따라서 자신을 가지고 놀았다고 생각하니 분노마저 치솟았습니다. 이런 지원의 안타까운 마음을 모를 리 없는 선우는 지원을 만나 비로소 속내를 털어놓습니다. 선우는 지원에게 "내가 왜 당신 손을 바로잡을 수 없었는지 이야기하겠다. 나는 힘든 숙제를 안고 있다. 지원 씨와 둘만 행복하고 싶은데, 내 마음에는 큰 바위가 있다. 내 지독한 증오심을 두고 지원 씨를 만나고 싶지 않았다"며 진정서를 보여주면서 그동안의 일을 설명했습니다.
선우는 "이제 절대 보내지 않겠다. 나도 떠나지 않겠다. 평생 빚을 갚으며 살 기회를 달라. 평생 기다리겠다"고 애원했지만, 지원은 "앞이 안보일 때는 그걸 이유로 나를 떠나더니 이제 돌아와서는 다른 이유로 내 옆에 없었다"며 돌아섰습니다. 그렇지만 지원도 과거 선우를 만나며 행복했던 순간들을 떠올리며 "선우가 눈을 뜬 사실만으로도 기뻐해야 하는데, 나는 내 욕심만 차렸다"며 반성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지원은 선우가 미국으로 떠난 후 챙겨 두었던 짐을 선우의 책상에 놓아두고는 처음 만났던 햇빛공원으로 선우를 불러내었습니다. 짐 속에서 자신이 보낸 진심이 담긴 편지를 지원이 보관하고 있었음을 알게된 선우는 지원에게 다가가 그녀를 포옹합니다. 지원도 "선우가 내 옆에 있으니 좋다"고 화답하자 둘은 자연스럽게 달달한 키스를 하며 해묵은 감정을 말끔히 씻어냅니다. 그 후 지원은 선우를 매우 살갑게 대해 예전의 모습을 되찾은 듯 합니다.
▲ 반전의 여자 최수미의 헷갈리는 참고인 진술
김경필(이대연 분)의 자살사건관련 진정서 수사를 맡은 검찰에서는 최광춘-최수미 부녀를 참고인으로 불러 증언을 들었습니다. 최광춘(이재용 분)은 검찰출석을 앞두고 김경필이 나타나 도와달라는 악몽을 꾸었지만 그는 담당 신준호(강지섭 분) 검사에게 선우 아버지 김경필은 자살이 아닌 타살이며 선우를 죽이려 한 사건도 이와 연관된 사람이 한 짓일 것이라는 애매한 진술을 하고 말았습니다. 한 때 딸인 최수미(임정은 분)가 아버지에게 사건당시의 목격한 사실에 대해 비밀을 지켜 달라고 요구했지만 수미가 이미 미련을 끊었다고 했음에도 최광춘은 딸의 편에 선 것으로 보여집니다.
반면 최수미의 진술은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수미는 신 검사 앞에서 당당하게 말을 시작했습니다. "아저씨가 자살을 할 리가 없다. 15년 전 진정서를 내려가던 선우가 사고를 당했다. 누군가 계획적으로 막은 거다. 누가 계획적으로 진정서를 못 내게 했으니 그 사람을 조사하면 선우 아버지 사건은 자연스럽게 풀린다. 그리고 그 사람도 벌을 받아야 한다. 살인미수에 선우가 죽은 줄 알로 바닷가로 굴렸으니 사채유기미수까지 더해 질 것이다." 신 검사는 김선우를 그렇게 만든 사람이 누구냐고 물은 데 대해 수미는 마음속으로 "이 사건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이장일 검사"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답변을 회피합니다.
신 검사는 김경필 씨가 뒷산에서 발견된 상황이 기억나느냐고 물었는데, 수미는 이외로 기억이 난다고 했습니다. 사실 수미는 장일이 선우를 죽이려는 장면은 목격했지만 김경필의 사고상황은 목격하는 대신 아버지 최광춘으로부터 들은 말이기에 왜 기억난다고 답변했는지 이상하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런데 수미의 말은 정말 이외입니다. "화실에서 늦게까지 그림을 그리다가 나중에 알았는데 매우 큰 충격이었다. 선우와 아저씨는 사이좋은 부자(父子)였다. 그런데 자살소식에 마음이 너무 아프고 후회도 되었다. 내가 본걸 선우에게 말해 주었어야 했는데∼"라고 말꼬리를 흐린 것입니다. 이 장면에서 참고인 조사를 지켜보는 이장일은 그야말로 피가 거꾸로 솟구칠 지경입니다. 수미가 자신의 범행뿐만 아니라 아버지의 범행도 목격했을 가능성 때문입니다. 숨을 죽이고 수미의 입을 주시하는 건 이장일 뿐만은 아닙니다. 시청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수미가 본 것이 무엇인지 일촉즉발의 순간입니다.
그런데 수미가 한 말은 모두를 경악케 했습니다. 이장일은 안도했지만 시청자로서는 배신감이 들었으니까요. 무엇을 보았느냐는 신 검사의 말에 수미는 "이런 걸 말하면 수사에 혼선을 줄 것 같은데 여기까지만 말하겠다"고 대답한 것입니다. 신 검사는 김선우에게 말하지 않아 후회하는 게 뭐냐고 거듭 물었고, 수미는 마지못해 "아저씨가 아주 힘없고 슬픈 얼굴로 시장 철물점에서 빨래줄 같기도 하고 등산용 로프 같기도 한 것을 사고 있었다. 인사를 했는데 받는 둥 마는 둥 평소와 달랐다. 그 땐 몰랐는데 다음날 아저씨 소식을 듣고 그 말 (이렇게 살아서 뭐하겠냐?")뜻이 뭔지 알았다. 아저씨는 그 날 자살을 결심하신 거였다. 당장 선우에게 달려가 아저씨가 이상하다고 말해 주었어야했다"고 답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쇼핑백에 담아 가지고 온 화첩에서 선우 아버지의 축 처진 모습이 담긴 그림을 신 검사에게 보여줍니다. 사실 수미는 화실을 나서기 전 장일이 선우의 뒤통수를 내리치는 모습의 그림을 챙겨왔지만 다른 엉뚱한 그림을 신 검사에게 보여준 것입니다. 수미 말대로 그녀의 진술은 수사에 혼선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처음에는 김경필이 절대로 자살할 리가 없다고 주장했다가 이제는 자살을 결심했다고 번복했기 때문입니다. 어렸을 때 김선우의 든든한 지원군이었던 최광춘-수미 부녀(父女)는 결정적인 순간 김선우를 배신하고 말았습니다. 수미의 의도는 과연 무엇일까요? 아직도 이장일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을까요? 아니면 서서히 그를 파멸시키려 함일까요?
▲ 최광춘이 남긴 결정적인 증거
아무리 최광춘-수미 부녀가 진실을 은폐할지라도 이미 최광춘은 결정적인 증거를 남겨 놓았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이후 서울에 가 있는 선우에게 편지를 보낸 것입니다. 이 편지는 최광춘이 진노식 회장에게 협박편지를 보낼 때 동시에 쓴 것입니다. 이 편지를 받기 전 선우는 미국으로 출국했고 한지원이 그의 짐을 정리하다가 발견하여 지금까지 보관해 오고 있었습니다. 선우는 자신의 책상에 놓여진 짐에서 이 편지를 발견하고는 크게 놀랐습니다. 편지에는 "김선우 씨, 당신 아버지는 이장일 아버지가 죽였다. 진노식 회장도 관련되어 있다"고 씌어져 있었던 것입니다.
비록 발신인은 없었지만 이런 편지를 보낼 사람은 아주 가까운 사람이라고 선우는 생각했습니다. 선우는 사무실로 찾아온 최광춘에게 맛있는 과일을 대접하고는 한 박스 보내준다며 주소를 적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주소의 글씨와 편지의 글씨를 필적감정한 결과 일치할 확률은 95%로 나타났습니다. 선우는 수미의 진술로 한숨 돌린 장일을 찾아가 "우리 아버지를 네 아버지가 죽였나? 15년 전 내 아버지를 죽인 사람이 네 아버지가 맞나?"고 직접 물었습니다. 그 전 옥상에서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다는 사실까지 알아내 자살로 결론을 내리려던 수사팀은 선우의 반격에 수사를 다시 시작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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