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양백 역의 박상민
▲ 무능한 조정과 빛나는 일부 장수들
고려의 무신정권은 의종 24년(1170)부터 원종 11년(1270)까지 100년 간 무신들에 의해 수립된 정부를 말하며, 그 시기를 무인시대라 일컫기도 합니다. 무신이 정권을 잡게 된 것은 문신들의 홀대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무신들은 초대 이의방에서부터 정중부-경대승-이의민으로 이어졌고 최충헌이 집권한 이후 최우-최항-최의의 4대에 걸쳐 최씨무인정권이 존속되었습니다. MBC 주말드라마 <무신>은 최충헌 정권부터 다루고 있습니다. 최충헌(주현 분)이 죽고 최우(정보석 분)가 승계하자 북방의 강자인 몽고가 중원의 주인이 되어 고려를 침공하였습니다. 그런데 고려의 중앙군은 힘 한번 쓰지 못한 채 궤멸되었지만 북방의 성을 지키던 몇몇 장수들은 몽고군의 대원수인 살리타이(이동신 분)도 존경할 만큼 투철한 군인정신과 애국정신을 발휘하였습니다.
철주성을 지키던 이원종 방어사는 성이 함락될 위기에 처하자 가족들이 적국의 노예로 전락하는 것을 막는다며 가족을 불태워 죽인 후 본인도 장렬한 전사를 하였으며, 몽고군은 자주상과 귀주성이 대몽항쟁을 계속하며 버티자 개경으로 접근해 흥왕사에 불을 질렀습니다. 다행이 흥왕사에 보관중이던 대장경판은 수기 대사(오영수 분)의 건의로 이미 대구로 이송하여 피해를 막았고, 수기 대사도 김준(김주혁 분)이 구출해 봉은사로 안전하게 피신시켰습니다. 고려의 조정에서는 대집성(노영필 분) 상장군이 이끄는 중앙군이 허무하게 무너진 상태라 몽고군을 대적할 힘이 전혀 없었습니다. 살리타이는 이런 허점을 이용해 항복한 고려장수 조숙창(여호민 분)과 홍복원을 고종(이승효 분)에게 보내 항복을 권유하였고 고려조정은 이를 수용하고 고종의 어명을 자주성과 귀주성의 고려장수에게 보내 투항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귀주성의 영웅 박서(권태원 분) 장군과 김경손(김철기 분) 장군은 전원 죽도록 싸우겠다며 성문을 열지 않았습니다. 당황한 고려조정은 왕의 친족인 회안공을 직접 보내 박서 장군을 설득합니다. 귀주성에서 성문을 열지 않으면 몽고군이 개경을 불바다로 만들 것이며 결국 폐하도 죽일 것이라는 말에 결국 백기를 든 채 성문을 열고 항복합니다. 무릎을 꿇은 박서 장군에게 살리타이는 "귀주성 싸움은 우리가 졌다. 당신은 패장이 아니니 일어나라"고 했습니다. 김경손 장군은 "우리가 무릎을 꿇은 것은 고려를 위해 장렬하게 싸운 장군과 백성을 위해 침을 뱉어 달라고 꿇은 것"이라고 몽고장수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습니다.
한편, 자주성의 최춘명(임종윤 분) 장군은 회안공이 황제의 어명을 전하겠다고 하자 그는 회안공을 알지 못한다며 잘못된 어명은 받을 수 없다고 버텼습니다. 그는 항복하여 몽고의 개가되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합니다. 회안공은 지금 개경의 운명이 최 장군의 손에 달렸다며 황제폐하를 살려달라고 애원하자 결국 최춘명도 항복하고 말았습니다. 몽고군의 장수 푸타우(조상구 분)는 끝까지 저항한 최춘명을 죽이려 하였지만 최양백(박상민 분)이 나서 대국의 장수로서 최춘명을 죽이면 두고두고 망신을 당하게 될 거라며 사나이답게 처신하라고 경고하여 장군의 목숨을 구합니다. 고려조정에는 몽고군을 위한 연회를 열었습니다. 푸타우는 최춘명을 끌고 와 고종에게 직접 목을 치라고 요구했습니다. 고민하던 고종이 마지못해 그를 처형장으로 끌고 가라고 했을 때 푸타우를 제지한 사람은 놀랍게도 살리타이 대원수였습니다.
▲ 일사천리로 진행된 강화도 천도계획
몽고와의 항복으로 전쟁은 면했으나 몽고는 엄청남 물목을 요구했습니다. 금은과 포목 등의 물품을 2만필의 말에 실어 보낼 것, 100만병 분의 군복을 지어 보낼 것, 말 2만필, 황자와 공주 및 고관대작 자녀 1천명을 몽고로 보내라고 한 것입니다. 나라가 거들 날 지경에 이르자 최우는 조용히 김준을 불러 앞으로 이 난국을 어찌 타개할지 물었습니다. 김준은 "장기에서 비기는 수가 있다. 비기는 동안 새로운 진을 치고 새로운 전쟁을 할 수 있다. 몽고군은 물을 무서워한다. 따라서 궁집을 섬으로 옮겨야 한다. 그러면 백성과 국토는 유린당할 것이다. 그렇지만 고려의 무인정신이 살아 있는 한 100년이라도 싸워야 한다. 다만 합하는 군사막부의 원흉이라는 비난을 받을 것"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최우는 김준에게 강화도를 돌아보게 했는데, 최양백을 데리고 간 김준은 "앞으로 살맛 나는 세상이 올 것이다. 몽고군 때문에 우리 같은 전사가 필요한 때가 온다. 노예가 아닌 전사로서 우리들의 역사를 다시 기록하자"고 강조합니다. 김준의 보고를 받은 최우는 수도이전을 서둘러야 한다며 재추회의(오늘날 국무회의)를 열라고 합니다. 대부분의 무인들은 최우의 제안에 동의했지만 일부 무인과 문신들은 끝까지 반대하였고, 고종마저도 태조왕건 이후 300년 간 지속된 수도이전에 한사코 반대했습니다. 그러나 실권이 없는 고종의 반대는 공허한 메아리로 끝났습니다.
▲ 다루가치 제거작전과 최양백의 공명심
이제 조정과 백성들은 짐을 싸기에 매우 바쁩니다. 문제는 고려의 전지역에 배치되어 내정간섭을 하는 몽고의 행정관인 다루가치들의 동태입니다. 이들의 횡포는 극에 달했고 심지어 개경 주둔 다루가치는 고려의 관리를 때려죽이기까지 했습니다. 최우는 은밀히 김준에게 서찰을 주며 전국의 다루가치들을 서경유수의 관사에 모아 전부 죽이라고 지시했습니다. 이들이 고려조정의 천도계획을 본국에 보고하지 못하도록 하여 시간을 벌기 위함이지요. 이미 최우는 이공주(박상욱 분)에게 객관에 가서 개경의 다루가치를 때려죽이라고 지시했고 이를 실행에 옮깁니다. 김준은 서경으로 가서 서경유수에게 최우의 서찰을 전했고, 서경유수는 다루가치들을 위한 연회를 베푼다며 초청했습니다.
문제는 변절자 홍복원입니다. 그는 다루가치 중에서도 큰 세력을 가지고 있어 그를 제거하지 못하면 거사가 실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준는 최양백에게 홍복원이 오는 길목을 잘 감시해 그가 무사히 연회장으로 오도록 인도하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그런데 최양백의 수하인 우가가 홍복원을 직접 죽여 큰공을 세워야 한다고 건의하였고 귀가 솔깃한 최양백은 그만 총기가 흐려졌습니다. 그는 홍복원이 오는 길목을 지키다가 이들을 공격하였는데 교활한 홍복원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자 군사들을 대동하고 오는 바람에 싸움이 길어졌고 이 틈을 노려 홍복원이 도주한 것입니다.
최양백으로부터 홍복원을 처리할 테니 기다리지 말라는 전령을 받은 김준은 한탄하면서 연회장을 공격해 참석한 다루가치들을 몰살시킵니다. 김준은 군사들을 데리고 최양백을 지원했지만 이미 홍복원은 도주한 뒤입니다. 일을 그르친 최양백은 김준에게 "내 목을 쳐서 주군(최우)에게 용서를 빌라"고 했는데 김준이 이 상황을 어찌할지 오늘밤 제27회를 기다려야 하겠습니다. 모든 공을 김준에게 빼앗겨서는 안 된다는 부하의 말을 믿은 최양백의 순간적인 오판이 일을 크게 망치고 말았군요. 변절자 홍복원을 꼭 죽여야했는데 앞으로가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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