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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남한지역을 일주하는 코리아 둘레길은 동해안의 해파랑길, 남해안의 남파랑길, 서해안의 서해랑길, 휴전선의 DMZ 평화누리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중 서쪽바다와 함께 걷는 서해랑길은 전남 해남의 송호리 땅끝탑에서 출발해 서해안을 따라 북쪽 인천 강화도 평화전망대에 이르는 109개 코스 1,800km에 달하는 장대한 트레일 코스입니다. 이 길을 걸으며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드넓은 갯벌과 황홀한 일몰, 그리고 종교와 문물교류의 역사를 만나게 됩니다.
서해랑길은 103개의 본선(해안노선)과 6개의 지선(내륙노선)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지선은 서산지역 4개 코스(64-1,2,3,4) 및 당진지역 2개 코스(64-5,6)입니다. 서해랑길 서산 64-1코스는 서산시 부석면 창리포구에서 출발해 서산시 부석면 취평리 부석버스정류장에 이르는 11.9km의 도보길로, 천수만에 도래하는 철새들의 군무와 생태환경을 감상할 수 있는 길로서 길을 걸으며 천수만의 철새를 주제로 한 생태공원 “서산버드랜드”와 민물낚시를 즐길 수 있는 “봉락저수지”를 만납니다.
서산 64-1코스의 출발지는 부석면 창리소재 창리포구 선착장입니다. 창리포구는 소규모 어항으로 낚시가 매우 유명하며 1995년 서산AB지구방조제가 완공되기 전까지 간월도로 가는 유일한 포구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코스에서는 약간 벗어나 있지만(동쪽으로 약 1.5km 지점) 꼭 한번 가보고 싶은 서산버드랜드를 방문하기로 결심하고 산악회 버스를 이용해 이곳으로 갑니다.
서산시 부석면 창리 소재 서산버드랜드는 세계적인 철새도래지로 유명한 서산천수만을 체계적으로 보전관리하고 체험과 교육중심의 생태관광 활성화에 주력하고자 조성된 철새 생태공원입니다. 철새를 주제로 다양한 볼거리와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으며, 철새를 직접 관찰할 수 있는 탐조투어가 큰 인기입니다. 이곳에는 4D영상관(리얼 철새 체험), 철새전시관(다양한 철새표본 및 전시자료), 둥지전망대(서산버드랜드의 상징물), 야외정원(둥지전망대 아래 꽃밭)이 있고 야외에는 다양한 종류의 철새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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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버드랜드를 답사한 후 산악회버스를 타고 창리교차로에서 하차해 현대서산농장 입구로 걸어갑니다. 현대서산농장은 정주영 창업자가 조성한 서산간척지를 관리하고 그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설립된 회사입니다. 현대서산농장은 친환경 쌀 생산, 벼 대체작물 재배, 친환경 화식한우 사육, 남북경제 교류의 물꼬를 튼 통일소의 후예 기르기 등으로 안전하면서도 품질 좋은 농축산물을 생산하고 있으며, 지역 농산물 유통을 시작으로 6차 산업에 연계되는 사업다각화를 추구하는 기업입니다.
이제부터는 부남호 동편 방조제 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걷습니다. 부남호(浮南湖)는 서산시 부석면과 태안군 남면 등지에 걸쳐져 있는 인공호수로 천수만(서산) B지구 방조제 공사로 인해 형성되었으며 넓이는 1,021ha(약 3백만 평)에 달하는데 서산시와 태안군의 경계를 이룹니다. 길목의 현대건설은 아마도 방조제 건설을 담당했을 것입니다.
부남호 맞은편에 보이는 대형 시설물은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Driving Experience Center)입니다. 이곳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에서 운영하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타이어 테스트 트랙, 현대자동차그룹에서 주관하는 운전 교육 및 시승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전문체험장입니다. 멀리서 봐도 규모가 매우 큰 것임을 알 수 있군요.
방조제 도로 우측에는 큰 규모의 태양광발전패널이 깔려 있습니다. 부남호를 가로지르는 둑 처럼 생긴 것은 간척지 내 영농경작관련 농로로 이곳에서는 불법 낚시행위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네요. 북동쪽으로는 다음 코스에서 가야하는 도비산(353m)이 우뚝합니다. 삼거리에서 이름이 없는 다리를 건너 동쪽의 수로를 따라 갑니다. 지금까지 출발점에서 일직선인 부남호 동편의 방조제도로 약 5km를 걷느라고 무척 지루했습니다.
3배수장를 지나가는데 좌측은 넓은 농지입니다. 규모가 매우 큰 마늘밭도 보이네요. 서산이 이처럼 큰 마늘재배지인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비닐을 덮은 밭은 밤새 내린 눈으로 인해 더욱 새하얗게 보입니다. 옻밭2교차로에서 649번 지방도로(무학로)를 따라 북쪽으로 갑니다. 옻밭1교차로를 뒤로하면 낚시가 유명하다는 봉락저수지입니다. 봉락교차로 인근에 조성된 나무로 만든 방음벽은 처음 봅니다. 도로 맞은편에는 봉락2리사무소가 있군요.
초당2교차로와 초당1교차로를 지나면 대봉정교차로인데, 이곳에는 채소류출하조절센터와 부석농협 농산물집하장이 있습니다. 사양골지(연못)와 대두2리 마을회관을 뒤로하고 대두교차로에서 횡단보도를 건너 부석중학교를 지나갑니다. 차부삼거리에는 목적지인 부석버스정류장이 있고 서해랑길 서산 64-2코스 안내지도가 길손을 반겨줍니다.
오늘 12km를 걷는데 2시간 25분이 소요되었습니다.(서산버드랜드 방문소요시간 약 30분 제외). 날씨도 쌀쌀하고 쉴 곳도 마땅치 않아 물 한 모금 마시지 않고 걷기만 했습니다. 이번 코스는 바다와 같은 부남호를 보는 것 말고는 볼거리가 전혀 없었는데 그래도 인근의 서산버드랜드를 둘러본 것은 참 잘한 선택이었습니다. 참고로 다음 64-2코스의 거리가 무려 22.7km에 달해 오늘 여기서 도비산 부석사까지 약 2.8km를 더 걸었습니다.
《서해랑길 서산 64-1코스 개요》
▲ 일자 : 2024년 12월 28일 (토)
▲ 코스 : 창리포구 선착장-(버스이동)-서산버드랜드-(버스이동)-창리교차로-현대서산농장 입구(창리교 동단)-부남호 동측방조제-동쪽 수로-옻밭2교차로-옻밭1교차로-봉락저수지-봉락교차로-초당2교차로-초당1교차로-대봉정교차로-사양골지-대두교차로-부석중학교-부석버스정류장
▲ 거리 : 12km
▲ 시간 : 2시간 25분
▲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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