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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수영성 동문지 성에서 본 오천항과 보령방조제

 

천북굴따라길과 함께 하는 출렁다리

 

 

 

 

 

 

한반도의 남한지역을 일주하는 코리아 둘레길은 동해안의 해파랑길, 남해안의 남파랑길, 서해안의 서해랑길, 휴전선의 DMZ 평화누리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중 서쪽바다와 함께 걷는 서해랑길은 전남 해남의 송호리 땅끝탑에서 출발해 서해안을 따라 북쪽 인천 강화도 평화전망대에 이르는 103개 코스 1,804km에 달하는 장대한 트레일 코스입니다. 이 길을 걸으며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드넓은 갯벌과 황홀한 일몰, 그리고 종교와 문물교류의 역사를 만나게 됩니다.

 

 

 

 

 

서해랑길 보령 62코스는 보령시 오천면 소성리 충청수영성에서 출발해 보령시 천북면 장은리 천북굴단지에 이르는 15.9km의 도보길로, 외적침입을 막기 위해 축조한 충청수영성, 천북마리나에 정박한 요트들이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하는 보령방조제, 예로부터 이곳 주민들이 굴을 따러 다니던 길을 이어서 조성한 “천북굴따라길”을 걷습니다.

 

 

 

 

 

 

62코스의 출발지는 보령시 오천면 소성리 충청수영성입니다. 충청수영성(사적 제501호)은 서해로 침입하는 외적을 막기 위해 쌓아 올린 길이 1,650m(현재 남아 있는 성의 길이)의 석성으로 1509년(조선 중종 4년)에 축성을 시작해 16년간 쌓은 후 1896년(고종 33년)에 폐영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곳 충청수영은 당시 충무의 경상수영, 여수의 전라수영과 함께 조선의 바다를 지키던 3대 수영이었으며, 충청수영성은 성지(城址)와 주변 지형이 거의 원형(原形)을 유지하고 있어 경관적으로도 우수한 상태입니다.

 

 

 

 

 

충청수영성 서문(망화문)입구에는 서래랑길 62코스지도, 충청수영성 안내문 등 관련자료가 전시되어 있는데, 서문을 진입하면 좌측에 진휼청(賑恤廳, 조선시대 충청수영 관내에서 빈민구제를 담당하던 곳)이 있지만 보수공사 중이라 출입금지산태입니다. 위로 오르면 정자인 영보정(永保亭)인데, 이곳은 천수만 입구와 어우러지는 경관이 수려하여 조선시대 시인 묵객들의 발걸음이 잦았던 지역으로 경치를 즐기며 시문을 많이 남겼는데, 특히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 백사(白沙) 이항복(李恒福)은 이곳을 조선 최고의 정자로 묘사했습니다.

 

서문인 망화문

 

영보정

 

 

 

 

 

 

영보정 정자 내에는 天上楼臺畵中江山(천상누대화중강산)이라 쓰인 편액이 걸려 있는데 이는 “높은 망루에 올라보니 그림 같은 강산이 펼쳐진다”는 의미로 당시 정자의 위치에서 보는 주변의 풍경이 한 폭의 그림 같다는 뜻입니다. 이 글씨 좌측에는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이 쓴 영보정연유기(永保亭宴遊記)가 있는데 영보정에서 잔치를 하며 즐겁게 놀았다는 의미로 보입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오천항과 보령방조제의 모습은 한 폭의 그립입니다.

天上楼臺畵中江山(천상누대화중강산)

 

다산 정약용의 영보정연유기(永保亭宴遊記)

 

오천항과 보령방조제

 

 

 

 

 

영보정에서 동남쪽으로 가면서 충청수영로를 건너면 언덕에 수영성의 객사인 장교청(將校廳)이 있는데 이곳은 수군절도사가 왕을 상징하는 전패(殿牌)를 모시고 매월 2회 대궐을 향해 절을 올렸으며, 중앙에서 내려오는 관리들의 숙소로 활용된 건축물입니다. 여기서 좌측으로 오르면 충청수영성 동문지(東門址)로 이어집니다. 수영성에 올라 바라보는 오천항과 보령방조제의 경관이 천하일품입니다.

충청수영성 장교청

 

동문지 가는 길

 

동문지

 

 

 

 

 

동문지에서 수영성과 작별하고 좌측 아래로 내려섭니다. 맞은편 능선에는 충청수영해안경관 전망대가 보이는군요. 오천면 소성2리 경노당을 지난 후 도로(충청수영로)를 만나 북동쪽으로 갑니다. 오천119안전센터를 지나자 도로 우측에 충청수영해안경관전망대를 알리는 큼직한 글씨가 목판에 부착되어 있습니다.(바로 글씨 앞에 차량이 주차되어 있어 사진이 볼품이 없습니다).

맞은편 산의 능선에 보이는 충청수영해안경관 전망대

 

충청수영해안경관 전망대 알림판

 

 

 

 

 

소성삼거리에서 좌측 보령방조제로 갑니다. 보령시 오천면 소성리 소재 보령방조제는 보령시 오천면과 천북면 사이에서 서해로 유입되는 광천천을 막아 간척사업과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조성한 소규모 방조제입니다. 방조제 서해 쪽으로 오천항, 맞은편에는 천북마리나가 자리해 정박한 요트들이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합니다. 방조제로 이어지는 도로는 국도 40번이네요. 방조제에서 바라보니 62코스 출발점인 충청수영성 영보정이 잘 보입니다.

소성삼거리

 

 

남쪽으로 보이는 충청수영성의 영보정

 

 

 

 

 

보령방조제 안쪽의 광천천은 마치 호수 같은데 실제로 배수갑문을 건너면 우측에 보령호라는 대형 표석이 여행자의 궁금증을 해소시켜줍니다. 이제부터는 40번 국도를 따라 북상합니다. 원래코스는 오르막 경사도 10%를 알리는 안내문이 보이는 곳에서 Y자형 마을 도로를 따라 우측으로 가야하지만 거리를 조금이라도 단축하기 위해 일행 몇 명은 그냥 직진합니다.

방조제 안쪽의 보령호

 

배수갑문

 

보령호 표석

 

 

 

 

 

오늘 처음으로 제대로 된 단풍나무 한 그루를 만난 후 우측 산기슭에 조성된 대규모 태양광 발전패널을 지나갑니다. 밭의 초록색 식물은 아마도 가축사료용일 듯합니다. 고막골 버스정류장과 천북면 하만3리 마을회관을 지나갑니다. 전북농협 벼건조저장시설 앞에는 오늘 목적지인 천북에서 굴축제(2024. 11. 16부터)가 열린다는 현수막이 나부낍니다.

처음 만난 단풍나무

 

대규모 태양광패널

 

천북면 하만3리 마을회관

 

천북굴축제 현수막

 

 

 

 

 

좌측으로 규모가 상당히 커 보이는 해가인 커피집을 지나 원래의 서해랑길을 다시 만나 하만교차로에서 국도를 버리고 좌측으로 진입합니다. 길섶에 있는 은빛억새와 텃밭의 배추 그리고 천북면 하만4리 노인회관을 지나갑니다. 사호회전 교차로에서 사호교를 건너 계속 서쪽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소를 키우는 사호축산 영농조합법인을 지나면 사기점 저수지인데 “사기점”은 옛날 사기그릇을 굽던 고장으로 현재에도 사기가마터 흔적이 남아있답니다.

은빛 억새

 

사호회전교차로

 

사호축산 영농조합법인

 

 

 

 

 

 

사호3리 짓개마을표석을 지나자 대하양식장의 바닥에 방수비닐을 펼쳐 놓은 모습을 처음으로 목격합니다. 바닷가로 나오니 “천북굴따라길”이라는 이정표가 자주 나타납니다. “천북굴따라 길”은 북으로는 보령시 천북면 장은리 소재 천북굴단지에서 남으로는 공룡발자국 화석이 발견된 천북면 학성리 맨삽지 섬까지 이어지는 둘레길로 구간 내에는 출렁다리와 데크로드, 그리고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어 걷기 좋은 길입니다. 서해랑길 62코스는 이곳 사호3리에서 북쪽으로 천북굴단지까지 약 5km의 거리를 “천북굴따라 길”과 함께 걷는 길입니다. 다만 이 길은 만조 시 데크길 아닌 바닷가 길은 걸을 수 없으므로 우측 내륙으로 우회해야 합니다.

사호3리 짓개마을표석

 

대하양식장의 바닥에 펼쳐 놓은 방수비닐

 

고추밭

 

 

천북굴따라 길 안내도

 

만조 시 우회도로 안내도

 

 

 

 

 

먼저 첫 번째 데크길을 걷다가 바닷가로 내려섭니다. 북쪽으로 길게 이어지는 바닷길은 바라보기만 해도 아득합니다. 바닷가에 작은 돌로 구획을 정해 놓은 것은 아마도 굴양식과 관련이 있을 것입니다. 기암이 많은 해안가를 통과하면서 사람의 얼굴처럼 보이는 기암도 목격합니다. 두 번째 데크를 오르니 이곳은 전망대인데 공룡발자국 발견지에 대한 안내문이 걸려 있습니다.

 

다소 어수선해 보이는 해변마을

 

아득한 북쪽 해안길

 

 

해안 포장길

 

사람 얼굴형상의 기암

 

뒤돌아본 지나온 해안

 

가야할 해상데크(전망대)

 

 

 

 

 

 

데크길을 조금 가다가 다시 해안으로 내려섭니다. 기암구간을 지나 나무계단을 올라 숲길을 걷습니다. 전망대쉼터에는 천북굴의 유래와 굴의 효능에 관한 안내문이 있네요. 목적지를 1.5km 정도 남겨둔 지점에 출렁다리가 있는데, 길이는 25.3m, 폭은 2m로 중앙으로 가니 제법 흔들거립니다.

데크길

 

기암구간

 

처음 만난 칠면초

 

나무계단

 

 

숲길

 

출렁다리

 

 

뒤돌아본 출렁다리

 

 

 

 

 

다시 숲길과 해변길을 걸어가는데 좌측 바닷가에는 용의 형상을 한 조형물이 세워져 있습니다. 이는 바로 용가리상으로 용가리는 용과 연관되어 대충 용과 대가리를 합쳐 큰 짐승 혹은 용과 관련된 동물 그 자체를 가리키는 단어입니다. 왜 바닷가에 용가리상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시 숲길을 지나면 드디어 목적지인 천북굴단지입니다.

숲길의 서양쑥부쟁이

 

 

바닷가 용가리상

 

천북굴단지

 

 

 

보령군 천북면 장은리 소재 천북굴단지는 보령의 최북단 홍성방조제 남단에 굴 전문점 집약 단지로 천북굴은 보령 8미 중 하나입니다. 이곳에는 굴 전문 음식점들이 천수만 바다를 따라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굴은 지방이 적고 미네랄이 풍부해 영양과 맛이 우수한 해산물로 겨울에 잡히는 것을 최상품으로 치기에 매년 12월 초순부터 “천북 굴 축제”를 개최합니다. 서해랑길 62코스 포토존을 지나면 도로변에는 굴집이 늘어서 있습니다.

서해랑길 62코스 포토존

 

 

 

 

 

 

 

이곳에는 천수만 농어촌 테마파크도 조성되어 있는데 쉼터와 하트조형물, 굴 조형물 등이 놓여 있습니다. 주차장 옆에 서해랑길 63코스안내문이 있군요. 오늘 약 15km를 걷는데 3시간 40분이 소요되었습니다. 원래 거리는 15.9km 이지만 썰물로 인해 우회로 대신 직진했고, 보령방조제를 지난 지점에서 큰 도로를 따라 걸었기에 거리가 단축되었습니다. 걷는 내내 서해상으로 길게 뻗은 안면도(태안반도 남단)를 보았고, 늦가을의 날씨가 워낙 좋아서 발걸음이 매우 편한 하루였습니다.

천수만 농어촌 테마파크

 

 

 

굴 조형물

 

 

서해랑길 63코스 지도

 

 

 

 

 

《서해랑길 보령 62코스 개요》

 

▲ 일자 : 2024년 11월 9일 (토)

▲ 코스 : 충청수영성 서문입구-영보정-동문지-보령방조제-배수갑문-하만교차로-사호리-천북굴따라길(데크길, 출렁다리)-천북굴단지

▲ 거리 : 15.1km

▲ 시간 : 3시간 40분

▲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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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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