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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화산 봉수대

 

서울지하철 6호선이 개통되기 전까지만 해도 서울 중량구에 봉화산(160m)이 있는지 몰랐습니다. 봉화산역은 6호선 동쪽 끝 종점으로서 최근 봉화산 둘레길이 개설되었다고 하여 찾아 나섰습니다. 봉화산역 4번 출구로 나오니 "봉화산역 마을마당"이라는 아담한 표석이 반겨줍니다. 큰 도로를 따라 직진하면 좌측에 금성초등학교가 있습니다. 이곳에서 앞을 보면 우측에 영안교회와 신내노인종합복지관이 보입니다. 횡단보도를 건너 11시 방향의 숲길이 신내근린공원을 관통하는 도로입니다.


 

 금성초교

 신내공원 길



공원내 도로가 끝나는 지점에서 다시 11시 방향의 길이 바로 신내공원 다목적체육관으로 가는 길입니다. 체육관의 간판이 크게 보이는 지점에서 좌측을 보면 숲 속으로 오솔길이 나있고 바로 T자형 길과 만납니다. 이 T자형 길이 봉화산 둘레길입니다. 여기서 좌우 어느 방향으로 가도 되지만 글쓴이는 우측으로 몸을 돌려세웁니다. 이제부터는 "봉화산 둘레길 중량구"라는 안내문만 따라 가면 길을 잃을 우려는 없지만, 안내문에는 목적지 표기가 없는 둘레길만 안내하고 있어 처음 온 사람은 헷갈리기 마련입니다. 이런 점에서 목적지를 병기한 구로구의 둘레길 안내문은 가장 본받을 만 합니다.

 다목적 체육관 가는 길


 

 목적지 없는 둘레길 안내문  



나무뿌리가 앙상하게 땅 위로 솟아 나온 것을 보면 안쓰러운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봉화산 둘레길은 그야말로 산의 둘레를 일주하는 것이므로 봉화산 정상은 포함되어 있지 아니합니다. 가끔 정상방향으로 뚜렷한 길이 보이기는 하지만 아무런 이정표가 없어 그냥 지나치다가 두 기의 묘지가 있는 곳에서 좌측으로 방향을 틀어 정상을 오르기 시작합니다. 흠집이 난 길에는 흙 주머니가 놓여 있는 것으로 보아 경계용 진지 같기도 합니다. 헬기장처럼 넓은 공터를 지나자 봉화산 정상 150m라는 이정표가 보이는데, 오늘 처음으로 만난 이정표라서 매우 반갑습니다.

 앙상한 나무뿌리

 정상 가는 길

 이정표    



바로 이웃은 운동기구가 비치되어 있는 휴식처입니다. 서울의 수돗물인 아리수를 음용수로 공급하는 것도 방문객을 위한 배려이겠지요. 조금 더 가니 봉화산 유적지 안내문이 있습니다. 봉화산(160m)은 비록 해발고도는 낮지만 고대로부터 중량천 일대를 통제할 수 있는 전략적인 요충지였다고 합니다. 따라서 이곳은 삼국시대의 군사시설과 조선시대의 봉수대 터 및 도당굿당이 남아 있는 역사적인 유적지입니다. 이곳의 봉수대지(아차산 봉수대라고 칭함)는 함경도 지역의 전란을 도성에 알리는 마지막 봉수로 이곳에서 남산 봉수대로 전달했다고 하는군요. 그리고 삼국시대 고구려 보루가 있던 곳이기도 합니다.

 운동기구

 봉화산 유적지 안내문



안내문 안쪽에는 반듯한 한옥건물이 보이는데 "봉화산 도당굿당 보존위원회"라는 현판이 걸려 있습니다. 한옥에 사람들이 쉬고 있어서 가까지 접근하여 사진을 찍지 못했습니다. 석축을 따라 올라가니 꼭대기에 "봉화제도당"이라는 당집이 있습니다. 400여 년의 역사를 이어온 이 봉화산 도당굿은 원형을 잘 유지하고 있는 전통굿으로 지금도 삼월삼짇날이 되면 주만의 안녕과 기원을 비는 굿이 행해진다고 합니다. 이날도 중년의 부부가 지극한 정성으로 소원을 빌고 있더군요.  

 도당굿당 보존위원회 건물


 

 굿당의 내부



굿당을 나와 봉수대를 돌아가는데 만삭의 임산부 모습도 보입니다. 태아의 건강을 위해 왔겠지만 무리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복원한 봉수대에 서니 바로 이웃에 방금 다녀온 당집이 보입니다. 이곳 전망대에 서면 중량천과 남산 및 관악산도 잘 조망됩니다. 4층으로 만든 새집이 매우 이색적이로군요.

 만삭의 임산부(우측)


 


 

 봉수대와 당집

 중량천 및 서울도심


 

 새집



이제 다시 둘레길로 내려갈 차례입니다. 아까 오른 지점과는 방향을 조금 달리하여 7호선 먹골역 이정표를 따라 내려섭니다. 둘레길과 만나는 지점으로 내려와 둘레길 안내지도를 보니 둘레길에서 봉화산 정상인 봉수대로 이어지는 길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둘레길 이정표만 따르면 됩니다. 그렇지만 다른 방향의 옆길로 새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때로는 이정표가 불확실하기도 하지만 조금만 익숙해지면 쉽게 길을 따라갈 수 있습니다.

 둘레길 안내도

 

보현정사가 있는 곳에서 둘레길을 벗어나 약수터로 갑니다. 수질검사결과 합격했다는 의견을 믿고는 차가운 물로 목을 축입니다. 이웃한 보현정사의 대웅전은 제법 그럴듯한 전각이로군요. 다시 둘레길로 되돌아왔습니다. 봉화산 둘레길은 북한산 둘레길의 평창마을길처럼  기존의 도로로 통행하는 구간은 전혀 없이 모두 산기슭의 숲 속 길로만 이어지는 게 자랑입니다. 그래서인지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예상외로 둘레길을 걷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보현정사
 

쉼 없이 흐르는 땀을 훔치며 느릿느릿 발걸음을 옮기니 아까 지났던 신내다목적체육관입니다. 내려가는 길에 신내공원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중량구와 중국 북경의 숭문구간에 우호교류를 했다는 기념비가 서 있습니다. 중국도 일본처럼 정말 가깝고도 먼 나라입니다. 역사적으로 우리나라를 수 차례 침공하였을 뿐만 아니라 북한의 6.25남침 때는 중공군의 인해전술로 남북분단의 원인을 제공한 나라입니다. 약 20년 전 동구권의 몰락과 함께 국교를 수립해 지금 최고의 교역상대국으로 발전했지만 아직도 북한측의 입장을 대변하는 골치 아픈 우방입니다. 최근에는 북한인권문제전문가 김영환씨에 대해 반인륜적인 고문을 행하고도 오리발을 내미는 낯두꺼운 국가이기도 합니다.


 


 

맥문동


아이고~ 심신을 수양하기 위해 둘레길을 걷고서 한중 양국의 두 도시간의 우호교류기념비를 보고 정치문제에 생각이 미쳤습니다. 신내공원 화장실에서 땀을 닦은 후 공원벤치에 앉아 신발을 벗고 다리를 뻗으니 더위가 좀 가시는 듯 합니다. 맞은 편 나무 그늘 밑 의자에 몇 명의 노인들이 들어오더니 그중 한 명이 담배를 피우기 시작합니다. 유모차를 끌고 나들이를 나왔던 젊은 부부가 혼비백산하여 얼른 자리를 피합니다. 이 곳은 금연공원인데 노인들이 이를 몰랐는지 아니면 알고도 습관적으로 담배를 피웠는지 모르겠습니다. 글쓴이는 가져온 부채로 인공바람을 내다가 담배 피는 모습을 보고는 다시 배낭을 둘러매고 발걸음을 옮기니 저만치 봉화산역 출입구가 보입니다.

                                                                             한중우호교류비
 


《둘레길 개요》

▲ 날 자 : 2012년 8월 16일 (목)
▲ 코 스 : 봉화산역-금성초교-신내공원-신내다목적체육관-우측둘레길-봉화산정상 봉수대-태릉약수터(인근)
              -보현정사-신내다목적체육관-봉화산역

▲ 거 리 : 약 7km
▲ 소요 시간 : 2시간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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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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