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지선에게 첩근한 배영택 역의 전노민 이서영에게 접근한 김성태 역의 조동혁
(1) 내딸 서영이에 등장하는 여인들
<내 딸 서영이>에는 주인공 이서영(이보영 분) 이외에 여럿 여성이 등장합니다. 이 중에서 가장 행복한 캐릭터는 아마도 <최호정>(최윤영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최호정은 이상우(박해진 분)를 짝사랑하다가 결국 결혼으로 골인하였으나 신랑인 이상우가 자신을 사랑해서가 아니라 이루어질 수 없는 강미경(박정아 분)과 헤어지기 위해 결혼했기에 어찌 보면 불행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호정은 짝사랑하던 남자와 결혼했기에 마냥 행복해 했고, 남편과 시아버지 이삼재(천호진 분)를 극진히 모셔 국민며느리 및 국민아내로 등극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나중에 강우재(이상윤 분)와 이서영이 이혼했다는 말을 들은 후 호정은 남편이 자신과 이혼하고 강미경에게 돌아갈 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였으나 곧 남편의 마음을 확인하고는 시아버지로부터 요리를 배우며 하루 하루를 잘 보내고 있습니다.
강성재의 생모 <윤소미>(조은숙 분)에 대해서는 여러 평가가 나올 수 있습니다. 그녀는 강기범(최정우 분) 사장의 비서로 고아출신인 그녀를 잘 대해주는 강 사장을 사모하다가 회식이 있은 날 밤 만취한 강 사장을 자신의 집으로 모시고 가 그만 성재(이정신 분)를 잉태하게 되었습니다. 소미는 갓난 성재를 강기범 사장 집 앞에 놓아두었고 이를 모르는 강기범-차지선(김혜옥 분) 부부는 성재를 업둥이로 키웠습니다. 나중에 이 사실이 밝혀져 평지풍파를 겪었지요. 이런 사정이 있었음에도 차지선은 결국 성재를 자신의 아들로 받아들였고, 성재도 생모에게 낳아주어 고맙다고 하는 등 낳은 정과 기른 정의 갈등도 해소되는 모양새입니다. 윤소미의 행동은 모성애의 발로인지 이기주의의 극치인지 잘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
위너스 사장의 딸인 <강미경>은 고아로 행세해 왔지만 이상우와의 사랑도 깨어진데다가 최근에는 근무하는 병원의 오너가 병원순시 중 강미경을 아는 척해 고아가 아니라 재벌의 외동딸임이 밝혀지고 말았습니다. 이로 인해 병원의 동료들은 거짓말을 한 강미경을 따돌림시키고 있어 지금 병원근무가 편치 않습니다.
강우재의 연인이었다가 이서영에게 애인을 빼앗긴 변호사 <정선우>(장희진 분)는 은근히 강우재와 이서영의 결혼생활이 깨지기를 바랐습니다. 그녀는 이서영의 뒷조사를 해 서영의 아버지가 죽은 게 아니라 살아있고 쌍둥이 남동생도 미국이 아닌 한국에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정선우는 차지선으로부터 왜 강우재에게 계속 접근하느냐는 질책을 받고는 화가 나 특급비밀인 이서영의 가족관계를 밝히고 말았고, 이 일로 강우재-이서영 부부는 이혼했지만 강우재는 정선우를 입이 싼 여자로 보고 있어 오히려 혹을 붙이고 말았습니다.
<김강순>(송옥숙 분)은 남편 최민석(홍요섭 분)을 돈 벌어오는 기계로 생각했습니다. 친구인 강기범 사장 밑에서 이사로 근무하던 최민석은 가족에게 말하지도 않고 홀연히 사표를 내고는 자유인임을 선언했습니다. 그는 평소하고 싶었던 연기에 도전하여 홈쇼핑의 광고에 출연하고 있는데 이를 알게 된 김강순이 바가지를 긁자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어 우송하고 말았습니다. 집에 남편이 없어 허전한 김강순은 남편의 귀가를 애타게 기다리지만 가출한 최민석은 전처에서 난 아들인 의사 김경호(심형탁 분) 집에서 생활하자다 최근에는 연예지망생 합숙소로 옮겨 계속 김강순의 속을 썩히고 있습니다.
이서영의 친구 <이연희>(민영원 분)는 부유한 집안으로 고교시절 서영을 골탕먹인 악녀였는데 그 후 법무법인 유니크에서 이서영 변호사와 사무원으로 다시 만났습니다. 고교졸업 후 이연희는 가세도 기울어 고생했는데, 이를 알게 된 서영의 배려에 마음을 열었고 둘은 다시 절친한 친구로 되돌아가 서영이 어려울 때 연희는 옆에서 서영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가구공방을 운영하는 <방심덕>(이일화 분) 대표는 마치 선머슴 같은 기질의 소유자였으나 이제는 이삼재의 아픔을 이해하는 제법 상냥한 여자로 변하고 있습니다. 이삼재-방심덕 커플이 탄생할지 지켜보아야 하겠습니다.
(2) 이서영과 고교동창생 김성태의 재회
드라마 제목의 주인공 이서영은 자신의 거짓말이 들통나자 당장 시댁에 이혼서류를 내 놓고는 집을 나가고 말았습니다. 그녀는 친구 연희의 집에서 며칠 머물다가 자신의 집을 구하고 변호사 사무실을 얻어 개업했습니다. 이서영은 지난 3년 간 우재와 결혼생활을 하며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으로 살았습니다. 자신의 거짓말이 언제 탄로 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남편 우재에게 먼저 사실을 고백하고 싶었지만 그러면 한번 죽인 아버지를 두 번 죽여야 한다는(아버지의 지난 과오를 미주알 고주알 밝혀야 하는) 사실로 인해 차일피일 미루며 자신의 거짓말이 영원히 밝혀지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그녀는 마침내 이를 남편에게 말하기로 결심했지만 정선우가 먼저 이를 발설하는 바람에 모든 게 엉망이 되 버렸고, 끝내 집을 뛰쳐나온 것입니다. 살아 있는 아버지를 죽은 것으로 한 자신의 말이 거짓임이 드러난 순간 자존심하나로 버텨온 서영으로서는 어떤 변명도 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서영은 가출한 후 집을 구할 때까지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자신을 돌아보며 홀로서기를 시도합니다. 서영은 다시 시작하자는 강우재의 제의를 일축하고는 협의이혼신청서를 법원에 접수시킵니다. 그러다가 아버지 이삼재를 만나 딸의 장래를 걱정하는 아버지에게 "더 이상 내 인생에 끼어 들지 말라!"며 또다시 아비의 가슴에 못을 박습니다. 서영은 북카페에서 책을 읽기도 했고 헬쓰클럽에 들리기도 했으며 홀로 포켓볼을 치기도 하는 등 그야말로 망중한(忙中閑)을 보냈습니다. 또 처음으로 사법연수원 모임에도 참가하는 등 적극적인 사교활동도 시작합니다.
이런 와중에 변호사 사무실 개업 떡을 돌리던 서영은 어느 사진관의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사진을 촬영하던 남자는 문에 붙어 있는 "촬영 중 출입금지"를 가리키며 한글도 읽지 못하느냐고 타박을 줍니다. 놀란 서영은 미안하다고 사과하고는 급히 나갔는데 이번에는 사진관의 남자가 난을 들고 개업축하인사를 하러 왔습니다. 그런데 이 남자가 매우 낯이 익습니다. 그는 바로 고교동창인 김성태(조동혁 분)였던 것입니다. 성태는 서영에게 "날 물 먹이던 쌍둥이동생 잘 있냐?"고 하며 서영의 기억을 되살립니다. 성태는 서영을 짝사랑했고 연희와는 대학까지 동창이었으니 세 사람은 바로 정겹게 인사합니다.
다음 날 김성태는 서영의 생일을 맞아 그녀를 자신의 스튜디오로 불러 기증 받은 신상품 옷을 입혀 기념사진을 찍어 줍니다. 그리고 성태는 서영과 연희를 데리고 클럽으로 갔습니다. 김성태는 춤을 추다가 홀연히 사라지더니 잠시 후 마이크를 잡고는 "특별한 친구가 생후 처음으로 클럽에 왔는데 친구의 생일을 축하한다"고 멘트를 날리자 생일축하노래가 울려 퍼집니다. 밖으로 나온 성태는 서영에게 생일선물로 사진을 찍어 주겠다며 여러 가지로 포즈를 취하게 했고 서영은 활짝 웃으며 매우 즐거워합니다. 그런데 이런 서영과 성태를 매우 못마땅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남자가 있었으니 바로 강우재입이다.
강우재는 아내의 고집으로 인해 비록 협의이혼서류를 법원에 제출하기는 했지만 서영과의 재결합을 강력히 바라고 있습니다. 그는 이삼재로부터 서영의 과거를 모두 듣고는 그 후 장인을 찾아 모든 것을 서영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자신의 입장에서 판단했다며 자신의 행동을 뉘우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급적이면 서영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그녀와 함께 있고 싶어합니다. 따라서 동창생 김성태의 등장은 이서영의 머리를 식히는 청량제의 역할을 할 뿐 러브라인이 형성되지는 않은 채 강우재-이서영 부부는 재결합해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3) 차지선과 신원미상의 마술사 배영택의 인연
드라마에서 가장 황당한 인물은 사실 이서영의 시어머니 차지선입니다. 업둥이로 키웠던 강성재의 생모가 남편의 비서실장인 윤소미로 밝혀지고 성재의 친부마저 남편으로 드러나자 그녀는 멘붕상태에 빠졌습니다. 처음에는 밖에서 방황하기도 했지만 결국 귀가하였고 홧김에 성재의 생일을 맞아 자선단체에 1억원을 기부하기도 했습니다. 그녀는 생활에는 불편함이 없었지만 남편과 윤소미의 배신에 치를 떨었으며, 자신과 대화가 통하던 며느리 이서영마저 용납할 수 없는 거짓말로 자신을 속였습니다.
차지선은 그 전 서영과 함께 공연장으로 가서 드럼을 친 기억을 떠올리며 드럼을 배우려 학원에 등록했습니다. 그 날 저녁 수강생 회식장소에서 마술사 배영택(전노민 분)이 나와 아름다운 인연은 소유하려 하지 말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깁니다. 차지선을 비롯한 수강생들은 배영택의 마술에 푹 빠졌습니다. 다음 날 드럼연습을 하던 차지선은 바닥에 떨어진 쇠붙이를 주워 쓰레기통에 넣고 말았는데 잠시 후 배영택이 섹스폰의 마우스 피스를 분실했다며 찾고 있습니다. 차지선은 영택의 마우스 피스를 찾아 주었는데, 영택은 고맙다며 타로로 점을 쳤고 점괘는 "지금까지는 은둔자였지만 앞으로는 볕들 날이 온다"고 합니다. 자신의 처지를 정확하게 맞추어 신기해하는 차지선에게 영택은 공연장 티켓 2장을 주며 남편과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내라고 합니다.
후일 차지선은 공연티켓을 들고 2층의 아들 강성재 방으로 갔지만 생모와 통화하는 소리를 듣고는 그냥 내려옵니다. 차지선은 남편 강기범에게 저녁에 콘서트 가자고 했지만 급한 모임이 있어 안 된다고 합니다. 지선은 친구 김강순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내일 사위 이상우의 생일이라 장보러 간다며 거절합니다. 그야말로 외톨이가 된 차지선은 결국 홀로 콘서트를 봅니다. 공연이 끝나자 지선은 배영택을 발견하고는 곁으로 다가갔습니다. 배영택은 지선에게 왜 남편과 함께 오지 않았느냐면서 "집 밖으로 잘 나가지 않고, 친구도 만나지 않으며, 고독을 친구처럼 달고 산다"고 말합니다. 배영택은 지선의 생각을 모두 꿰뚫고 있는 모습니다. 그렇지만 차지선은 배영택과 접촉하면서 외로움을 달랠 뿐 커플로 발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배영택은 삶이 외로운 차지선의 기분을 업그레이드시키는 조커(joker)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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