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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산 쟁탈전을 벌이는 삼남매
                     차녀 엄기옥 역의 선우선              장남 엄기문 역의 김명수                 차남 엄기춘 역의 권오중  

  

삼대 째 공장을 운영하는 국숫집 사람들의 애환을 그린 드라마라는 <백년의 유산>은 막상 뚜껑을 열자마자 국수 이야기보다는 국숫집 외손녀 민채원(유진 분)에 대한 막장 시어머니 방영자(박원숙 분)의 악행만 부각되어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었습니다. 이외에도 엄팽달(신구 분)-김끝순(정혜선 분) 부부의 둘째딸 엄기옥(선우선 분)과 밤무대출신 가수 강진(박영규 분), 맏사위 민효동(정보석 분)_과 카페마담 양춘희(전인화 분)간에 솔솔 피어오르는 러브라인으로 그래도 20%대 시청률에 진입하여 막장이라고 비난하면서도 자꾸만 끌리는 속성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위 모두가 국숫집 사람들과 관련이 있기는 하지만 정작 엄팽달-김끝순 부부로부터 자식들 중 아무도 사업을 물려받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엄팽달은 두 아들을 두었습니다. 장남인 엄기문(김명수 분)은 대기업 이사로 전무승진에 목 매여 있었고, 차남 엄기춘(권오중 분)은 아내 공강숙(김희정 분)과는 서류상으로 이혼한 채 돼지족발집을 운영하며 근근히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습니다. 지금 국숫집은 오래 전 큰딸과 사별한 사위 민효동이 재혼도 하지 아니한 채 처가에서 낮에는 전기수리공으로 일하면서 밤에는 국수공장을 일을 도와주고 있으며, 노처녀인 차녀 엄기옥은 피아노 학원을 운영하며 딸자식이 무슨 국숫집을 운영하느냐며 나자빠져 있는 상황이라 자식들 누구도 이 유산을 물려받으려 하지 않습니다. 

엄팽달은 국숫집 개업 100주년 기념잔치를 하고자 자식들에게 500만원씩 내라고 하였지만 장남인 엄팽달과 사위 민효동만 냈을 뿐 생활이 힘든 엄기춘은 50만원을, 차녀 엄기옥은 홍삼선물로 대체하고 말았습니다. 실제로 100주년 잔칫날, 국숫집을 찾은 손님들도 거의 없어 매우 썰렁하였고, 자식들 중 민채원만 홀로 참석했을 뿐 모두 불참했습니다. 장남 엄기문은 갑자기 열린 임원회의로, 그의 처 도도회(박준금 분)는 계모임으로 갈 수 없었고, 차남 엄기춘-공강숙 부부는 모처럼 단체주문이 들어와 가게를 비울 수 없는 형편이었습니다. 차녀인 엄기옥은 독한 감기몸살로 바깥출입이 불가능했습니다.

쓸쓸한 100주년 행사를 치른 엄팽달은 드디어 비장의 무기를 꺼내들었습니다. 엄팽달은 자식들에게 보낸 동영상에서 국수집을 물려받아 운영하는 자식에게는 안성 소재 100억원대 상당의 땅을 물려주겠다는 것입니다. 이 소식을 접한 자식들은 눈이 휘둥그래해 졌습니다. 대기업 임원인 장남 엄기문은 즉시 등기부등본을 떼어 서류상으로 재산을 확인했고, 장사를 하며 현장감각을 익힌 차남 엄기춘은 실제로 안성으로 달려가 광활한 땅을 직접 눈으로 확인합니다.

 

국수라는 말만 들어도 몸에 두드러기가 난다던 이들은 모두 회사와 장사를 때려치우고 국수공장으로 모여들었습니다. 엄기춘의 아내 도도희는 남편을 전무로 승진시키기 위해 남편 회사의 사장부인이자 친구인 백설주(차화연 분)에게 온갖 아양을 떨었지만 결국 전무승진은 실패했습니다. 도도희는 백설주를 찾아가 너무 한다고 악을 썼지만 승진에서 탈락한 것은 도도희가 계주였던 계가 사기를 당해 엄청난 재산상 손실을 입혔고, 계원 중에는 남편회사의 중역들 부인이 다수 있어, 사기를 친 여자의 남편을 전무로 승진시키는데 반대했기 때문입니다. 계 사기사건으로 집까지 날린 도도희는 장남으로서 반드시 유산을 물려받아야 한다며 이를 악뭅니다. 엄기춘-공강숙 부부도 족발집을 접고는 연립주택을 팔면서 100억원 구호를 외치며 결의를 다졌고, 딸자식은 해당 없다던 엄기옥 마저도 피아노학원을 접고 득달같이 국숫집으로 달려왔습니다. 

엄팽달은 자식들을 모아놓고 가업승계에 관심을 가져 주어서 고맙다며, 앞으로 후계자 선정은 국수를 사랑하고, 국수를 잘 만들며, 국수사업을 잘하는 자식에게 물려주겠다고 선언합니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자식들의 유산상속을 위한 치열한 경쟁이 시작될 것입니다. 차남 엄기춘의 아들 엄보름(이태우 분)이 엄팽달-김끝순 앞에서 재롱을 피우며 노인네를 즐겁게 하자 도도희는 공강숙에게 비겁하게 아이를 앞세워 환심을 사려한다고 비꼬았는데, 조부모 앞에서 손자가 재롱을 피우는 게 왜 나쁘냐고 항변하는 공강숙의 말도 일리가 있습니다. 장남인 엄기문도 동생 엄기춘에게 국수집을 물려받아야 하는 게 장남의 운명이라며 기선을 제압하려 하는군요.

엄팽달은 후계자를 뽑는 경연이 무사하게 끝나기를 기원하는 고사를 지냈는데요. 장남인 엄기문이 5만원권을 돼지머리에 올려놓자 차남 엄기춘의 부인 공강숙은 민효동에게 5만원을 빌려서 남편에게 건네줍니다. 사사건건 티격태격하는 도도희와 공강숙의 입씨름도 대단하군요. 도도희는 아래동서를 깔아뭉개려 하고 공강숙은 치사하게 꿀리지 않으려 하니 두 사람이 만나면 피 튀기는 설전이 계속됩니다.

 

가족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엄팽달은 예상과 달리 국수가업을 이어 받겠다는 자식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는데, 차남 엄기춘은 신비한 체험을 했다며 신앙처럼 간증을 하겠다고 나섭니다. 엄기춘은 지금까지 국수에 대한 트라우마(비정상적인 심리적 반응)가 있어 국수를 보면 두통과 오한 및 발열이 날 정도였는데 아버지가 보낸 동영상을 보고 난 후 집으로 온 순간부터 기적이 발생했답니다. 이제는 하루 세 끼 국수를 먹어도 좋다며 인생에 있어 국수에 대한 트라우마를 극복했다고 설레발을 칩니다. 뻔히 보이는 꼼수에 평소 점잖은 형 엄기문도 아내 도도희가 국수를 좋아하게 되었다고 옹호하더군요.

엄팽달은 국수란 햇빛이 잘 들고 바람이 잘 불어야 하며 그기에 만드는 사람의 정성이 가미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둘째 며느리 공강숙이 족발집을 운영하며 정성으로 사업을 했으므로 정성은 자신이 최고라고 뽑냈습니다. 그러자 맏며느리 도도희가 계속 족발집을 하지 왜 국수집에 왔느냐고 타박을 주는군요. 두 여자가 만나면 바람잘 날 없습니다. 앞으로 이들이 어떤 좌충우돌 이야기를 전개할지 기대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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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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