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기세 역의 김정현 서상궁 역의 서이숙
종영을 앞둔 <기황후> 제51회에서는 두 가지의 큰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하나는 제1회에서 보여주었던 기승냥(하지원 분)을 정실황후로 맞이하는 대관식 장면이 방영되었고, 다른 하나는 그간 드라마의 큰 축을 형성했던 고려왕 왕유(주진모 분)가 끝내 고려땅을 밟지 못하고 원과 고려의 국경지방인 요녕성에서 피살된 것입니다. 왕유의 피살은 당기세(김정현 분)와 서상궁(서이숙 분)의 과욕이 불러온 참사였으며, 황제 타환(지창욱 분)이 왕유에 대해 품고 있었던 적대감이 표출된 결과였습니다.
연철(전국환 분) 대승상의 아들인 당기세는 연철과 동생인 탑자해(차도진 분)가 살해당하자 광산지방으로 아버지가 숨겨주었던 비자금을 찾아 나섰지만 실패하고 연경으로 되돌아와 매박상단의 도움으로 목숨을 부지하게 되었습니다. 매박상단은 연철의 자금줄이었기에 그의 아들을 이용하여 돈으로 권력을 탐하려 했습니다. 결국 당기세 일당은 황제와 귀비를 죽이기로 결심했지요. 한편, 과거 타나실리(백진희 분)를 모셨던 서상궁은 당기세에게 "마하는 귀비의 자식이다. 그 아비는 왕유다. 이를 황제에게 알려야 한다. 타나실리의 원혼을 갚겠다"고 말했습니다. 당기세 일당은 저자거리에서 규휼미에 환호하던 백성들을 보고 환궁하는 황제와 귀비의 행렬 앞에 나타나 두 사람을 죽이려 했지만 이 정보를 미리 입수한 왕유 일당이 당기세 졸개들을 처치합니다.
당기세가 활개를 치자 귀비는 직접 화살을 뽑아 당기세를 명중시킵니다. 결국 당기세는 축 늘어졌고 싸움은 끝난 듯 보였습니다. 타환 황제는 늘어진 당기세를 쳐다보고는 그에게 다가갔습니다. 연철이라면 이가 갈리는 황제로서는 당기세의 죽은 몰골을 다시금 확인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이 때 죽은 척하고 있던 당기세가 갑자기 황제의 멱살을 잡은 채 눈을 부릅뜨고는 "마하가 누구의 자식인줄 아느냐? 왕유와 승냥의 자식이다. 서상궁에게 물어보면 안다. 넌 평생 승냥의 빈 껍데기로 살 것이다 "고 저주를 퍼부은 것입니다. 화가 난 황제는 당기세를 완전히 죽여버립니다. 당기세로서는 황제에게 마하의 정체를 알리는데는 성공했지만 결국 목숨을 잃고 말았습니다. 차라리 숨어서라도 살았다면 목숨은 부지했을 테지요. 복수심에 불타던 당기세의 과욕이 결국 큰 평지풍파를 낳고 말았습니다.
황제는 귀비에게 "왕유가 나와 귀비의 목숨을 살려 주었으니 그 공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 지만 이는 거짓임이 곧 드러납니다. 황제는 마하가 왕유와 승냥의 자식임을 믿지 않으려 하지만 당기세의 말이 걸려 골타(조재윤 분)에게 서상궁을 찾으라고 지시합니다. 결국 황제는 호젓한 곳에서 서상궁을 만났습니다. 내시백 골타 등 수행원을 물리친 황제는 서상궁에게 "마하가 왕유와 귀비의 자식이냐?"고 물었고, 서상궁은 신이 난 듯 그렇다고 대답합니다. 황제의 거듭된 질문에 서상궁은 "왕유도 근자에 알고 마하의 죽음을 슬퍼했다. 박재인이 죽던 날 마하를 주워왔다"고 말합니다. 황제는 누가 이 사실을 아느냐고 물었고 서상궁은 "소인과 당기세, 왕유의 측근들 뿐"이라고 답변합니다. 황제는 누구도 이 사실을 알아서는 안 된다며 서상궁을 가까이 오라고 유인한 후 단검을 꺼내 서상궁을 살해하고 말았습니다. 지난번 바얀후투그(임주은 분) 황후가 마하를 죽이려 했을 때 결정적으로 귀비의 편에 섰던 서상궁이 이번에는 타나실리의 원한을 갚는다며 당기세와 황제에게 비밀을 알려주고는 이토록 허무하게 개 죽임을 당하고 말았으니 서상궁은 자신의 운명에 대해 한치 앞도 보지 못한 것입니다. 그냥 박불화(최무성 분)가 쥐어주는 돈으로 어디든 숨어 들어가 여생을 편히 살았으면 좋았을 것이지만 부질없는 공명심이 자기 목숨을 끝내고 말았습니다. 표면적으로는 황제는 마하의 정체를 숨기려고 서상궁을 죽인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이미 마하도 죽었고 왕유도 고려로 보낼 계획이므로 굳이 서상궁을 죽일 이유는 없을 테지만 아마도 자신이 속은 데 대한 화풀이였을 것입니다.
황궁으로 돌아온 황제는 일단 왕유를 고려왕으로 다시 복원시킨다는 교지를 작성해 대승상 탈탈(진이한 분)에게 주었고 이 교지는 귀비를 통해 왕유에게 전달됩니다. 귀비는 아직도 원에서는 고려를 편입해야하며 공녀를 바쳐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면서 고려왕으로 복위하면 강한 고려를 만들라고 주문합니다. 황제는 겉으로는 왕유와 귀비를 안심시키고 뒤로는 추밀원에 교지를 보내 군사동원을 지시해 왕유를 제거하기로 결심합니다. 황제는 대례식 후 왕유를 죽이겠다고 골타에게 말했습니다.
드디어 기귀비를 정실황후로 책봉하는 대례식이 화려하게 열렸습니다. 대례식이 끝나자 황태후는 발악을 하며 "요망한 고려 년에 홀린 황상(황제)이 자초한 일"이라며 이를 갑니다. 황제는 황후가 잠든 사이에 몰래 침실에서 빠져나와 군사를 이끌고 요녕성으로 갑니다. 탈탈이 황제에게 고려왕으로 복위한 왕유를 죽여서는 안 된다고 만류했지만 황제는 "그자가 안 죽으면 황후가 죽는다"며 알듯 모를 듯한 소리를 하고는 황급히 나갑니다. 솔직히 일국의 대승상이 황제가 군대를 동원한 이유를 모르고 있으니 기가 막힌 일이겠지만 황후를 살리는 길이라는 말에 그만 입을 다물고 맙니다. 이 시각 기황후는 왕유가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러 왔다는 악몽을 꾸고는 잠에서 깨어납니다. 탈탈은 황후에에 왕유의 목숨이 위험하다고 알렸고 황후는 박불화와 함께 말을 타고 달립니다.
왕유 일행이 요녕성에 당도했을 때 성문이 굳게 잠겨 있어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잠시 후 성 위에서 화살을 든 저격수들이 공격태세를 취합니다. 그리고 뒤로는 타환 황제가 군사들을 이끌고 나타납니다. 왕유를 호위한 점박이(윤용현 분)와 최무송(권오중 분)이 나섰지만 원나라 군대의 화살을 피할 수는 없어 두 사람은 장렬히 숨을 거둡니다. 부하의 죽음을 목격한 왕유가 칼을 빼어들었지만 황제는 "마하가 누구 자식인지 알고 있다. 널 죽여야 황후가 산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왕유는 칼을 집어 던지고 "날 죽여라. 내가 죽어야 승냥을 아프게 하지 않는다면 기꺼이 죽을 것이다"라고 말한 것입니다. 결국 황제는 칼로 왕유의 복부를 찔렀고 왕유는 "죽어서도 승냥을 지키겠다"며 숨을 거두고 맙니다. 뒤늦게 도착한 방신우(이문식 분)와 막생(송경철 분), 박불화는 눈물을 흘렸고 기황후는 죽은 왕유의 시체를 껴안고 통곡합니다. 사실 마하왕자는 실제 역사에는 없는 작가가 지어낸 가공의 인물이라고 하는데, 이 마하왕자가 여러 사건을 만들어냈으며 결국은 왕유의 목숨까지 잃게 만들었으니 그 파괴력은 실로 대단합니다.
황궁으로 돌아온 황후는 왜 왕유를 죽였는지 황제에게 따지려 가려고 하지만 이를 안 탈탈이 황후를 막아섭니다. 탈탈은 황후에게 "왕유와 무슨 비밀이 있나? 황제는 황후를 지키고자 왕유를 죽인다고 했다. 그러니 황제와 척(적대시)을 지지 말라!"고 충고합니다. 탈탈은 참으로 현명한 황후의 조력자입니다. 이미 왕유는 죽었는데 이를 따지면서 황제의 심기를 불편하게 해서 이득이 될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황후는 황제의 심정을 이해한다며 황제를 따뜻하게 포옹합니다.
이제 귀비는 정실황후가 되었지만 앞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가 둘입니다. 하나는 황태후를 몰아내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매박수령인 골타를 처치하는 일입니다. 황후는 이미 매박상단의 재산을 몰수하려고 작심했습니다. 반면 골타는 염병수(정웅인 분)를 통해 황태후에게 귀한 재물(보화)를 보내며 서찰을 건네 "황제를 제거하면 황후는 끈 떨어진 연 신세가 된다. 황제는 서서히 죽게 될 것"이라고 황태후를 자극합니다. 태후는 새로운 왕으로 백안(김영호 분)과 친분이 깊은 태공(?)을 옹립하려고 작심하고는 이 자를 찾아가 부추깁니다. 골타는 오래 전부터 황제의 탕약에 약제를 넣었는데 이를 마시면 두통으로 정신이 혼미하고 기억을 상실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골타는 황제가 정신이 혼미한 틈을 이용해 자신의 측근을 주요관직에 등용하는 상소문에 옥새를 찍기도 했습니다.
이제 남은 마지막 회(제51회)에서 기황후는 황제를 제거하려는 매박상단과 황태후의 은밀한 반역 계획을 뒤집고, 매박수령인 골타를 잡아들여 그 재산을 몰수하는 일만 남겨두고 있습니다. 아마도 황제는 골타가 준 약물중독으로 인해 건강을 잃어 황위를 황태자 아유에게 선위하고 기황후가 수렴청정을 함으로써 기황후의 시대를 열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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