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로맨스 오빛나, 이토록 가벼운 여자였나?

 

                                                                                                             오빛나 역의 이진  

현재 <빛나는 로맨스> 시청자 게시판을 보면 오빛나(이진 분)와 강하준(박윤재 분)의 재결합을 원하는 측과 오빛나와 한상욱(박광현 분)의 결혼을 지지하는 측으로 나뉘어지는 듯 합니다. 글쓴이로서는 솔직히 오빛나가 막장 시어머니 허말숙(윤미라 분)과 꼴통남편 변태식(윤희석 분)의 버림을 받고 강하준과 러브라인을 형성할 때부터 그 앞길이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왜냐하면 강하준의 어머니 이태리(견미리 분)가 오빛나의 양부인 오민철(이계인 분)을 뺑소니교통사고로 죽인 후 자가용 운전기사 김대수를 매수하여 대신 감옥에 보내고 자신은 멀쩡하게 대기업 사모님 노릇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빛나로서는 비록 오민철이 생부가 아닌 양부라고 할지라도 자신을 키워준 아버지를 죽인 여자의 아들을 남편으로 맞이할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오빛나-강하준 커플이 헤어진 것은 오빛나의 양모 정순옥(이미숙 분)과 강하준의 친부 강대풍(정한용 분)이 과거 30년 전 이혼한 부부였음을 알고 난 후였습니다. 무엇보다도 이태리로서는 남편의 첫째부인을 안사돈으로 맞이할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태리의 반대에 따라 오빛나는 하준에게 작별을 고했고, 강하준은 제이청 홍보영상 촬영현장에서 조명장치가 떨어지는 것을 온몸으로 막아내 자신을 구하고 실명(失明)을 한 장채리(조안 분)에 대한 동정심 및 이태리의 뜻에 따라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사랑하지도 않은 여자와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그런데 예식이 끝난 후 강하준은 장채리의 실명소동이 속임수였음을 알고는 신혼여행도 가지 않은 채 결혼무효를 선언하고 말았습니다.

강하준이 오빛나와 헤어지고 장채리와 결혼을 하자 그간 오빛나의 흑기사를 자청했던 한상욱이 빛나에게 다시 프로포즈를 했고 두 사람은 약혼식까지 치렀습니다. 오빛나가 강하준과 헤어진 직후 바로 한상욱 곁으로 달려가는 모습에 대해 시청자들은 설왕설래했지요. 그렇지만 장채리는 강하준에게 일방적으로 집착했지만 하준은 채리를 벌레 보듯 하면서 채리가 집에 있는 동안 가출해 사무실에서 숙식을 해결했습니다. 평소 채리의 본색을 전혀 모르는 이태리는 채리가 청운각의 후계자로 곱게 자랐다고 생각해 시댁으로 들어온 채리를 감쌌지만 최근 결정적인 사건이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이태리는 남편인 강대풍이 지금은 사돈이 된 전부인 정순옥과 자주 만나는 것으로 오해하고는 두 사람의 행동을 예의 주시했습니다. 그러다가 김애숙(이휘향 분)으로부터 정순옥과 강대풍이 카페에서 만난다는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장재익(홍요섭 분)에게 아직도 미련이 남은 김애숙은 장재익과 부인 정순옥 사이를 이간질하기 위해 정순옥이 강대풍을 만나는 정보를 이태리에게 알려준 것입니다. 그렇지만 정순옥은 중간에 틀림없이 김애숙이 장난을 칠 것으로 생각하고는 강대풍을 만나러 가면서 남편 장재익과 함께 갔습니다. 정순옥과 강대풍이 막 만남을 시작했을 때 별안간 문이 열리고 카메라맨이 들이닥쳐 플래시를 터트리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 때 이태리가 들어와 정순옥과 장재익이 나란히 앉아 강대풍을 만나는 것을 목격하고는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이태리는 남편이 전 부인과 재회하는 현장을 잡아 남편에게 경고를 주려고 했지만 그만 개망신을 당한 것입니다. 귀가한 태리는 애숙에게 전화를 걸어 무슨 일을 그 따위로 처리하느냐며 불같이 화를 내고는 장채리를 내보낸다고 통보했습니다. 김애숙의 삐뚤어진 모성애가 결국 딸의 불안한 시댁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만 것입니다. 사실 이태리의 조치도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결론적으로는 잘 된 일이지만 장채리가 김애숙의 딸임을 모르는 상태에서 채리 친정집의 집사가 잘 못한 일을 가지고 채리를 친정집으로 돌려보낸 것은 너무 오버한 일이거든요.  

 

▲ 오빛나의 어이없는 가벼운 처신

다시 청운각으로 돌아온 채리는 그래도 남편 하준을 잊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런데 제이청에서는 직원들 워크숍을 나갔습니다. 밤이 되자 오빛나의 전남편 변태식의 여동생 변태영(김수연 분)이 산에 오르면서 물려받은 중요한 목걸이를 잃어버렸다고 울상을 지었습니다. 빛나가 태영과 함께 목걸이를 찾아 나서자 강하준은 태영을 제지하면서 자신이 빛나와 함께 찾아보겠다고 했습니다. 현재까지도 오빛나가 강하준을 잊지 못하고 있음을 알고 있는 한상욱이 오빛나-강하준이 밤중에 함께 움직이도록 놓아둔 것은 정말 멍청한 일입니다. 오빛나-강하준은 캄캄한 밤에 작은 손전등을 들고 목걸이를 찾다가 산 속에서 길을 잃었고 빛나가 낭떠러지에서 미끄러지는 바람에 두 사람은 속절없이 숲 속에서 밤을 보내야 했습니다. 강하준은 추위에 떨고 있는 빛나의 어깨를 감싸고는 보고 싶었다고 고백하지만 빛나는 "당신을 지우려고 노력하는 중이며, 난 이미 약혼한 몸"이라고 대답합니다. 하준은 "나 없이도 살 수 있나? 다시 시작하자"고 애원하는데, 빛나는 "당신은 내 동생의 남자였다"며 거절합니다.

그런데 다음날 무사히 하산한 오빛나는 한상욱에게 "미안하다. 아무래도 안 되겠다. 변명할 수는 없지만 우리 약혼은 성급했다. 내 마음은 하준에게 있어 껍데기만 가지고 상욱에게 못 간다. 더 이상 희망고문 못한다"고 결별을 요청한 것입니다. 솔직히 오빛나의 이런 발언은 정말 무책임합니다. 약혼이 무슨 애들 장난인가요? 지난번 강하준이 결혼의 무효를 선언했을 때는 장채리가 거짓으로 실명소동을 벌인 게 원인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오빛나의 약혼파기 발언은 자신의 마음을 스스로 통제하지 못해서 생긴 오발탄입니다. 이 말을 들은 한상욱은 "흔들리는 것 이해한다. 앞으로 기다릴 수 있다"며 무한신뢰를 보여주더군요. 강하준마저도 한상욱에게 오빛나와 다시 시작하려 한다며 그의 속을 뒤집었는데, 상욱은 "내 여자 건드리지 말라!"고 쏘아붙입니다. 시청자로서 오빛나의 우유부단하고 가벼운 처신에 정말 짜증이 납니다.

위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이태리의 뺑소니 범죄행각이 드러날 경우 오빛나-강하준은 결코 맺어질 수 없습니다. 따라서 오빛나는 약혼까지 한 한상욱에게 더 이상 상처를 주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아니면 차라리 재혼을 포기하고 딸 연두를 데리고 혼자 사는 편이 나을 것입니다. 현재 뺑소니범인의 유일한 증거인 운전기사 김대수를 이태리가 오윤나-강기준 보다 먼저 찾아 외국으로 내보낸 상태라 이태리는 여유를 되찾은 모습입니다. 그렇지만 윤나는 이태리를 만나 빨리 경찰에 자수하지 않으면 남편 강대풍 회장에게 이 사실을 알리겠다며 경고하고 있는 중입니다. 또 세상에서 제일 찌질한 허말숙-변태식 모자도 이태리의 뺑소니사고를 알고는 이를 미끼로 한밑천 단단히 잡으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습니다. 빛나가 강하준에 대한 미련을 끝내 버리지 못할 경우 윤나가 지금까지 감추어왔던 진실을 빛나에게 털어놓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종영을 앞두고 이태리의 악행이 베일을 벗는 것도 이제는 시간문제입니다. 그리되면 강하준-오빛나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마음을 접을 수밖에 다른 대안이 없을 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