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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아름 역의 신소율                  천성운 역의 김흥수

 

 

 

KBS 2TV 일일연속극 <달콤한 비밀>이 102회를 끝으로 종영되었습니다. 시청자들간에도 호불호(好不好)가 분명한 드라마여서 그 평가도 극명하게 나뉘었으나 막판에 20%(4월 2일 기준 21.1%)의 시청률을 넘긴 것은 그만큼 인기를 끌었다는 반증입니다. 주인공 한아름(신소율 분)-천성운(김흥수 분) 커플은 우여곡절을 극복하고 결혼에 골인해 해피엔딩으로 끝났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권선징악과는 거리가 먼 전개였습니다. 일반적으로 드라마에서 나쁜 짓을 한 사람들은 그 죄 값을 치르게 되지만 <달콤한 비밀>에서는 한 사람도 죄를 묻지 않고 그냥 덮어버리고 말았거든요. 먼저 이수아(황인영 분)는 비록 천성운 생모 살인혐의는 벗겨졌지만 그 전에 필립 최(양진우 분)와 공모해 남편인 위너스 천도형(김응수 분) 회장을 비자금 조성혐의로 구치소로 가게 만든 장본인입니다. 또 한아름을 못살게 굴었습니다. 그런데 아들 천성운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천 회장은 아내인 이수아의 범행이 밝혀진다면 회사의 명예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며 이를 덮는 대신 수아가 소지만 명품을 자선단체에 기증하고 신용카드를 정지시켜 대회활동을 못하게 하는 정도로 근신처분을 한 게 전부입니다.

 

 

 

위너스의 고문변호사였던 고윤이(이민지 분)의 경우 한아름 때문에 천성운과의 사랑이 깨졌다며 아름의 의류신상품 디자인을 대외에 유출시키고 아름을 창고에 감금하는 등 아름을 여러 차례 괴롭혔고, 나중에는 필립 최와 공모해 천성운의 중국업체와의 계약을 파기토록 하는 등 온갖 악행을 저지르다가 후일 사표를 내고 회사를 떠나는 것으로 끝났습니다. 필립 최도 한아름을 배신하고 이수지(서영 분)와 결혼한 나쁜 놈이었습니다. 그 후 수지와의 사랑이 소원해지자 한아름을 찾겠다며 귀국해 한아름과 천도형-천성운 부자를 괴롭혔습니다. 나중에는 친딸 티파니를 미끼로 아름과 거래를 하기도 했습니다. 결국에는 티파니를 위해 간이식을 하는 등 개과천선했지만 그는 불법비자금 조성혐의로 한차례 검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고 풀려났을 뿐 며칠 후 2차 조사를 받아야한다는 말은 그냥 없던 일이 되고 말았고 필립은 활개치며 제 마음대로 행동했습니다. 이처럼 악인 모두가 아무런 대가도 치르지 않은 것은 아마도 이 드라마가 유일한 듯 합니다.

 

한편, 이 드라마에는 나이차이를 극복한 연상연하 커플들이 여럿 탄생하는 보기 드문 장면을 연출했습니다. 천성운의 계모인 이수아와 천도형 회장은 처음 등장할 때부터 나이차이가 많은 부부였습니다. 카페를 운영하던 김성철(임백천 분)은 천도형 회장의 장모로 나이차이가 많은 연상의 이해방(허진 분)과 눈이 맞았고, 김성철의 딸 김유진(한수진 분)은 음반사업가인 배철구(이승형 분)와 몰래 정을 통하다 결국 성철의 하락을 받았습니다. 배철구-김유진의 경우에도 남자의 나이가 훨씬 많았습니다. 한아름의 친구 손지우(정다운 분)는 아름의 남동생으로 연하인 한진우(손승원 분)에게 홀딱 빠져 결국 행복한 미래를 설계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성사된 모든 커플이 모두 연상연하인 것도 매우 이색적이지요.


 

이 드라마의 특징은 종영을 앞둔 시점에 두 가지의 큰 반전이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는 천도형의 후처인 이수아가 전처인 한경숙을 죽였다는 살인혐의가 무혐의로 밝혀진 일입니다. 다른 하는 티파니의 생부 필립 최가 막판 개과천선하여 마치 매우 착한 아버지처럼 탈바꿈한 사실입니다. 이 두 반전을 살펴보겠습니다.    

 

 


▲ 천성운의 생모 한경숙 죽음의 진실과 이수아의 살인혐의 무죄

 

제일 큰 반전은 위에서도 지적했지만 천도형의 본처 한경숙의 죽음의 비밀이 확실히 밝혀져 후처인 이수아의 살인혐의가 벗겨진 사실입니다. 지금까지 제작진은 어머니의 죽음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던 천성운을 내세워 계속 의혹을 제기하였고 민 간호사(소희정 분)가 등장한 이후 천도형의 비서로 있던 이수아가 병실에서 사모님인 한경숙이 산소호흡기를 때내는 장면을 보여주었습니다. 민 간호사와 어린 성운은 이를 목격하였지만 성운은 너무 어렸고, 민 간호사는 이수아로부터 사례를 받은 후 병원을 퇴직해 지금까지 의혹으로만 남아 왔습니다. 그런데 오랜 시일이 지난 후 민 간호사를 다시 만난 이수아도 벌벌 떨면서 자신의 범죄행각이 드러날 까봐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보여 실제로 이수아가 중환자인 한경숙의 산소호흡기를 제거한 것으로 믿었습니다. 이수아는 5백만원의 돈을 구하여 민 간호사에게 건넸는데, 민 간호사는 5억원의 돈을 요구하였지만 실제로는 큰돈이 없었습니다.

 

이수아는 민 간호사가 성운과 접촉하는 것을 방해하려 했지만 민 간호사는 결국 성운을 찾아가 수아의 비행을 폭로했습니다. 민 간호사는 수아가 사모님(성운 친모)의 산소호흡기를 떼어내 죽이고 회장과 결혼했다고 말한 것입니다. 흥분한 성운은 아버지 천도형에게 달려가 "이수아가 어머니 산소호흡기를 떼어내는 장면을 분명히 목격하였다"고 소리쳤지만 도형은 "어디서 생판 모르는 여자의 말만 듣고 새 엄마를 모함하느냐?"고 일축해 글쓴이는 기함할 뻔했습니다. 천도형은 항암치료를 받으며 고통을 호소하던 아내를 떠올리며 괴로워합니다. 한편, 성운은 민 간호사에게 아버지가 내 말을 믿지 않는다고 하소연했지만 민 간호사는 "나에게 돈을 준 것은 과거 일을 입 다물라는 뜻"이라며 수아의 범행을 기정사실화 합니다.

 

성운은 수아에게 "당신이 민간호사에게 준 돈봉투!"라며 이를 내 놓자 민 간호사가 먼저 돈을 요구했다고 얼버무립니다. 이 때 천 회장이 다가오자 수아는 "민 간호사가 날 모함하려 해 돈을 주었다"고 둘러댑니다. 천 회장은 "왜 그런 여자와 상대하나?"고 거들었고. 수아는 성운에게 "몇 년 동안 사모님을 간호한 나를 왜 믿지 못하느냐?"고 서운해합니다. 수아는 결국 아들 성호를 데리고 가출하고 말았습니다.

 

천도형은 아내의 유언장을 꺼내 봅니다. 유언장에는 "난 더 이상 인생에 미련이 없다. 당신에게 짐이 안되고 싶으니 당신 손으로 내 목숨을 거두어 달라"고 씌어져 있습니다. 천도형은 아들 성운과 후처인 수아를 동시에 불러 아내의 유언장을 성운에게 보여주면서 "네 어미는 매일 죽으려 했었다. 그 당시에도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때 과거의 장면이 나왔는데요. 성운의 어미가 스스로 산소호흡기를 벗자 놀란 수아가 이러면 안 된다며 이를 다시 씌우려고 하는 순간 민 간호사와 성운이 병실로 들어왔던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민간호사와 성운은 수아를 살인범으로 오해할 수밖에 없었고, 수아는 구설수에 오르기 싫어 민 간호사를 회유한 것임이 드러난 것입니다. 천도형은 어린 성운이 상처를 받을까봐 어머니가 자살하려 했음을 알리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성운으로서는 기가 찰 노릇이지만 어머니의 유언장을 보고는 그만 고개를 떨구었습니다. 성운 친모 죽음의 진실이 밝혀지고 이수아가 살인혐의를 벗은 것은 확실하지만 이 과정에서 제작진은 시청자들을 완벽하게 속였습니다. 때로는 이런 속임수가 애교로 보이기도 하지만 이번 사건은 시청자들을 우롱한 매우 비열한 수입니다.


 


▲ 필립 최의 막판 개과천선이 가져온 충격파

 

필립 최는 그야말로 인격 파탄자 같은 캐릭터였습니다. 한아름과 정을 통한 후 아름이 임신한 사실도 모른 채 아름 몰래 이수지와 결혼식을 오리는 뻔뻔함을 보여주었습니다. 후일  수지와 이혼소송을 하면서 귀국해 한아름과의 사랑을 다시 찾겠다면서 저지른 나쁜 행동은 일일이 열거하기가 어려울 정도입니다. 필립은 딸 티파니가 필요했습니다. 사업가인 부친은 아들이 핏줄인 티파니를 데리고 행복한 가정을 꾸릴 경우 전 재산을 상속시키겠다고 약속한 때문입니다. 따라서 필립의 티파니에 대한 집착은 아이의 아버지로서의 부성이 아니라 유산상속을 받기 위한 도구일 뿐입니다. 필립은 심부름센터를 동원해 티파니 납치극을 벌였습니다.

 

그런데 막판에 티파니가 간이식수술을 받아야 하는 돌발사태가 발생합니다. 아름의 가족 모두와 천성운까지 간이식 적합성검사를 받았지만 모두 부적합 판정을 받았고 기증자도 찾지 못했습니다. 오로지 필립만이 적합판정을 받은 상태입니다. 그런데 필립은 저혈압증세로 인해 오랜 시간(12시간 이상) 수술로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이어서 필립의 부친 및 필립과 다시 재결합할 이수지는 필립의 수술을 강력하게 반대하였습니다. 필립은 그냥 출국하려고 공항까지 갔지만 티파니가 위독하다는 아름의 전화를 받고는 다시 병원으로 돌아와 결국 간이식 수술을 했습니다. 티파니는 즉시 회복하였고 필립은 회복이 더뎠지만 후일 정상이 되었습니다. 아름은 눈물로 티파니를 필립에게 인계했는데 필립은 아름에게 티파니를 넘겨주며 키우라고 했습니다. 비로소 부성(父性)이 움직인 것입니다. 한아름이 서명한 양육권포기각서도 찢어버립니다.


 

그런데 문제는 천도형 회장입니다. 천 회장은 필립이라면 이를 갑니다. 필립은 자신과 회사를 궁지로 몬 장본인이기 때문입니다. 도형은 아들 성운이 한아름과의 결혼을 마지못해 허락했지만 단 타파니는 절대로 데리고 올 수 없다고 못박았습니다. 천 회장으로서는 필립의 아이를 낳은 아름을 며느리로 받아들이는 일도 죽을 지경인데 원수의 자식인 그 아이까지 키우는 것은 차마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필립이 티파니를 데리고 출국했더라면 이 문제는 해결되었을 테지만 막판 반전이 일을 키우고 말았습니다. 천 회장은 한아름과 티파니를 데리고 나타난 아들 성운을 보자 불 같이 화를 내었습니다. 옆에서 이수아가 천 회장에게 아이도 받아들이자고 종용하는 사이에 이번에는 장모인 이해방이 김성철을 데리고 나타나 새로운 인생을 꾸리겠다고 말하는 바람에 거의 기절을 하며 결혼을 하든지 말든지 마음대로 하라고 소리지릅니다. 이로서 천도형은 티파니를 데리고 온 아름을 며느리로 받아들이고 말았습니다. 

 

주인공 한아름은 한번도 제대로 복수하지 못한 채 매번 당하면서 울기만 해 울보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등장인물 모두가 명연기를 펼쳤습니다. 특히 배우 김혜옥은 치매환자인 오명화에 빙의된 듯 매우 실감나게 연기했습니다. 아역으로 나온 양한일(권혁민 역)은 어른스런 말투와 행동으로 주위를 놀라게 했습니다. 출연진과 제직진 모두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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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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