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성당(교회 포함)이라고 하면 종루(鐘樓)가 뾰족한
첨탑의 형태로 된 건축물을 떠올립니다.
필자가 답사한 성당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은
서울의 천주교 명동성당과 인천의 답동성당입니다.
그런데 인천광역시 강화군 강화읍 관청리 소재
"성공회 강화성당"(사적 제424호)은 용마루 위에 십자가만 없없다면
성당이라기보다는 전통한옥 또는 조선시대 향교와 유사한 모습입니다.
필자는 이런 형식의 성당건물은 처음 보았습니다.
강화성당은 1900년 건립된 한국 최초의 성공회 성당으로
고요한(Charles Jone Corte) 초대 주교가 건립하였습니다.
이 건축물은 한국 전통건축양식과 서양식인 바실리카가 혼재된
목조건물로 동서로 10칸, 남북으로 4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기와 지붕은 한국 전통양식으로 지었고 예배당은 서양식으로 설계했습니다.
이 성당이 서양식 장식이 없는 사찰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당시 한국인의 외래종교에 대한 거부감을 줄여
천주교를 토착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는 우리나라 건축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되는 유적입니다.
강화성당 입구에는 성당에 얽힌 역사가 적혀 있는데
이를 읽어보면 일제의 만행에 치를 떨게 됩니다.
태평양전쟁이 한창이던 1943년 일제는 전쟁물자 공출을 이유로
교회정문 난간계단과 동종을 뜯어 갔다고 하네요.
2010년 일본 성공회 관계자들이 이를 참회하는 의미에서
난간계단을 복원했답니다.
복원된 철제난간
1
성당의 출입문은 얼핏보아도 조선시대 전통향교를 떠올리게 합니다.
외삼문과 내삼문을 둔 것도 더욱 그러합니다.
외삼문과 내삼문을 들어서면 부지 중앙에 성당이 보이는데
성당의 건물은 정말 특이합니다.
2층 형태의 전통한옥이지만 지붕 아래는 서양식이라
좀처럼 볼 수 없는 건축형태에 눈이 휘둥그래해 집니다.
내삼문
성당내부는 목재로 지어진 것 이외에는
서양식 성당의 구조와 흡사하군요.
옆에서 성당을 보면 규모가 이외로 큰 것을 알 수 있는데
바실리카 형태의 건축물은 전체적으로 배 모양을 띠고 있습니다.
이 성당은 경복궁 중건에 참여했던 도편수가
백두산에서 자란 100년생 소나무를 구해지었습니다.
내외삼문 옆에는 동종과 100주년 기념비,
그리고 초대 주교 등의 기념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성당 뒤쪽에는 사제관이 있는데
전통한옥 형식입니다.
일제침략의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성공회 강화성당은
그 독특한 외관으로 인해 오래 기억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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