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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상해변을 상징하는 붉은 시계탑

 

 

 

해파랑길은 동해의 떠오르는 해와 푸른 바다를 길동무 삼아 함께 걷는다는 뜻으로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출발해 동해안을 따라 북쪽 강원도 고성의 통일전망대까지 총 길이 770km에 이르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긴 트레일 코스입니다. 모두 10개구간 50개 코스로 구성된 이 길을 걸으며 동해안의 멋진 풍광과 낭만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해파랑길은 갈맷길․문탠로드(부산구간 4개 코스), 간절곶소망길․솔마루길(울산구간 5개 코스), 감포깍지길․주상절리길(경주구간 3개 코스), 감사나눔길(포항구간 6개 코스), 블루로드(영덕구간 4개 코스), 관동팔경길(울진구간 5개 코스), 수로부인길․해물금길(삼척.동해구간 7개 코스), 바우길․헌화로(강릉구간 6개 코스), 녹색경관길(양양.속초구간 5개 코스), 평화누리길․갈래길(고성구간 5개 코스)과 같은 원래 12개 시․군에서 조성한 좋은 길을 장대한 하나의 길로 이은 것입니다.

 

 

 

해파랑길 34코스는 묵호항역에서 출발해 묵호등대공원과 망상해변을 지나 옥계시장에 이르는 18.9km의 도보 길로서, 주요 관광포인트를 살펴보면 동해안 최고의 해수욕장인 망상해변, 산책길이 좋은 묵호등대, 카페와 활어횟집이 많은 어달해변을 들 수 있습니다.

 

34코스의 들머리는 동해시 발한동 소재 묵호항역이지만 우리는 지난 33코스를 답사하면서 이미 묵호항역에서 묵호항까지 걸었기에 이번에는 묵호항 논골길 입구에서 출발합니다. 논골길을 들어서서 우측 묵호등대마을로 이어지는 곤골담길을 걷습니다. 언덕으로 오르는 좁은 골목길에 묵호를 나타내는 각종 벽화가 그려져 있어 등대마을은 일명 벽화마을로 불러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곳의 작품은 “꿈꾸는 등대”로 지역문화 콘텐츠 특성화사업으로 조성한 것입니다.

 논골담길로 가는 모습

 

 

 

 골목길 벽화

 

 

 

 

 

 

 

 

가장 높은 언덕에 오르니 묵호항이 한눈에 내려다보입니다. 이곳을 “바람의 언덕”이라고 하는군요. 아이들이 기차놀이를 하는 조형물, 어린 아이를 업은 채 강아지를 데리고 걷는 여인상 등 옛 추억을 되살릴 만한 볼거리가 많습니다.

 내려다보이는 묵호항 방파제

 

 

 기차놀이 조형물

 

 

 바람의 언덕 사진촬영장소

 

 

 

 

 바람의 언덕에서 바라본 묵호항

 

 

 

 

여기서 묵호등대로 갑니다. 묵호등대는 1963년 처음으로 불을 밝힌 등대입니다. 묵호항은 국제무역항으로서 석탄과 시멘트의 출항, 선박의 대피항, 어업기지 등으로 이용되는데 1941년 태백산지에서 생산되는 석탄을 수출하기 위해 항만건설을 시작해 1947년 개항장으로 지정된 항구입니다. 묵호항은 현재 동해항의 보조항만으로서 울릉도와 독도를 연결하는 관광항로의 기능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묵호등대는 최첨단 회전식 등명기를 설치해 48km 거리에서도 등대식별이 가능하답니다. 등대주변은 해양문화공간으로 조성되어 있습니다.

 

 

 

 

 

 

등대에서 바닷가로 내려섭니다. 길목에는 "미워도 다시 한번“, ”내 뒤에 테리우스“, ”상속자들”을 촬영했다는 안내문이 걸려 있는데 한 때는 달동네였을 이곳이 지금은 주변 정리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관광목적지로 변신했습니다.

 

 

 

 

 

 

이제부터는 해안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걷습니다. 좌측언덕 해양문화공간에 보이는 스카이워크는 공사 중으로 인해 출입을 할 수 없는 게 매우 아쉽습니다. 여기서 망상오토캠핑 리조트까지의 거리는 6.8km이군요. 구룡포 인근에서 과메기를 말리는 모습만 보다가 여기서 오징어를 보니 반갑네요.

 공사로 출입이 금지된 스카이워크

 

 

 오징어를 말리는 모습

 

 

 

 

 

서울 숭례문(국보1호)인 남대문의 정동방은 이곳 까막바위랍니다. 까막바위 바로 옆에는 거대한 문어상이 있는데요. 이 문어상과 관련된 재미있는 설화가 있습니다. 현지에 안내문이 있지만 가독성이 떨어져 관심이 있는 독자를 위해 이의 요지를 옮겨 적습니다.

 

 

 

 

 

 

『조선 중엽 이곳에 주민들로부터 존경받았던 호장(戶長, 현재의 지역 유지)이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앞바다에 배가 2척 나타나 배에 타고 있던 자들이 마을을 급습하여 호장은 아들과 함께 용감히 맞서 싸웠으나 힘이 부족해 붙잡히고 말았습니다. 침입자들은 약탈한 재물과 호장을 싣고 떠나려 하자 주민들이 달려들어 호장을 구하려 했으나 역부족입니다.

 

호장이 노하여 침입자들을 크게 꾸짖자 하늘이 갑자기 어두워지고 천둥번개가 치며 광풍이 심하게 일어 호장과 침입자들이 탄 배가 뒤집혀 모두 죽고 남은 한 척의 배가 달아나자 거대한 문어가 나타나 그 배를 뒤집어 침입자들은 모조리 죽임을 당했습니다. 그때 나타난 큰 문어는 호장이 죽어 변신한 혼이라고 전해지고 있으며 이후 마을에 평온이 찾아왔습니다.』

 

까막바위는 묵호의 까마귀가 새끼를 낳은 바위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그래서인지 바위가 검정색입니다. 바위 맞은편에는 까막바위 회마을이 있을 정도로 이곳의 명소인듯 합니다. 이어지는 곳은 어달항인데 바닷가에는 유달리 갈매기떼가 많더군요.

 

 

 

 

 

 

 

 

 

낚시명소라는 어달항에는 고깔모자 형식의 시설물이 자주 눈에 띄었는데 그 용도는 잘 모르겠습니다. 자갈이 많은 해안과 어달삼거리를 지나면 어달해변입니다. 과거에는 해변이라기 보다는 해수욕장으로 표기했는데 요즘은 해변을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어달해변은 지나온 어달항과는 달리 모래해변입니다.

 용도를 알 수 없는 시설물

 

 

 

 어달항

 

 

 어달해변

 

 

 

 

두 번째 고깔모자 시설물을 지나면 대진항입니다. 바닷가에 보이는 등대는 한진등대인데 방파제도 아니고 높은 언덕도 아닌 바로 바닷가에 세운 등대는 좀처럼 보기 드문 모습입니다. 대진 굴다리를 지나면 “청춘”을 알리는 커다란 안내문이 새롭습니다. 청춘이란 참으로 좋은 말입니다. 청춘이라는 단어를 보니 “마음은 아직도 청춘인데 나는 이미 늙어 있다“는 글귀가 떠오릅니다. 몇 년 전에는 어느 일본인이 ”자넨 늙어 봤나? 나는 이미 젊어 봤네“라는 책을 냈다고 하더군요. 이름을 알 수 없는 건어물도 바다풍경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대진항은 동해시 대진동 소재 어항입니다.

 

 한진등대

 

 

 

 

 

 

 

 

 

 

 

대진항을 지나면 노봉해변인데 해파랑길은 노봉해변 대신 해안도로로 이어집니다. 서울대 동해해양연구센터에는 노고암이라는 바위가 있는데 이는 이 고을 마음씨 고운 처녀와 용왕과의 사랑 때문에 애석하게 죽은 처녀의 부모가 바위로 변한 것이라는 전설이 전해옵니다.

해물금교를 건너면 좌측에 망상역이 있는데, 역의 규모는 매우 작지만 그 옆의 대형 시설물의 용도도 잘 모르겠습니다.

 노봉해변

 

 

 

 노고암

 

 망상역 시설물

 

 

 

 

드디어 망상해변입니다. 망상해변은 동해안 최대의 명사십리이자 오토캠핑의 명소입니다. 망상해수욕장은 넓은 백사장과 울창한 송림, 청정한 해수, 얕은 수심 등 동해안 해수욕장 중 가장 넓고 쾌적한 자연환경 및 각종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관광객들이 이용하기에 매우 편리하며 해수욕장 바로 위에는 오토캠핑장이 있어 가족단위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있는 곳입니다. 망상해변은 인근의 묵호항과 더불어 강릉∼삼척을 잇는 해안 관광지 중 하나로 풍부한 해산물이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망상 제2 오토캠핑장에서 바라보는 망상해변은 그 규모를 가늠하기 어려운 정도로 광활하군요.

 망상 제2 오토캠핑장

 

 

 망상해변

 

 

 

 

망상해변을 상징하는 붉은 시계탑 쪽에서 바라보는 해변의 모습을 보면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지경입니다. 동해의 망망대해를 품은 망상해수욕장은 무더운 여름날 이곳에 서서 바다와 백사장을 바라보기만 해도 피서가 될 것 같습니다. 정말 살다가 이처럼 큰 해수욕장은 처음 봅니다.

 망상해변의 붉은 시계탑

 

 

 

 광활한 해수욕장

 

 

 

 

그런데 해파랑길은 이곳에서 바닷가 해안이 아닌 영동선 기차선로 방면으로 이어집니다. 동해엑스포 전시관 뜰에는 앙증맞은 동물들의 조형물이 놓여 있군요. 아까 망상 제2 오토캠핑장을 지나왔는데 이번에는 망상 오토캠핑 리조트입니다. 원래 이곳이 먼저 조성된 후 나중에 제2캠핑장이 생긴 것 같습니다. 가는 길목에는 동해파크골프장이네요. 오토캠핑리조트의 규모도 상당히 큽니다.

 

 

 

 

 

 

 

이제부터 해파랑길은 망상해변쪽이 아니라 서쪽의 망운산을 돌아 내륙으로 이어집니다. 이곳 망상오토캠핑 리조트에서 해변을 따라 가면 가곡해변과 도직해변을 거쳐 강릉의 옥계역으로 연결될 텐데 내륙으로 들어가는 것도 무슨 이유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이 코스를 따르다 보니 전혀 볼거리는 없고 산의 고개를 3-4차례 넘어야 하는 매우 지루한 길의 연속입니다.

 

망상 오토캠핑리조트에서 영동선 기차선로 굴다리 및 7번국도 그리고 동해고속도로(삼척-속초간) 교각 밑을 지나 좌측으로 가다가 우측으로 몸을 돌려세우면 망상동 가곡마을 경노당이 나오고 이어서 길은 엉뚱하게도 남쪽으로 계속 이어집니다. 이제부터는 강릉 옥계시장 이정표를 따릅니다. 가곡마을을 지나 작은 고개를 넘어가면서 제법 잘 지은 펜션을 지나면 김응위 효자각 및 남구만 선생의 유허비가 나옵니다. 남구만 선생은 조선 숙종 때 영의정을 지낸 인물로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렸던 시조 “동창이 밝았느냐”의 작가입니다. 바로 이웃에는 선생의 기념관이 있는 것 같은데 내부를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습니다.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소치는 아이는 상기 아니 일었느냐

재너머 사래긴밭을 언제 갈려 하나니

 

 가곡마을 경노당

 

 

 

 

 

 

 

 

남으로 향하던 길은 여기서부터 서쪽으로 나갑니다. 산촌마을의 작은 고개를 넘어 또 다른 민가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이름 모를 마을을 지나갑니다. 멀리 모이는 산의 능선이 이곳이 상당히 깊은 산골임을 실감합니다. 길섶에 감이 주렁주렁 매달린 모습을 만난 것은 오랜만에 보는 보너스로군요. 개 두 마리가 유난히 짖어대는 곳을 지나 다시 고개를 오릅니다. 정자를 지나 점점 고도를 높입니다. 좌측으로 보이는 풍경은 등산을 하면서 보는 모습 그대로이네요.

 마을 고개로 향하는 길

 

 

 멀리 보이는 산의 능선

 

 

 

 좌측으로 보이는 풍경

 

 

 

 

상당이 높은 고도의 안부에 도착하니 좌측으로는 형제봉 3.4km, 우측으로는 망운산 1.16km를 알리는 이정표가 길을 안내합니다. 우리는 남양 3리 이정표를 따라 계곡으로 서서히 내려섭니다. 산촌 민가에 물고기를 말리는 모습이 이색적이로군요. 길의 양옆으로 나무가 전혀 없는 민둥산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바로 지난 4월 이곳 남양리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로 약 900억원의 피해를 준 강릉산불 현장입니다. 길섶에는 불에 탄 목재를 잘라 쌓아놓아서 가슴이 아프네요.

 고개안부 사거리 이정표

 

 

 산불피해지역

 

 

 

 

 

 

 

 

주수천에 놓인 동산교 옆을 지나갑니다. 시커멓게 불탄 소나무 숲을 보면서 산불이 얼마나 무서운가를 되새깁니다. 고가로 밑을 지나 천남교를 건너 주수천의 둑방길을 걸으니 옥계시장 입구입니다.

 불에 틴 소나무숲

 

 

 

 천남교를 건너며 본 주수천 하류방향

 

 

 강릉 옥계시장 입구

 

 

 

오늘 약 18km를 걷는데 4시간 반 이상 걸렸습니다. 묵호항에서 어달해변 및 대진해변을 거쳐 망상해변에 이르기까지는 아름다운 동해바다를 마음껏 즐기면서 기분 좋게 걸었지만, 망상해변(오토캠핑 리조트)에서 강릉 옥계시장까지 이르는 망운산 골짜기 길은 단순히 거리를 늘리기 위한 꼼수(?)라고 생각될 정도로 무의미한 발걸음이었습니다. 이 길 대신 망상해변에서 가곡해변 및 도직해변을 거쳐 옥계역 방면으로 코스를 구성했더라면 해파랑길의 취지에도 부합되고 걷는 사람들에게 더욱 큰 보람을 안겨주었을 텐데 정말 아쉬운 대목입니다.

 

 

 

《해파랑길 34코스 개요》

 

▲ 일자 : 2019년 12월 21일 (토)

▲ 코스 : 묵호항-논골담길-바람의 언덕-묵호등대-까막바위-어달항-어달해변-대진항-노봉해변-노고암-망상 제2오토캠핑장

            -망상해변-망상 오토캠핑리조트-남구만 유허비-강릉산불지역-주수천변-천남교-옥계시장 입구

▲ 거리 : 18.5km

▲ 시간 : 4시간 45분

▲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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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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