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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주시 문수면 수도리 소재 무섬마을(국가민속문화재 제278호)은 물 위에 떠 있는 섬을 뜻하는 수도리(水島里)의 한국어 이름입니다. 이곳은 조선시대인 17세기(1666년) 박수(朴燧)가 병자호란 후 출사를 단념하고 충절과 은둔군자의 선비정신으로 만죽제를 건축해 살기 시작한 이후 박수의 증손녀와 결혼한 김대(金臺)가 1757년 들어와 살면서 만들어진 마을로 반남박씨 가문과 선성(예안)김씨 가문이 모여 사는 집성촌으로서 수백 년의 역사와 전통이 오롯이 남아 있는 유서 깊은 전통마을입니다.
무섬마을은 안동 하회마을, 예천 회룡포, 영월 선암마을 및 청령포와 같이 마을의 3면이 물로 둘러싸여 있는 대표적인 물돌이 마을인데요. 이곳은 내성천의 맑은 물이 태극모양으로 서로 안고 휘감아 돌아 산수의 경치가 절경을 이루며, 육지속의 섬마을로 전통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살아가고 있는 정겨운 마을입니다.
무섬마을은 조선시대에는 수많은 선비와 관리를 배출하면서 부자가 많이 살았던 마을이었고, 대한제국 시기에도 120여 가구에 500여 명의 주민이 살 정도로 매우 번성하였습니다. 일제강점기인 1934년 대홍수로 인해 마을의 절반정도가 사라지는 시련을 겪었지만 해방 전까지는 100여 가구가 사는 큰 마을이었습니다. 1960-70년대 많은 주민이 도시로 떠나가면서 마을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으나 2000년대 전통마을로 지정되고 정비가 이루어져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현재 마을에는 만죽재와 해우당고택 등을 비롯하여 규모가 크고 격식을 갖춘 口자형 가옥, 까치구멍집, 겹집, 남부지방 민가 등 다양한 형태의 구조와 양식을 갖추고 있으며, 약 50여 가구에 5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습니다.(자료/현지 안내문에서 발췌인용)
지난번 제1부에 이어 탐방을 계속하겠습니다. 일계고택 옆 섬계고택(김동근 가옥)은 무섬마을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는데, 1730년대에 지은 약 300년가량 된 집입니다. “섬계”는 무섬마을의 옛 이름으로 현재의 주인 김동근의 아버지 김두한이 택호로 사용하여 오던 것을 사위 이영직이 “섬계고택”이라는 서각을 만들어 단 것이 그 유래입니다. 이 집은 안채와 사랑채, 문간채가 ‘ㅁ’자형을 이루고 있는 전형적인 평면배치 형식입니다. 사랑채는 앞면 3칸 규모로 문간채에 비해 높게 지었으며, 툇마루에 난간을 설치하는 등 구한말 건축양식이 잘 반영되어 있습니다. 선성 김씨 후손이 살고 있는 고택으로 가옥의 규모가 큰 편이며, 반남박씨 종택 옆에 있는 것으로 볼 때 마을 내에서 위상이 높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 고택은 2021년 12월 KBS TV에도 소개된 전통고택입니다.
카페로 운영 중인 박천립 가옥(사무당) 옆에는 가장 유명한 만죽재 고택이 있는데, 이는 무섬마을 입향시조의 종택으로 이곳에서 가장 오래된 집입니다. 이 집은 처음 만들어 졌을 때의 평면구조를 잘 유지하고 있어 조선후기 경북지역의 사대부 가옥의 구조를 살펴보는 귀중한 문화재입니다.
만죽재 고택 뒤쪽의 초가집들은 박덕우 가옥, 박화서 가옥, 박정우 가옥, 박진서 가옥입니다. 박화서 가옥은 초가민박집이네요. 무송헌 고택(김광호 가옥) 이웃에는 이름을 정확하게 알 수 없는 가옥이 여럿 있습니다. 이 중에서 대청마루에 오헌(吾軒)이라는 현판이 걸린 집도 보이네요.
고종 22년(1885)에 지어진 것으로 알려진 김덕진 가옥(아석고택)에는 엄청남 규모의 장작개비가 쌓여있으며, 김위진 가옥(조은구택)은 고종 30년(1890)에 지은 살림집입니다. 김규진 가옥(월미산초당)은 1930년대에 새로 지은 초가집입니다. 금강초당(감창근 가옥)의 낮은 돌담이 아름답군요.
내성천을 가로지르는 제2외나무다리 입구를 지나면 무섬자료전시관과 한옥체험수련관이 있고 뜰에는 섬계 박선생과 조지훈의 시비가 있습니다. 조지훈의 시 “별리”는 무섬마을의 아름다움을 오래한 시라는군요. 지금까지 2회에 걸려 무섬마을 탐방후기를 게재했습니다. 지금은 겨울이라서 마을이 다소 삭막해 보이지만 꽃이 피고 새가 우는 계절에 방문하면 정말 고택의 진수를 감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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