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주말드라마 <명가>는 부자에 대한 대중적 시각이 곱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제대로 된 부자"인 경주 최씨 일가의 이야기를 다룸으로써 정당한 부(富)의 축적과 도덕적 부(富)의 행사과정을 보여주고, 이탈리아 메디치家에 버금가는 한국의 명가(名家)를 통해 우리 문화의 전통과 긍지를 오늘에 되살리는 취지의 드라마입니다.(기획취지에서 인용)
명가의 주요 등장인물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최국선(차인표 분), 김원일(김성민 분), 한단이(한고은 분)입니다. 먼저 최국선은 큰 뜻을 품고 한양 사옹원 참봉으로 관직에 나가지만 남인과 서인의 정쟁에 휘말리고, 그 과정에서 정신적 아버지인 조선최고의 거부인 역관 장길택의 비참한 말로를 보며 크게 깨달아 모든 것을 버리고 경주로 돌아와 땅과 농업에 주력합니다.
최국선 역의 차인표
그는 조선후기 농업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한편, 경주 최씨 일가 12대 300년에 걸친 부(富)의 토대가 된 인물로, 말년에 경주 최씨 일가의 모든 재산을 사회에 환원해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완성하게 됩니다.
다음 김원일은 최국선 집안의 마름(조선 후기부터 일제강점기에 걸쳐 지주에 의해 임명되어 농장이나 소작지를 관리했던 사람)인 김자춘의 아들로 마름 아들이라는 콤플렉스가 강합니다. 하지만 병자호란으로 최국선의 할아버지가 전사한 후 국선의 집안이 망하자 상황이 달라집니다. 아버지 김자춘이 공명첩을 사 양반이 된 덕분에 초시에 응시할 수 있었고 급기야 포도청 종사관이 되어 중앙 진출에도 성공합니다.
김원일 역의 김성민
명화적의 난 때 아버지가 죽자, 국선이 명화적의 배후라고 음해, 그를 곤경에 빠뜨리지만 오히려 신분의 비밀이 드러나 몰락하고야 맙니다. 한단이를 놓고 국선과는 연적 관계가 되며, 국선이 하는 일에 번번이 발을 걸고넘어지는 평생의 라이벌입니다.
한단이는 어린 시절 최국선 집안의 종 상남의 여식으로 행세하다가 그녀를 찾은 장길택에 의해 한양으로 가서 그의 양녀가 되어 여행수로 상단(商團)생활을 합니다. 장길택은 억울한 누명을 쓰고 죽은 벗의 딸인 단이를 거둬 키운 것입니다. 양아버지인 장길택마저 정쟁에 희생되자 홀연히 자취를 감추었다가 부산 왜관의 거부로 재등장해 최국선을 돕게 되는데, 국선과는 평생 이루어질 수 없는 연인으로 안타까운 사랑을 나누는 여인입니다.
한단이 역의 한고은
악역의 달인 김자춘 역의 이희도
명가의 여러 등장인물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사람은 김자춘 역의 이희도입니다. 그는 최씨 가문의 마름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사리사욕을 채우다가 국선의 할아버지인 최진립의 노여움을 사서 내쳐집니다. 이에 앙심을 품고 국선을 납치하려던 음모가 탄로나 야반도주, 한양에서 고리대로 신흥부호가 되지요.
김자춘괴 그의 부인(마름시절)
김자춘과 그의 아들 김원일
공명첩을 사 양반 신분까지 갖춘 자춘은 아들 원일을 무과에 급제시키고 신분상승의 야욕을 불태우면서 자신의 과거를 알고 있는 최씨 집안인 국선이 재기하지 못하도록 갖은 방해공작을 펼치며, 아들 원일을 관계에 진출시켜 부와 권력을 손에 쥐려합니다.
이런 악역을 맡은 배우 이희도(김자춘 역)와 그의 부인 역인 김선화의 연기가 얼마나 뛰어 난지 주연보다 더욱 빛나는 조연이라는 찬사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가 능글맞고 가증스러운 웃음을 지을 때마다 꼭 음흉한 일들이 벌어집니다.
김자춘의 부인
김자춘 역의 이희도
김자춘은 최원영(최종원 분) 대감에게 뇌물을 먹이고 그의 아들인 김원일이 한품자(신분을 산 사람이 관직에서 품계를 일정 수준 이상 올리지 못하게 하는 제도)에서 벗어나게 해 포도청 종사관에서 경주 영관으로 승진시킵니다. 그는 부인에게 아들을 따라 경주로 가자고 지시합니다. 드디어 때가 왔다는 것입니다. 이 말은 최국선의 집안을 송두리째 망하게 할 정도로 권세를 잡았다는 의미입니다. 최씨 집안의 마름에 불과했던 김자춘의 아들 원일이가 당신들은 꿈도 못 꾸는 고관대작이 되어 고향에 왔음을 똑똑히 보여 주겠다고 악을 씁니다.
최국선 집안에 원한을 품은 김자춘 부부
김원일에게 한품자를 풀어주겠다고 약조하는 최 대감
이미 그는 최원영 대감의 미움을 받은 장길택 상단을 무너뜨릴 음모에 가담했습니다. 장길택 상단이 독점적으로 운영하던 세곡운송권을 빼앗기 위해 그의 창고에 일부러 세곡을 감추고 이를 빌미로 모든 재산을 압수하고 집을 불태우는 데 앞장 선 것입니다. 이 혼란의 와중에 장길택은 사망하고 최국선과 한단이는 경주로 돌아왔습니다. 김원일은 최국선이가 틀림없이 경주로 갔을 것이라고 생각하고는 한양에서 가까운 경기지방을 마다하고 경주를 자원한 것입니다.
최원영 대감 역의 최종원
김자춘
잘 나가는 김원일, 일이 꼬이는 최국선
이제부터 최국선과 김원일은 경주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것입니다. 어렸을 적에 최국선은 김원일을 친구처럼 대했지만 열등감에 사로잡힌 김원일은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국선을 음해하는 데 앞장섭니다.
김원일은 경주 사또 옆에서 죄인을 다루는 영장으로 위세를 뽐내는데 비해 최국선은 부모로부터 단이와 사귀는 것도 거부당했습니다. 국선 어미가 단이에게 무릎을 꿇고 국선을 멀리하라고 애원하자 단이는 길을 떠났으며, 국선은 장길택 상단에서 번 돈 200냥으로 구입한 토지가 사기에 휘말려 빼앗기고 맙니다. 국산이 이토록 어려울 때 학자이자 개혁가인 반계 유형원을 다시 만났으니 어떤 반전이 있을지 기대됩니다.
반계 유형원
<명가>는 <추노>, <공부의 신>은 물론 주말 같은 시간대의 <그대웃어요> <보석비빔밥> 등에 밀리고는 있지만 약 13% 정도의 시청률을 확보하면서 새로운 소재의 드라마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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