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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간 간 노비를 추적하는 KBS 수목드라마 <추노>는 지난해 최고의 드라마로 우뚝 선 MBC 월화드라마 <선덕여왕>의 기록에 도전할 태세입니다. 8회까지 진행된 현재 혜원(언년이/이다해 분)을 데리고 제주로 가려는 송태하(오지호 분), 그를 쫓은 추노꾼 이대길(장혁 분) 일행, 혜원의 오빠인 김성환(큰놈이/조재완 분)의 수하로 혜원을 찾는 백호(데니안 분), 백호와는 앙숙관계로 혜원을 추적하는 여자검객 윤지(윤지민 분), 좌의정 이경식의 사위로 천지호(성동일 분) 패거리를 고용하고 정적들을 살해하는 황철웅(이종혁 분) 등이 등장하여 드라마에 활기를 불어넣습니다.


                            태하와 철웅
 

여기에 등장한 인물들은 모두 검술에 능동하며 특히 여자검객 윤지는 단검의 고수라 시청자를 아연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이런 등장인물 중에 무사중의 무사가 있으니 바로 송태하입니다.

그는 조선 최고의 무사를 길러내는 훈련원 교관을 했기에 검으로는 조선에서 상대를 찾을 수 없다던 최고의 무장(武將)이었습니다. 그런데 병자호란을 맞아 가족을 잃고 끝까지 항전하던 중 인조가 항복을 하며 전쟁이 끝난 후 소현세자와 함께 청나라로 가서 8년을 보내지요.

                        아내와 아이의 시신을 발견하고 통곡하는 태하 
 

귀국 후 소현세자가 급사하고 뒤이어 몰아친 숙청광풍에 누명을 쓰고 참형 직전 노비로 떨어져 이마에 노자가 새겨 졌습니다. 그는 소현의 마지막 남은 아들 석견이 죽을 위기에 처하자 탈출하다가 노상에서 혜원(언년)이를 만나 동행하면서 사랑의 감정이 싹틉니다.






싸우며 백호에게 무술을 가르치는 태하

글쓴이가 그를 무사 중의 무사라고 한 것은 지난 7회에서 혜원을 추적한 백호 일당과 맞닥뜨렸을 때의 일입니다. 태하가 대길이 던진 단검을 어깨에 맞은 혜원을 가까스로 응급조치한 후 길을 나섰는데 윤지로부터 역시 단검을 맞고 부상당하였다가 기운을 회복하여 남쪽으로 쫓아온 백호와 맞서게 됩니다. 혜원이 백호에게 가족과 같은 사람이 어찌 이럴 수 있냐며 그만 돌아가라고 말하지만 백호는 돌아서지 않습니다.



                        혜원


                              백호


이때 태하는 칼을 땅바닥에 꽂고는 그 대신 죽봉 한 개를 손에 잡습니다. 백호가 태하에게 자신감이 지나치다고 힐난하자 태하는 가족과 같은 사람과 어찌 진검대결을 할 수 있느냐고 말합니다. 그러고는 불안해하는 혜원에게 별일 없을 테니 사내들 장난이려니 생각하고 편히 보라고 안심시킵니다.     

태하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공격해 오는 백호의 두 수하와 겨루지만 이들은 태하의 적수가 되지 못합니다. 곧이어 백호가 공격합니다. 몇 번의 동작을 주고받은 태하는 백호에게 검술을 가르치기 시작합니다. "금계독립세, 맹호은림세." 기가 막힌 백호는 "죽이는 것은 좋지만 조롱하지는 마라"고 항변하고, 태하는 "검술은 책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니 새겨들어라"고 충고합니다.






태하와 백호는 결국 같은 동지?

이미 승부는 끝났습니다. 태하는 이래도 계속 쫓을 것인지 묻으니, 백호는 명령을 받았으니 어쩔 수 없다고 합니다. 이에 태하는 한번 겨룬 자의 의리로 추격을 시작하더라도 밤길을 편히 갈 수 있도록 날이 밝은 후 하도록 요청합니다. 백호는 검을 섞은 것도 인연인데 통성명하자고 하며, 자신은 송도의 백호라고 소개합니다.

태하가 자신은 한양에 살던 송태하라고 대답하자 백호는 훈련원 판관을 지냈던 그 송태하냐고 묻고는 몰라 뵈었다고 머리 숙여 사과하며 비로소 경어를 사용합니다. 태하는 백호에게 5년 이상 검술을 배웠으면 무과에 급제할 능력이 있는데 왜 사가(私家)의 병으로 만족하는지 물으니 그는 의미심장한 대답을 합니다.

"죄송하지만 아직 이 나라의 임금을 주인으로 모실 이유를 찾지 못했습니다. 깨끗한 무관이란 항상 혼탁한 정치판의 희생물이 되지 않습니까? 다 임금이 바로 서지 못한 까닭이지요."

이에 태하가 말합니다.

"벼슬이 더럽다 피한 다면 평생을 가도 그 더러움을 바로 잡을 수 없네. 오물 속에서 굴러야 그 역겨움을 바로 보고 그래야 올곧게 쓸 방도를 마련할 수 있지. 다음에 기회가 닿으면 정식으로 겨루어 보세!"

백호는 꼭 기회를 만들겠다고 의미심장한 답변을 합니다. 두 사람의 대화내용을 듣고 있던 혜원은 태하의 사람됨됨이와 무술실력 그리고 훈련원 판관이었던 전직(前職)에 매우 놀랐을 것입니다.

백호는 현장을 떠나기 전 혜원에게 오늘 일을 어떻게 김성환(혜원이 오빠)에게 고해야 하는지 물으니 혜원은 태하와 혼인한 사이라고 태연하게 말합니다. 믿을 수 없는 백호는 다시 확인해 보지만 혜원은 작은 암자에서 작수성례(물 한 그릇 떠놓고 치른 혼례)하였다고 대답합니다. 이 말을 듣고 놀란 사람은 물론 백호이지만, 더욱 놀란 이는 바로 태하입니다.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태하는 진정한 무사입니다. 외관만 보고도 상대의 무술실력을 아는 것이지요. 사실 백호와는 이미 명안스님의 암자에서 겨루어 본 바가 있지요. 몇 수 아래로 보이는 추격자와 검 대신 죽봉으로 겨루고, 또 승부를 겨루면서도 상대에게 검술을 가르쳤기 때문입니다. 위의 대화내용으로 짐작할 때 백호는 태하로부터 검술을 배웠으며, 비록 오랜만에 다시 만났지만 현 임금을 비난하는 말을 함으로써 이미 태하가 소현세자의 자식인 석견을 지키려 간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듯 합니다.

                   

                                  명안스님의 암자에서 본 백호 일당


백호는 태하에게 반역의 말을 했고, 태하는 백호에게 무사가 되어 때를 기다리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주고받았습니다. 송태하와 백호는 결국 같은 뜻을 품은 동지가 될 터인데, 앞으로 이들의 관계가 어떻게 정립될지 지켜보는 것도 드라마의 재미를 더할 수 있는 시청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다음 메인에 게재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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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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