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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말 MBC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단연 인기를 한 몸에 받은 사람은 아마도 배우 김남길일 것입니다. 그는 <선덕여왕>의 비담 역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라섰습니다. 그는 당당히 우수상을 수상하였는데, 그 후 자연다큐 <아마존의 눈물>의 내레이션까지 맡아 그의 인기를 실감케 했습니다.


                                       선덕여왕  비담 역의 김남길 
 

그 당시 사회자인 이휘재는 김남길의 이름을 부르며, 강남길과 비유해 약간 썰렁한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하였습니다. 이에 김남길은 강남길 쪽을 바라보며 꾸벅 절을 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강남길(52)은 중견배우로 2009년 MBC 연기대상 중견배우부문 황금연기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그 강남길이 SBS 월화드라마 <제중원>에 출연중입니다. 제중원(濟衆院)은 1885년 서양인 의사 알렌이 고종의 윤허를 받아 세운 일반인대상 병원으로서 왕립으로 설립된 광혜원의 새로운 이름이며, 한국인들에게 서양의학에 대한 신뢰를 갖게 하는 역할을 하였습니다. 

여기에는 몇 명의 의사가 등장하는데 나름대로 특징이 있습니다. 제중원 초대원장인 미국의 알렌은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를 실천하는 양심적인 의사로 의사는 환자를 반드시 치료하여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 강남길이 맡은 일본인의사 와따나베는 한국에서의 의료행위를 일본 제국주의의 한국지배라는 틀 속에서 행합니다. 

그는 철저히 계산적이며 환자의 가족이 돈이 없으면 진료를 거부합니다. 백정으로 태어나 나중에 조선 최고의 외과의사가 되는 황정(박용우 분)은 병든 어머니를 모시고 와따나베의 진료소에 들렀다가 돈이 없어 쫓겨났고 모친은 결국 사망했습니다. 황정이 조선의 개화기라는 혼란의 시대에 인술로 백성들에게 희망을 주고자 했던 것은 이런 영향을 받은 때문입니다. 
                                                           

와따나베는 일본공사(정규슈 분)의 지시를 받아 제중원의 개원과 발전을 철저하게 방해합니다. 제중원이 개원한 날 분노한 백성들이 몰려와 돌멩이를 던지고 일부는 낫과 곡괭이를 들고 난동을 부립니다.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은 일본공사와 와따나베(강남길 분)가 조선을 식민지화하고 제중원을 무너뜨리기 위해 치졸한 방해공작을 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하수인을 시켜 서양의사를 모함하는 방(榜)을 붙였습니다. "서양의 귀신은 어린아이를 몰래 잡아먹으며, 그 피를 빨아 마시고, 눈알을 빼어 사진기 유리알로 팔아 치우니 통분할 일이로다"는 요지의 내용입니다.
                         

또 다른 방은 "제중원은 어린이를 잡아먹는 곳이니 어찌 우리가 수수방관 할 수 있느냐? 우리 모두 분연히 일어나 양귀와 양귀에게 붙어먹는 자들을 하늘의 뜻으로 벌을 해야 할 지어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러니 무지한 백성들은 양귀(洋鬼)에 대항하기 위해 분연히 일어선 것입니다.

일본공사는 와따나베에게 제중원은 개화를 상징하는 꽃이므로 이 꽃을 피워서는 절대로 안 된다고 말합니다. 이에 와따나베는 "꽃에 물을 주지 않으면 꽃은 시들 수밖에 없다. 환자 없는 제중원은 망 할 수밖에 없다"고 자신합니다. 일본공사는 또 고종을 예방하여 제중원문제는 원장인 알렌때문에 생긴 일이니 그를 해임하고 그 대신 동양의 히포크라테스로 불리는 와따나베를 원장으로 천거합니다.      

그 후 알렌의 주장에 따라 제중원의 문을 열었지만 환자는 오지 않습니다. 진료를 받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도 양의(洋醫)인줄 알고는 모두 달아나 버렸습니다. 알렌 일행은 상태가 심한 치질 환자 1명의 집을 찾아가 수술을 권유합니다. 그러나 백성들은 이를 거부합니다. 환자의 아내는 결국 수술을 해서라도 살려달라고 애원합니다. 백성들은 수술 후 살아나지 못하면 의사의 손을 자르겠다고 말합니다. 알렌이 거절하자 황정이 나섭니다.

환자에 대한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그는 깨어나지 못합니다. 성난 백성들은 의료진을 오랏줄로 묶습니다. 그리고 황정의 오른 손을 절구통에 넣어 내리칩니다. 이미 일은 저질러졌는데 비로소 환자가 깊은 잠에서 깨어납니다. 

이런 일이 있는 다음부터 백성들은 닭과 계란을 들고 제중원을 찾습니다. 와따나베와 일본공사의 방해공작은 실패로 돌아간 것입니다. 고종 황제를 알현하고 나온 일본공사는 와따바베를 구둣발로 조인트를 까며 도대체 일 처리를 어떻게 했기에 이런 일이 벌어 졌는지 그 책임을 추궁합니다.   

이 장면을 길게 설명한 것은 백정출신 황정의 의사에 대한 신념과 와따나베의 백성을 선동하는 졸렬한 공작은 실패했음을 강조하려는 것입니다. 특히 와따나베역을 맡은 배우 강남길의 캐릭터는 얄밉지만 그의 표정, 분장, 말투, 행동, 몸짓 등 모두가 너무나도 일본인을 쏙 빼 닮아 정말 감탄할 정도였습니다.

드라마는 백정 출신의 황정 외에 사대부출신으로 의사가 되려는 백도향(연정훈 분)과 역관의 딸로 최초의 여의사가 되는 유석란(한혜진 분)과의 사랑과 경쟁, 그리고 서양의 제중원과 일제가 설립한 한성병원의 주도권 다툼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드라마를 시청하면서 강남길의 감초연기를 보는 재미도 매우 쏠쏠하리라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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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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