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월화드라마 <부자의 탄생>은 오로지 누군지도 모르는 재벌 아버지가 남긴 목걸이 하나로 아버지를 찾는 오성호텔의 벨맨 최석봉(지현우 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그는 언젠가는 재벌아버지를 찾겠다는 일념으로 재벌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오성호텔의 벨맨이 되었습니다.
▲ 석봉이 재벌아버지를 찾는 사연
최석봉이 학창시절 그의 담임선생님에게 들려준 이야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여자는 공항에서 생일케이크를 들고 있다가 다른 여자를 만나는 남자친구에게 케이크를 집어던지고 절교선언을 한 후 헤어졌습니다. 그녀는 화가 불같이 난 상태로 한 남자 옆에 앉았는데 남자가 자꾸만 시비를 겁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남자가 옆에 놓아둔 서류를 여자가 깔고 앉은 것입니다. 잔소리하는 남자를 쏘아붙인 후 여자는 자리를 떴는데 남자의 항공권이 보이지 아니합니다. 남자가 저쪽에 걸어가는 여자를 보니 항공권이 여자엉덩이에 붙어 있습니다. 엉덩이에 묻은 케이크에 서류가 붙은 것입니다. 급히 여자를 불렀지만 마침 내 항공권은 바람에 날려 택시위로 날아가 버립니다.
남자와 여자는 술을 마시고는 자연스럽게 호텔로 직행했습니다. 다음 날 잠이 깬 여자는 자신이 남자와 잤다는 사실에 기겁을 합니다. 이 때 뉴스가 들려옵니다. 어제 김포공항을 출발한 항공기가 추락하여 탑승객전원이 사망했다는 소식입니다. 남자는 여자에게 자기를 살린 생명의 은인이라며 세상에 하나뿐인 소중한 목걸이를 여자의 목에 걸어줍니다. 남자는 급한 일로 해외출장을 가야한다며 "위대한 캐츠비"라는 책에 전화번호를 적어 주고는 그녀 곁을 떠나갔습니다.
도서관 사서인 여자는 책을 정리하다가 밖으로 나와 핸드백에 보관중인 책을 꺼내 남자에게 전화를 거는 순간 옆으로 가던 할머니가 넘어져 부축해 준 후 공중전화로 다시 돌아와 보니 전화번호가 적힌 책이 사라져 버린 것입니다.』
▲ 목숨을 구해준 대가가 고작 밥 한끼
최석봉이 근무하는 오성그룹의 이신미 본부장(이보영 분)은 그룹의 수장인 이중헌 회장(윤주상 분)의 상속녀이지만 지독한 구두쇠입니다. 석봉은 신미와 사사건건 충돌합니다. 그 즈음 신미가 일으킨 자동차사고현장을 지나가다가 사고차량을 발견하고는 차량폭발직전 신미의 목숨을 구합니다. 이즈음 석봉은 유방암이란 진단을 받습니다. 남자가 유방암이라니 창피하여 남에게 말은 못하지만 병원 측은 수술비 1억 원만 있으면 치료할 수 있다고 합니다.
신미는 석봉에게 목숨을 구해주어 고맙다며 밥 한끼를 사 주고는 끝내려합니다. 그렇지만 석봉에게 생명을 구한 대가로 1억원만 달라고 합니다. 석봉은 큰 병에 걸려 살기 위해 1억원이 필요하지만 병명은 말하지 않습니다. 아니 할 수가 없습니다. 신미로서는 석봉을 재벌의 상속인에게 접촉하여 돈을 뜯어내는 파렴치로 생각합니다. 그러다가 아버지로부터 부호그룹의 상속녀인 부태희(이시영 분)가 사업상 필요한 땅을 미리 매입했음을 알고는 석봉에게 이 문제만 해결하면 1억원을 주겠다고 약속합니다.
▲ 해결사로 변한 석봉
석봉은 부태희가 졸졸 따르는 프런티어의 후계자인 추운석(남궁민 분)을 동원하고 패션사업의 판권을 놓고 태희와 경쟁하여 이기게 되자 이를 포기하는 조건으로 부태희가 그 땅을 신미에게 양도하는 매매계약서에 서명을 받아 냅니다. 신미는 약속대로 석봉에게 1억원을 건네줍니다. 한편 신미는 그룹홍보모델인 오나리 동영상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낚시터로 가서 물에 빠지자 석봉이 또 그녀를 구해 줍니다.
▲ 잃어버린 재벌의 징표인 목걸이
그런데 석봉은 오성그룹 이중헌 회장실을 방문하였다가 뜻밖에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목걸이의 문양과 같은 도안이 편지봉투에 인쇄되어 있음을 발견합니다. 이를 계기로 석봉은 신미에게 이 회장을 만나게 해 달라고 여러 차례 부탁하였지만 번번이 거절당합니다.
하는 수 없이 석봉은 몰래 회장의 집으로 잠입하여 목욕중인 회장에게 갑니다. 깜짝 놀라 소리를 지르려는 회장의 입을 틀어막고는 자신의 목걸이를 봐달라고 부탁합니다. 석봉은 이 회장이 보여 달라고 승낙하여 목을 풀어 헤쳤지만 목걸이가 없습니다. 이제 큰일났습니다. 재벌의 아들임을 증명할 수 있는 유일한 증거품인 목걸이를 분실했으니 말입니다.
석봉은 낚시터로 가서 목걸이를 찾았지만 찾을 수가 없습니다. 한 낚시꾼(성지루 분)에게 꽃등심을 10인분이나 사 주었지만 그는 선문답만 계속합니다. 석봉과 선미가 떠나자 그는 주머니에서 석봉의 목걸이를 꺼냅니다. 이 자는 도대체 무슨 의도로 그토록 찾는 목걸이를 가지고 장난을 치는 지 현재로서는 알 수가 없습니다.
▲ 우스꽝스러운 유전자검사용 머리카락 확보전쟁
목걸이를 잃어버려 실의에 빠진 석봉에게 동료인 박강우(김기방 분)는 유전자검사를 제안합니다. 문제는 이 회장의 머리카락을 어떻게 확보하느냐 입니다. 석봉은 평소 자신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는 신미의 비서 한소정(신다은 분)에게 회장님 댁에서 머리카락을 확보하도록 요청합니다. 한소정은 화장실과 샤워실 주변을 샅샅이 뒤지지만 대머리인 이 회장의 머리카락을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어렵사리 한올을 찾았을 때 신미가 들어옵니다. 당황한 한소정은 머리카락을 바닥에 떨어뜨렸고 그만 샤워기를 트는 바람에 물에 씻겨 내려가고 맙니다.
이날은 각 그룹의 수장들이 왕 회장의 생일축하를 하러 모이는 날입니다. 석봉은 호텔로비에서 왕 회장의 모친(사미자 분)을 만납니다. 그녀는 자신을 도와준 석봉을 보자 반가운 마음에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데, 석봉은 태연하게 이중헌 회장의 머리카락이라고 대답합니다.
왕 회장 모친을 모신 가운데 재계의 거물들이 모두 모였습니다. 재계 수장들은 왕 회장 모친을 어머니라고 부릅니다. 모친은 이들에게 선물을 달라고 하자 프런티어 추영달 회장(박영지 분)은 와인을, 부호그룹 부귀호 회장(김응수 분)은 상품권을 전달합니다. 미처 선물을 준비하지 못한 오성그룹 이중헌 회장은 어머님이 원하는 선물을 줄테니 원하는 것을 말하라고 합니다. 이 때 모친은 이 회장의 머리카락이 필요하답니다. 의아해하는 수장들에게 왕 회장은 어머님이 머리카락 싸움을 좋아한다고 변명합니다. 누구의 머리카락이 질긴지 비교해 보겠다는 것입니다. 이 장면은 한 편의 코미디였습니다. 이렇게 해서 석봉은 이 회장의 머리카락을 입수합니다.
▲ 유전자 검사결과와 시청자 낚시
머리카락을 동봉해 유전자 검사를 맡긴지 하룻만에 99.9999%의 확률로 친부자 관계가 성립한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 드라마는 16부작인데 이제 겨우 5회 말에서 주인공 석봉이 몽매에도 그리던 아버지를 찾는다는 대목이 아무래도 석연치 않습니다. 이것도 제작진이 시청자에게 보여주는 낚시일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제6회에서 이의 비밀이 밝혀집니다.
이 결과를 보고 놀란 사람들은 호텔종업원과 석봉이 세들어 사는 주인집입니다. 그런데 가장 기분 나쁜 사람은 이 회장의 딸인 신미입니다. 고고하기만 하던 자기 아버지에게 숨겨둔 여인과 아들이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던 것입니다. 석봉은 까칠하게 구는 신미에게 누나라고 부르지만 신미는 기가 막힙니다.
한편 이 회장은 이 검사결과를 믿을 수 없다며 신미가 보는 앞에서 직접 둘의 머리카락을 채취하여 유전자 검사를 다시 한 결과 이번에는 반대로 친부자일 가능성이 제로입니다. 일이 이렇게 된 것은 석봉이 자신의 머릿빗에서 머리카락을 채취했는데, 지난번 낚시터에 갔을 때 신미가 석봉의 빗을 사용한 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석봉은 낙시꾼으로부터 목걸이를 회수하여 이 회장에게 보여주었지만 이 회장은 문양이 그려진 편지는 여동생으로부터 온 것이라고 합니다. 탈진한 석봉은 결국 쓰러졌고 가까스로 의식을 회복한 그는 어머니 산소에 다녀와 서울성곽길을 터벅터벅 걸어갑니다. 이 때 신미의 라이벌인 부태희(부호그룹 상속녀)가 길을 가다가 석봉을 발견하고는 차에서 내립니다. 그녀는 석봉의 목걸이를 보자 왜 당신이 이를 가지고 있느냐고 반문합니다. 이제부터 석봉의 재벌아버지 찾기는 제2라운드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드라마는 이보영(이신미 역)의 당찬 연기, 이시영(부태희 역)의 오버액션, 박철민(오성호텔 캡틴)의 코믹연기 등으로 재미있는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출생의 비밀이라는 진부한 스토리이기는 하지만 월화드라마의 시청률 1위가 그냥 얻어지는 게 아님을 실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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