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월화드라마 <추노>는 이제 종반을 향해 질주하고 있습니다. 제21회에서 인상적이고 가슴아픈 장면은 설화가 언년이에게 대길이 당신 때문에 자기의 마음을 몰라준다고 하소연하면서 서로 포옹하는 장면과 곽한섬의 죽음입니다. 살수인 황철웅이 짝귀의 산채를 찾아오다가 산적들을 만나 송태하가 수원을 거쳐 한양으로 떠났다는 말을 듣고는 발길을 돌려 산채에 평화가 유지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까요.
설화와 언년이의 포옹
곽한섬은 조선비의 변절과 부하들이 대부분 철웅에 의해 죽은 줄도 모른 채 당초 송태하와의 약속대로 병력을 지원 받기 위해 어느 고을 대감(수원 이재준?)을 찾아갔습니다. 한섬과 대감이 한바탕 입씨름을 한 후 한섬의 의중을 파악한 대감은 마침내 병력을 지원하기로 결심합니다. 한섬은 대업을 위해 사랑하는 여인과 자신도 버렸는데 대감도 더 나은 세상을 위해 풍족한 현실을 버릴 수 있냐며 결연한 의지를 나타냈기 때문입니다.
이 때 밖에서 들려온 "죄인은 오라를 받으라"는 고함으로 한섬은 포위되었음을 알게 되고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온 한섬은 앞쪽 어깨에 화살을 맞습니다. 그런데 한섬으로서는 한 때 송태하와 함께 대사를 도모했던 조선비가 변절하여 포졸들을 데리고 나타난 것을 도무지 믿을 수가 없습니다. 한섬은 최선을 다해 싸웠지만 결국 장렬하게 숨을 거둡니다.
이 때 제작진은 한섬과 한상궁을 다시 해후하게 했습니다. 이승인지 저승인지 모를 비몽사몽간에 한섬은 피맛골 장필순(한상궁)을 만난 것입니다. 제주에서 원손 석견을 보호하던 한상궁과 한섬의 피지도 못한 짧은 사랑이야기는 정말 장안의 화제였고, 철웅의 대창을 맞고 죽은 정인(情人)의 시신을 그대로 방치한 채 원손을 살리기 위해 현장을 떠난 무사다운 한섬의 행동을 안타까워했습니다. 반면 송태하는 철웅을 제압하고 원손과 함께 뭍으로 떠나기 전 언년이를 찾으려 가서 한가롭게 포옹하는 장면을 연출하여 시청자의 빈축을 사기도 했습니다.
한섬이 궁녀에게 "내 비록 가진 게 없어 번듯하게는 못 살겠지만 반듯하게는 살 걸세!"라고 한 말도, 궁녀가 한섬에게 마음을 열고 난 후 "그렇게 몸이 뚱뚱해서야 어떤 여자가 좋아하겠느냐"고 농으로 주고받은 말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이들이 저승에서 다시 만나 다정하게 손을 잡고 사라지는 장면으로 이승에서 못 다한 사랑을 저승에서 꽃 피우게 한 것은 정말 세심한 배려입니다.
수원으로 향하던 태하가 어느 대감 집에서 한섬의 시신을 발견하고는 정신 줄을 놓고 애통해 합니다. 이 순간 대길은 천지호의 주검을 안고 애통해 하던 자신의 모습이 떠올랐을 것입니다. 이 때 화살을 든 포졸이 태하의 목숨을 노리는 순간 동행한 대길이 가볍게 이들을 제압하고는 한섬의 시신을 산 속에 가매장해 줍니다.
귀신처럼 태하의 뒤를 좇는 철웅이 부상당한 포졸로부터 두 사람이 나타나 덩치 큰 시신을 가져갔다는 말을 듣고 금방 태하의 행방과 시신의 주인공이 한섬임을 압니다. 그리고는 마을로 가서 말을 구해 전 속력으로 달립니다.
한편, 조선비는 좌의정 이경식 대감 앞에서 대취(大醉)한 채 역사가 자기를 쓸 것이며 자신이 세상을 바꾸겠다고 큰소리 뻥뻥 치지만 그가 어떻게 죽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오로지 지신의 뜻을 관철하기 위해 동지들을 손바닥 뒤집듯 배신하는 조선비의 정신세계는 과정은 무시한 채 결과만을 중시하는 오늘의 세태를 반영하는 듯 합니다.
이제 태하와 철웅의 일전은 피할 수 없는 운명입니다. 태하는 제주에서 원손을 구하기 위해철웅과 싸웠을 때 이미 자신을 배신했지만 한 때의 동지였음을 이유로 살려두었습니다. 그런데 그 대가는 너무나도 참혹했습니다. 철웅은 태하의 부하들 대부분을 죽였고 한양 옥사에서 태하에게 무자비한 고문을 가했습니다. 태하는 이제 철웅을 절대로 용서할 수 없습니다.
대길도 이경식 대감과 철웅에 의해 교수형을 당할 뻔하다가 극적으로 탈출하였기에 철웅을 좀 주물러 주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렇지만 정서상으로 태하가 반드시 철웅을 제압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 남은 3회에서 어떤 복수와 반전이 있을지 기대됩니다. 예고편에 의하면 언년이가 공격받는 장면도 나왔는데 그녀의 안전도 걱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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