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일일연속극 <바람불어 좋은날>에서 재벌기업인 웰빙유업의 사장인 차연실(나영희 분)은 정말 집안에서나 회사에서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권한을 행사하는 여성독재자입니다. 회사에서 그녀의 남편인 강인수(김성환 분)는 그룹회장이지만 그는 명복상의 회장일 뿐 실제로는 아내에게 휘둘려 아무것도 하는 일이 없습니다. 회사의 인사를 포함한 중요정책결정사항은 모두 그녀가 남편과는 한마디 상의 없이 결정하며, 가정의 대소사도 그녀가 주도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녀가 극중에서 맡은 차연실이라는 캐릭터는 정말 밉상이지만, 배우 나영희의 차분하고 냉정하고 쌀쌀맞고 정나미 떨어지는 연기는 일품입니다.
▲ 거짓말했다고 며느리를 내쫓은 매정한 시어머니 차연실
차연실-김성환 부부는 외아들 강상준(강지섭 분)을 두었는데 상준은 사업에는 관심이 없고 여자를 사귀는 데만 온 정신이 팔려 있습니다. 그는 "오는 여자 막지 않고 가는 여자 잡지 않는 것"을 생활신조로 삼아왔는데, 어쩌다 식약청 과장인 장정남(강인덕 분)의 딸인 장만세(서효림 분)를 사랑하게 되어 그녀에게 앞으로는 한눈 팔지 않고 만세만을 사랑하겠다고 맹세하게 됩니다.
그런데 상준의 어머니는 만세를 며느리 감으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차연실이 피부미용실에서 입씨름하며 자신의 속을 뒤집어 놓았던 여자가 바로 만세였기 때문입니다. 처음 상준이 별장에서 만세와 함께 있는 것을 보았을 때 연실은 눈이 뒤집힐 정도였으니까요.
어머니가 도저히 둘의 결혼을 허락하지 않을 것으로 인식한 상준은 마음씨 착한 아버지 및 만세와 함께 저녁을 먹습니다. 상준은 만세가 산낙지를 먹고 구토를 하는 것을 보고 순간적으로 기지를 발휘하여 임신했다고 거짓말을 해 버립니다. 이게 나중에 평지풍파가 될 줄은 상상도 못했지요. 상준은 어머니에게 만세와의 결혼을 허락해 주면 회사에 출근하면서 후계자수업을 잘 하겠다고 약속합니다. 차연희는 아들의 말을 믿고 두 사람의 결혼을 승낙합니다.
그런데 차연희는 만세의 뱃속에 든 아기가 잘 자라고 있는지 홍 산부과에 진료를 요청했고, 태아의 초음파 사진을 보고 기쁜 마음으로 홍 박사에게 고맙다는 전화를 한 결과 장만세라는 이름의 산모를 진료한 적이 없다는 대답을 듣고는 노발대발합니다. 만세는 친구가 간호사로 근무하는 병원에서 태아의 초음파사진을 입수한 것입니다.
차연희는 당장 만세를 쫓아냅니다. 오갈 데가 없는 만세는 오빠 장민국(이현진 분)의 사업장인 하솔지네(정다영 분)로 찾아가 신세를 집니다. 한편 만세의 어머니 윤선희(윤미라 분)는 단신으로 사돈댁을 찾아가 무릎을 꿇고 딸의 용서를 빌었지만 차연희는 당장 만세의 짐을 챙겨 가라며 박대합니다.
아들 강상준이 차연희에게 잘못은 자신에게 있다며 용서를 구했고 남편인 강인수도 며느리를 받아들이라고 사정했지만 차연희는 절대로 남의 말을 듣지 않습니다. 그녀는 강인수와 결혼하여 잘 한 일이라고는 아들 상준을 낳은 것뿐이라고 남편인 강인수 회장을 몰아세웁니다. 그런데도 그는 말 한마디 못하고 한숨만 쉬는 불쌍한 공처가 신세입니다. 그녀는 상준과 만세의 혼인신고도 미루어둔 상태입니다. 그녀는 중매쟁이에게 상준의 배필로 적절한 여자를 물색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한편, 남편인 상준으로부터 친정어머니가 시어머니로부터 모욕을 당했음을 전해들은 만세는 상준에게 이제 그만 헤어지자고 통고합니다. 이런 상태에서 둘이 살아도 절대로 시어머니가 자기를 인정해줄 리가 없으니 차라리 헤어지는 것이 좋다고 판단합니다.
상준은 처남인 웰빙유업 장대한 팀장(진이한 분)에게 동생인 만세를 설득해주도록 요청했는데, 오빠로부터 이 말을 전해들은 만세는 요지부동입니다. 그동안 만세가 시어머니로부터 너무나 많은 구박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만세의 친정어머니는 만세의 결심을 듣고는 억장이 무너집니다. 아무리 시어머니가 구박을 해도 부부가 좋으면 얼마든지 살 수 있는데 이혼을 너무 쉽게 생각한다고 딸에게 꾸중을 합니다. 그러나 못된 시어머니로부터의 해방-이것이 만세로서는 현재의 유일한 탈출구입니다.
▲ 능력 있는 사돈을 이용만 하고 견제하는 사장 차연실
만세의 큰오빠인 웰빙유업 장대한 팀장은 회사에서 가장 유능한 간부입니다. 그는 경쟁회사로 넘어갈 뻔한 외국과의 계약을 단신으로 담판하여 성사시킵니다. 그는 신제품 아이스크림출시와 관련 신입사원인 권오복(김소은 분)의 도움을 받아 신상품을 개발하고 판촉활동을 하여 매출부분에서 경쟁사인 그린유업을 크게 앞섭니다.
차연희 사장은 이런 장대한을 보며 자신의 후계자인 강상준이 이 정도로 유능하면 얼마나 좋을 까 상상하기도 합니다. 차 사장은 큰 프로젝트를 성사시킬 때마다 대한에게 앞으로 충분한 보상을 다짐하였고 그는 회사 내에서 차기 본부장 감으로 이미 영순위에 올라있는 상태입니다.
그런데 상준과 만세의 결혼 전 양가가족 상견례에서 장대한이 만세의 오빠인 것을 알고는 크게 당황합니다. 대한이 일부러 이 사실을 자기에게 숨겼다며 색안경을 끼고 본 것입니다. 모든 면에서 유능한 대한이 회사업무도 모르는 아들 상준을 능가할 겨우 앞으로 회사는 강씨 집안의 회사가 아니라 장씨 집안의 회사가 될 것이라고 우려하게 됩니다.
어느 날 아침 게시판을 본 직원들은 술렁거립니다. 이름도 모르는 강상준이 본부장으로 발령이 난 것입니다. 대한은 속으로는 뜨끔했지만 겉으로는 내색을 하지 않고 묵묵히 일합니다. 마음씨 착한 상준은 이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어머니의 뜻을 거역할 수 없어 손위 처남인 대한의 상사노릇을 톡톡히 합니다. 장대한도 매제인 상준을 상사로 대합니다.
결국 대한은 지금까지 회사에 충성만 하고 승진도 못한 채 물을 먹은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최근 간부회의에서 대한은 상준의 아이디어를 보기 좋게 깔아뭉개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해 큰 호응을 받았습니다. 앞으로 회사 내에서 처남 매부간의 대결이 숨막히게 펼쳐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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