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일일연속극 <바람불어 좋은날>에 엉뚱하게도(?) 출생의 비밀에 관한 소용돌이가 휘몰아치고 있습니다. 당초 이 문제를 제기한 사람은 장정남(강인덕 분)의 2남인 장민국(이현진 분)인데, 실제로는 장남인 장대한(진이한 분)이 유탄을 맞은 것입니다. 장대한은 현재 대기업인 웰빙유업의 잘 나가는 팀장이지만 그에게는 장독립이라는 아들이 있습니다. 아이의 생모는 7년 전 핏덩이인 독립을 버리고 미국으로 떠나 다른 남자와 결혼한 난 최미란(이성민 분)입니다. 그런데 지금 그녀가 뜬금없이 나타나 과거를 사죄하며 대한과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고집한데서 일은 발단이 되었습니다.
대한에게는 권오복(김소은 분)이라는 애인이 있습니다. 오복은 독립을 친누나처럼 잘 돌봐줍니다. 오복은 이미 대한의 가족에게 인사까지 했으며 대한은 오복과 결혼하겠다고 공언한 상태입니다. 그러나 대한의 어머니 윤선희(윤미라 분)와 할머니 끝순(나문희 분)의 생각은 다릅니다. 아무리 오복이 독립에게 엄마노릇을 잘 해줄지라도 친 엄마처럼은 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이 문제로 고부간에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는데요. 윤선희는 자기자식과 남의 자식을 키울 때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며 한숨을 내쉽니다. 그런데 이 말을 2남인 장민국이 그만 엿듣고 말았습니다. 민국은 어릴 때부터 사고뭉치로 실패만 거듭하는 발명가의 꿈을 접고 현재 심부름 센터 일을 하고 있습니다.
맨 처음 문제를 제기한 장민국
평소 어머니가 형에게는 너무나 잘 대해주면서 자신에게는 항상 야단을 치며 말썽꾸러기로 미워하던 일이 떠올라 이는 틀림없이 자신이 친자식이 아니기 때문에 그렇다고 오해하게 된 것입니다. 그로부터 민국은 매사에 의욕을 잃고 방황하다가 평소 존경하는 이강희 선생님을 찾아가서 하소연합니다. 자기가 부모님 친자식이 아닌 것 같다면서요. 그리고 그동안 부모님으로부터 듬뿍 사랑을 독차지하면서 살아온 대한 형을 주먹으로 한 대 칩니다.
민국은 가족들에게 자기와 형 중에서 누가 친자식이 아닌지 묻습니다. 깜짝 놀란 부모는 해명하기에 바쁩니다. 어머니가 배아파하면서 민국을 낳았고 미역국을 한 그릇 반이나 먹었다며 절대로 그런 일이 없다고 안심시킵니다. 민국은 할머니와 어머니의 대화를 들었다며 그렇다면 형이 친형이 아니냐고 물은 것입니다. 결국 부모는 입을 엽니다. 대한은 민국의 아버지가 결혼할 때 데리고 온 아들이라고. 민국은 지금까지 바르게만 살아오신 아버지가 그렇게 부도덕한 인물인지 몰랐다고 분개합니다. 그리고 가족들은 대한에게는 절대로 이 비밀을 말하지 말도록 입 단속을 시킵니다.
민국은 형을 찾아가서 다시 확인해보니 자기가 부모님 친자식이 맞다고 안심시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 말을 들은 대한이 의문을 품게 된 것입니다. 어머니와 할머니의 대화를 종합해보면 형제 중 한 사람은 분명히 친아들이 아닌 것입니다. 그는 어머니가 이용했던 산부인과를 찾아가서 기록을 확인했는데 1985년 남동생 민국과 그 후 여동생 만세의 출산기록은 있지만 자기는 없습니다. 간호원에게 그전의 출산기록은 왜 없느냐고 물어보니 1985년이 초산이랍니다. 대한은 정신이 혼미해 졌습니다.
방황하다가 귀가한 그는 가족들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묻습니다. "내가 누구입니까?" 처음에는 펄쩍 뛰던 대한의 부모도 대한이 산부인과에서 출산기록을 확인했다는 말을 듣자 드디어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고 체념한 듯 사실을 틀어놓습니다. 아버지인 장정남이 어머니와 결혼 전 다른 여자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이라는 것입니다. 대한은 정말 기가 막혔습니다. 자신이 어머니의 친자식이 아니라니!
그는 퇴근길에 아버지와 함께 식사를 하며 어머니가 어떤 사람인지 물었습니다. 장정남은 대한의 생모가 고향여자였는데 서로 좋아 결혼도 하지 않고 대한을 낳았지만 2개월만에 사망했다고 알려줍니다. 대한은 생모에 대한 그리움으로 그 전에 알던 점순 할머니를 찾아갑니다. 대한을 알아본 할머니는 대한의 부모는 결혼까지 한 잉꼬부부였지만 그만 사고로 동시에 사망했다는 것입니다. 대한으로서는 이번이 더욱 큰 날벼락입니다. 이제 아버지의 자식도 아니라니 도대체 나는 누구의 자식이란 말입니까? 그는 일어나서 나오다가 그만 혼절하고 말았습니다
점순 할머니는 대한의 할머니인 나끝순에게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알려주며 지금 대한이 쓰러졌다고 알립니다. 전화를 받은 나끝순이가 "대한이는 자기 아버지가 친아버지인줄 아는 데 그 이야길 왜 했느냐"고 다그친 것입니다. 옆에서 이 말을 듣고 크게 놀란 사람은 장정남의 아내 윤선희입니다. 대한은 남편 친구의 아들이라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대한을 남편이 데리고 온 자식이라서 애지중지 키웠는데 완전히 남이라니 기가 막혔던 것입니다. 자신을 30년 동안이나 속였다고 울며불며 집을 뛰쳐나가려던 윤선희는 가족들의 만류로 겨우 진정됩니다.
충격을 받은 대한은 의식이 돌아오자 그 할머니집을 몰래 빠져나와 회사에 출근도 하지 않고 방황하다가 어느 바닷가로 갑니다. 하루종일 애를 태운 사람은 물론 대한의 가족이지만 가장 걱정한 사람은 대한의 애인인 권오복입니다. 그녀는 백방으로 대한을 찾다가 그 바닷가로 갔습니다. 그런데 해변의 벤치에 앉아있는 대한을 발견합니다.
드라마 시청자로서도 출생의 비밀에 관한 문제가 이런 방향으로 튈 줄 몰랐습니다. 장대한이 받은 충격이 앞으로 대한의 아들인 독립이가 받을 충격과 비슷하기 때문에 대한의 고민을 깊게 하여 대한이 권오복 대신 독립의 생모인 최미란을 선택하도록 스토리를 복잡하게 끌고 가려는 제작진의 의도가 반영된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대한의 경우 생후 2개월만에 현재의 부모 손에 넘겨 졌지만, 독립은 현재 7세이며 대한이 친부이고 또 이미 어머니가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상황이 다르다고 판단됩니다. 따라서 이번 일을 계기로 대한과 오복의 러브라인에 혼선을 주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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