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KBS 수목드라마 <신데렐라 언니>이 후속작인 <제빵왕 김탁구>가 첫 방송되었는데요. 전광열과 전인화 같은 비중 있는 배우가 부부로 출연하여 열연을 펼쳤는데, 문제는 남아선호사상으로 인하여 이들 부부가 각각 불륜을 저질렀다는 것입니다.
거성그룹 회장 구일중(전광렬 분)과 그의 아내 서인숙(전인화 분) 사이에는 딸만 하나 있습니다. 그룹의 후계자로 아들이 꼭 필요한 시점에서 인숙은 이번에도 난산 끝에 또 딸을 낳습니다. 남편은 병원에 와보지도 않았고, 시어머니 홍여사(정헤선 분)는 빨리 퇴원하라며 며느리를 홀대합니다.
어느 비가 오는 날 구일중은 과음을 한 후 귀가해서는 보모인 김미순(전미선 분)을 범합니다. 홍여사도 이 사실을 알고도 묵인하네요. 일반상식으로는 아무리 아들이 필요하다해도 왜 하필 보모냐고 호통칠만하지만 남아선호의 노예가 된 홍여사는 마음속으로 보모가 아들을 낳아주기만을 기대하면서 그녀를 감쌉니다.
자신의 처지가 기가 막힌 서인숙은 지금은 은퇴한 유명한 점쟁이를 찾아가서 어떻게 하면 아들을 낳을 수 있는지 물어보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현재의 부부사이에 아들은 없다"는 말뿐입니다. 거금을 내어놓으며 애원하는 게 하도 안타까워 점쟁이는 한 마디 내뱉습니다. "혹시 다른 놈의 씨라면 모를 까!" 이말 한마디가 인숙의 폐부 깊숙이 각인됩니다.
구일중의 비서실장 한승재(정성모 분)는 일중과는 어렸을 때 한 집살이를 한 집안의 가신이자 그의 오른팔입니다. 문제는 서인숙이 한승재의 옛 애인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서인숙으로서는 비록 지금은 구일중의 아내가 되었지만 한승재를 잊을 수 없습니다. 매일 한 집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괴롭습니다. 그런데 점성가의 말이 뇌리를 스칩니다. "혹시 다른 놈의 씨라면 모를 까!"
서인숙은 남편이 출타한 사이에 한승재와 둘이 함께 집에 있게 되자 그의 감정에 불을 지릅니다. 옛 애인을 빼앗기고 남에게 굽신거리며 사는 게 창피하지도 않은지 약을 올린 후 감정이 격해지자 둘은 포옹합니다. 한승재도 결국은 무너집니다. 이렇게 하여 남편인 구일중은 보모와, 아내인 서인숙은 남편의 비서실장이자 옛 애인인 한승재와 불륜을 저지릅니다. 아무리 아들을 선호한다고는 하지만 부부가 동시에 각각 불륜을 범하는 이런 드라마는 좀처럼 보기 어렵습니다.
(2)
한편 서인숙은 남편이 보모와 잠자리를 같이한 것을 알고는 펄펄뛰면서 보모에게 아이를 지우라고 말합니다. 그녀는 한승재에게 앞으로 거성그룹의 후계자는 우리 아들이 되어야 한다며 보모를 병원에 데리고 가서 꼭 낙태시키라고 당부합니다. 한승재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습니다.
보모인 김미순은 기가 막힙니다. 이 아이를 지워야 한다니 억장이 무너집니다. 병원으로 들어선 보모는 간호원의 도움으로 뒷문으로 빠져나가 도망칩니다. 어느 정도 시일이 흐르고 보니 그녀는 시골에서 고마운 의사를 만나 간호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승재 일당이 의원으로 들이닥칩니다. 도망을 가던 보모는 쓰러졌고 격렬하게 진통을 하던 그녀는 의원으로 옮겨져 건강한 사내아이를 출산합니다. 한승재는 아이를 데려가겠다고 협박했지만 보모는 절대로 서인숙 집 근처는 얼씬도 하지 않겠다는 약조를 하고 그녀를 놔둡니다. 그녀는 아들 탁구를 안고는 기차를 타고 어디론가 떠납니다.
세월이 많이 흘렀습니다. 탁구는 오줌싸개로 어머니로부터 매일 구박을 받지만 엄마의 사랑을 독차지합니다. 탁구는 친구 아버지가 조장으로 있는 제빵공장 안으로 들어가서 친구와 함께 빵을 훔칩니다. 평소 빵을 실컷 먹고 싶은 게 소원이었던 이들은 빵공장에 쌓여있는 빵을 보고는 눈이 뒤집힌 것입니다.
이들은 공장 마당으로 나오다가 넘어졌고 마침 빵공장에 들린 구일중 회장을 만납니다. 아이들이 빵을 훔쳤다는 것을 안 구 회장은 경찰을 부르라고 지시합니다. 아들인 김탁구를 처음 만나 한 말이 경찰을 부르라는 것이었으니 이들 부자간의 첫 만남은 참으로 엉뚱합니다.
(3)
서인숙도 당연히 거성그룹의 후계자가 될 아들 구마준을 낳았습니다. 그도 가족의 속을 썩힙니다. 제빵공자에 가기 싫은 탓입니다. 앞으로 이 구마준과 김탁구 사이에 불꽃튀는 경쟁이 시작될 것입니다. <제빵왕 김탁구>는 첫 회에서 출생의 비밀이 적나라하게 노출되고 말았습니다. 나중에 살금살금 출생의 비밀을 노출시키는 다른 드라마와는 달리 미리 베일을 벗겨주니 화끈하긴 하지만 약방의 감초 같은 출생의 비밀이라는 소재가 좀 진부하기도 합니다. 아무튼 첫 회를 보고 나니 두 번째를 보지 않을 수 없을 지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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