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수목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이 뜨겁습니다.
1회 시청률이 무려 15.7%로 수목극의 왕자로 등극했다는 소식이군요.
2회에서도 스토리는 매우 빠른 속도로 전개되었으며,
탁구의 첫사랑인 신유경의 아역으로 대장금의 조정은이 등장하여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또 김탁구의 아역인 오재무도
능청스럽고 귀여운 모습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16.9%의 시청률을 올린 2회에서 전개된 이야기를
세 가지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신유경 아역인 조정은
김탁구 아역인 오재무
▲ 구일중 회장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김탁구
친구를 따라 제빵공장에 들어가 빵을 훔쳐 나오다 마침 현장을 방문한 구일중(전광렬 분) 회장일행에게 발각된 김탁구(아역 오재무 분)는 경찰을 부르라는 구 회장의 말을 듣고는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합니다. 탁구는 "솔직히 경찰에 가기에는 너무 어리고, 자라나는 어린 새싹이라고 생각하고 봐달라"고 애교를 부립니다. 그렇지만 구 회장은 "도둑질할 용기는 있으면서도 잘못에 대한 책임을 질 용기는 없는 아이"로 생각하고 일언지하에 거절하네요. 부자간의 두 번째 만남치고는 참으로 얄궂은 운명입니다.
경찰서로 달려간 탁구 어머니 김미순(전미선 분)은 경찰관으로부터 거성식품의 구일중 회장이 직접 아이들을 경찰에 넘기도록 지시했다는 말을 듣고는 크게 놀랍니다. 그쪽에서 정식으로 고소하겠다고 나서면 경찰도 쉽게 풀어주지 못한답니다. 김미순은 자식을 구하기 위해 빵공장을 찾아가서 먼발치에서 구 회장을 보았지만 한승재 비서실장(정성모 분)의 협박이 겁나 발걸음을 돌리고 맙니다. "두 번 다시 거성가에 나타나지 말게, 죽을 때까지. 평생 꼭꼭 숨어살겠다고 약속해! 만에 하나 약속을 어기고 또 다시 내 눈에 뜨이면 자네도 죽고 아이도 죽어!"
다행히도 공장장의 선처덕분에 탁구는 풀려납니다. 미순은 탁구를 빵집으로 데리고 가서 맛있는 빵을 사주며 어머니노릇을 잘 하지 못함을 한탄하네요. 그런데 탁구는 또래 친구들과 함께 쇠붙이 등을 수집하여 고물을 팔아 돈을 모은 다음 당돌하게도 단신으로 구 회장을 찾아갑니다. 탁구가 꾸벅 인사를 하자 구 회장은 "넌 지난번 빵을 훔쳤던 꼬마도둑이로구나!"라고 아는 체를 합니다. 탁구는 "저는 꼬마도둑이 아니고 김탁구입니다"라고 씩씩하게 대답하네요. 탁구는 지난번 훔친 빵 값이라며 구 회장에게 봉투를 내밀면서 또렷하게 말합니다.
"회장님이 말씀하셨지예! 도둑질할 용기는 있으면서 지은 잘못에 대해 책임질 용기는 없느냐? 솔직히 그 말 듣고 제가 억수로 쪽팔렸다 아입니꺼! 명색이 저도 싸나인데 그런 말 듣고 잠이 와야지예? 더군다나 저만 믿고 사시는 우리 어머니 뵐 낯도 없고예."
탁구의 말을 기특하게 생각한 구 회장은 반문합니다.
"그래서?"
"지난 주 내내 고물을 팔아 빵 값을 만들어 왔다 아입니꺼! 제가 배고픈 것은 참아도 쪽 팔리는 것은 못 참은 성미라서예!"
구 회장은 껄껄 웃으며 말합니다.
"너 정말 재미있는 녀석이로구나!"
그런데 탁구는 한술 더 뜨네요.
"웃기려고 드리는 말씀이 아니라 심각하게 드리는 말씀입니더."
"도대체 너 정체가 뭐냐?"
"저는 동신초등학교 5학년 2반 김탁구라고 합니다."
이 말은 들은 구 회장은 미선의 아이에게 지어준 이름이 탁구임을 회상합니다. 구 회장은 웃으며 빵 값을 받았고, 탁구의 요청으로 이 아이를 용기 없는 녀석으로 불렀던 것도 철회합니다. 탁구는 구 회장으로부터 "행동에 책임을 지는 용감한 사내아이"라는 칭찬까지 듣게 되자 입이 찢어지도록 기분이 좋습니다. 구 회장은 탁구의 학급 아이들에게 빵을 무료로 서너 상자 배달토록 조처합니다. 아이들은 배당된 빵을 먹으며 탁구를 우러러 봅니다. 특히 신유경의 표정이 달라집니다.
▲ 여친의 환심을 사기 위한 탁구의 깜짝쇼
탁구가 좋아하는 신유경(아역 조정은 분)은 매우 불쌍한 아이입니다. 어머니는 술집작부로 뭇 사내들에게 웃음을 팔고, 아버지는 술주정뱅이로 허구한날 술에 찌들어 폭력을 일삼습니다. 그러니 유경의 얼굴에는 언제나 수심이 가득하지요. 이날도 탁구가 아이들과 함께 고물을 수집하고 있는데 아이들이 웅성거립니다. 지나가는 유경이게게 저 애는 작부의 딸이며 아버지가 술주정뱅이라고 놀리네요. 탁구가 유경을 좋아하는 티를 내자 아이들이 야유를 합니다. 탁구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어른스럽게 말합니다. "사랑에는 국경도 없다는 말 못 들어 봤냐? 사나이에게 배경 따위는 중요치 않아. 순정이 중요하지!"
구 회장으로부터 칭찬을 듣고 기분이 좋아진 탁구는 다리를 건너가다가 유경이가 코피를 흘리고 있는 현장을 목격합니다. 그녀가 도망을 가자 그는 그녀에게 다가가서 누가 너에게 이렇게 했는지 말하면 그자를 때려주겠다고 제안합니다. 유경은 그자를 때리는 대신 "그냥 죽여 달라"고 주문합니다. 항상 손찌검을 일삼는 아버지가 증오의 대상이 되었군요. 탁구는 그가 누구인지 죽일 수는 없지만 지금 유경이를 웃길 수는 있다고 하면서 재미있는 몸짓을 합니다. "인천 앞 바다에 사이다가 떠도, 고뿌 없이는 못 마셔요. 꿍타라따 삐약삐약~" 이 장면은 <신데렐라 언니>에서 정우(택연 분)가 송은조(문근영 분)의 환심을 사기 위해 이상한 춤을 추던 모습과 대동소이합니다. 드라마의 멋진 장면도 이렇게 복사를 하는군요.
유경이가 그냥 바라보기만 하자 "너, 살살이 서영춘과 땅딸이 이기동을 모르나?"라고 반문합니다. 이 두 코미디언은 1960-70년대를 주름잡았던 희극배우입니다. 유경이가 모른다고 하자 탁구는 미안하다고 하며 돌아서 갑니다. 그러더니 오른쪽 다리를 높이 들고 방귀를 뿡~ 뀌네요. 유경의 얼굴에 비로소 웃음이 피어납니다. 탁구가 이번에는 바로 돌아서서 또 한쪽 다리를 들고 방귀를 뀝니다. 유경은 아무리 웃음을 참으려 해도 자제가 안됩니다. 하는 수 없이 이빨을 드러내고 웃습니다.
이 장면을 보는 시청자도 웃음이 저절로 나오는데 아무리 마음이 답답하고 불안한 유경이지만 웃지 않을 도리가 없습니다. 탁구는 학교에 전입 온지 6개월만에 유경이가 웃는 것은 처음 본다며 돌아서 갑니다. 그리고 역시 다리를 들고 방귀를 뀝니다. 나중에 둘은 다시 만났는데 유경은 인천 앞 바다 이야기가 참 웃겼다고 고백합니다. 그러면서 크게 웃습니다. 탁구는 유경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중얼거립니다. "가스나, 웃으니까 참말로 이쁘네!" 이렇게 하여 둘의 풋풋한 사랑은 싹트기 시작합니다. 탁구가 선보인 인천사이다와 방귀뀐 행동은 깜짝 쇼로서 손색이 없습니다.
▲ 죽음의 마수에 정면으로 도전한 탁구의 어머니
구 회장은 한승재 비서실장에게 탁구의 어미가 그 사람이었는지 물었지만 한승재는 아니었다고 거짓 보고합니다. 지금 한승재는 자기 아들인 구마준(아역 신도우 분)을 거성식품의 후계자로 세워야 하는데, 구 회장의 아들인 탁구가 나타나면 이 계획이 물거품이 될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이 장면은 드라마 <동이>에서 숙종이 명성대비에게 위험한 탕약을 올려 그녀를 시해하려는 음모에 대한 수사를 이 사건을 주도한 우의정 오태석과 금군에게 맡긴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도둑에게 도둑을 잡으려고 지시했으니 잡을 리가 만무하지요.
한승재는 탁구의 어머니 김미순을 찾아가서는 억장이 무너질 이야기를 합니다.
"탁구가 이제 12살인가? 똘망 똘망하고 시원시원하게 잘 컷더군! 그래 언제부터 그런 계획을 치밀하게 세운 건가? 우연을 가장해 회장님과 아이를 마주치게 한 것 말이야. 자네가 빵공장 근처에 터를 잡은 것도, 하필이면 자네가 살고 있는 집주인이 빵공장에 다니는 것도, 자네 아들이 빵공장에 와서 빵을 훔친 것도, 다시 회장님을 찾아와 빵 값을 돌려준 것도 다 우연이었다 이 말인가!"
김미숙으로서는 정말 청천벽력이지만 한승재 비서실장으로서는 이 모든 것을 우연으로만 보기에는 정말 의문점이 많네요. 한승재는 미순의 멱살을 잡고 "평생 꼭꼭 숨어살라고 그랬지? 내가 어떻게 나오나 시험을 해본 건가? 왜 내 눈앞에 나타난 거야? 왜? 만에 하나 자네 아들과 자네한테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이제 어떤 보장도 해 줄 수 없네! 내 원망은 말게! 모든 것은 다 자네가 자초한 일이니까!"
이 말은 앞으로 계속 이곳에서 얼쩡거리면 죽이겠다는 협박입니다. 한승재가 떠나자 미순은 정신 없이 탁구를 찾아 헤맵니다. 혹시나 이미 아들의 신변의 무슨 변화가 있을지 좌불안석입니다. 유경이와 헤어져 집으로 오던 탁구를 만난 어머니는 탁구의 온몸을 더듬으며 다친 데는 없는지 확인합니다. 자식을 사랑하는 어미의 정을 느낄 수 있는 명 장면입니다.
탁구와 함께 집으로 돌아온 미순은 정신 없이 짐을 챙기는 데요. 탁구가 이 이유를 따져 물어도 지금은 말할 수 없다고만 합니다. 그렇지만 탁구로서는 어미의 이런 행동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탁구는 떠나기 싫습니다. 학교도 좋고, 친구도 좋으며 전학 다니는 것도 이젠 지겹기 때문입니다. 친구들을 사귈만하면 전학 가는 게 고통이니까요. 도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세상이 원망스럽네요. 아무리 어리지만 나에게도 생활이 있고, 인생이 있는데, 왜 걸핏하면 어머니는 짐 싸서 도망치려 하는 지 모를 일입니다. 이제 그만 도망치고 죽어도 여기서 죽고 싶습니다. 탁구는 밖으로 나와 하늘을 쳐다봅니다. 그기에 유경이가 있네요.
탁구가 한 말을 조목조목 되새기던 미순은 탁구의 잠자는 모습을 바라보며 모종의 결심을 한 듯 다음날 탁구를 데리고 구 회장의 집으로 갑니다. 이렇게 큰집을 처음 본 탁구는 누구 집이냐고 어미에게 물으니 아버지 집이라고 합니다. 세상에 이럴 수가! 탁구는 정신이 뻔쩍 듭니다. 지금 구 회장은 정원에서 손님들을 초청해 아이들의 생일 파티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정문 수위가 초청장이 없으면 입장하지 못한다고 하자 미순은 자신의 이름을 알려주며 구 회장을 만나러 왔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정문으로 나온 사람은 악의 화신인 한승재 비서실장입니다. 당장 나가라는 한승재의 말에 미순은 구 회장을 만나기 전에는 절대로 나가지 못한다고 버팁니다. 사생결단으로 안으로 들어가려는 미순을 수위가 제지하는 순간 똘똘한 탁구가 안으로 뛰어가며 소리칩니다. 어미에게 달려가지 않은 게 기특하네요. "살려 주이소!" 이 비명소리는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 특히 구 회장도 듣게 됩니다. 오늘 3회에서 탁구 모자가 구 회장을 무사히 만나게 될지 어떨지 무척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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