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일일연속극 <바람불어 좋은날>에서 드디어 역전의 드라마가 전개되기 시작합니다. 도도하고 잘난 척 했던 웰빙유업의 차연실(나영희 분) 사장이 며느리였던 장만세(서효림 분)의 집을 예고 없이 찾아가서 무릎을 꿇은 것입니다. 물론 회사를 살리기 위한 것이지 그녀가 지금까지 한 행동에 대해 반성한 것은 추호도 아니었습니다.
식약청 검사실 검사원으로부터 유아용 이유식에서 품질검사결과 멜라민이 검출되었다는 보고를 받은 만세의 아버지 장정남(강인덕 분) 과장은 이를 아들인 장대한(진이한 분) 웰빙유업 팀장에게 알렸고, 장 팀장은 강상준(강지섭 분) 본부장에게 보고합니다. 회사는 발칵 뒤집혀 졌습니다. 특히 회사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차연실 사장의 충격은 컸습니다.
강상준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결혼식도 미룹니다. 사무실을 찾아온 화영(민영원 분)에게 회사에 긴급상황이 발생했다면서 결혼식에 참석할 수 없다고 합니다. 기가 막힌 화영이가 즉시 아버지에게 연락한 모양입니다. 차 사장은 유성산업 박 회장(화영의 아버지)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결혼식은 예정대로 치를 것이라고 대답합니다.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 모습이네요.
이 때 사장실로 들어온 상준은 회사 일도 긴급상황이지만 자신의 아버지 행방을 모르는 상태에서 더욱 결혼을 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이에 차 사장은 아버지는 있으나 마나 한 사람이라면서 남편이 없어도 할 수 있답니다. 기가 막힌 상준은 "어머니에게는 존재가치도 없는 남편인지 모르겠지만 자신에게는 소중한 아버지"라면서 이미 예식장도 취소했다고 말합니다. 아버지가 참석 못하는 결혼은 못한답니다. 아들로서는 당연한 결정이지요. 그는 이유식 문제부터 해결한 후에 치르겠답니다.
차 사장은 상준의 심복인 김부장에게 식약청 검사실 직원 두 명에게 큰돈을 주어서라도 입막음하라고 지시합니다. 대기업의 사주라는 사람이 생각하는 게 고작 돈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천박한 사고방식입니다. 강상준과 장대한은 이미 제품생산을 잠정 중단시키고 유통중인 제품은 전량 회수하라고 지시한 상태입니다.
상준은 검사원은 검사를 할 뿐이고 이미 그 윗선에서 알고 있다고 보고하자 그가 누군지 만나서 거액을 제시하라고 합니다. 실무책임자가 한 때 아내였던 장만세의 아버지 장정남 식약청 과장이라는 대답에 차 사장은 기가 막힙니다. 상준은 급히 장정남을 만나 선처를 호소하는데요. 그러나 장정남은 이 문제는 정분(情分)으로 해결할 일이 아니므로 다음날 공식 결재가 올라오면 상부에 보고하고 법대로 처리하겠다고 대답한 후 자리를 떱니다. 오늘 이야기는 못 들은 것으로 하겠다면서.
한편 상준은 차 사장에게 장인이었던 장정남을 만난 결과를 보고하면서, 앞으로 웰빙유업의 운명이 그의 손에 달려 있다고 합니다. 차 사장은 왜 이토록 만세집안과 일이 꼬이는지 모르겠다면서 한심하다는 표정입니다. 세상에 융통성 없는 일이 어디 있느냐고 오히려 짜증을 내네요. 정말 적반하장입니다. 유아용 이유식에 치명적인 유해물질이 검출되었는데도 돈으로만 문제를 해결하려는 천민자본주의족인 사고가 놀랍습니다.
한편, 장정남의 가족들은 이구동성으로 회사를 살릴 수 있는 방도가 없는지 정남에게 애걸합니다. 다만 그동안 차연실로부터 심한 모욕을 당했던 만세의 엄마 윤선희(윤미라 분)만은 매우 시큰둥한 표정입니다. 그래도 자식이 다니는 회사를 아버지가 어찌 망하게 할 수 있겠느냐며 이는 못할 짓이라고 두둔하네요. 장정남은 공무원으로서의 직무와 가족의 간청 사이에서 갈등하는 빛이 역력합니다.
그런데 마지막 장면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사태가 발생합니다. 홀로 장정남의 집을 찾아온 차 사장이 장정남 부부와 정남의 모친 나끝순 여사가 서 있는 마당에서 살려달라며 무릎을 꿇은 것입니다. 며느리였던 장만세를 억지로 쫓아낸 못된 시어머니가 사돈의 집을 불쑥 찾아와 이렇게 무릎을 꿇다니 급하기는 급한가 봅니다.
정말 음지가 양지되고 양지가 음지로 변했습니다. 바로 입장이 바뀐 것입니다. 인생지사 새옹지마(塞翁之馬)네요. 이제 뜻밖의 방문을 받은 장정남의 대응이 정말 궁금합니다. 차연실의 저자세에 장정남이 협조한다면 이는 대한민국의 공무원을 욕보이는 처사가 될 것입니다. 차연실이 이끄는 웰빙은 앞으로 제대로 혼이 나야 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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