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궁을 빠져 나온 동이(한효주 분)가 큰 나무 밑에서 해금을 켜고 있을 때 궁 밖으로 나온 숙종(지진희 분)과 감격의 해후를 한 두 사람은 신세대의 연인처럼 포옹을 합니다. "너였느냐? 내가 보는 사람이 정말 너란 말이야?"고 놀랍고 애틋한 정을 표현한 숙종의 말은 장안의 화제가 되었지요.
장희재는 동이가 궐을 빠져나간 것 같다는 홍태윤의 말에 그를 때리며 악을 씁니다. 오윤은 자기의 부하를 구타하는 장희재에게 이게 모두 당신이 잘 못한 탓이라며 불 같이 화를 냅니다. 자중지란이 일어날 듯 합니다. 장희재는 장희빈을 찾아가서 아직 동이를 찾지 못했다고 보고하자 희빈은 지금 전하의 행적을 모른다고 걱정합니다.
숙종은 궐 밖 임시처소(사가)에서 심복인 상선에게 어의로 하여금 동이를 진맥하게 합니다. 이 시각 후원에 안전하게 있는 동이는 설화가 전해준 해금을 만지며 감회에 젖습니다. 맨 처음 동이와 숙종을 만나게 해준 것도 해금이었고, 이번에 감격의 재회를 한 것도 해금이었기 때문입니다. 방금 헤어진 숙종과의 해후를 생각하니 가슴이 쿵쿵 뜁니다.
"내가 널 얼마나 찾았는지 아느냐? 다시는 널 못 볼까봐 가슴이 타들어 가고 심장이 다 녹아 내렸다. 대체 어디 있었던 게야? 이렇게 살아 있으면서 왜 날 찾지 않은 게야?"
"소인을 용서하세요. 전하! 어떻게든 전하를 뵈려 했지만 전하께 닿을 길이 없었습니다."
"아니? 아니다. 용서라니 당치도 않다. 용서를 구해야 할 사람은 네가 아니라 나다. 널 이렇게 힘들게 한 죄인이 바로 나니까 말이야. 동이야!"
"전하!"
이들은 두 번째로 포옹을 합니다. 극중 남녀의 포옹이 이토록 감격스럽기는 정말 처음인 것 같습니다.
숙종은 후원에서 해금을 만지작거리며 즐거운 상상을 하고 있는 동이에게 다시 다가갑니다.
"전하! 언제 오셨습니까?"
"꿈이 아니로구나. 내가 정말 이렇게 너와 함께 있는 것이야."
만면에 웃음을 띤 숙종이 동이의 손을 잡습니다.
동이와 함께 처소로 돌아온 숙종은 과거 동이를 처음 만났던 장면을 떠올리며 말합니다.
"그러고 보면 난 모르는 것 투성이었다. 너 없는 시간이 이토록 힘겨울 줄도 몰랐고, 누군가를 다시 볼 수 없을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이렇게 무서운 것인 줄도 몰랐다. 네가 사라지고 난 후에야 서 종사관으로부터 모든 이야기를 들었다. 그제서야 알게 되었지. 너는 몇 번이고 내게 진실을 말하고 싶었는데 내가 그것을 막았던 게야. 그러게 널 힘들게 한 죄를 어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건 완전한 사랑고백입니다.
"아닙니다. 전하. 그렇지 않습니다. 전하께 아무 말도 하지 못한 것은 전하께서 아파하실 것이 두려워서였습니다. 그리고 전하. 죄라뇨?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전하께서 저를 이렇게 찾아주시지 않으셨습니까? 궐로 돌아가지 못할까봐 다시는 전하를 뵙지 못할까봐 너무나 갑이 났었습니다."
동이도 보고 싶어 죽을 뻔했다고 화답하네요.
"이제야 웃는구나. 이렇게 내 앞에서 웃는 너를 다시 보니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은 심정이 바로 이런 것인가 보다."
숙종은 서 종사관과 차천수에게 동이가 왔음을 알리자 차천수는 후원에서 동이와 또 다시 감격의 포옹을 합니다. 동이 역의 한효주는 주인공인 두 남자와 연이어 포옹을 했으니 남자 복이 터졌군요.
숙종은 동이가 전해준 증험으로 사태를 바로 보기 시작합니다. 폐비사건 때 내수사에서 내의원의원에게 토지를 준 기록을 동이가 가져왔기에 중전(장희빈)과 남인이 연루되었을지도 모르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라고 했기 때문입니다. 숙종은 동이에게 당부합니다.
"곧 있으면 어의가 도착할 것이다. 진맥을 하고 네 몸 상태를 살필 것이니 약방문대로 따르거라."
"전하 어의라니요? 그건 당치 않으십니다. 물려주십시오!"
"또 돌아오자마자 내 말을 거역하겠다는 것이냐? 제발 한번만이라도 내가 얘기하면 '예' 해 줄 수 없겠느냐?"
"전하 그런 것이 아닙니다. 제가 감히 뭐라고 전하의 옥체를 돌보는 어의의 진맥을 받겠습니까?"
"니가 뭐냐니? 정말 그걸 모르는 것이냐?"
"네?"
"나한테 너는 내 몸과도 같다. 그러니 어의의 돌봄을 받는 게 단연한 것이야! 다신 나에게 너 없는 시간을 견디게 하지 말거라. 네가 조금이라도 나를 생각해 주는 마음이 있다면 말이야!"
숙종은 동이에게 확실한 프로포즈를 한 것입니다. 비록 사랑한다는 말은 입에 담지 않았지만 이런 말을 알아듣지 못할 동이가 아니니까요. "아니? 내가 전하의 몸과 같다니?" 처소로 돌아온 동이는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전하가 자신을 여인으로 좋아하고 있음을! 그런데 이토록 중요한 순간 숙종의 말을 차천수가 듣고 말았으니 천수로서는 억장이 무너집니다. 동이는 어렸을 때부터 "나중에 자라면 천수오빠에게 시집간다"고 입에 달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동이를 임금에게 빼앗기게 생겼으니 벙어리냉가슴 앓게 되겠군요. "설마. 전하께서 동이를!"
숙종의 행적을 몰라 걱정하던 장희빈은 대전으로 가서 대전내관에게 임금의 행방을 묻고는 불같이 화를 냅니다. 이 때 환궁한 숙종은 장희빈을 쌀쌀하게 대하고는 방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희빈은 지금까지 이토록 쌀쌀한 숙종의 눈길을 보지 못했다며 분명 큰 일이 벌어졌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숙종은 도승지를 불러 서용기 종사관을 내금위장으로 임명하고 인현왕후 폐비사건과 최근의 중전(장희빈) 독살미수사건에 대해 본격적인 재 수사를 지시합니다. 내금위 군사들이 의금부를 압수수색하고 궁중나인들을 심문하자 위기를 느낀 오태석과 그 무리들은 절대로 이번 싸움에서 지면 안 된다고 결의를 다집니다.
한편 동이는 혼수상태로 탈진합니다. 그 동안 심신을 너무나도 혹사하였기 때문입니다. 어의로부터 홍삼이 아니면 기를 보할 수 없다는 말을 들은 숙종은 자신에게 탕재를 올리는 대신 홍삼을 동이에게 처방해주라고 합니다.
지난번 방화사건으로 불탄 내수사 전각을 새로 짓고 있는 공사현장에 사헌부에서 감찰을 나왔는데 땅파기를 하다가 숨겨둔 문서를 발견합니다. 사헌부가 이를 가져가자 내수사 전수는 수하들을 동원해 내수사 임시서고를 뒤져 이를 훔쳐 나가다가 서용기에게 발각됩니다. 이제 남인들에 대한 임금의 반격이 착착 진행되는 모습입니다. 차천수는 장희재를 체포하네요.
장희빈은 이틀간 숙종의 약탕재가 오르지 못했다는 것을 듣고는 의녀를 닦달한 끝에 탕재가 사가로 갔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비로소 숙종이 동이를 보호하고 있음을 알아차린 것이지요. 마지막 장면에서 동이도 의식을 회복한 모습입니다. <선덕여왕>에 이어 사극이 이토록 재미있을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동이와 숙종, 서용기와 차천수, 모두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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