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일일연속극 <바람불어 좋은날>에서 가장 얄미운 주인공을 들라면 황금만능주의에 빠진 웰빙유업의 차연실(나영희 분) 사장일 것입니다. 그녀는 아들의 실수로 이유식에서 유해물질인 멜라민이 검출되어 회사가 위기에 처하자 한 때 사돈이었던 식약청 과장 장정남(강인덕 분)이 이를 무마해 주지 않는다고 악을 써서 시청자를 놀라게 하였습니다.
두 번째 밉상 캐릭터는 유성상업 박 회장의 딸인 화영(민영원 분)입니다. 화영은 차연실의 아들 강상준(강지섭 분)이 아내인 장만세(서효림 분)와 헤어진 다음 소개받은 후부터 장만세를 괴롭히며 상준과 결혼하려고 온갖 아양을 다 떨었습니다. 결혼식을 하루 앞두고 멜라민 사건이 터지자 화영은 차연실과 상준에게 절교를 선언하고 떠났습니다. 화영도 사랑이 아니라 돈만 노린 찌질녀였던 것입니다. 앞으로 더 이상 그녀를 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세 번째 밉상은 웰빙유업의 경쟁업체인 그린유업의 최미란(이성민 분) 팀장입니다. 최미란은 장만세의 오빠로 웰빙유업의 제품개발팀장인 장대한(진이한 분)의 옛 애인이었습니다. 최미란은 장대한을 죽도록 사랑했지만 아버지의 반대로 아들 독립을 낳은 후 미국으로 강제 출국하여 정략결혼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7년을 보낸 후 그녀는 남편과 이혼하고 귀국하여 장대한과 다시 시작하겠다며 장대한과 그의 애인 권오복(김소은 분)을 괴롭혀 밉상캐릭터 반열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최미란은 사산(死産)했다는 아들이 현재 장대한이 키우고 있는 장독립(강한별 분)임을 알고는 아들을 찾으려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드라마의 전개를 보면 비록 생모이기는 하지만 그녀에게는 아들을 찾는 일은 어려워 보입니다. 문제는 최미란이 더 이상 임신할 수 없는 불임의 상태라는 것입니다. 이를 알고 난 후부터 최미란에게 동정의 눈길을 보내는 시청자가 있는 듯 합니다. 부모의 반대로 어려운 삶을 사는 최미란에게 어떤 선택이 있을지 지켜보렵니다.
차연실 사장 역의 나영희 화영 역의 민영원 최미란 역의 이성민
마지막으로 정말 보기 싫은 부부는 새별유치원 이강희(김미숙 분) 원장의 시동생인 서동식(권오현 분)-김남숙(안혜경 분)부부입니다. 이강희의 남편은 산악인이었는데 유럽의 산에 갔다가 조난되어 시신도 찾지 못한 상태입니다. 고등학교 교사였던 이강희는 남편이 실종되자 남편의 사업을 이어받아 유치원을 운영하면서 시동생 부부와 같은 집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서동식은 형이 실종되었으니 그 재산은 당연히 동생인 자기가 가져야 하는데 형수 때문에 더부살이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정신이 좀 이상한 사람이며, 그의 아내인 김남숙은 이런 남편보다 한 술 더 떠는 여자입니다. 형수는 재가(再嫁)도 하지 않고 유치원을 지키고 있으니 답답합니다. 둘은 형수의 재산을 빼앗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엿봅니다.
서동식은 별도의 직업이 없이 유치원 아이들의 통학차량을 운전하면서 형수를 돕고 있습니다. 그는 사무용품의 가격을 올리는 방법으로 차액을 챙기고, 버스고장 수리비를 10배 이상 부풀리는 방법으로 몫 돈을 마련하려합니다. 그러나 이런 시도도 이강희의 고등학교 제자인 장민국(이현진 분)에게 발각되어 물거품이 됩니다. 서동식은 이강희가 유치원 옆 사무실을 확보하여 유치원을 확장하려는 것을 알고는 부동산 중개인을 찾아가 임대계약을 미리 체결하여 유치원 확장사업을 방해합니다.
이들 부부는 자신의 딸인 서효리(주혜린 분)를 이강희의 호적에 입적시키려고 모의합니다. 딸인 효리가 이강희의 호적에 입적되면 강희가 죽을 경우 그 재산은 자동적으로 효리에게 상속되므로 재산을 챙기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이강희는 자녀가 없으므로 이에 솔깃하지만 장민국은 서동식의 술수가 눈에 빤히 보입니다. 장민국은 이강희에게 간접적인 방법으로 이의 반대를 건의했고 결국 강희도 이에 따릅니다.
장민국 역의 이현진 이강희 역의 김미숙 서효리 역의 주혜린
여러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자 서동식은 형수에게 돈을 좀 빌려 달라고 합니다. 언제까지나 운전만 하면서 살기는 어려우니 자신의 사업을 하겠다는 것입니다. 평소 시동생 부부의 사는 모습을 안쓰럽게 생각했던 강희는 집을 담보로 은행융자를 받아 2억원을 빌려 줍니다. 그런데 서동식이 새로운 투자파트너를 찾다가 만난 사람이 불행하게도 권오복의 아버지인 권이문(정승호 분)입니다. 권이문은 딸의 학비와 용돈까지 훔쳐 탕진한 정말 한심한 사람입니다. 권이문은 서동식에게 오피스텔 임대사업에 투자하기만 하면 매월 많은 임대수입을 올일 수 있다고 감언이설로 유혹하여 거금 2억원을 투자하게 만듭니다. 권이문도 사위인 장대한에게 2천만원을 빌려가서 권오복을 난처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서동식-권이문이 부동산회사를 찾아가니 사무실은 문이 굳게 닫혀 있고, 건물관리인은 부동산회사가 사기를 치고 도주했다는 것입니다. 이런 사기행각에 권이문이 실제로 개입되었는지 아닌지는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는 않았습니다. 따라서 권이문이 가해자인지 피해자인지 모르겠습니다. 권이문은 서동식에게 자기도 피해자라고 했고, 딸인 권오복을 찾아가서 사기꾼들이 제주에 있는데 이들을 잡으려 가야하니 제주에 갈 비행기 값을 달라고 해서 오복은 비상금 50만원을 아버지에게 줍니다.
한편 서동식 부부는 형수로부터 돈 2억원을 빌린 지 1개월이 다가오자 매우 초조해 집니다. 매월 꼬박 꼬박 높은 이자를 주기로 했거든요. 만약 이자를 주지 않으면 형수가 의심을 할 테고 자신이 이 돈을 사기 당한 것을 알면 큰일이기 때문입니다. 이들 부부는 이제 더 큰 범죄를 저지릅니다. 평소 형수의 재산은 자기들이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 이들은 형수가 출타중인 틈을 이용해 집의 부동산등기서류를 가지고 거액의 대출을 받습니다. 그리고는 사채업자를 찾아가 또 돈을 빌립니다.
이렇게 마련한 돈으로 형수인 강희에게 뭉텅이 이자를 주고 우선 급한 불은 끈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사채업자로부터 돈을 즉시 갚으라는 전화가 걸려옵니다. 혼비백산한 서동식이 돈을 빌린 지 며칠 되었다고 벌써 갚으라고 하느냐며 반문하자 사채업자는 그건 자기마음이며 만일 즉시 갚지 못하면 이날부터 이자는 두 배로 내야한다고 협박합니다. 이거 정말 큰일났습니다. 형수 재산을 완전히 말아먹게 생겼네요.
사채업자 김남숙 역의 안혜경, 서동식 역의 권오현
예로부터 사람은 제 분수를 알아야 하는데, 서동식 부부는 형수의 재산으로 돈 좀 벌어보려다가 큰 위기에 봉착했습니다. 앞으로 강희가 이 사실을 알면 시동생부부에게 얼마나 배신감이 들까요? 드라마를 통해 사기꾼은 결국 망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일깨워 주는 것은 좋지만 선량한 이강희가 정신적으로 큰 피해를 입을지 걱정입니다. 앞으로 사채업자가 어찌 나올지 그리고 서동식 부부가 또 어떤 일을 저지를 지 조마조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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