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일일연속극 <바람불어 좋은날>은 현재 진행되는 양상을 보면 "바람잘 날 없는 날"로 변질되어 가고 있습니다. 특히 거짓말했다고 쫓아낸 며느리 장만세(서효림 분)에 대한 시어머니 차연실 웰빙유업 사장(나영희 분)의 구박은 도를 넘었습니다. 물론 한 번 쫓아낸 며느리를 자꾸만 구박한다는 게 말이 안되지만 이 드라마는 만세를 오빠인 장민국의 사업을 돕는 다는 핑계로 하필이면 웰빙유업의 청소부로 일을 계속하도록 만들었습니다.
만세는 차 사장의 아들인 강상준(강지섭 분)과 헤어진 마당에 청소 일을 하는 게 뭐가 창피하냐며 당찬 마음을 보여줍니다. 그렇지만 만세를 잊지 못하는 상준은 지금은 비록 헤어진 상태이지만 한때는 자신이 그토록 사랑했던 여인인 만세가 자기회사에 와서 청소 일을 하는 게 너무나도 안쓰럽습니다. 그는 몇 차례나 우유와 빵을 만세가 청소하는 빌딩계단에 두었습니다. 상준은 어머니가 만세와 결혼할 때는 신부수업을 쌓아야한다며 한 집에서 살자고 하더니 화영과의 결혼 후에는 강남에 50평 정도의 아파트를 마련해 준다고 하자 기분이 상합니다.
그런데 상준과 약혼한 후 결혼하기로 약속한 유성산업 사장의 딸 찌질녀 화영(민영원 분)은 여러 차례 상준의 사무실을 찾았지만 그가 없음을 확인하고는 미행한 끝에 그가 아직도 만세를 잊지 못하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그녀는 복도로 나가다가 상준이 만세에게 빵을 몰래 놓고 가는 현장을 목격합니다.
만세가 와서는 또 누가 빵을 놓고 갔다고 의아해하는 순간 화영이 나타나 빈정거립니다.
"만세 씨! 참 끈질기네요! 아직도 여기서 일해요?"
"나가주세요! 일하는데 방해되니까!"
만세는 화영을 쳐다보지도 않고 말합니다.
"만세 씨가 상준 씨 보고 그런 거 사 달랬어요? 아까 상준 씨가 그거 놓고 가던데, 상준 씨한테 그런 거 받아먹는 재미로 여기서 일하나봐요! 상준 씨와 저 이 달에 결혼해요! 아직까지 상준 씨한테 미련이 남아 여기서 빌빌대고 있는 것 같은데, 그만 정신 차리시라고요!"
듣고 있던 만세는 감정을 자제하며 대꾸합니다.
"이야기 다 끝났으면 나가주시죠!"
그런데 화영은 물통에 담긴 와이셔츠 용 소매단추를 발견합니다.
"이거 어디서 났어요?"
"어디서 났건 말건 그쪽이 무슨 상관인데요? 신경 쓰이게 하지말고 나가주세요!"
이 말을 들은 화영은 악녀로 변합니다.
"야아!"
만세도 질 수 없습니다. 화영의 반말에 화가 난 만세가 반문합니다.
"뭐? 야?"
"그건 내가 상준 씨에게 선물로 준거야! 그런데 왜 너가 그걸 갖고 있냐고?"
"아, 그래! 어쩐지 여기 계단에 구르고 있던데 마음에 안 들어서 버렸나 보네, 이거 상준 오빠 취향 아니거든!"
만세도 한 때는 말로는 다른 사람에게 져 본 적이 없는 당찬 여자였습니다. 이 말을 들은 화영은 청소하는 물을 들어 만세의 얼굴에 확 끼얹습니다. 만세는 보자보자 하니까 너무하다며 화영의 머리채를 쥐고 흔듭니다. 두 여자는 서로 머리채를 잡고 사생결단을 냅니다.
만세는 상준을 찾아가서 빵과 우유를 되돌려주며 항의합니다. 한편, 잘못은 먼저 화영이 해놓고 분함을 참지 못한 그녀는 차연실 사장을 찾아가서 상준 씨와 결혼 못할 것 같다고 일러바칩니다. 차 사장은 상준을 불러 왜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느냐고 호통을 치는데, 상준은 화영과 결혼은 하겠지만 만세를 좋아하는 자신의 마음만은 막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아무리 회사가 중요하고 어머니의 강요가 있어도 사랑하지도 않는 여자와 결혼하겠다는 상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못된 시어머니 차연실 역의 나영희
다음날 차 사장은 만세를 사무실로 부릅니다. 만세가 들어서니 기분 나쁘게도 화영이 앉아있네요. 차 사장은 만세에게 불문곡직하고 화영의 머리채를 잡아당겼는지 묻습니다. 그렇다고 하자 차 사장은 다짜고짜로 만세의 따귀를 때립니다. 참으로 교양 없는 여자입니다. 아무리 만세가 밉기로서니 화영의 말만 듣고 아들이 사랑하는 여자의 뺨을 때린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처사입니다. 차 사장은 만세에게 화영이한테 사과하라고 했지만 만세는 화영이 먼저 물을 끼얹었다며 사과를 거부합니다. 이 때 차 사장은 또 만세를 때리려 했지만 마침 차 사장의 남편 강인수 회장(김성환 분)이 들어와서 차 사장을 말려 더 이상의 불상사는 막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화영입니다. 말리는 강 회장에게 "아버님, 말리지 마세요! 저 여자 충분히 맞을 짓을 했단 말이에요!" 이렇게 훈수를 둔 것입니다. 정말 이 여자는 싸가지가 없네요. 이에 차 사장은 한 술 더 뜹니다. "너, 어디서 감히 화영이 머리채를 잡아? 니까짓게 누군지 알고 감히? 내가 너 원래부터 개념 없고 무식한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본 데 없이 자란 티를 그렇게 내야하겠어? 한번 만 더 상준이한테 꼬리치면 가만히 안 둘 꺼야!"
만세는 분을 참을 수 없는데 시아버지였던 강 회장이 상준 엄마대신 사과합니다. 지하로 내려온 만세는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는데요. 92회에서 강 회장은 상준에게 어머니의 비행(만세에게 따귀를 때린 일)을 알려줍니다. 상준이 과격한 반응을 보이자 아버지는 이왕 화영과 결혼하기로 한 마당에 만세를 가만히 내버려두는 게 그녀를 돕는 일이라고 충고합니다. 만세가 웰빙에서 복도청소를 하는데 상준 부모와 화영 커플이 지나갑니다. 만세는 실수로 물걸레로 상준의 구두를 적셨는데 상준은 일부러 만세에게 조심하라고 큰소리를 치네요. 아버지의 충고를 받아들인 것이지요. 앞으로 만세가 이 어려움을 어찌 극복하고 새로운 인생을 출발할지 그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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