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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일일연속극 <바람불어 좋은 날>의 이야기가 점점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전혀 필요 없는 장면이 끼어 들어 극의 흐름을 방해하거나 또 보통사람의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스토리가 연일 계속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장면 몇 가지를 지적해 보겠습니다.


(1) 장민국의 사랑고백에 어정쩡한 이강희 선생

장민국-이강희 커플에 대해서는 이미 정리할 때가 왔다고 예측한 것과는 달리 이제는 이강희(이미숙 분) 측에서 민국(이현진 분)의 사랑고백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랑에는 국경도 나이도 없지만 이들은 처음부터 맺어지기 어려운 사이입니다. 물론 나이 20살 차이의 여선생과 제자가 아름다운 사랑을 꽃피울 수는 있지만 강희는 민국의 어머니와는 언니-동생하는 사이이기 때문입니다.

민국의 거듭된 사랑고백에 고민하던 강희가 결정적으로 흔들린 것은 민국이 비를 흠씬 맞으며 기다리다가 혼절해 쓰러진 사건이었습니다. 민국을 발견한 그녀는 그를 차에 태우고 극진히 간호(?)를 했거든요. 의식을 회복한 그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고 그 뒤로 민국은 자연스럽게 강희의 손을 잡고 연극과 거리공연도 보고 솜사탕도 먹으며 달콤한 데이트를 즐깁니다. 민국이 강희에게 브로치 선물까지 주네요.



지금까지 민국은 강희를 선생님이라고 불렀으나 앞으로는 다른 호칭으로 부르겠다고 선언했는데, 강희도 싫지 않은 표정이군요. 강희의 대학선배이자 남편의 친구였던 의사 박현우(맹상훈 분)와 삼각라인을 형성하려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꿋꿋하게 세상을 살아가려는 장민국의 캐릭터는 이강희 선생에게 집착하고부터 밉상으로 전락했습니다. 장민국의 형인 장대한의 전 애인이었던 최미란이 대한이 결혼을 하자 거의 단념한 것과는 좋은 대조입니다.  

 

(2) 자꾸만 어머니의 의도대로 끌려가는 강상준

웰빙유업의 후계자인 강상준(강지섭 분)은 어머니의 강요로 아내 장만세(서효림 분)와 헤어진 후 하루 하루를 고민 속에서 살아갑니다. 만세를 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상준의 어머니 차연실(나연희 분) 사장은 협력업계의 사장 딸인 화영(민영원 분)을 소개시켜주었고, 화영은 상준이가 싫다는데도 불구하고 여자의 자존심도 없는지 자꾸만 졸졸 따라 다닙니다. 그러다가 결국 약혼식까지 합니다.



차 사장이 상준을 설득하는 방법은 오직 하나-회사를 위해 그녀와 결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회사를 위해 아들을 정략적으로 결혼시키려는 차 사장과 전혀 마음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끌려가는 상준의 행동이 정말 일반상식을 벗어납니다. 상준은 한 때 돈도 회사도 모두 필요 없으니 만세와 함께 살도록 해 달라라고 주장하였지만 어머니의 설득과 강제 앞에서 자꾸만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만세로서도 상준이가 말로는 자기와 함께 살자고 하면서도 화영이라는 여자를 계속 만나는 게 싫었고, 솔지 언니가 소개해준 남자친구와 몇 차례 만나면서도 실제로는 상준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녀는 상준과는 더 이상 재결합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상준도 만세가 다른 남자를 사귀는 현장을 목격하고는 마음이 흔들립니다. 문제는 상준의 마음인데 언제까지나 차 사장의 의도에 말려들어 질질 끌려갈지 모르겠습니다.

 

(3) 사기꾼의 기질을 버리지 못한 권오복 아버지

권오복의 아버지 권이문(정승호 분)은 하는 사업마다 실패하여 오복의 집안을 어렵게 한 인물입니다. 드라마 초기 오복이 기거하는 솔지네 사업장에서 납품대금을 훔쳐 달아났다가 나중에 오복의 고향오빠인 최기철 사장이 되돌려 주라고 준 돈을 2분의 1만 오복에게 돌려주었습니다.

오복이 결혼을 앞두고 장대한 댁을 방문한 권이문은 아들이 딸인 30세의 대한에게 시집보내는 조건으로 따로 살림을 차려 내보내 줄 것을 요구하여 관철시켰습니다. 그 당시 대한의 집에서는 시골할머니 집이 온천개발사업으로 12억원의 보상금이 지급된다는 통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후 사업계획변경으로 보상금을 지급 받지 못하게 되자 부득이 새댁에서 시집살이를 하게 된 것입니다.


권이문은 사위인 장대한 사무실을 찾아가 돈을 요구한 끝에 2천만원을 받아 챙겼고, 또 부동산 전문가임을 자처하여 이강희의 시동생인 서동식과 안면을 터서 강희가 부동산을 담보로 은행으로부터 대출 받은 2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습니다. 서동식과의 거래는 글쓴이가 탓할 바 아니지만 왜 사위의 돈을 이렇게 가져가는지 모르겠습니다. 권이문의 경우 지금까지 딸에게 아무 것도 해 준 것이 없으면 이제라고 개과천선하여 살아야하는데 자꾸만 사기를 치니 한심합니다.



(4) 오복에게 혹독한 시집살이를 시키는 시조모

마음 착한 권오복(김소은 분)은 따로 나가 신혼생활을 하는 계획이 무산되었지만 그녀는 조금도 불평하지 않고 오히려 어렸을 적부터 가족이 그리워 함께 사는 것이 좋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스웨터 한 개로 일이 꼬였습니다. 오복은 시조모인 나끝순(나문희 분)을 위해 스웨터를 사 가지고 귀가했는데 시어머니인 윤선희(윤미라 분)가 자기 것으로 착각하고는 덥석 입고 말았던 것입니다. 이를 본 나끝순이 토라져 버립니다. 다음날 새로 스웨터를 구입하기로 마음먹었지만 일은 엉뚱한 곳에서 터졌습니다.

오복은 밤새 작업한 그림을 집에 두고 출근했음을 알고는 대한의 아들인 장독립에게 전화를 합니다. 오복이 왜 시어머니에게 전화를 하지 않고 어린 독립에게 했는지 일부러 미묘한 상황을 만든 듯 합니다. 오복은 독립에게 그 자료를 잘 가지고 있으라고 했는데 독립은 새 어머니가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료이므로 이를 가지고 회사로 나간 것입니다. 당연히 휴대전화도 두고 갔네요.



급히 집으로 달려온 오복은 독립이 자료를 가지고 나갔음을 알게 되고 집안에서는 큰 혼란이 몰아칩니다. 수 시간 동안 온 가족이 동원되어 독립을 찾았는데 결국 회사 앞에서 독립을 만납니다. 이날 저녁 나끝순은 전 가족을 모아놓고 오복이가 회사에 출근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남의 자식을 키우려면 당장 직장을 그만 두라고 강요합니다.

오복으로서는 청천벽력입니다. 앞으로 최고의 일루스트레이트가 되겠다는 야무진 꿈을 품고 있었는데 결혼으로 이를 접어야 한다면 말이 되지 않습니다. 또 요즘 대부분의 부부가 맞벌이를 하는 현실에 비추어 남편의 전(前) 아들을 잘 키우기 위해 직장을 포기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사리에도 맞지 아니합니다. 왜 이런 억지설정으로 오복을 괴롭히는지 모를 일입니다. 


                                                                       [다음 메인 게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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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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