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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불어" 적신호 켜진 김미숙-이현진 러브라인 


KBS 일일연속극 <바람불어 좋은날>에는 장대한-권오복, 강상준-장만세, 서동식-김남숙 커플이 등장하는데, 이들 이외에 가장 설명하기 어려운 두 남녀가 바로 이강희(김미숙 분) 선생님과 그녀의 제자 장민국(이현진 분)입니다. 이들의 나이차이는 무려 20세에 달합니다. 

이강희는 등산을 좋아하는 남편이 해외산행을 갔다가 실종된 후 지금까지 남편의 유치원을 그대로 운영하면서 홀로 살고 있습니다. 다만 형수의 재산을 호시탐탐 노리는 시동생부부(서동식-김남숙)와 함께 동거하고 있지요. 그녀는 불우한 이웃을 돕는 일에도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장민국의 어머니 윤선희(윤미라 분)는 이강희 선생과 오누이 같은 사이로 서로 자주 왕래합니다. 특히 민국의 형인 장대한(진이한 분)의 아들 독립이 유치원에 다니기 때문에 민국은 가끔 유치원을 오가며 이강희 선생을 만납니다. 그럴 때마다 민국은 선생님 만나길 꺼려했지요.

                                                        장민국 역의 이현진

 
그러다가 민국은 어머니로부터 그가 사춘기시절 고등학교에서 말썽을 피워 퇴학위기에 처했을 때 이강희 선생님이 주요보직 선생님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선처를 부탁한 덕분에 무사히 학교를 졸업하게 되었다는 말을 듣고는 지금까지 퉁명스럽게 대했던 감정을 누그러뜨립니다. 아니 그는 단순히 그동안의 악감정을 지워버렸을 뿐만 아니라 선생님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도와주고 싶고, 될 수 있으면 함께 있고 싶은 감정으로 점점 변해갑니다.

민국은 심부름을 위해 유치원과 선생님의 집을 드나들며 여러 차례 선생님이 손해를 보거나 나쁜 길로 빠지지 않도록 도와줍니다. 그렇지만 선생님이 마음상할 까봐 직설적으로 그 이유를 설명하지는 못합니다. 시동생 부부인 서동식-김남숙이 유치원자동차 수리비를 10배나 부풀려 청구하는 것을 막았고, 또 서동식의 딸 서효리를 강희의 호적에 올리려는 밉상부부의 계략을 저지한 사람도 민국입니다.  

또한 민국은 선생님에게 어린이용 도서를 무상으로 기증하면서 천사의 탈을 쓰고 접근한 출판사의 부장이 선생님의 재산을 노린다는 것을 알고는 선생님에게 더 이상 그를 만나지 못하게 조언했습니다. 강희도 처음에는 민국의 행동이 도가 지나치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민국의 뜻을 따릅니다.

장민국은 발명가를 꿈꾸어 온 청년입니다. 그러나 밤을 세워 노력한 작품이 실패를 거듭하자 부모님 특히 어머니의 성화에 못 이겨 학교동창인 하솔지(정다은 분)와 남빌사업(집안에 남자가 없어 여자가 하기 곤란한 일을 대행해 주는 "남편을 빌려 드립니다"의 사업)을 동업합니다.

                                                  민국의 사업파트너인 하솔지 역의 정다은  

이강희 선생님은 유치원 학부모들에게 민국의 사업을 소개하여 초기부터 짭짤한 수입을 올리도록 도와주었고, 또 유치원 수납장 교체사업을 맡긴 후 수고비 조(條)로 두둑한 보너스를 민국에게 줍니다. 물론 민국은 이를 거절하였지만 선생님은 그러면 앞으로는 절대로 어려운 일이 있어도 부탁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에 꼬리를 내립니다.

이강희의 유일한 취미는 풍경화 그리기입니다. 그녀는 남편이 죽은 후에도 줄곧 그림을 그렸습니다. 어느 날 강희는 민국에게 풍경화를 그릴만한 여행지를 물었는데 민국은 내친김에 운전까지 해 주겠다며 동해안으로 길을 나섭니다. 그런데 길을 찾느라고 시간이 많이 걸려 그만 밤이 되었습니다. 민국은 강희에게 시골의 민박집을 정해주고 귀경하다가 아무래도 아까 본 등산객차림의 두 남자가 마음에 걸려 차 머리를 돌립니다. 민국이 민박집으로 다시 오니 예상대로 두 남자가 강희에게 수작을 부리고 있는 중입니다. 민국을 본 두 사람이 황급히 피하자 민국은 같은 방에서 새우잠을 자며 강희를 지켜줍니다.

다음날 아침 눈을 뜨니 강희가 없습니다. 비닷가로 나가니 강희가 그림을 그리고 있는 중입니다. 그는 바다풍경 사진을 찍는 척하며 강희의 인물사진을 찍어서는 나중에 두고두고 이사진을 꺼내보며 미소를 짓습니다. 두 사람은 남매처럼 아니 연인처럼 서로의 꿈과 희망에 대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눕니다.   



민국의 강희에 대한 마음이 사랑인지 존경심인지 잘 몰랐는데 나중에 이게 사랑인 것으로 밝혀집니다. 자꾸만 보고 싶고 옆에 있고 싶어하는 마음이 아름다운 사랑으로 승화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드라마일지라도 여선생과 20세 연하인 제자와의 러브스토리는 실현될 것 같지가 않습니다. 더욱이 민국의 어머니도 평소 여동생처럼 아끼는 강희와 아들이 서로 좋아함을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강희를 며느리로 절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는 일이거든요. 

강희로서는 민국을 제자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표현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 때 그토록 자신을 싫어하던 민국이 이토록 사근사근한 청년으로 변한 게 신기할 지경입니다. 그가 며칠만 연락이 안되어도 걱정이 되기는 합니다. 평소 믿음직한 제자에게 의지하고 싶고 또 그를 격려해주고 싶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사랑으로 정의하기는 어려울 듯 합니다.  

민국의 마음은 강희를 사랑의 대상으로 부지불식간에 인식한 듯 합니다. 동업하는 하솔지는 민국을 짝사랑하며 이미 그에게 동창생 이상의 신호를 보냈지만 민국은 솔지를 여자로 보지 아니하거든요. 아무튼 현실적으로 연상남과 연하녀의 관계는 종종 보았지만 반대의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78회에서 민국은 강희와 고급레스토랑에 외식을 하러 나갔다가 강희의 대학선배이자 전 남편 친구인 의사 박현우(맹상훈 분)를 만나 우연히 합석하게 됩니다. 현우가 강희의 어깨를 감싸며, 헤어질 때 포옹하는 등 스스럼없이 가까운 사이라는 것을 목격한 민국은 계속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이강희의 남편 절친 박현우(맴상훈 분)

민국은 종일 고민하다가 밤에 강희를 불러내서는 숨을 헐떡이며 말을 더듬습니다. 가슴에 뭐가 걸린 것처럼 답답해서 숨을 쉴 수가 없답니다. 어디 아프냐고 되묻는 강희에게 드디어 민국의 폭탄선언이 터집니다. "저 선생님 좋아하는 거 같아요!" 민국은 질투심으로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던 것이지요. 이에 대해 강희는 자기도 민국을 좋아한다고 대답했는데, 이는 민국을 진정시키려는 뜻이지 그이 의견에 맞장구를 친 것은 아니었습니다. 민국의 미안한 마음에 물타기를 하려는 의도였다고 보입니다. 사실 강희도 민국의 말에 크게 당황했거든요. 민국은 다음날 자신이 한 말에 대하여 강희에게 사과했는데, 이는 민국의 심경변화를 나타내는 신호탄으로 보입니다. 

 이강희 역의 김미숙


예로부터 사랑에는 국경과 나이가 없다고 하지만 위에서 지적한대로 강희-민국 커플은 현실적으로 맺어지기 어렵습니다. 드라마 제작진은 박현우를 내세워 강희와 서로 사귀게 하려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당연히 박현우는 아직도 미혼이에요. 79회에서 박현우는 강희의 유치원을 찾아왔는데, 두 사람의 스스럼없는 대화는 마치 오래 전부터 연인이었던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민국과 강희의 관계는 자연적으로 소원해 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강희-장민국-박현우의 삼각라인이 앞으로 어떤 식으로 발전할지 또는 어떻게 마무리될지 지켜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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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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