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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부부이야기를 좀 해야하겠습니다. 드라마리뷰를 작성하는 일도 결코 쉬운 작업은 아니더군요. 누가 작성하라고 해서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본 드라마를 요약해서 정리하고 앞날을 예측해 보는 것도 뜻 깊은 일이라 생각하거든요.

전날 밤 시청한 드라마를 보고 리뷰를 작성하려면 적어도 다음날 새벽 4-5시에는 일어나야 가능합니다. 다행히 나는 아침형 인간이라 기상하는데는 전혀 문제가 없지요. 아침 8시 이전에 다음뷰 뉴스로 송고하고 출근하려면 사실 매우 바쁘지요. 이날 아침도 약 6시경 거실에서 잠을 자던 아내가 안방의 문을 열고서는 드라마 다시 보기를 하고 있는 나에게 볼륨을 낮추라고 약간 짜증스런 목소리로 말합니다. 거실에까지 들려 아침잠을 자는데 방해가 된다고 하네요. 볼륨을 상당히 낮게 했는데도 이러니 문제예요. 볼륨을 더 이상 낮추면 대화내용을 알아듣기 어렵거든요. 솔직히 굉장히 바쁜 아침 시각에 이런 식의 말을 들으면 나도 기분이 나쁩니다.

사무실로 출근한 나는 아내에게 화가 난 말투로 문자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물론 다분히 아내의 반응을 보려고 의도적으로 보낸 것입니다.  
『우씨, 오늘 저녁 집에 안 들어간다. 앞으로 국물도 없다. 씨이~』

저녁에 모임이 있어 저녁식사를 하고 들어가야 하기에 안 들어간다고 큰소리친 것입니다. 그랬더니 당장 답신이 왔습니다. 
『국물 좋아하네. 몸 걱정해 준다더니 말로만. 홈삼 마 국물도 없다. 흥』

이런! 아내는 지금까지 저녁식사 후에는 홍삼엑기스를 미지근한 물에 타서 주는데 이를 더 이상 주지 않겠다는 말이고, 마(천마)는 최근에 몸에 좋다는 말을 듣고 이웃에서 구한 것인데 이마저도 안 주겠다는 것입니다. 아내의 평소 성격상 당연히 이리 나올 줄 알고는 그냥 피식 웃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오후가 되자 아내로부터 또 문자메시지가 날아옵니다.
『지금, 신세계 공모하러 간당. 그리고 저녁 먹을 사람 하나도 없어. 그러니 그렇게 알더라고』

아내는 신세계 백화점으로 일보러 가는데 집에 아이들도 없을 것이니 그렇게 알라는 말입니다. 나는 그냥 넘기도 되지만 또 장난기가 발동해 답신을 보냅니다.

『이런 된장, 나도 집에 안 들어간당. 알아서 혀. 나원참 기가 막혀』

그랬더니 또 당장 소식이 옵니다.
『오늘 저녁 먹고 온다고 해 놓고선 웬 뚱딴지같은 말이여』


마음 속으로 웃고는 저녁모임을 마치고 밤 11시경 귀가합니다. 아는 척 하는 아내에게 한마디 쏘아붙입니다.
"당신 오늘 점수 왕창 잃었어. 앞으로 조심혀!"

역시 한마디도 질 아내가 아닙니다.
"당신이나 조심해! 앞으로 등산복 세탁 안 해 줄거다!"

사실 등산복 세탁은 매우 성가신 일입니다. 땀에 젖은 등산복은 거의 자정이 다 되어 귀가해도 즉시 세탁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아내는 저녁형 인간이라 군말 없이 세탁을 잘 해주는데 이를 안 해주겠다는 선전포고입니다. 물론 이런 까칠한 대화는 그냥 해보는 소리임을 잘 알기에 나도 웃으며 넘깁니다. 지금까지 부부간에 말다툼하고 난 후에는 한번도 아내가 먼저 사과하는 일이 없기에 언제나 내가 져 줍니다. 이게 가정의 평화를 위해 좋고 또 아내가 토라져 있으면 내가 불편하기 때문입니다.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라고하지요.  나이를 점점 먹어가면서 우리 부부는 이렇게 삽니다. 하하하~

[다음 메인에 게재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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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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