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일준 역의 최수종
▲ 마주보고 자동차로 질주하는 치킨게임
독자 여러분은 치킨게임(chicken game)이 무언지 알겠지요. 이는 국제정치학에서 사용하는 게임이론 가운데 하나로, 1950년대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자동차게임의 이름입니다. 이 게임은 두 명의 경쟁자가 도로의 양쪽에서 각각 자신의 차를 몰고 서로 정면을 향해 돌진하다가 충돌 직전 핸들을 먼저 꺾는 사람이 지는 경기입니다.
이때 치킨은 "겁쟁이"라는 뜻의 은어로, 핸들을 먼저 꺾은 사람을 지칭하며 명예롭지 못한 사람으로 취급합니다. 그러나 겁쟁이(치킨)라는 낙인을 피하기 위해 만일 어느 한쪽도 핸들을 꺾지 않을 경우 게임에서는 둘 다 승자가 되지만, 결국 충돌함으로써 양쪽 모두 파국을 맞게 되지요. 이 용어는 냉전시대(1950~1980년대) 미국과 소비에트 연방 간의 군비경쟁을 빗대는 데에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KBS 수목드라마 <프레지던트>에 치킨게임이 등장합니다. 이 말을 처음 사용한 이는 정치컨설턴트인 기수찬(김흥수 분)인데요. 집권 새물결미래당의 대통령후보 경선에 돌입하여 벌어지는 김경모(홍요섭 분) 후보와 장일준(최수종 분) 후보의 팽팽한 대결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김경모가 장일준의 처가인 대일그룹의 불법경영권승계문제를 폭로해 만신창이가 되자 장일준 지지율도 반토막으로 추락합니다. 장일준은 김경모에게 사과성명발표를 요청했지만 거절하자 김 후보가 총리재직 시 받은 후원금 리스트를 입수하여 김경모를 압박하지만 그는 결백하다며 물러서지 않습니다. 참모인 백찬기(김규철 분)가 그 당시 총리부인과 비서실에서 받았다고 했지만 그는 거꾸로 대일그룹의 탈세와 비자금문제를 추가로 폭로하겠다고 맞섭니다. 장일준은 사돈기업에서 탈세했음을 믿을 수 없다고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이는 기업경경의 필요악이라고 합니다.
이수명(정한용 분) 대통령까지 나서 김경모에게 추가폭로의 자제를 요청했지만 김 후보는 장일준과 타협은 없다며 대통령의 말도 듣지 않습니다. 한편 장일준이 기자회견을 하려고 하자 대일그릅 측에서는 이의 취소를 요구했으나 장일준은 대일그룹이 희생해야 자신이 이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처남인 조상진(최동준 분) 회장은 펄쩍 뛰지만 장인인 조태호(신충식 분) 명예회장은 자신이 감옥에 가겠다고 합니다. 그래도 처남보다는 장인이 사위를 생각하는 마음이 깊네요. 가장 가슴아픈 사람은 장일준의 부인 조소희(하희라 분)입니다. 남편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친정가족을 희생시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거든요.
▲ 승패를 가를 장일준의 모험
여기서 장일준의 첫 번째 모험이 시작됩니다. 장일준이 김경모를 찾아가서 그에 대한 녹취록과 후원금 리스트를 폐기할 테니 대일그룹의 탈세관련 기자회견을 취소해 달라고 요구한 것입니다. 독이 오른 김경모가 이 제안을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자 그는 김경모에게 무릎을 꿇고는 눈물로 호소합니다. 이에 대해 김경모는 한 발 물러났는데 김경모로서는 이게 큰 실수였습니다.
이런 일이 있은 다음 장일준은 두 번째 모험을 감행합니다. 그는 기자회견을 자청해 대일그룹은 탈세를 저지른 파렴치한 기업이므로 엄정한 수사를 요구하면서 조태호 명예회장의 구속수사를 촉구하였고, 비록 현재 노구(老軀)에 와병중이지만 관용을 베풀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큰절로 사죄합니다. 만일 대일그룹의 탈세문제를 김경모가 폭로했더라면 장일준은 영영 재기하지 못할 정도로 치명상을 입었을 텐데, 장일준 스스로 이를 제기하는 바람에 장일준은 기성 정치인과는 다르다는 인상을 심어준 것입니다. 결국 명예회장인 조태호가 구속되자 조소희는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냅니다.
▲ 박빙의 승부 펼친 강원도 경선결과
드디어 강원도지역의 경선투표 결과가 발표됩니다. 김경모 후보 568표, 신희주 후보 167표, 박을섭 후보 231표, 장일준 후보 565표입니다. 비록 1위 자리는 내주었지만 김경모 후보와의 표차는 겨우 3표입니다. 장일준 캠프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고, 김경모 캠프는 탄식이 흘러나옵니다.
결과가 이렇게 된 데는 고상렬 대표의 조직표가 도움이 된 것도 있겠지만 현직 이수명 대통령의 몽니에도 그 원인이 있습니다. 경선투표 전 장일준은 대통령을 만나 치킨게임을 중단할 테니 대통령의 조직표를 달라고 요구합니다. 만일 계속되는 치킨게임으로 두 후보 모두 상처를 입으면 정권재창출이 불가능하므로 김경모 후보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자신을 조금만 도와달라고 했던 것입니다.
대통령으로서도 결국 파국은 막아야 합니다. 또 지난번 공약파동으로 김경모가 더 이상 대통령의 지원을 거절한 일도 무척 괘씸합니다. 대통령으로서는 장일준의 제안이 싫지 않습니다. 이는 바로 집권당 경선의 파국을 방지하고, 김경모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경선결과를 분석한 김경모는 대통령에게 항의하지만 대통령은 오리발을 내밉니다. 이런 분위기는 계속 이어져 대구 경선에서도 돌풍을 가져옵니다. 결국 장일준의 승부수는 대성공입니다.
▲ 백찬기의 윤성구 유혹과 LA의 여자
이제 장일준을 흠집내기에 혈안이 된 김경모 캠프의 백찬기는 장 캠프의 윤성구(이두일 분)를 불러내 한번만 김경모를 도와달라고 합니다. 아무리 선후배간이지만 상대방 선거캠프에 정보를 팔아 넘길 얼간이는 없겠지요. 평소 맡은 일에 프로근성을 가진 그는 일언지하에 거절합니다. 그러자 백찬기는 윤성구가 대영건설 박 사장으로부터 자금지원을 받은 사실을 밝히는데, 그는 매우 당황해 합니다. 캠프에 일하는 참모가 저지른 불법도 후보자에게 영향을 미치므로 이는 큰 문제입니다. 이를 무마해주는 대가로 윤성구가 백찬기에게 어떤 스파이 짓을 하려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장면이 바뀌어 LA의 한 술집입니다. 영어를 제법 구사하는 한국여자가 한국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습니다. 이 여인의 정체가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백찬기가 장인영(왕지혜 분)의 사진을 보며 전화를 했고 장일준을 아느냐고 물은 점으로 봐서 장인영의 생모 같습니다. 장인영은 장일준 비서의 딸이지만 비서가 자살한 후 어미가 출국하자 양녀로 삼았으므로 장일준과는 아무런 불륜관계가 없는데, 윤성구가 백찬기를 물 먹이려고 일부러 이런 정보를 제공한 것 같아 보이네요. 만일 그렇다면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네요. 사실 여부는 오늘 제10회서 가려지겠지요.
▲ 유민기와 장인영의 달달한 키스와 그 후유증
장일준의 숨겨둔 아들 유민기(제이 분)와 그의 양녀 장인영은 서로 상당히 가까워진 듯 하더니 드디어 한강변에서 달달한 키스를 합니다. 이 때 친정문제로 심란한 조소희가 홀로 바람을 쐬러 나왔다가 이를 목격합니다.
귀가한 조소희는 장인영에게 서울로 올라가라고 합니다. 인영은 소희가 가슴으로 낳은 딸이면서요. 유민기도 장일준에게 인영을 사랑한다고 고백했지만 아버지는 안 된다고 잘라 말합니다. 이 둘의 러브라인에 극복해야할 장애물이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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