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미 역의 이보영 변동우 역의 이태성 써니 박 역의 문희경 변주리 역의 변정수
▲ 변주리의 복수심이 가져온 강형도-오정희의 불행
변주리(변정수 분)가 강형도(천호진 분)의 사무실에 느닷없이 나타나 강 박사의 소원을 들어 주려고 왔다고 했을 때만해도 그는 마음이 날아갈 듯 했습니다. 변주리가 그 아줌마가 싫어할 단 한가지 조건이 있다고 할 때에도 강형도는 딸(강재미)의 행복을 위해 무엇이든 다 들어주겠노라고 약속했습니다. 그렇지만 변주리의 입에서 나온 말은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두 사람이 행복해하며 잘 사는 꼴 보지 못한다. 즉시 예멘으로 떠나라. 그것도 당신 혼자 떠나서 다시는 한국으로 돌아오지마! 내가 못 가진 남자를 그 아줌마도 못 가지게 해야 공평하니까! 딸의 행복인지 아줌마 행복인지 선택하라!" 이 말을 들은 강형도는 변주리와의 사이에서 낳은 딸 강세라(박하영 분)를 걱정했지만 변주리는 "난 재혼해 새 출발할 것이니 세라 걱정은 접어라. 빨리 떠나고 날 원망하지 말라. 자업자득이다"고 소리쳤습니다.
귀가한 변주리는 강재미까지 불러 가족을 전부 모이게 하고는 "둘이 결혼해! 바다와 같은 넓은 아량으로 결혼을 허락한다. 난 동우 네 목숨을 두 번 구해주었다. 재미도 시집오면 잘해라"고 선언합니다. 변주리의 본심을 모르는 식구들은 이구동성으로 주리의 선행을 칭찬하는군요.
강형도는 이미 딸의 행복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기로 결심을 굳혔습니다. 와인을 사들고 오정희(배종옥 분)의 집을 찾아 수제비를 먹고 있는데 강재미(이보영 분)가 나타나 결혼승낙을 받았다고 좋아합니다. 오정희는 아무래도 이를 믿을 수가 없습니다. 변주리가 쉽게 양보할 사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이외로 변주리의 마음이 넓은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딸을 포옹합니다. 이 모습을 지켜보는 강형도의 마음은 찢어지겠지요.
한 때 장모였던 크리스탁 박(김수미 분)도 강형도를 불러 이제 좋은 인연으로 다시 만났으니 지난 일은 잊고 혼사를 미루지 말고 날을 잡아 중순쯤 상견례 겸 약혼식을 하자고 제의합니다. 강형도는 빨리 출국하기 위해 예멘행을 지원했고 출국날짜가 정해졌다는 전화를 받았는데 이 통화내용을 그만 오정희가 듣고 말았습니다. 이제 오정희는 모든 사태를 알아차렸습니다. 변주리가 애들 결혼을 허용하는 조건으로 강형도를 사지(死地)로 보냈음을! 오정희는 남편에게 "난 그렇게 못한다. 재미가 원하는 것은 이게 아니다. 당신이 떠나야 한다면 이 결혼은 엎어야 한다"고 소리지릅니다.
호젓한 산장으로 변동우(이태성 분)와 강재미를 부른 강형도는 함께 식사를 합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이 신생 커플은 앞으로 잘 살겠다며 행복해 합니다. 강형도는 사위가 될 변동우에게 "자네가 세라와 재미에게 나의 빈자리를 채워달라"고 부탁했는데 변동우는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의아스럽기만 합니다.
변주리를 찾아간 오정희가 "앞으로 우리 헤어질 테니 강 박사가 외국으로 떠나지 말고 한국에서 살도록 해 달라, 세라를 생각해서라도"라고 애원했지만 변주리는 "내가 재혼하면 전 남편은 성가신 존재다. 그리고 이제는 안 속는다. 당신 말을 못 믿겠다. 당신 부부가 행복해지는 것을 보느니 차라가 그 남자가 죽는 게 낫다. 당신 딸의 행복인지 그 남자 목숨인지 선택하라"고 저주를 퍼붓고는 사라집니다. 결국 오정희도 강형도의 의견을 따르기로 결심하네요. 변주리의 그릇된 복수심이 강형도-오정희 부부의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놓고 말았습니다.
▲ 딸의 악행을 막으려는 써니의 모정과 이를 걷어찬 변주리
변주리가 변동우의 결혼을 허용하자 이를 가장 의아하게 생각한 사람은 바로 주리의 생모인 써니 박(문희경 분)입니다. 써니는 주리에게 어떻게 마음을 돌렸느냐고 물었는데 역시 주리는 다시는 강박사가 한국 땅을 밟지 않는 조건이라고 대답합니다. 써니는 10년 전 변주리가 유부남인 강형도를 유혹한 사실을 상기시키며 "네가 한 짓을 반성하라"고 충고합니다. 써니는 자신이 가장 후회하는 일은 "철부지시절, 가정이 있는 남자를 사귀고 낳은 아이를 버린 것"이라며 주리에게 후회할 짓을 하지 말라고 타이릅니다. 써니는 "강 박사에게 못할 짓을 하지 말라! 그가 남의 나라를 떠돌다가 객사하면 마음이 편하냐"고 되묻지만, 주리는 "나 지금 복수하고 말 것"이라며 고집을 꺽지 않습니다.
써니는 난놈의 출생 100일을 맞아 선물을 사들고 한정수(진이한 분)의 집을 찾아갔는데, 한정수는 강재미를 보면서 "남의 눈에 눈물이 나게 하면 내 눈에는 피눈물이 나는 게 세상의 이치"라며 지난날을 뼈저리게 후회합니다. 써니는 친딸인 변주리가 그릇된 복수심으로 망가지는 것을 두고 볼 수는 없습니다. 나중에 한정수처럼 땅을 치며 후회하는 것을 방지하려면 이쯤에서 멈추게 해야 합니다. 써니는 변동우에게 지난번 서류(유전자검사확인서)를 달라고 하지만 동우는 이미 불태워 버렸습니다.
써니는 변주리를 불러 찾았던 딸을 만나러 간다며 사찰로 데리고 갑니다. 먼저 영유아인 위패에 인사를 하게 한 후 독방으로 자리를 옮겨서는 "내 딸이 누군지 말하겠으니 놀라지 말라"고 당부합니다. 써니는 주리에게 마음이 안정되는 차(茶)를 마시게 한 후 말을 이어 갑니다. "난 내 딸이 잘 사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엉망진창으로 살고 있었다. 남에게 피해를 주면서 말이다." 써니는 어렸을 적 아기 사진을 꺼내 주리에게 보여줍니다. 주리는 어렸을 적 자기 사진을 이모가 어찌 가지고 있냐며 놀랍니다. 써니는 "이는 내가 입양을 보냈던 아이 사진이다. 파양하기 직전 식당주인으로부터 받았다. 불이 나서 팔에 화상을 입었으니 딸을 찾으면 팔을 확인하라고 했다. 지난번 내가 네 팔의 화상흉터 보았던 것 기억하지? 내가 네 엄마다. 35년 전 널 낳아 버린~. 변명 같지만 하루도 널 잊은 적이 없었다. 자기새끼를 눈앞에 두고 까맣게 몰라 죽고 싶었다. 미안하다. 주리야! 엄마가 잘못했어!"
써니의 청천벽력 같은 고백을 들은 변주리는 "그렇게 미안하면 끝까지 입다물지 그랬어? 날 진정으로 위한다면 이 따위 황당한 짓은 안 했을 거야! 날 천하의 불쌍한 업둥이로 만들고 나니 속이 후련하냐고? 난 아무 것도 듣지 않았다"며 현실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고 밖으로 뛰쳐나가 자동차를 타고 떠납니다. 화장품 회사의 정세영 사장(이석준 분)은 주차장에서 변주리의 자동차를 발견하고는 창문을 두드려 그녀를 깨웁니다. 정 사장은 변주리에게 "철딱서니 없고, 싸가지 없고, 개념 없고, 민폐덩어리, 된장녀이지만 아주 가끔 어쩌다 한번 살짝 귀여운 여자"라고 하면서 포옹을 합니다. 두 사람의 러브라인은 확실히 결실을 맺을 듯 하군요. 늦게 귀가한 주리는 써니에게 "신상관계의 변동은 원치 않는다"고 잘라 말합니다. 또 "더 이상 내 인생에 끼어 들지 말라"며 아직도 충격에서 깨어나지 못한 모습입니다.
써니는 변주리가 오정희에게 "당신 딸의 행복인지, 강형도의 목숨인지 선택하라"고 윽박지르는 모습을 지켜본 후 미안하다고 대신 사과하지만 오정희는 써니가 왜 사과하는지 모를 것입니다. 써니는 주리에게 "네가 뭘 양보했나?(☞ 변동우-강재미 결혼을 허락하면서 크게 인심을 썼다고 자랑한 일을 지칭). 내가 낳았지만 정말 정 떨어진다. 두 사람을 복수한 게 승낙이냐? 그런 악업(惡業)을 쌓은 후 뒤늦은 후회해도 소용없다"고 충고합니다.
▲ 종영을 앞두고 예상되는 결말
당초 50부에서 57부로 연장한 <애정만만세>도 이제 마지막 2회를 남겨두고 있는데 내일 종영됩니다. 아마도 아버지가 예멘으로 떠나는 조건으로 결혼을 허용했음을 알게된 강재미는 변동우에게 파혼을 선언할 것입니다. 지금 크리스탈 박과 변춘남은 주리가 아무런 조건도 없이 동우의 결혼을 승낙한 것을 두고 "철부지인 주리가 사람이 되었다. 우리가 자식은 잘 키웠다"고 자화자찬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런데 그 주리가 강형도-오정희를 갈라놓는 조건을 제시한 것을 알면 얼마나 배신감이 들지 상상이 됩니다. 변동우도 누나인 변주리가 "어렸을 때 연탄가스질식에서 구해 준 이후 두 번째 목숨을 구해 준다"며 생색까지 내었는데 그 뒤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조건을 내건 사실을 안다면 역시 배신감에 치를 떨 것입니다.
<애정만만세>는 바람둥이 변호사와 착한 이혼녀의 사랑을 그린 멜로물이므로 그 결론은 해피엔딩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려면 걸림돌인 변주리가 제 자리를 찾도록 해 주어야 합니다. 다행히도 변주리에게는 그녀를 애타게 찾던 생모 써니가 있습니다. 현재 변주리는 혼란스러운 나머지 자신이 업둥이임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지만 그런다고 진실이 바뀌지 않습니다. 따라서 크리스탈은 부득이 몽니를 부린 변주리를 파양하여 써니에게 돌려주어야 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미 등장인물 중에서는 남대문(안상태 분)-오정심(윤현숙 분) 커플이 결혼하여 깨가 쏟아지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변주리가 파양되면 변동우-강재미는 핏줄에 대한 부담 없이 결혼 할 수 있습니다. 강형도-오정희도 어렵게 되찾은 사랑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변주리도 한동안 정체성의 혼란을 겪겠지만 복수심을 지우고 평상심을 되찾아 화장품 회사 정세영 사장과 재혼해 새 출발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노파심에서 하는 말이지만 행여나 제작진에서 막판에 건강이 좋지 않은 강형도를 죽음으로 몰고 가지 않기를 바랍니다. 글쓴이가 드라마 초기에 "조강지처를 버린 남자들의 불행"이라는 글에서 한정수와 강형도의 불행을 예상했지만 한정수는 끝까지 악행을 저지르다가 모든 것을 잃고 최후의 순간 지난날을 후회하며 아들을 키우고 있습니다. 반면 강형도는 나이 어린 변주리의 유혹에 넘어가 말할 수 없는 수모를 겪으며 지금까지 살아오다가 옛 아내와 재결합하여 새로운 행복을 찾고 있습니다. 강형도는 오정희가 낳은 강재미와 변주리가 낳은 강세라의 아버지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두 딸들이 아버지를 잃지 않기를 바랍니다.
[다음 메인에 게재되었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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