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윤 역의 이상우
▲ 나쁜 여자와 나쁜 남자들의 등장과 증발
<신들의 만찬>에는 여느 드라마와 마찬가지로 나쁜 남자와 나쁜 여자들이 등장합니다. 조연이 아닌 주인공들 중에는 나쁜 여자들이 득세해 보입니다. 가장 나쁜 여자는 하인주(서현진 분)입니다. 소녀시절에 이미 자신이 어머니 성도희(전인화 분)의 친딸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린 하인주는 어느 날 한 남자(고재철/엄효섭 분))로부터 잃어버린 딸을 찾은 집이냐는 전화를 받고는 깜짝 놀란 나머지 전화코드를 빼어 버렸습니다. 이 당시만 해도 인주의 이런 행동은 자신을 지키려는 당연한 생존방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성인이 되어 아리랑 4대명장 성도희의 후계자로 자타가 인정하고 있던 때 나타난 고준영(성유리 분)이 3대명장이었던 선노인(정혜선 분)의 추천으로 아리랑 명장후계자 후보에 오르자 고준영을 시기하여 그녀를 곤경에 빠뜨렸습니다. 사실 이 일에는 하인주 뿐만 아니라 사나래 회장 백설희(김보연 분)와 그녀가 아리랑 주방에 심은 스파이 오수진(오나라 분)이 합동으로 저질러 나쁜 여자 대열에 동참한 사건입니다.
사나래를 설립한 백설희는 선노인 밑에서 성도희와 동문수학한 제자였으나 아리랑 4대명장 경쟁에서 성도희에게 패배하자 당시 명장선정이 공정하지 못했다며 이의를 제기하였고 이게 무산되자 딴 살림을 차렸습니다. 백설희는 성도희가 승승장구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어 성도희의 아리랑이 스페인 국빈만찬 제공자로 선정되자 이를 반드시 실패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심복 오수진에게 전화하였고 오수진은 몰래 주방으로 들어가 음식재료가 보관된 대형 냉장고의 전원코드를 뽑아버렸습니다. 국내행사도 아닌 국빈방문행사의 만찬을 이토록 흠집내는 것을 보면 백설희는 애국심은 개천에 던져버리고 오로지 성도희에 대한 질투심만 남아 있는 속물인간입니다.
다음 날 이른 아침 냉장고에서 음식이 상한 냄새를 맡은 고준영이 당황해 하는데 성도희가 들어와서는 이 사실을 알고는 견습생 고준영을 범인으로 몰았습니다. 이때 하인주는 사시나무 떨던 하는 오수진을 밖으로 불러내 살려줄 테니 성도희에게 지난밤 고준영이 주방에서 나가는 것을 보았다고 거짓진술을 하게 했고 이는 성도희로 하여금 준영을 범인으로 단정하게 만든 결정적인 제보였던 것입니다. 이처럼 하인주는 고준영을 괴롭히는 일이면 다른 사람의 죄를 뒤집어씌우는 나쁜 여자의 전형을 보여줍니다.
나쁜 여자에 비해 나쁜 남자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드라마 초기에 나쁜 남자는 성도희의 남편 하영범(정동환 분)이었습니다. 하영범은 명장후계자 수업을 받느라 가정에 소홀한 부인에게 불만을 품고는 술집여자와 바람을 피워 이혼을 요구했고, 충격을 받은 성도희가 자결소동을 벌이자 놀란 어린 딸인 하인주(현재 고준영)가 유람선 갑판 위로 올라가는 사고가 발생하여 아이들의 운명이 갈라지게 되었습니다. 딸이 없어지자 충격을 받은 성도희는 당시 무희였던 어머니의 자살로 거리를 헤매던 송연우(하인주의 본명)를 하인주로 착각하여 키우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이 모든 출생의 비밀 원인제공자는 바로 나쁜 남자 하영범이었던 것입니다.
나쁜 남자로 분류되는 다른 한 사람은 고준영의 양부 고재철입니다. 그는 도박과 술에 찌들어 걸핏하면 양녀인 준영을 괴롭혔지만 준영은 자신을 키워준 것만으로도 그 은혜에 감사하는 착한 아이입니다. 그런데 그 고재철이 친부인 하영범과 통화가 되어 준영에게 진짜 아버지를 만나게 준다고 약속까지 하고서는 그 날 약속장소인 우도의 등대아래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왜 고재철이 약속장소에 나타나지 않고 그냥 떠났는지 모르겠습니다.
▲ 드디어 실마리가 잡힌 의문의 사나이 김도윤의 정체
다른 등장인물 중 나쁜 남자는 아니면서도 가장 이해할 수 없는 미지의 인물이 김도윤(이상우 분)입니다. 그는 사나래 회장 백설희의 아들이지만 어머니에게 극단작인 반감을 드러냈고 하인주와 고준영에게도 이상하리 만큼 아픈 감정을 건드리는 이상한 캐릭터입니다. 김도윤은 외국에서 공부하고 몰래 귀국해 어머니 집으로 들어가지 않고 캠핑카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아리랑 주방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했습니다. 백설희는 수행비서 한민식(김영무 분)을 시켜 아들의 행방을 수소문하여 그의 현재 존재를 확인했지만 20세 이후에는 무슨 있을 했는지 그의 행적이 전혀 드러나지 않고 있는 의문의 사나이입니다.
어렸을 적 형 김지윤이 배가 아프다고 했지만 요리경연으로 바쁜 어머니가 오지 않아 형을 죽게 만든 어머니를 도윤은 지금도 증오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사진으로 보니 김도윤은 지윤과 쌍둥이 형제인 듯 보이는데, 도윤은 지윤의 납골당을 찾아가 생전 그가 좋아하던 로봇장난감 놀이를 하며 형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는 아리랑 주방에서 홀로 남아 음식재료와 천상식본 등 여러 가지를 몰래 카메라에 담아 혹시나 사나래 측에서 의도적으로 보낸 스파이가 아닌 지 의심했지만 그도 아닌 듯 합니다. 그는 나이트클럽에서 하인주와 엮이더니 고준영이 상경한 후로는 자꾸만 그녀와 얽힙니다.
최재하(주상욱 분)에게 사랑을 고백한 후 아무런 대답도 듣지 못한 준영은 울적한 마음에 주방으로 들어와 그릇을 닦으며 생각에 잠겨 있는데, 김도윤이 나타나 라면을 끓여 먹으며 "세상에서 가장 나쁜 게 남의 남자를 탐하거나 라면 먹는 모습을 보고 침 흘리는 것인데 이건 범죄로 신고하면 경찰이 잡아간다"고 말합니다. 이런 말을 듣는 것만 해도 기분 나쁜데 도윤은 한 발 더 나가고 말았습니다. 도윤은 준영에게 범인을 잡고 싶지 않으냐고 물었습니다. 지난번 스페인 국빈만찬을 준비하는 날 아리랑의 냉장고 코드가 뽑힌 바로 그 사건을 말하고 있습니다. 도윤은 "안 억울해? 진짜 코드 뺀 범인 내가 누군지 아는데~"라고 준영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다가선 준영은 "직접 본 거냐"고 되물었습니다.
그렇지만 도윤은 "내가 새벽에 문을 여는데 집 채 만한 쥐가 들어왔더라고. 얼마나 큰지 전기코드가 아니라 냉장고도 들겠더라"고 엉뚱한 농담을 합니다. 이 말을 들은 준영은 라면을 먹고 있던 도윤의 그릇을 빼앗아 그의 머리위로 쏟으며 "너 틀렸어. 세상에서 가장 나쁜 놈은 남의 상처 후벼파고 즐기는 악질 변태"라고 독설을 퍼붓습니다. 잘 난척하며 깐죽대던 도윤이 굴욕을 당한 순간입니다. 준영의 이런 행동이 정말 통쾌하군요.
나중에 도윤을 만난 준영은 "당신은 내 스타일이 아니야. 괜히 나 때문에 누가 다치는 것 싫으니 그만 잊어라"고 했지만 김도윤은 갑자기 고준영을 뒤에서 껴안으며 좋아한다고 말합니다. 준영은 라면사건은 미안하다고 사과하네요.
그런데 제6회에서 김도윤이 하인주가 만든 음식을 보고 한마디 한 게 그의 정체를 알려준 첫 번 째 힌트입니다. 하인주는 고준영과 두부요리 경합을 앞두고 열심히 요리실습을 하고 있었는데, 김도윤이 들어와서는 요리를 유심히 들여다봅니다. 인주가 "무엇을 염탐하러 왔느냐"고 묻자 이번에는 인주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참 재미없게 생겼다"고 했습니다. 얼핏 들으면 하인주의 얼굴을 두고 하는 말 같아 깜짝 놀랐지만 "염탐 결과 맛이 궁금하지도 않는다"고 대꾸하고는 나가버린 것입니다. 이 말은 음식의 전문가가 아니면 절대로 하지 못하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김도윤은 음식의 전문가일까요?
백설희는 고준영을 지원하여 두부요리 경합에서 성도희의 딸 하인주를 이기려고 작심하고는 고준영을 사나래로 불러 주방장 권세프(에드워드 권 분)에게 인사시킨 후 두부요리시연을 보여 줍니다. 그리고는 두부요리를 정리한 자료파일을 넘겨주며 참고하라고 합니다. 이 때 김도윤이 나타나 뜬금없이 "형을 어디로 빼돌렸냐"고 소리쳤습니다. 백설희는 "너에게 형이 어디 있나? 집으로 들어오면 돌려주겠다"고 대답했는데요. 백설희는 도윤이 납골당을 자주 찾아가자 그 유골함을 다른 곳으로 옮겨버린 것입니다.
밖으로 나온 고준영이 백설희가 준 자료을 보고 있는데 김도윤이 자료를 빼앗아 쓰레기통에 던져 버립니다. 기가 막힌 고준영이 항의하자 "백설희가 너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아느냐"고 호통을 칩니다. 김도윤은 백설희의 농간으로 준영이 냉장고 전원코드를 뽑은 범인으로 몰린 사실을 알고 있는 것입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준영은 "백 회장만이 나를 격려해 준 고마운 분"이라고 대꾸하자 김도윤은 "그럼 자료를 주워서 보고 내일 경합에서 꼭 이기라"고 비웃은 투로 말을 하고는 사라집니다.
그런데 전혀 예측할 수 없는 김도윤의 정체를 밝힐 결정적인 자료가 나왔습니다. 최재하는 관계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지난해 개최된 코리안 쿠킹 페스티벌의 마지막행사였던 스타 셰프 마스터 클래스의 자료화면을 보여주었습니다. 한끼에 무려 2백만원이 넘는 식사였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미식가 약 100여명이 참석했답니다. 이중 가장 유명한 미식가 겸 셰프 5명을 대상으로 접촉 중에 있는데 곧 명단을 확정할 것이라고 합니다. 그 5명중에 해밀이라는 인물이 있습니다. 제작진은 이 사람의 얼굴을 잘 알아보지 못하도록 교묘하게 사진조작을 했지만 이 사람은 바로 김도윤입니다.
여기서 등장인물을 한번 볼까요? MBC 홈페이지에는 김도윤을 "죽은 쌍둥이형의 꿈인 요리사가 되었을 때 그는 도윤이라는 이름을 버리고 해밀로 다시 태어난다. 전 세계적으로 막강한 파워를 지닌 요리사로 성장한 도윤, 그가 한국으로 돌아왔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여자들에게 안하무인으로 행동하며 깐죽대던 남자, 어머니에게 반항적인 이 남자는 바로 유명한 요리사 해밀이었던 것입니다. 나중에 이 사실이 밝혀지면 모두들 까무라치겠지요. 만취한 김도윤은 캠핑카 앞에서 고준영을 보자 그녀의 어깨에 얼굴을 기댄 채 인사불성입니다. 고준영과 김도윤은 이렇게 티격태격하면서 사랑을 피워가겠지요.
▲ 두부요리경합에서 승리하여 성도희의 수제자가 된 고준영
두부요리경합을 앞두고 요리를 실습할 장소가 없어 애태우는 고준영에게 엉뚱한 사건이 발생하는데요. 아이가 아프다는 연락을 받은 오수진이 준영에게 주방 일을 맡기고 나갔습니다. 준영은 가마솥의 두부를 손질하다가 백설희가 준 자료를 보느라고 깜빡 정신을 파는 바람에 가마솥의 두부가 넘치고 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성도희는 두부의 상태를 검사한 후 재료가 망가졌다며 모두 버릴 것과 오늘 저녁메뉴에서 두부를 빼도록 지시했습니다. 하인주도 이래서 경합이 되겠느냐며 준영에게 "모든 걸 포기하고 우도로 내려가라"고 종용합니다.
그렇지만 준영은 이 두부로 요리를 하고 싶었습니다. 드디어 경합날 준영은 상당히 굳은 일명 못난이두부를 가지고 나왔습니다. 그녀는 이 두부를 이용하여 두부인절미를 만들었습니다. 준영과 하인주의 요리가 완성되자 성도희는 두 사람의 명패를 서로 바꾼 채 아리랑 요리사들에게 요리를 시작하도록 합니다. 요리사들은 하인주의 명패가 놓인 두부인절미를 이구동성으로 극찬합니다. 사실 요리사들은 명패만 보고도 하인주의 요리를 선택했을 것입니다. 그러자 성도희는 명패를 다시 원위치로 옮긴 후 고준영의 승리를 선언했는데, 이렇게 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명패를 치워버리고 시식토록 하는 게 더욱 공정했을 것입니다.
또한 성도희와 하인주는 준영이 완성한 금천장을 먹어보고는 매우 놀라는 모습이었는데, 성도희는 자신이 평생 재현하려고 노력한 금천장을 만들지 못했는데도 불구하고 고준영이 만들었다는 선 노인의 말에 반신반의하면서도 준영의 실력을 높게 평가하는 듯 합니다. 성도희는 고준영을 아리랑 수제자로 인정하고는 수제자 의복과 증표인 목걸이를 건네줍니다. 성도희는 준영에게 "우도에서 네가 담근 금천장을 담글 수 있나"고 물었는데요. 준영은 고개를 끄떡이며 "제자로 받아 준 게 금천장 때문이냐"고 되묻습니다. 성도희는 아니라고 할 수 없다는 말로 사실을 인정하면서, 두부인절미가 맛있었다고 처음으로 칭찬합니다. 그리고 내일부터 정식으로 수업을 받아야 하니 기숙사로 짐을 옮기도록 지시합니다. 그렇지만 성도희- 고준영 친모자 관계는 드라마 후반부에 가서야 밝혀지겠지요. 성도희는 앞으로 지금보다 더 무섭게 대할 것이라며 순탄치 않을 준영의 앞날을 미리 알립니다. 제9회 예고편을 보면 경합에서 패배한 하인주가 발악을 하는군요.
[다음 메인에 게재되었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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