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차수혁 역의 이필모 


▲ 나쁜 남자들과 차수혁의 개연성 없는 변절 

<빛과 그림자>에는 유독 나쁜 남자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이들은 모두 주인공이거나 조연이지만 주인공급으로 자주 나와 종횡무진으로 활약합니다. 이들이 나쁜 남자가 된 것은 모두 주인공인 강기태(안재욱 분)를 괴롭히는 일에 동참하기 위함입니다. 이들이 강기태에게 악감정을 품은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습니다. 물론 보통사람이 수긍하지 못할 잣대를 들이대기도 하지만요. 청와대 장철환(전광렬 분)은 순양지역의 국회의원시절 강기태의 아버지 강민식(전국환 분) 사장이 선거자금후원을 거절했고, 그 아들인 강기태가 극장초대권 수 백장을 야당후보에게 돌린 데 앙심을 품었습니다. 강만식의 비서실장이었던 조명국(이종원 분)은 강만식에세 빼앗긴 순양극장을 되찾으려고 권력자 장철환 밑에 붙었습니다. 세븐스타즈 쇼단의 노상택(안길강 분) 단장은 강기태 등장이후 사사건건 사업상 충돌해 강기태 제거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차수혁(이필모 분)의 변심은 다소 엉뚱합니다. 강만식은 아버지가 없는 차수혁과 그의 어머니 김금례(김미경 분)를 집에서 함께 살 게 했고, 비록 김금례는 식모생활을 했지만 강 사장은 수혁의 학비까지 대주며 머리 좋은 수혁을 최고명문대까지 다니게 했습니다. 물론 강기태의 어머니 박경자(박원숙 분)가 식모인 김금례를 구박했지만 금례는 이를 달게 받으며 강 사장 부부에게 항상 감사하는 착한 성품의 여자입니다. 그런데 차수혁은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가 멸시받고 천대받은 모습을 보면서 반드시 출세하여 이런 수모를 벗어나려고 작심한 듯 합니다.

그가 시국사건으로 관계당국에 끌려가자 장철환이 그를 석방시켜 주었고 천재인 그에게 장학금을 지원한 게 인연의 시작이었습니다. 무시당하면서 자란 차수혁의 변신은 조금은 이해가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강기태를 배신한 개연성은 매우 부족합니다. 통상 이럴 경우 자기 스스로 출세하여 남보란 듯이 떳떳하게 살면 그만입니다. 그런데 차수혁은 비리의 온상인 장철환 밑에서 자신을 길러준 은인의 아들이자 친구인 강기태 집안의 몰락과 강기태 죽이기에 동참하게 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변절로 보여집니다.  다만 한가지 위안은 이들이 연기의 귀재들이라는 점입니다.  배우 전광렬은 날카로운 카리스마로, 이종원은 보기 싫은 능글맞음으로,  이필모는 차가운 배신자로, 안길강은 간사한 아첨꾼의 캐릭터를 멋지게 소화하기 때문입니다.   


 


▲ 대마초 사건으로 연예계를 강타한 회오리바람 

강기태가 아버지 강만식 사장을 죽인 배후가 장철환-조명국-차수혁의 합작임을 밝혀내자 위기감을 느낀 장철환은 차수혁에게 준비한 것을 실행에 옮기라고 지시합니다. 준비한 것이란 바로 대마초흡입연예인 단속입니다. 이는 차수혁이 기획하고 노상택이 대마초흡입자의 명단을 작성했으며, 장철환이 각하에게 보고하여 재가를 받았습니다. 모두가 조국근대화를 위해 새마을운동에 매진하는 이때 향락만을 추구하는 퇴폐적인 행위는 지탄을 받아 마땅한 것이거든요. 지금까지는 해피 스모킹(happy smoking)이라고 하여 전혀 단속하지 않았는데 연예계는 하루아침에 날벼락을 맞게 됩니다.

대마초의 첫 희생자는 홍수복(손징영 분)입니다. 그는 중앙정보부 취조실로 끌려가 대마초 피운 사실은 물론 강기태가 대마초를 건네 주었다고 자백하도록 강요받고 있습니다. 처음에 난 담배도 피우지 않는다고 부인하던 홍수복도 매와 고문 앞에서는 버틸 장사가 아닙니다. 수사관이 "거짓말 잘하는 놈들은 다 빨갱이다. 빨갱이자식을 손 좀 봐주고 시작하자"며 무자비한 폭행을 가한 것입니다. 홍수복은 이혜빈(나르샤 분)의 남자친구로 등장한 건달(이 친구의 극중 이름을 모르겠음)로부터 대마초 한 개비를 피워보라는 강요를 받은 적이 있었고, 또 이 친구는 강기태의 책상서랍에 대마초뭉치를 몰래 넣어두기도 했는데, 이는 모두 노상택이 시킨 일입니다.

"여름여자" 촬영현장에 들이닥친 수사관들은 감독 겸 주연인 최성원(이세창 분)과 여주인공 유채영(손담비 분)도 잡아갑니다. 최성원은 한 때는 노상택의 세븐스타즈 소속이었지만 영화 "복수혈투"가 크게 히트하자 강기태 편에 서서 지금 잘 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유채영은 노상택 단장이 무명이던 자신을 발탁하여 인기가수로 키워주었지만 계속되는 그의 횡포에 진절머리를 내고 그의 마수에서 벗어나고자 궁정동 출입까지 자청하여 결국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났습니다. 노상택으로서는 그녀가 하필이면 강기태 편에 붙어 리사이틀도 계획하고 주연으로 영화에 출연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아 손보기로 마음먹고는 대마초 명단에 포함시켰던 것입니다.

강기태의 빛나라 기획 소속 가수들 중 홍수복과 유채영 이외에도 이혜빈과 함께 채용된 신인가수 전원과 사회자인 쟈니보이(서승만 분)마저 끌려갔습니다. 유명 나이트클럽에서는 출연가수들의 반 이상이 잡혀가 공연이 불가능할 지경입니다. 놀란 송미진(이휘향 분)이 김재욱(김병기 분)부장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청와대 지시라는 대답만 들을 뿐 당장 뾰족한 수가 없습니다. 이미 각하도 대마초를 뿌리뽑는데 중정이 협조하라고 지시했으므로 언제 어떻게 중정부장이 사건의 본질을 파악하고 반격에 나설지 의문입니다.

 


▲ 졸지에 조폭의 괴수로 둔갑하는 강기태

나쁜 남자의 전형인 조명국은 죽다가 겨우 목숨을 부지했습니다. 양동철(류담 분)이 강기태를 말리지 않았더라면 이성을 잃은 강기태가 조명국을 때려 죽였을 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강기태는 조명국을 그가 내세운 핫바지 사장에게 끌고 가자 사태를 알아차린 명국은 자신의 죄를 시인합니다. 기태는 "형이 아버지 모신 게 10년도 넘었다. 자식인 나보다도 더 신임했던 분에게 그렇게까지 해야 됐느냐? 그놈의 돈 때문에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고 갔어야 했냐"고 울분을 토했습니다. 그러자 조명국은 "내가 재산을 가로챈 것은 사실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되찾은 것이다. 순양극장은 원래 우리 집안 것이었지만, 네 아버지가 우리 아버지 쫓아내고 가로 챈 것"이라고 합니다.

이외의 사실에 잠시 놀라기는 했지만 기태는 "네 아버지를 죽일 생각은 없었고, 단지 떠나보낼 작정이었는데 중정에서 사고가 난 것"이라고 해명하는 명국에게 "중정이 어떤 곳인데 그걸 지금 변명이라고 하냐"며 분을 참지 못하고 그를 사정없이 폭행한 것입니다. 조명국으로서는 강기태를 매장시키려고 강기태-이정혜 열애사실을 언론에 퍼뜨렸지만 이정혜가 기자회견에서 이를 부인해 사태가 수습되고 또 기태가 모든 진실을 알게 되었으므로 이대로  당하고만 있을 수 없습니다. 조명국은 자신을 입원시켜 준 차수혁에게 대마초로 손보면 강기태는 기껏 몇 개월 감방 살다가 풀려나오니 한지평(권태원 분) 및 조태수(김뢰하 분)와 함께 조폭의 괴수로 몰면 적어도 10년 이상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조명국의 제안은 차수혁을 통해 장철환에게 보고되었고 이들은 쾌재를 부릅니다.

이정혜와 꿈 같은 하룻밤을 보내고 온 강기태는 도와달라는 한지평의 전화를 받고는 즉시 나갔는데, 이는 차수혁이 한지평의 머리에 권총을 들이대고 강기태를 유인하라고 협박한 때문입니다. 중정 취조실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기에 김재욱 부장이 또 다시 강기태를 도와줄지 다음 제29부가 기다려집니다.  

 


 

반응형
Posted by pennpen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