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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의 사찰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사찰은 어디일까요? 펜화가 김영택에 의하면 불보사찰인 양산 통도사도, 법보사찰인 합천 해인사도, 승보사찰인 순천 송광사 등 이른바 삼보사찰은 아니랍니다. 그렇다면 정답은 어디일까요? 바로 지금 소개하려는 양주 회암사지입니다. 그런데 이 회암사지는 유감스럽게도 전부 폐사되어 현재는 그 흔적만 남아 있습니다.
회암사가 언제 창건되었는지는 정확하지 않으나 원증국사탑비(圓證國師塔碑)나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 등의 기록에 회암사라는 사찰명이 있는 점을 볼 때 12세기에는 창건되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고려 명종 4년(1174) 중국 금나라 사신의 회암사 방문 기록도 있다는 군요.
회암사가 현재의 회암사지와 같은 대규모의 사찰로 중창(重創)된 것은 고려 말에 인도의 고승인 지공이 “회암사의 산수형세가 천축국(天竺國 : 현재의 인도)의 나란타사와 같기 때문에 이곳에서 불법을 펼치면 크게 흥할 것”이라고 하였고, 그 제자인 나옹이 그러한 뜻에 따라 대대적인 불사(佛事)를 이루면서부터입니다. 조선초에는 태조(太祖) 이성계, 효령대군(孝寧大君), 정희왕후(貞熹王后), 문정왕후(文定王后) 등의 왕실인물이 회암사에 대규모의 불사를 단행하여 전국 제일의 수선도량(修禪道場)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문정왕후가 죽은 후 사세(寺勢)가 급격히 기울었고 16세기 후반 화재로 소실된 것으로 추정되며, 17세기 초 일부 재건된 것으로 보이나 병자호란 이후 소실된 후 완전히 폐사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1964년에 사적 128호로 지정된 회암사지는 1997년부터 2019년까지 13차에 걸쳐 사찰의 중심권역을 발굴하고 조사한 결과 회암사의 건물지는 약 70개 이상으로 일반적인 사찰과는 달리 궁궐과 유사한 건축양식을 갖추고 있음이 확인되었고, 왕실에서만 제한적으로 사용되었던 도자기류와 기와류 등 귀중한 유물이 다량으로 출토되어 고려 말, 조선 초 최대의 사찰로서의 위상과 면모를 확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자료/양주 회암사지박물관 홈페이지 및 현지 안내문)
양주회암사지 박물관을 지나면 바로 회암사지입구인데, 태조 이성계 치유의 궁궐이라는 입체글씨가 세워져 있습니다. 지난 5월 중순 양주 회암사지 왕실축제가 개최되었다는 안내문이 그대로 남아있군요. 안으로 들어서면 큰 규모의 회암사지공원인데 2020년 공공미술 프로젝트 작가회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다리를 건너면 큰 잔디광장이 나오는데 이곳에는 용도를 알 수 없는 시설물과 조형물이 세워져 있지만 현지 안내문이 없어 무엇을 뜻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말 조형물 뒤로 양주 칠봉산(512m)과 천보산(423m)의 능선이 선명합니다. 사각액자틀을 통해 복원된 회암사의 모습을 보는 그림은 정말 대단하군요. 폐사되지 않고 그대로 존속했다면 그야말로 최고의 문화재가 되었을 것입니다.
총 8개의 단지(권역)로 이루어진 화암사지 경내로 들어서면 제1권역인데 이곳에는 중앙진입계단, 괘불대, 일주문지, 당간지주, 화장실 등이 있는 곳입니다. 뒤돌아보면 잔디광장 너머로 지나온 박물관이 보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앙통로를 따라 더 위쪽으로 진입하려다 출입금지를 알리는 작은 팻말을 보고는 밖으로 나옵니다. 잠시 후 안내소 요원에게 회암사지 경내에 들어가지 못했다고 말했더니 이외로 출입이 가능하다고 해서 놀랐습니다.
회암사지 오른쪽으로 돌아갑니다. 유아숲체험원에서 사지의 경계에 올라서니 전체의 모습이 잘 조망됩니다. 여기서 회암사 입구 쪽으로 보이는 정자는 조망대입니다. 모서리에 보이는 탑은 보물인 양주 회암사지 사리탑입니다. 이 사리탑은 조선 왕실이 발원하여 만든 석가모니 진신사리팁으로 사리탑의 형식과 장식문양 등 왕실 불교미술을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라고 합니다.
여기서 전망대 쪽으로 갑니다. 이곳은 가장 북단에 위치한 제5권역이로군요. 이곳은 다섯 곳의 건물지(나한전, 정청, 대장전 등)와 회암사지 부도탑 및 배수시설, 석축이 확인된 곳입니다. 회암사 입구 전망대에 서면 회암사지 전경을 내려다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회암사 일주문이 바로 코앞입니다. 양주 회암사지박물관과 회암사지터를 직접 둘러보았으니 이제는 회암사와 그 주변에 있는 3명의 고승대덕(인도고승 지공선사, 고려 나옹선사, 조선 무학대사)의 묘탑을 답사할 차례입니다.
참고로 양주회암사지 박물관 측은 양주 회암사지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를 위한 온라인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양주 회암사지 유적은 14세기 동아시아에 만개했던 불교 선종 문화의 번영과 확산을 증명하는 탁월한 물적 증거입니다. 양주시에서는 회암사지 유적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하기 위해 학술연구, 보존·관리, 전시, 교육, 홍보, 축제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양주 회암사지가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면 도시브랜드 가치 향상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회암사지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서는 유산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따라서 지역 주민들이 유산의 가치를 인식하고, 보존·관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여러분의 많은 응원과 서명 부탁드립니다.”(자료/양주 회암사지박물관 홈페이지)
https://www.yangju.go.kr/www/addOnlineSignView.do?key=4088&gubun=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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