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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3대 누각 밀양 영남루
경남 밀양시 내일동 소재 밀양 영남루(嶺南樓, 국보)는 조선시대의 누각으로 귀빈을 맞이하여 잔치를 베풀거나 휴식을 취하기 위한 옛 밀양도호부 객사의 부속 건물입니다. 정면 5칸, 측면 4칸으로, 1844년 재건된 조선 후기 대표 누각 중 하나이며, 밀양강의 수려한 경관과 화려하고 뛰어난 건축미가 돋보여 영남제일루(嶺南第一樓)로서 진주 촉석루 및 평양 부벽루와 더불어 한국의 3대 누각으로 꼽혀 예로부터 많은 문인들의 사랑을 받은 누각입니다.
영남루는 밀양강을 사이에 두고 밀양초등학교와 남북으로 마주 보고 있는데 밀양초등학교 쪽의 밀양강 둔치에는 “날좀보소 밀양보소”라는 밀양아리랑 가사를 빌려온 큼직한 입체글씨가 세워져 있고, 둑길에도 밀양 굿바비(밀양 돼지국밥 홍보용 캐릭터)와 함께 밀양영남루를 알리는 대형 글씨가 놓여 져 있어 오가는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킵니다. 이쪽에서 바라본 영남루의 자태는 문외한의 시각에서 봐도 정말 멋집니다.
밀양강을 가로지르는 밀양교를 건너면 바로 영남루 입구입니다. 영남루가 있는 언덕에는 분재 같은 소나무가 자라고 있는 가운데 영남루 야경사진을 보면서 거리가 가까우면 야경을 보고 싶다는 욕망이 솟구칩니다.
돌계단을 이용해 영남루로 갑니다. 공식 안내문 위쪽으로 일주문 형식의 문이 있는데 사찰이 아님에도 이런 문이 있음은 과거 이곳에 영남사라는 절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영남루 우측에는 침류각(枕流閣)이 있으며, 현판은 모당 배수환 선생의 작품이라고 합니다. 침류각의 용도는 자료를 찾아봐도 확인할 방법이 없네요. 다만 침류각은 “흐르는 물을 베개 삼아 누운 전각”입니다.
영남루 앞마당으로 올라섭니다. 영남루 전면에는 3개의 현판이 걸려 있는데, 중앙에는 영남루, 좌측은 교남명루, 우측은 강좌웅부입니다. 중앙 영남루(嶺南樓)는 조선 정조 때 명필인 송하 조윤형이 쓴 행서입니다. 교남명루(嶠南名樓)의 교남(嶠南)은 높은 산 남쪽을 뜻하므로 이는 영남제일루(嶺南第一樓)와 같은 뜻이랍니다. 강좌웅부(江左雄府)는 낙동강 왼쪽 가장 중요한 고을이라는 의미랍니다.
영남루 좌측의 능파각(凌波閣, 물결을 다스리는 전각)을 오르면 영남루 누각 2층으로 진입할 수 있습니다. 능파각의 현판글씨도 침류각을 쓴 배수환 선생의 작품입니다. 2층 누각의 천정과 서가래 등에는 각종 현판과 선인들의 시문이 걸려 있어 영남루의 위상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이 중에서 용금루(湧金樓)는 웅장한 누각이 절벽 위로 용솟음치듯 우뚝 솟았음을, 현창관(顯敞觀)은 누대에 높이 앉아 온 사방이 탁 트여 시원하게 바라보임을, 강성여화(江城如畵)는 밀양강과 도호부성이 어울려 그림처럼 아름다움을 표현한 명언이랍니다. 무엇보다도 누각에서 바라보는 밀양강과 그 주변의 조망이 일품입니다.
▲ 국조 단군을 모신 천진궁
영남루 맞은편 만덕문을 들어서면 천진궁(天眞宮)입니다. 천진궁은 단군과 역대왕조를 세운 시조의 위패를 모신 사당으로 중앙 맨 윗자리에는 단군의 영정과 위패가 있고 동쪽 벽에는 부여, 고구려, 가야, 고려의 시조 위패가, 서쪽 벽에는 신라, 백제, 발해, 조선의 시조 위패가 모셔져 있습니다. 천진궁 우측에는 국조단군상이 세워져 있네요. 천진궁에서는 매년 봄가을에 어천대제와 개천대제를 지냅니다.
▲ 작곡가 박시춘의 옛집 및 노래비
천진궁 맞은편에는 작곡가 박시춘의 옛집과 노래비 및 흉상이 있습니다. 밀양 출신의 박시춘(1913~1996)은 우리 중장년층의 마음을 애잔하게 했던 수많은 가요를 만들었습니다. 그의 대표작으로 비 내리는 고모령, 전선야곡, 이별의 부산정거장, 전우여 잘 있거라, 굳세어라 금순아 등을 들 수 있는데 흉상 옆 노래비에 새겨져 있는 “애수의 소야곡”(운다고 옛사랑이 오리요만은/ 눈물로 달래보는 구슬픈 이밤/ 고요히 창을 열고 별빛을 보면/ 그 누가 불러주나 휘파람 소리)”도 인기 만점인 노래입니다.
▲ 아랑낭자의 원혼을 달래는 아랑각
영남루 좌측 강변쪽 아랑각은 조선 명종 때 밀양부사의 딸 윤동옥(尹東玉)을 기리는 사당입니다. 아랑은 16세 때 유모의 꾀임에 빠져 영남루로 달구경을 갔다가 관노인 통인(通人) 주기(朱旗)에게 정조를 강요당하자 이를 거부해 죽임을 당했습니다. 이후 밀양 사람들은 아랑의 억울한 죽음을 애도하고 정절을 기리기 위해 영남루 아래 아랑의 시신이 던져졌던 대밭에 열녀사(烈女祠)라는 사당을 짓고 해마다 음력 4월 16일에 제사를 지내왔습니다. 사당의 정문(正門)은 정순문(貞純門)으로 사당 안에는 이당(以堂) 김은호(金殷鎬) 화백이 그린 아랑의 영정과 위패가 봉안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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